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 정혜신의 셀프 피부 관리법
정혜신 지음 / 경향미디어 / 2006년 2월
평점 :
품절


어디 가서 "피부가 정말 영롱해요. 어떻게 관리를 하시길래 이렇게 깨끗해요?" 라는 칭찬을 들어본 적은 없지만, 그렇다고 내가 피부에 관심이 없는 건 아니다. 워시 오프 팩, 마스크 팩이나 선 블록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으며 바이오 리듬에 따라 공격을 감행하는 여드름 때문에 오일 프리나 PABA 프리 같은 특정 기능도 꼼꼼히 따진다.

이 책의 저자는 유명 체인 피부과인 L 피부과의 원장을 했던 정혜신이다. L 피부과의 원장 시절부터 미디어에 자주 출연하고, 그야말로 잡티 하나 없는 깨끗한 피부를 자랑하는 그녀이기에 궁금해서 안 사볼 수가 없었다.

몇 년 전 여름에 L 피부과에 다닌 적이 있었는데, 그 병원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건 아니었다. 그 이유는 하청을 주어 만든 고가의 화장품을 병원 접수대에 죽 늘어놓고 파는 모양새가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았고, 또 어느 날 갑자기 나의 담당의사가 사직을 하는 일도 생겼기 때문이다. 그래도 기본적인 신뢰를 갖고 있는 건 비싼 여드름 집중치료를 받을 때 병원에서 준 한 권의 책 덕이다.

그 책에는 여드름에 관한 상식, 피부관리의 기본, 썬 블록의 중요성 등이 자세하고 알기 쉽게 설명되어 있었다. 전에 썬 블록 리뷰에 쓴 적도 있는데, 그 때부터 본격적으로 자외선 차단에 신경을 썼으니 고마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건 벌써 3년 전 일이니 지식을 업그레이드해 줄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이 책을 구입. 가장 충격적인 이야기는 에멀전, 세럼, 에센스, 크림이 모두 모이스처라이저(moisturizer, 보습제)인데 굳이 그걸 모두 바를 필요가 있냐는 얘기였다. 

환자를 치료했던 사례를 들어가면서 "그날 그날의 상태에 따라 피부가 원하는 것을 간단히 해주자. 술, 커피, 담배를 끊고 물을 많이 마시고 충분히 자자. 5대 영양소를 골고루 먹자. 썬 블록을 바르자. 여유가 있으면 간단한 팩을 해주자." 라고 조용히 주장하는 그녀의 글은 책장이 술술 잘도 넘어간다. 비싼 화장품의 허와 실, 병원이나 피부관리실에서 받는 필링에 대한 것 등 유용한 지식들이 많다.

물론, Dr. 정혜신은 30대 중반임에도 벤츠 E-Class를 타고 다니는 부자다. 그런 그녀가 싼 화장품을 사용할 거라고 생각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 나의 피부를 위한 ABC를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는 걸 감안할 때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책이 글씨도 크고, 중요한 내용은 큰 글씨로 브리핑을 해주기 때문에 보기 편하다. 그런데 뭐 이리 오자가 많을까? 심하다 싶을 정도로 많다. 그 중에서도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건 '윙클'이다. 핑클도 아니구... 링클(wrinkle, 주름)을 어떻게 윙클이라고 쓸 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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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스 2006-02-26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마지막 문단에서 한참 웃었습니다. ㅋㅋㅋㅋ
그런데 에멀전, 세럼, 에센스, 크림이 모두 모이스처라이저(moisturizer, 보습제)인데 굳이 그걸 모두 바를 필요가 -> 이 부분은 좀.. 모두 모이스처라이저용이라면 모를까 저것들도 기능이 다 다른데요. 리프팅 에멀전이나 에센스는 바르고 나면 건성인 경우 따로 반드시 보습용 라인을 또 발라주어야 합니다. 저 이야기는 모든 라인을 오로지 보습으로만 쓰면서 중복해서 풀로 다 쓸 필요까지는 없다... 정도인거 같아요. ^^

하루(春) 2006-02-26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리하시네요. 건성인 사람은 보습제가 꼭 필요하겠죠. 하지만, 여드름이 나는 사람이라면 굳이 다 바르려 하지 말라고 해요. 예를 들어 "미백 에센스 하나만 발라도 하루 종일 얼굴이 당기지 않았다면,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그것 하나뿐이다." 라고 말하고 있거든요.

야클 2006-02-26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클의 오타는 아닐까요?

"피부가 정말 영롱해요. 어떻게 관리를 하시길래 이렇게 깨끗해요?" 라는 칭찬을 얼마전까지도 듣던 남자가. =3=3=3

하루(春) 2006-02-26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크
야클님, 역시 음주와 수면부족이 피부의 가장 큰 적이었던 거군요.

파란여우 2006-02-26 1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윙클..그러니까 윙크를 많이해서 주름이 졌다 뭐 그런 뜻이 아니었을까요?호호

하루(春) 2006-02-27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그런 해석도 가능하군요. 대체 편집자들 오자 교정을 보는 건지 너무너무 궁금해요.

Koni 2006-03-03 1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이스처라이저의 중복문제는 꽤 여러번 들어온 얘기인데, 피부과에서는 여러 고기능이 결합되었다는 제품들도 실제로는 보습제 이상의 역할을 거의 하지 못하고, 중복해서 발라봐야 별 소용이 없다고들 하더라구요. 오히려 너무 세분화된 단계로 많이 바르는 것이 피부를 더 피로하게 만들고 노화를 촉진할 뿐이라는 무서운 말씀도 있어요.

하루(春) 2006-03-04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그렇게까지 바를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그런 것보다는 트러블이 생겼을 때 괜히 손대지 말고 피부과를 가는 게 훨씬 도움이 되죠. 치료를 하지 않은 채 화장품에만 의존하는 게 가장 어리석은 것 같아요.

인터라겐 2006-03-07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님.. 축하드립니다.. 저도 요즘 늘어나는 주름에 마음이 아픈데 함 사서 읽어 봐야겠어요..^^

하루(春) 2006-03-07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런 책 안 보셨다면 도움이 될 거예요.

moonnight 2006-03-08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와. 하루님 축하드려요. 어쩌다가 이 리뷰를 빠뜨렸는지 이해가 안 가요. -_-a;; 저도 한 번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이젠 피부에 신경 좀 써줘야겠어요. ^^

하루(春) 2006-03-08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대문에 제 리뷰가 걸려 있으니까 매일 방문자가 장난 아니네요. 이런 경험 처음이라 어리둥절해요. 봄인 듯 싶은데도 아직 날씨가 차네요. 오늘 유난히 그런 건지는 몰라도... 환절기에 피부 부드럽게 관리 잘하세요. ^^

미네르바 2006-03-08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저도 마지막 문장에서 그냥 웃고 말았습니다.
저도 피부를 심각히 고민해 볼 나이가 되었음에도 별로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네요. 사보고 싶게 쓰셨어요. 술 담배는 안 하니, 전 커피부터 끊고 물을 많이 마셔야 되는 것이군요. 잘 알겠습니다. 다시 한번 이주의 마이리뷰 축하드려요.(그런데, 정말 방문객수 많네요^^)

하루(春) 2006-03-09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어 해주시니 고맙네요. 맛난 와인과 케이크 맛있게 드셨나요? 그런 맛있고, 좋은 음식만으로도 피부는 고마워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