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SE (2disc) - 할인행사
로버트 와이즈 외 감독, 나탈리 우드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3년 4월
평점 :
품절


1962년 아카데미상 10개 부문을 휩쓴 걸작 뮤지컬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DVD랍니다. 우리나라엔 2003년 4월 SE(스페셜 에디션)이 출시되었죠.

이미 40년이 지난 고전이 돼 버렸지만 레너드 번스타인의 음악과 [왕과 나]로 유명한 제롬 로빈스가 안무한 춤은 지금 봐도 촌스럽지 않습니다. 배우들의 춤과 연기도 그만이고요.

나탈리우드가 부르는(실제는 그림자 가수가 부르죠) Tonight으로 유명하지만 가장 백미는 푸에르토리코 이주민들이 화려한 라틴댄스에 맞춰 부르는 'America'를 추천합니다.

역시 DVD의 매력은 영화 본편 외에 스페셜 피처 등이 담긴 패키지에 있겠죠. 웨스트사이드스토리SE에도 제작과정 등이 담긴 스페셜 피처 디스크가 별도로 1장 더 들어있고 대본과 각종 영화관련 자료들이 담긴 별도의 워크북이 딸려 있습니다.

또 '디지팩'이라고 불리는 패키지 디자인도 메리트가 큽니다. 보통 DVD가 담기는 까만색 플라스틱 케이스를 킵케이스라고 불리는데, 디스크 보관에는 유리한 점도 있지만 소장가치는 크지않죠. 반면 디지팩은 그 영화만을 위해 특별히 디자인되기 때문에 소장가치가 큽니다.

다만 할인행사제품은 디지팩 패키지가 아닌 일반 킵케이스에 담겨 있고 워크북이 없습니다. 하지만 DVD 내용물은 차이가 없습니다. 오히려 가격 메리트가 크죠. 그럼 즐감하시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쿼런틴 행복한책읽기 SF 총서 4
그렉 이건 지음, 김상훈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SF계의 흐름을 줄줄 꿰는 '마니아'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SF를 좀 즐기는 축에 속한다고 생각했던 나였지만 '하드SF'의 진수라는 이 작품에는 보기 좋게 한 방 먹고 말았다.

'양자역학', '고유상태', '확장과 수축' 운운하는 전문용어들이 거침없이 튀어나오는 이 소설은 적어도 과학적 배경지식이라고는 고등학교 물리, 화학 시간에 배운 게 전부인 평범한 인문학도에게 분명 '불친절'했다.

단지 시대 배경을 가깝거나 먼 미래로 설정해 주인공의 영웅적 모험담을 그렸을 뿐인 말랑말랑하고 먹기 좋은 SF물을 기대했던 나 같은 독자라면 애시당초 이 책을 멀리 하라고 감히 권하고 싶다.

대부분의 SF소설이 그렇듯 이 작품 역시 60여년 뒤의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마음껏 상상력의 나래를 펴나가는 한편 현재의 모습을 적절히 투영시켜 그럴듯한 개연성을 갖추고 있다. 이 소설의 양대 축이라 할 수 있는 양자역학과 나노테크, 그리고 인간의 무한한 잠재능력이 그것이다.

이 작품의 '하드'함에도 불구하고 흥미를 끄는 대목은 이른바 '모드'를 통한 '뇌신경'의 조작으로 인간이 지금의 컴퓨터 못지 않은 능력을 갖추게 됐다는 설정과, 흔히 우리가 '초능력'이라고 부르는 것들을 과학 실험의 한 영역으로 끌어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중국의 대만 침공과 '미래 IT강국' 한국의 경제적 도움으로 호주 북부에 탄생한 '뉴홍콩'이라는 지리적 배경, 태양계를 둘러싸 버린 '버블'이라는 초우주적 현상을 그저 평범한 일상적으로 받아들이는 세계라는 '가상의 미래' 역시 마찬가지다.

'행복한 책읽기'(출판사 이름)는커녕 졸음을 동반한 복잡한 되새김질을 해야했던 '괴로운 책읽기'를 중도에 포기하고 싶은 유혹이 든 것도 수차례. 하지만 이 작품의 숨은 매력들을 하나하나 발견하는 재미와 형사 스릴러물을 연상시키는 소설적 재미에 빠져 결국 1주일만에 완독하고야 말았다.(말이 완독이지 여전히 이 작품을 절반도 이해 못한 상태지만.)

내가 이 작품의 주요 맥락인 양자역학의 확장과 수축 원리를 제대로 이해했다면 아마도 이런 식의 표현이 가능할 것이다.

'이 책을 읽기 시작한 '나'의 다양한 선택 가능성을 의미하는 수많은 '버전' 가운데 끝까지 살아남은 건 '이 책을 완독하는 버전'이었다. 아마도 책읽기를 중도 포기한 수천, 수만명의 또다른 '나'들은 '완독 버전'을 대신해 모두 안타깝게 죽어갔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호빗 - 양장본
존 로날드 로웰 톨킨 지음, 이미애 옮김, 알란 리 그림 / 씨앗을뿌리는사람 / 200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의 내용에 대해선 굳이 두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두 배나 되는 가격 차이 때문에 양장본과 일반본 사이에서 망설이고 계실 분을 위해 몇 가지 조언하고자 합니다.

우선 양장본에만 들어가 있는 알란 리의 삽화가 단연 압권입니다.

<반지의 제왕>의 경우 영화를 보신 분들이 많이 계셔서 책을 읽으면서도 자연스럽게 영화장면을 떠올릴 수 있을 겁니다. 반면 <호빗>은 이미지가 쉽게 떠오르지 않죠. 하지만 영화 [반지의 제왕] 컨셉 디자이너로도 활약한 알란 리의 삽화는 자연스럽게 [반지의 제왕]의 영화 장면과 연결시키는 가교 역할을 해줍니다. 장중한 느낌의 컬러 삽화 뿐 아니라 책 곳곳에 적절하게 흑백 세밀화도 일품입니다.

두고두고 읽기에 양장본 만한 게 없죠.

<호빗> 자체가 다양한 연령대를 커버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대를 물려(?) 읽어도 손색없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손이 많이 가고 두고두고 볼 책이면 양장본만한 게 없겠죠. 제본, 번역상태 등이 문제로 종종 지적되는 <반지의 제왕>의 경우 한정판 발행이 검토되고 있다는군요. 하지만 <호빗>의 경우는 국내에선 당분간 이 판본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책이 그렇게 두껍지 않기 때문에 제본 상태도 큰 무리는 없어보이고요.

'배긴스'냐 '골목장이네'냐를 놓고 번역 문제에 대한 논란이 있긴 하지만 소설 자체에 심취한 이상 큰 문제가 될 건 없다고 봅니다. 국내 초판이라 오자가 일부 있긴 하지만 그렇게 심각한 수준은 아니고요. 그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워터십 다운의 열한 마리 토끼 (양장)
리처드 애덤스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사계절 / 2003년 5월
평점 :
품절


열 한 마리 토끼들과 흥미진진한 모험을 함께 한 1주일. 내 몸의 크기는 어느새 10분의 1로 줄어 있었다. 들판을 가로지르는 작은 개울도 내겐 어마어마한 강처럼 보였고, 고양이 한 마리조차 거대한 호랑이만큼이나 위협적이었다. 하지만 책을 덮고 다시 예전의 크기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이 지금 이 순간 너무나 안타깝다.

이제 막 30대에 접어든 내게 동화 같은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이 책이 쉬운 선택은 아니었다. 더구나 아이들이나 읽은 것 같아 보이는 책이 두께는 800쪽에 가까웠으니... 하지만 책의 1부를 덮는 순간 내 선택이 잘못되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아니 탁월한 선택이었다.

의인화 시키지 않은 동물을 주인공으로 했다는 점에서 몇 년 전 감명 깊게 읽었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를 떠올렸다. 하지만 인간에 더 가까운 포유동물의 세계는 모든 게 낯설었던 곤충의 세계 이상이었다. 인간 못지 않은 사회성을 갖춘 야생 토끼들의 온갖 꾀와 강인함, 그리고 인간도 갖지 못한 놀라운 초감각. 이것들이 탄탄하게 짜여진 모험 스토리와 한데 어우러져 놀라운 판타지를 연출하고 있었다.

다소 황당무게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이야기가 현실성을 갖는 것은 무엇보다 주인공 토끼들의 캐릭터 하나 하나가 생생하게 살아있기 때문이다. 리더 헤이즐과 예지자 파이버, 해결사 빅웍을 비롯한 '영웅 토끼'들의 모습은 <반지의 제왕>과 같은 다른 모험소설에서 익숙해진 캐릭터들과 교묘히 뒤섞여 거리감을 없앴다.

이들과 차이가 있다면 내 자신이 인간이 아닌 같은 토끼 입장에서 이야기에 몰입하게 된다는 점일 것이다. '액자식'으로 소설 곳곳에 스며들어있는 토끼들의 재미난 영웅담 엘-어라이어 이야기와 '실플레이' '나 프리스' 같은 낯선 '토끼어'에 익숙해 지다보면 어떤 독자라도 자신이 토끼가 된 듯한 경지에 오르게 되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금융투기의 역사 - 튤립투기에서 인터넷 버블까지
에드워드 챈슬러 지음, 강남규 옮김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 200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처음 이 두툼한 책을 집었을 땐 쉽게 읽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하지만 첫 장에 실린 네덜란드 튤립투기에 관한 생생한 기록들을 읽으면서 요즘 주식투기의 기원을 파헤치는 재미에 쉽게 빠져들 수 있었다. 영국 저널리스트 에드워드 챈슬러가 쓴 이 책의 원제인 'devil take the hindmost'는 '먼저 온 사람이 제일'이란 의미를 지닌 영국 속담이다. 즉 남보다 한 발 빠른 소수만이 일확천금할 수 있는 금융 투기꾼의 세계를 적나라하게 표현한 말이다.순식간에 엄청난 돈을 벌 수 있다는 환상에 빠져 가난한 서민들과 같은 '얼치기 투기꾼'들이 버블 속에 뛰어들면 곧 공황이 발생하고 그들은 값비싼 대가를 치루게 된다.

현대경제학에서 '투기'는 '투자'라는 그럴듯한 말로 포장돼 자본주의를 떠받치는 미덕으로 여겨져 왔다. 수십 년 주기로 반복되는 버블과 공황 역시 '정상적인 경제흐름'의 일부일 뿐이다. 하지만 에드워드 챈슬러는 이처럼 4세기를 반복해온 투기 열풍을 권력과 야합한 부도덕한 투기꾼 군상을 통해 조명하고 있다. 또 이를 토대로 '현재진행형'인 인터넷 버블의 허상을 공격한다. 이 책이 발표된 시점이 인터넷버블 논쟁이 한창이던 1999년이었다는 점도 시사하는 바 크다. 결국 챈슬러는 시대의 변화 속에서도 일확천금을 노리는 인간의 투기 심리와 승자 뒤엔 반드시 패자가 존재하게 마련인 제로섬게임의 원칙은 변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문제는 금융시스템이 점차 발달하고 투기 대상 역시 첨단을 걷게 되면서 금융투기의 결과가 전세계적으로 확대 재생산되는 구조를 갖게 됐다는 것이다. 초국적 금융자본의 이머징마켓 투기가 부른 97년 아시아 외환위기로 애꿎은 개발도상국 노동자들이 대가를 치룬 것처럼 이제 투기와 전혀 관계없는 사람들조차 투기열풍의 그늘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결국 금융투기의 수레바퀴는 자본주의가 계속되는 한 계속 돌고 돌겠지만 그와 함께 공정한 경쟁을 가로막는 투기꾼의 모럴해저드도 영원한 숙제로 남게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