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주 전 깍두기님 서재에서 음주채팅을 할 때, 아니 그 전부터 따놓고 야금야금 마시고 있는 와인을 따랐다. 생전 처음 코르크 마개를 따느라 1/3 정도를 날려먹고, 남긴 코르크로 겨우 막아 놓고 있는 그 와인. 새삼스럽게 병을 높이 쳐들고 얼마나 남았나 살펴보니 아직도 반가량이... 내 생애 최초의 와인에 비해 굉장히 맛이 부드러운 편인데다 아무튼 입에 아주 잘 맞아서 '내 인생의 와인' 따위의 거창한 말까지 했었는데...

오늘의 안주는 올리브유에 살짝(부분부분 매우 까매진) 구운 쥐포다. 원래는 전자렌지에 앞뒤로 약 45초 돌려서 가위로 잘라 먹는데, 문득 내 눈에 아까 만두를 구운 후 올리브유가 아직도 남아 있는 프라이팬이 보이는 거다. 그래서 거기다 쥐포를 굽고 먹어보니 어릴 때 학교 앞 가판에서 먹던 그 튀김쥐포 맛이 난다. 마치 프라이드 치킨을 만들 때처럼 기름을 냄비에 한가득 붓고 샤워시켜서 먹는 쥐포 같은.

참, 이 칠레산 와인은 다 좋은데 알콜도수가 너무 세다. 아직 와인이 남았는데 쥐포를 다 먹어 버렸다. 취했나? 축구를 볼까 하다가 잠시 귀 좀 쉬게 해주려고 앉은 건데... 지난번 번개 때도 멀쩡했는데, 새삼 온 몸에 열기가 쫙 퍼지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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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6-01-22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 쥐포 먹고 싶어요. 쥐포가 떨어지고 없어요. 저도 올리브유에 살짝 구운 쥐포 좋아해요~~~

moonnight 2006-01-22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앗. 야심한 시각에 읽어버렸어요. 으.. 와인 마시고 싶어요. 흑흑. ㅠㅠ 근데 쥐포가 없네요. ;;

mong 2006-01-22 0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윽~~~쥐포~~~ㅜ.ㅡ

하루(春) 2006-01-22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밤늦게 해주는 영화를 보려고 했는데, 그만 그냥 잠들어버렸어요. 음주 부작용. ^^;;

인터라겐 2006-01-24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쥐포...쥐포.. 그렇잖아도 홈쇼핑에 왕쥐포 나올때 마다 수화기로 손이 가는걸 참고 있는데.. 먹고 싶어서 잠 안올듯해요.. 흑흑

하루(春) 2006-01-25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사는 근처에 커다란 재래시장 없나요? 그런 데서 사면 더 싸고 좋은 걸로 사실 수 있을 텐데... 저는 오징어보다 쥐포를 더 좋아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