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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보기만 해도 알수 있는 것 - [할인행사]
로드리고 가르시아 감독, 글렌 클로즈 외 출연 / 씨넥서스 / 2004년 4월
평점 :
품절
난 이 영화가 개봉했었는지도 모르고 지냈다. 그러다 우연히 좋아하는 그녀의 책에서 이것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동네 비디오가게에서 빌릴 수 없었기에 궁금증만 키워왔다. 그리고 연말 특가로 나와있기에 "기회는 이때다!"하며 담았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잔잔하다.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만한 영화는 아닌 것 같다. 뭐, 그러니 소리소문없이 막을 내렸겠지만... 다섯명의 여주인공의 이야기를 담은 총 다섯편의 짧은 옴니버스 형식이고, 각 편에 나오는 사람들은 조금씩 겹친다. 레베카가 찾아간 병원의 의사, 캐시가 살인사건 수사차 간 병원의 직원 식으로 말이다.
5명의 여자들은 모두 비주류의 삶을 살고 있다. 걸려오지 않는 로젠 박사의 전화를 기다리는 산부인과 의사 키너(This is Dr. Kinner), 은행 매니저로 당당하게 살지만 유부남을 사랑한 결과로 낙태수술을 받고 햇빛 내리쬐는 길바닥에서 우는 레베카(Fantasies about Rebecca), 동화작가로 사춘기가 된 아들을 키우며 동네에 이사온 난쟁이 알버트에게 가슴떨림을 느끼는 로즈(Someone for Rose), 점쟁이로 사람들에게 조언을 해주는 직업을 가졌지만 동성 애인 릴리의 죽음 앞에 두려워하는 크리스틴( Good night Lilly, Goodnight Christine), 옛 동창의 자살원인을 수사하던 중 시각장애인 여동생 캐롤이 실연을 당하고 늘어놓는 넋두리를 듣다가 자신의 삶에 비치는 한줄기 서광을 발견하는 캐시(Love waits for Kathy)
이들이 비주류로 사회생활을 하는 것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각 단편을 통해 자기가 진정 원하는 게 뭔지, 그동안 잊고 살았던 게 뭔지 깨닫게 되며, 끝을 맺는다. 주인공들의 행동변화를 보며 재밌었고, 가슴 설렜고, 기뻤다. 조용히 주인공들의 섬세한 심리묘사를 담은 연출력이 멋지다.
이 영화는 미국의 독립영화제격인 선댄스 영화제에 출품된 작품이라고 들었다. 우리는 우리나라의 독립영화도 만나기 힘들고 저 멀리 선댄스 영화제의 영화들은 더더욱 보기 힘들다. 독립영화를 더 많이 보고 싶은 소망을 키워본다.
또 하나, 이렇게 싼(4,900원) DVD는 두번째다. 싼 DVD는 부담감이 적어 사서 보기는 쉽지만, 그만큼 부록을 보는 즐거움이 줄어든다. 아니, 거의 없다고 해야 옳겠다. DVD를 볼 때는 배우들과 감독의 인터뷰, 제작과정 등을 보게 된다는 기대감이 있는데, 이런 싼 값으로는 그런 부록을 볼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