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니스프리 그린테라피 풋 크림 - 100ml
아모레퍼시픽[직배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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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


발뒤꿈치가 항상 약간 거칠어서 발 관리 좀 하려고 사은품이 마음에 들어서 작년 여름 구입했다. 써보니 오~ 시원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좋았다. 향도 괜찮았다. 기름기도 적당히 있다. 그런데, 엄마가 항상 발바닥이 갈라져서 고생을 하시는데 어느 날 발이 갈라진다고 자꾸 스타킹이 나간다고 불평을 하시길래 한번 발라보라고 드렸더니, 그 이후로 엄마 차지가 돼버렸다. 내 돈 주고 사서 나는 몇 번 발라보지도 못한 것이다.

엄마는 이걸 항상 아침에 양말이나 스타킹 신기 전에 바르신다. 바르고 나간 날이랑 안 바른 날이랑 많이 다르다고 열심히 챙겨 바르신다. 나는 발 뒤꿈치만 약간 거치니까 며칠에 한번만 발라도 될 것 같은데... 후~

이 제품의 전반적인 느낌은 엘리자베스 아덴의 그린 티 풋 크림과 비슷하다. 그린 티 풋 크림은 알갱이가 들어있어서 그게 퍼지면서 발렸었는데 바를 때의 느낌이 비슷하다.

다른 브랜드에서 나오는 제품도 써보고 싶은데, 엄마가 이 제품에 필이 꽂히셔서 다른 거 사다드리면 실망하실 것 같아 이번에 2개째 구입했다. 이 제품으로 엄마의 발이 부드러워질 수 있다면... 다음에도 또 사드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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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an Dive - You're Beautiful + Words You Whisper + Groovy Tuesday + Rarities - Special Package
스완 다이브 (Swan Dive) 노래 / 파스텔뮤직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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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 Swan Dive를 알게 되기까지

혹시 알라디너 중에도 유희열의 All That Music이란 라디오 프로그램을 기억하는 분이 계실지 궁금하다.  난 이 프로그램이 있었다는 건 안다. 그러나 난 그가 1년 넘게 진행하는 동안 단 한번 ATM을 들었다. 그것도 어쩌다 밤에 라디오 주파수 이리저리 돌리다가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려서 들은 거였다. 그게 작년 4월의 일이다.

프로그램 이름도 모른 채, 난 그저 밤에 조용히 음악 틀어놓고 공부(?)할 요량이었는데 유희열의 목소리에 그날 밤 매료되고 말았다. 아니, 그의 목소리라기 보다는 그가 음악에 대해 이것저것 자상하게 설명해주는 게 신기했다. 오~ 이런 프로그램이 다 있다니! 신기한 걸?

이게 유희열의 ATM과 내가 맺은 단 한번의 인연이다. 그 후론 계속 라디오를 듣지 않았고(안 들은 건지, 못 들은 건지 기억이 안 난다), 어쩌다 다시 밤에 라디오를 틀었는데 더이상 그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던 것이다.

1달쯤 전, 심심해서 놀다가 토이뮤직이란 곳엘 들어가게 됐고 토이의 매력에 푹 빠져 지내는 사람 중 한 명에게 ATM의 방송분 중 모월 모일분을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중에 Swan Dive의 연주곡인 Saturday, Sunday, Monday가 있었다.

2. Swan Dive - 잘 알지도 못하면서... 살까? 말까?

사실, 이걸 살 때 고민을 했었다. Clazziquai 1집? 토이의 Walk Around the Corner? 김윤아의 유리가면? 솔직히 돈만 되면 다 사놓고 듣고 싶은 음반들이다. 토이와 김윤아는 예전부터 좋아했고, 클래지콰이는 작년에 혜성(?)처럼 등장해 대단한 인기를 끌었으니 말이다. 그 사이에서 고민을 하다가 과감히 결정했다. 가격 대비 염가인 Swan Dive의 4장짜리 CD를 선택했다.

3. 그들의 음악을 평가하다.

내가 모르고 지내온 그들의 음악을 이렇게 한번에 많이 들을 수 있게 돼서 기쁘다. 욕심 같아선 June + Better to Fly와 William & Marlys도 사고 싶다. 아직도 Swan Dive의 두 멤버가 어떻게 만나서 음악을 하게 됐고, 정규앨범을 몇 장이나 냈는지에 대한 정보는 하나도 없다. 그러나, 그들의 음악은 편안하다. 그렇다고 사람을 편안함이 지나쳐 늘어지게 하는 정도는 아니다. 더 자세히 표현하고 싶은데... 아무튼, 좋은 음악이다. 내 귀에 좋다. 

4. 포장, 포스터, 배지 + 샘플러

CD는 두장씩 한 포장에 들어있다. 책처럼 생겼고 펼치면 양쪽으로 CD를 넣는 칸이 있고 가운데 가사집이 붙어있다. 가사집에는 한글로 번역한 것도 같이 들어있다.  함께 온 포스터도 맘에 든다. 크기는 17인치 모니터 정도 된다. 접힌 자국이 심하게 남아서 펴려고 마루에 뒀는데 내일 붙여야 겠다. 배지는 총 3개가 들어있는데, 포장의 그림을 딴 것 2개와 Swan Dive란 앨범의 겉표지를 딴 것이다. 샘플러는 아직 못 들어봤는데, 내일 들어봐야지.

5. 불만사항

난 CD 포장이 얇은 게 좋은데, 가사집이 좀 두껍긴 하지만 2장을 앞뒤로 꽂을 수 있는 포장에 넣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또 하나, 연주시간이 없다는 것. 그 점이 참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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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01-25 0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희열이라면 거 멜랑꼴리하게 생긴 남자가수죠?
시집인가 요리책인가도 언제 낸 것 같고.(확실치 않음)
한번 들어보고 싶네요. 스완 다이브 앨범. 하루님 귀에 좋다니......

하루(春) 2005-01-25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이란 이름으로 앨범내는 작곡가.. 가창력이 딸려서(?) 객원가수를 쓰죠. 요리책은 이현우가 냈구요, 유희열은 삽화집과 연주앨범을 냈어요. 기회가 된다면 들어보시라고 권하고 싶어요. ^^;
 

 
  씨네21에서 본 기사 타이틀에 '멜로박약 장진'이라는 웃긴 말을 넣었다. 그 말이 틀린 건 아니라 생각한다. '간첩 리철진'에서는 리철진과 그가 머무는 집주인인 고정간첩의 딸과 사랑하는 마음을 불꺼진 화장실에서 서로의 손을 맞대는 걸로 표현했고, 그 장면이 조금씩 작아져 스크린 안으로 사라지는 방식을 택했었다. 그 장면이 그 영화의 명장면(내가 뽑은)이긴 하지만... 장진은 이상하게 자기 영화를 꼭 '15세 관람가로 만든다. 적극적인 애정표현이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해서겠지.

이 영화를 요점정리해보고 싶다.

1. 핸드헬드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많이 쓰였다.

씨네21 기사를 보니 정확한 데이터를 뽑지 못해서 그런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원래 그리 많이 흔들려는 게 아니었다네. 의도가 어땠든 재밌고, 신선하다.

2. 전작들에 비해 상당히 조용하다.

전작들에서 보여준 좌충우돌하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많이 없어졌다.
의사가 남의 사진으로 3개월 밖에 못 살 거라는 실수를 한 거 외에는 그리... 코미디가 많이 줄어든 것 같다. 그래서 조금 아쉽다. 웃긴 장면이 몇 개 더 있긴 했지만, 정말 집중해서 보지 않으면 놓치기 어려워 숨은그림 찾기 하는 것 같았다.

3. 여전히 키스신은 없지만, 더 발전한 것 같다.

'혈통있는 전봇대'란 영화 얘기.. 참 재밌었고, 장진스러웠던 것 같다. 사랑이 뭔지도 모르고, 의사가 3개월 밖에 살지 못할 거라는 말 때문에 실의에 빠진 동치성에게 10년을 짝사랑해온 한이연이란 여자가 있다니... 한이연의 이름도 모른 채 후반부까지 끌고 온 게 대단해 보였다. 그나저나 장진은 전봇대를 꽤나 좋아하는 것 같다. '기막힌 사내들'에서도 전봇대가 대화나누는 장면이 있었던 것 같은데...

4. 지르는 장면에 대한 내 생각

'킬러들의 수다'에서는 막내(원빈)가 형(신하균)이 그 여잘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울부짖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은 상당히 웃겼다. 그 장면의 인물배치, 표정 등이 잘 어우러져 관객들이 큰 소리로 웃었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와닿는 게 좀 적었다. 우습다기보다 "저 두사람 왜 저러지?"하는 생각이 앞섰고, 그 여자의 울부짖음 때문에 공을 받지 않고 넋을 빼고 있는 동치성도 솔직히 와닿지 않았다. 차라리 횡단보도에서 사고났을 때의 판타지가 훨씬 좋다.

5. 화이에서 이연으로...

씨네21에 장진과 인터뷰한 기사가 있어서 잠시 인용. --- 가장 큰 변화는 장진의 시나리오에서 늘 등장했던 ‘화이’가 증발하고 ‘이연’이란 여자가 나타났다는 거다(<웰컴 투 동막골>의 여자주인공 이름도 이연이다). 물론 단순하게 보자면 이름일 뿐이지만 이름이 바뀌었다는 것은 그 캐릭터가 가지는 속성과 느낌, 여성상 역시 변화한 것이라고 볼 수 있지 않나. ‘화이’라는 어감이 자꾸만 몽롱해져간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젠 화이라는 이름을 못 쓰겠다. 꿈에만 있는 여자 같고, 허무맹랑한 여자, 현실에서 만날 수 없는 사람이라는 느낌이 자꾸만 든다. 대신 이연이는 내가 만났던 사람 같은 ‘아는여자’의 느낌이다. (웃음) 물론 화이가 그랬듯 이연 역시 내가 원하고 내가 좋아하는 여자에게만 쓰일 이름이다.

그랬군. 난 제목과 연관이 있는 이름인가 했더니... 장진도 나이를 먹어가는 것 같다.

6. 주제를 잃지 않는 일관성 있는 감독

장진은 매번 약간은 감동적으로, 약간은 코믹하게 영화를 끝맺는다. 뭔가 생각할 거리를 주고, 자연스럽게 마지막까지 끌고 오는 그의 능력이 부럽다.

7. 안경 쓴 형사, 메가폰을 잡는 감독

A4지로 얼굴을 가리고 비스듬히 앉아 말을 할 때 느낌이 좀 수상하다 했더니, 얼굴을 손으로 반쯤 가리고 말하는 다음 장면에서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어찌나 능청맞아 보이던지... '킬러들의 수다'에 비해 얼굴이 꽤 나이들어 보이긴 했지만 정말 웃겼다. 난 그가 나오는 것만으로도 웃긴다.

'킬러들의 수다'를 보고 나오며 굉장히 만족스러웠고, 그의 다음 영화를 기대했다. 그 영화는 그의 영화 중 가장 돈이 된 영화였고, 장진스럽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아는 여자'는 전작에 비해 상당히 조용해져서 좀 생뚱맞아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나 같은 팬이 그에게 걸고 있는 기대치를 저버리지 않은 것 같아서 기분은 좋다.

지난 6월초 극장에 영화를 보러 갔는데, 보고 싶은 영화들은 죄다 말쯤 개봉하는 걸 보고 실망했었다. 그 중 이 영화도 있었다. 버뜨, 김선일 사건 때문에 시국이 뒤숭숭해서 예상만큼의 흥행은 못했다지. 아쉽다. 다시 장진의 다음 영화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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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01-20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귀여워'에서 보니 정재영이란 배우가 눈에 확 들어옵디다.
비디오로 나왔던데 아직까지 못 봤네요.
잘 읽고 갑니다.(저도 장진 감독 좋아요.^^)

깍두기 2005-02-03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님이 제 서재에 들러주신 걸 이제야 발견했네요. 인사드립니다(꾸벅)
방학을 맞아 비디오를 몰아서 보고 있습니다. 님 페이퍼도 자주 보러 오겠습니다.

하루(春) 2005-02-03 0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로 볼 것도 없는데... ^^ 어쨌든 와주셔서 고마워요.
 
그녀를 보기만 해도 알수 있는 것 - [할인행사]
로드리고 가르시아 감독, 글렌 클로즈 외 출연 / 씨넥서스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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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 영화가 개봉했었는지도 모르고 지냈다. 그러다 우연히 좋아하는 그녀의 책에서 이것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동네 비디오가게에서 빌릴 수 없었기에 궁금증만 키워왔다. 그리고 연말 특가로 나와있기에 "기회는 이때다!"하며 담았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잔잔하다.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만한 영화는 아닌 것 같다. 뭐, 그러니 소리소문없이 막을 내렸겠지만... 다섯명의 여주인공의 이야기를 담은 총 다섯편의 짧은 옴니버스 형식이고, 각 편에 나오는 사람들은 조금씩 겹친다. 레베카가 찾아간 병원의 의사, 캐시가 살인사건 수사차 간 병원의 직원 식으로 말이다.

5명의 여자들은 모두 비주류의 삶을 살고 있다. 걸려오지 않는 로젠 박사의 전화를 기다리는 산부인과 의사 키너(This is Dr. Kinner),  은행 매니저로 당당하게 살지만 유부남을 사랑한 결과로 낙태수술을 받고 햇빛 내리쬐는 길바닥에서 우는 레베카(Fantasies about Rebecca), 동화작가로 사춘기가 된 아들을 키우며 동네에 이사온 난쟁이 알버트에게 가슴떨림을 느끼는 로즈(Someone for Rose), 점쟁이로 사람들에게 조언을 해주는 직업을 가졌지만 동성 애인 릴리의 죽음 앞에 두려워하는 크리스틴( Good night Lilly, Goodnight Christine), 옛 동창의 자살원인을 수사하던 중 시각장애인 여동생 캐롤이 실연을 당하고 늘어놓는 넋두리를 듣다가 자신의 삶에 비치는 한줄기 서광을 발견하는 캐시(Love waits for Kathy)

이들이 비주류로 사회생활을 하는 것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각 단편을 통해 자기가 진정 원하는 게 뭔지, 그동안 잊고 살았던 게 뭔지 깨닫게 되며, 끝을 맺는다. 주인공들의 행동변화를 보며 재밌었고, 가슴 설렜고, 기뻤다. 조용히 주인공들의 섬세한 심리묘사를 담은 연출력이 멋지다. 

이 영화는 미국의 독립영화제격인 선댄스 영화제에 출품된 작품이라고 들었다. 우리는 우리나라의 독립영화도 만나기 힘들고 저 멀리 선댄스 영화제의 영화들은 더더욱 보기 힘들다. 독립영화를 더 많이 보고 싶은 소망을 키워본다.

또 하나, 이렇게 싼(4,900원) DVD는 두번째다. 싼 DVD는 부담감이 적어 사서 보기는 쉽지만, 그만큼 부록을 보는 즐거움이 줄어든다. 아니, 거의 없다고 해야 옳겠다. DVD를 볼 때는 배우들과 감독의 인터뷰, 제작과정 등을 보게 된다는 기대감이 있는데, 이런 싼 값으로는 그런 부록을 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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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01-10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DVD 저 가격에 샀어요.

영화관에서 무지 감명깊게 봤고요.

레베카가 홈리스 여성과 이야기 나누는 장면이 너무 인상깊었어요.^^

하루(春) 2005-01-10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뽑은 인상적인 장면 1. 키너의 얼굴이 클로즈업 되는 모습(에머랄드색눈이 정말 예쁘고 환상적이었음) 2. 로즈가 알버트의 집에 가서 알버트 자는 거 보는데 그 사람이 고개를 확 돌릴 때(정말 놀랐음) 3. 레베카가 길에서 울 때.. 그리고 홈리스 아줌마의 목소리와 표정...

마늘빵 2005-02-15 1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보고 클로져인줄 알았습니다. ㅋㅋ

다락방 2006-11-10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 이거 정말 정말 좋게 봤어요. 정말.
 
미스틱 리버 (1disc) - [할인행사]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숀 펜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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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가끔 충동구매를 한다. 뭐,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그럴 것이다. 대부분의 충동구매는 후회를 동반한다. "내가 이걸 왜 샀을까?"란 후회 끝엔 "다음에는 꼭 1번 더 생각하고 사자."라고 다짐한다. 그러나 다짐의 효과는 그리 오래 가지 못해 이 DVD도 충동구매의 결과물이다. 어떤 이가 이 영화에 대해 간단히 쓴 글을 보게 됐는데, 맘에 끌려서 검색해보니 내가 좋아하는 배우들이 한꺼번에 나온다는 걸 알게 됐고 난 흥분했다.

숀 펜, 팀 로빈스, 케빈 베이컨... 감독은 클린트 이스트우드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내게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로 남은 배우다. 기억을 좀 더 더듬어보자면 '퍼펙트 월드'와 '사선에서' 정도가 더 떠오른다. 하지만, 난 그를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의 배역으로만 떠올릴 수 있다. 그 영화와 함께 '용서받지 못한 자(Unforgiven, 1992)'가 같이 생각나는데 그가 감독했다는 것 때문에 어쩌다 일요일 아침에 친구랑 보러 갔는데 애석하게도 난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 잠을 잤다.

감독으로서의 클린트 이스트우드와의 악연 때문에 그가 연출했다는 게 내겐 좀 생소하게 다가왔지만, 대단한 배우 3명이 한꺼번에 나온다는 것 때문에 아직 포스터도 한번 구경하지 못한 영화의 DVD를 사버린 것이다. 그리고 어제 봤다.

지미Jimmy, 숀Sean, 데이브Dave 동네 친구였던 세명은 충격적인 사건 이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의 연을 끊는다. 그리고 그 후, 살해된 여자의 아버지, 형사, 살인용의자의 관계로 다시 서먹서먹한 연을 잇는다. 끝부분에 진짜 못된 놈은 숀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영화는 누가 도덕적이고 그렇지 않은가를 말하려 하는 게 아니라 이런 상황에 처했을 때 "나는 이렇게 할 거야. 그리고 당연히 난 떳떳해."라고 말할 수 있는 관객이 있을지 반문하는 것 같다.

살인범을 잡아도 피해자가 살아돌아오지 못한다는 것 때문에 형사 생활에 회의를 느끼는 숀, 어릴 때 당한 끔찍한 성폭행을 잊지 못해 조용히 숨어(?) 지내는 데이브, 강도혐의로 2년간 복역한 전과자 지미는 전부인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첫 딸의 죽음에 이성을 잃고, 스스로 살인자를 처단한다. 살인자는 그가 아니었는데...

이 뒤틀린 인연, 데이브가 납치된 그 때부터 우린 서로 친구가 아니었다고 매정한 얼굴로 말하는 3명. 그들은 어릴 때 데이브가 납치되는 걸 보고만 있었던 것처럼 애아빠가 된 지금도 데이브의 불행을 그렇게 남의 나라 얘기 듣듯 지켜보고만 있다.

이 영화를 보며 든 생각 

첫번째,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연출작이 24번째라던데... 그의 연출작을 뒤져봐야 겠다. 두번째, 마샤 게이 하든(Marcia Gay Harden)을 확실하게 알게 돼서 기쁘다. 세번째, Special Features에 감독과 배우들 인터뷰 영상이 있는데, 케빈 베이컨의 머리가 맘에 든다. 세 남자주인공 중 가장 젊고, 멋있는 그가 가장 좋다. 단, 그의 인터뷰가 너무 짧아서 아쉽다. 네번째, 돈 많이 모으면 35인치쯤 되는 와이드TV 사야지... 스크린으로 봤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멋진 영화다. 틈새를 찾을 수 없이 아귀가 잘 맞는 훌륭한 영화다. 존재조차 몰랐었는데 이제라도 봐서 행복하다. 나의 선택은 탁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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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春) 2005-10-12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세상에나! 그렇군요. 케빈 베이컨이 나이가 더 어리다니... 게다가 팀 로빈스와 동갑이라구요? 정말 새로운데요?

하루(春) 2005-10-13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무슨 생각으로 저렇게 썼죠? ^^; 저도 님이 생각하는 것과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어요. 케빈 베이컨이 나이가 더 많음에도 더 어려보이는 것 말이에요. 저는 세명 중 케빈 베이컨이 가장 좋고, 그 다음으로 팀 로빈스, 마지막으로 숀 펜이 좋답니다. 연기력은 숀 펜이 가장 뛰어난 것 같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