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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우타노 쇼고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물만두님의 강추로 구입한 일본의 미스터리 소설. 일단 표지 때문에라도 한번 더 보게 되는 책이다. 연하늘색에 흐릿한 여성의 이미지, 다홍색 입술, 어여쁜 피부색. 미스터리나 추리를 안 읽은지 벌써 10년이 넘었기에 선뜻 선택하기엔 어려움이 있었지만, 첫 장을 넘겨보고 바로 구입을 결정했다. 몇 장 읽어보니 적당히 야할 것 같고, 적당히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글쓰기가 매력적이었다.
일말의 의심도 하지 않고 있던 내게 "아뿔싸~" 라는 말을 내뱉게 한 건 정말 의외였다. 일본의 연금제도 등 고령 사회에 대한 대책이 충분치 못했던 탓에 젊은이들이 짊어져야 할 커다란 재정적인 부담감 등등을 꼬집는 부분에서는 공감을 했다.
책 크기는 조금 작은 편이지만, 500쪽이 넘는 꽤 긴 분량을 막힘없이 읽어내려면 등장인물 이름을 적어 두는 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름이 헷갈려서 막판에 약간 헤맸다. 즉, 반전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한 것이다. 물론 이건 전적으로 내 실수다. 게다가 일본어 원문을 지나치게 정확하게 번역하려 했던 탓일까? 입에 착 붙지 않는 번역 때문에 몰입을 방해받은 부분도 간혹 있었다고 말하고 싶다.
남자주인공의 과거와 현재 이야기가 계속 교차되어 나오기 때문에 시점을 정확히 잡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남자주인공의 과거 이야기가 매우 흥미진진하다. 밤늦게 읽을 때는 무서워서 마루에 못 나갔다. 남자주인공의 치밀한 성격과 대단한 추리력에 감탄을 하게 된다. "와, 대단한데? 근데, 좀 무섭다." 이런 말을 나도 모르게 내뱉으며 계속 책장을 넘기게 하는 힘은 바로 미스터리라는 장르 덕일 것이다.
관점을 좀 더 넓게 보면 어느 정도는 넘겨짚을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게 쉬운 일은 아닐 것 같다. 이런 미스터리라면 앞으로도 읽어볼 의향이 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은 의미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별점 - 4.5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