도둑맞은 집중력 - 집중력 위기의 시대,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법
요한 하리 지음, 김하현 옮김 / 어크로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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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부 읽으면서 분명 중요하다고 생각했지만, 다 읽는데 한 달이 넘게 걸렸다. 

물론 이 책을 방치해두는 동안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게 또 나의 주의를 끌고 마음을 쓰게 만들었다.



뭔가 바쁘게 한 것 같은데 남는 게 없다고 느낀다면

하루에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식사하는 시간보다 많다고 느낀다면

SNS를 보며 물건을 사고, 물건을 담고, 귀여운 것과 사소한 정보를 많이 얻다가 문득 허무함을 느낀다면

뭔가 새로운 게 없나 하며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을 어슬렁거리고 있다면

그럼에도 항상 정보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면 

.

.

.

아니 사실은, 대부분의 사람에게 읽기를 권한다. 



미투데이, 트위터, 페이스북, 그리고 인스타그램을 사용해보았다. 

트위터는 처음부터 시간 순서대로 볼 수 없음이 매우 불편했었고, 

페이스북에는 처음엔 시간 순서대로 보이던 피드들이 알 수 없는 순서로 재편되는 것을 (내가 사용하는 동안에도) 느끼면서,

마지막까지 사용하던 인스타그램도 비슷해지면서 불편함을 느꼈다. 



인스타그램에서는 주로 책 정보를 얻고 있었는데, 이제 나에게는 북플이 있어서 (물론 상당히 편향된 정보를 얻고 있기는 하지만) 지인과 관심있는 업체가 섞여있던 그리고 가끔 내가 살아있다는 표시나 하던 메인 계정에는 지인들만 남기고 서브계정을 만들어서 책 관련 계정만 새로 모아뒀다. 이렇게만 해도 두 개를 분리할 수 있어서 훨씬 나을 것 같다. 



북플은 물론 나의 집중력을 좀 갉아먹기는 하는데, 책은 나의 중요한 관심사이기도 하고 알라딘에서 책을 더 사게 만드는 것 외에 크게 피해를 주지 않아서 굳이 끊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인스타그램도 지우지 않았으니 뭐)


사실 나의 집중력을 좀더 아껴서 다른 곳에 쓰려거든 서재에 글을 덜 쓰거나, 대충 쓰는 게 도움이 될 것 같긴 하다. 그래서 많이들 떠나신건지... 나는 떠나지 않고 그냥 덜 쓰고 대충 쓰기로 하겠다. 

 


중간에 언급했던 정치, 비만, 특히 마지막에 지구 온난화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의 주의를 집중해야 한다는 부분은 조금 뜬금없기는 했는데... 작가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제일 수도 있고. 속으로는 인정하면서도 삐딱하게 '난 이대로도 괜찮은데? 즐겁게 살면 되지 내가 왜 집중해야 하는데?' 이런 소리 하는 나같은 사람들에게 전지구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힘만으로는 어렵다고, 모두가 바뀌고 노력해야 한다고 어필한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물론 진정 삐딱한 사람은 그런 걸로 어필 안된다. 그리고 내친 김에 더 말하자면 그런 얘길 쓰려면 조금 더 많은 분량을 할애해야 하는 것 아닌지.. 작가의 길게 쓰기 실력이 조금 아쉬웠던 부분이다 :)



커다란 문제를 해결하려면 많은 사람이 장기간에 걸쳐 집중력을 발휘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진짜 문제를 파악해 공상과 구분하고, 해결책을 떠올리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지도자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 만큼 긴 시간 문제에 집중할 수 있는 시민의 능력을 요구한다. 그러한 능력을 잃어버린다면 온전히 기능하는 사회를 만들 능력을 잃게 된다. 집중력의 위기가 1930년대 이후 가장 심각한 민주주의의 위기와 동시에 발생했다는 사실은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집중하지 못하는 사람은 단순한 권위주의적 해결책에 쉽게 이끌리고, 그러한 해결책이 실패했다는 사실을 명확히 파악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26쪽)


앞부분에 있던 이 내용과 잘 엮어서 에필로그에서 다시 썼으면 좋았을텐데. 



 

커다란 문제를 해결하려면 많은 사람이 장기간에 걸쳐 집중력을 발휘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진짜 문제를 파악해 공상과 구분하고, 해결책을 떠올리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지도자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 만큼 긴 시간 문제에 집중할 수 있는 시민의 능력을 요구한다. 그러한 능력을 잃어버린다면 온전히 기능하는 사회를 만들 능력을 잃게 된다. 집중력의 위기가 1930년대 이후 가장 심각한 민주주의의 위기와 동시에 발생했다는 사실은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집중하지 못하는 사람은 단순한 권위주의적 해결책에 쉽게 이끌리고, 그러한 해결책이 실패했다는 사실을 명확히 파악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 P26

"보통 우리는 쉬운 길로 가고 싶어 해요. 하지만 우리가 행복할 때는 약간 어려운 일을 할 때거든요. 핸드폰이 생기면서 사람들은 늘 중요한 것보다는 쉬운 것을 제안하는 물건을 언제나 주머니에 넣고 다니게 된 거예요. ... 나 자신에게 더 어려운 것을 선택할 기회를 주고 싶었어요." - P54

찰스는 소비자본주의적 가치의 지배를 받는 사회에서 "수면은 커다란 문제"라고 말했다. "잠든 사람은 돈을 쓰지 않습니다. 아무것도 소비하지 않아요. 아무 상품도 생산하지 않고요." - P118

"책을 읽을 때 사람들은 종이 위의 단어를 향해 관심을 바깥으로 돌립니다. 동시에 그 내용을 머릿속에서 상상하면서 내면을 향해 엄청난 주의를 쏟습니다." ... 독서는 "바깥을 향한 관심과 내면을 향한 관심을 결합하는 방법"이다. 특히 소설을 읽을 때 우리는 다른 사람의 삶을 상상한다. - P135

트리스탄은 전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들이 우리의 주의력을 최대한 많이 빼앗으려는 의도로 우리가 가진 핸드폰과 그 핸드폰에서 실행되는 프로그램을 설계한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 P200

많은 사람이 많은 시간을 분노하는 데 쓰면 문화가 바뀌기 시작한다. ... 악랄한 행동일지라도 (어쩌면 악랄한 행동일수록 더욱더) 사람들이 그렇게 행동한 이유를 이해하는 것이 언제나 더 낫다. 그러나 우리가 분노에 보상하고 자비에 벌을 주는 알고리즘의 장단에 맞춰 춤을 추면서, 오늘날 (비난은 더 하고 이해는 덜 하는) 이러한 태도는 좌파 우파 할 것 없이 모두의 반응이 되었다. - P204

어떠한 국가든 이러한 거짓 정보에 오래 노출되면 분노와 비현실 속에서 길을 잃어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책을 찾는 일이 불가능해진다. 이는 곧 거리와 하늘이 실제로 더 위험해진다는 뜻이며, 이로써 우리는 과도한 각성 상태가 되고, 이 상태는 우리의 집중력을 더욱더 망가뜨린다. - P217

"자제력을 키우려고 노력할 수는 있겠지만, 화면 반대쪽에는 우리의 자제력을 꺾으려고 노력하는 천여 명의 엔지니어들이 있습니다." - P240

정치적 비관주의는 사람들이 순전히 사적이고 개인적인 해결책에 매달리게 만든다. - P259

페미니즘 운동은 평범한 사람들이 너무 거대해서 절대 바꿀 수 없어 보이는 세력에 맞설 수 있음을, 실제로 그렇게 할 때 진정한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음을 가르쳐준다. - P262

평상시 주의를 기울일 수 있으려면 반드시 안전하다고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집중하려면 시야에서 곰이나 사자, 또는 현대의 위험물을 찾는 머릿속 부위의 전원을 끄고 하나의 안전한 주제로 빠져들 수 있어야 한다. - P276

기본소득은 수급자들에게 마침내 단단한 기반 위에 서 있다는 안도감을 주는 듯 보인다. 현재 이 세상에서 그러한 안정감을 느끼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 스트레스를 줄이는 요인은 그게 무엇이든 간에 깊이 집중하는 능력도 개선한다. 핀란드는 (안정의 토대를 제공할 만큼 충분하지만, 근로 의욕을 꺾을 만큼 많지는 않은) 보편적 기본소득이 과각성의 원인 중 하나를 해소함으로써 사람들의 집중력을 높여준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 P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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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3-07-25 19: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 수하님 다 읽으셨군요!
저는 전세계적 문제 해결을 위해 주의를 집중해야 한다는 내용이, 그런 식으로 생각해본적이 없어서 신선하더라고요.
우리 북플 빼고 다 끊읍시당~ㅋㅋ

건수하 2023-07-25 20:13   좋아요 1 | URL
당위성을 제시하고 싶은 마음과 저자가 생각하는 현재 사회문제를 합친 것 같은데 좀 설득력이 부족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 뭐 끊고 사고 하는 것보다 내가 주도해야겠다 라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할 것 같아요 :)

미미 2023-07-25 19: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수하님 안 떠나신다니 너무 좋다요!ㅋㅋㅋ
트위터 잠시 할때 무서운 사진 찾아보고 그랬었는데...
오늘보니 상징 바뀌었더군요. 뭔가 인간미 없어진느낌!
떠나신 분들도 부디 마음이 바뀌어 돌아오시길 바랍니다.

건수하 2023-07-25 21:09   좋아요 1 | URL
제가 그렇게 행동력 있는 편이 아니라서 ㅎㅎㅎ
트위터는 저는 진짜 잠깐 하다 말았어요 리트윗 된 거 보는게 넘 정신사나워서… 상징이 바뀌었다는 게 새 말씀하시는 건가요? @.@

안부가 궁금하고.. 그렇긴 한데 그 마음을 존중하고 싶습니다 :)

미미 2023-07-25 20:45   좋아요 1 | URL
네. 파란새 모양에서 알파벳 X로요.
사이버틱해요 ㅎㅎ

건수하 2023-07-25 21:15   좋아요 0 | URL
아 머스크가 인수하더니 뭔가 많이 바뀌네요 ^^

페넬로페 2023-07-25 22: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수하님께서 적어주신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에 다 해당되네요. 그래서 이 책 읽었어요 ㅎㅎ
북플만 봐도 읽어야 할 책이 산더미같이 쌓여요 ㅠㅠ
떠나지 않고, 대충 쓰기!
실천할께요^^
자주 쓰지는 않아 그건 괜찮고요~~

건수하 2023-07-26 09:07   좋아요 1 | URL
다들 읽어보면 좋겠는데 또 막 권하긴 좀 두껍고.. 그쵸?
떠나지 않고 대충 쓰기는 그냥 제가 하겠다는 건데... 페넬로페님도 떠날 생각이 없다하시니 반가워요.

사실 저에게 가장 큰 스트레스는 SNS가 아니라 카카오톡 단톡방이에요. 외국 사람들은 메신저 단체채팅 같은 건 잘 안하는지.. 책에 그 얘기는 없어서 좀 아쉬웠어요.

책읽는나무 2023-07-26 00: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수하 님도 인스타를 하셨다니?@.@
전 인스타, 트위터, 블러그는 오래전에 끊었네요. 그러고보니 북플 하나만 하고 있었어요. 근데 왜 집중력이? ^^;;;
(아...투비까지 두 개를 하고 있어서 그런가?)
서재에 대충 글을 쓰고, 덜 쓰며 떠나지 않기!ㅋㅋㅋ
그거 저도 하고 있는 중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뭐든 글 하나 쓰고 나면 기운이 좀 딸리긴 합니다^^;;;

건수하 2023-07-26 09:11   좋아요 1 | URL
인스타.. 비공개이고 거의 구경용이긴 했는데,
지인들 한 명씩 추가되다보니 결국엔 엄청 많아지더라구요. 그래서 구경용 계정을 분리했더니 홀가분하네요.

서재에 글 잘 쓰는 분들이 많다보니 저도 잘 써보고 싶지만 무리하지 않으려고요. 투비도 그런 의미에서 구경만.. ^^


거리의화가 2023-07-26 10: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페이스북은 탈퇴했고 트위터는 정신사나워서(뉴스 확인용) 요즘은 거의 안 보게 됩니다. 인스타는 계정은 있으나 정말 보는 용도로만 사용하고 있어요. 이것도 사용 시간은 길지 않네요.
북플 사용 시간이 가장 길긴 하지만 대부분은 독서 기록에만 할애하는 편인 것 같습니다. 이웃분들의 글 확인은 PC로 하는 것이 편하더라구요. 하지만 주말에는 거의 책 읽기에 집중하는지라 주중에 서재에 들어오는 빈도가 훨씬 높습니다.
저는 책을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쓴 글을 보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되더군요. 더군다나 알라딘 서재의 리뷰나 페이퍼만큼 양질의 글이 있을까 싶네요.

건수하 2023-07-26 13:15   좋아요 2 | URL
북플에서 가끔 댓글다는 재미에 빠질 때가 좀 있지만 ^^; 대체로 북플은 무해한 것 같아요.

화가님 말씀대로 양질의, 또 제 관심사의 글을 볼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