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전지구인(너무 장황한가?)의 축제의 날 크리스마스 이브다. 예수님의 탄생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기뻐하는 마음이 있든 없든 설레게 마련이다.
우리집은 오늘 8년만에 큰 일을 치뤄냈다. 정말 결혼은 이뤄지려 하면 모든 일이 일사천리로 착착 진행된다. 내 동생도 역시 그러하여 상견례 3개월여만에 이렇게 혼사를 했다. 허례허식에서 벗어나고자 나름대로 꽤 노력을 하시는 눈치였지만, 장남이자 아들이 한 명(3대 독자)인 우리집이라 내가 보기엔 아직도 쳐낼 가지가 많다. 만약 내가 결혼하게 되면 그 때는 정말 조촐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부모님께 말씀드렸다.

식장이 양재동이었는데, 우리는 혼주라 워낙에 일찍 나가 아주 넉넉하게 일찍 도착했지만 양재동은 교통이 안 좋아서 대규모 지각사태가 일어났다. 3시 10분쯤 식을 시작했는데 30분에 갑자기 우르르 50명 이상이 몰려오고 예상 외로 하객이 많아 밥값도 꽤 많이 나왔다.
이 가족석이 상당히 부담스러운 것이 안 그래도 손님들 맞이하고 낯익은 분이 계시면 안부를 안 여쭐 수가 없는데 당당하게 <가족석>이라 해놓으니 완전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
어떤 나를 잘 모르는 분들은 "쟤가 세째인가? 결혼 안 하나? 동생부터 해서 어떻게 해?" 등등을 수군거릴 수 있고, 또 나를 잘 아는 분들은 대놓고 그런 말씀을 하시기 때문이다.
올케(허허, 정말 이렇게 불러야 하나?)네 부모님은 마산이 고향이다. h님 고향도 마산이라 한 것 같은데... 실로 오랜만에 그 쪽 사투리를 들으니 어색, 당황스러웠다.
우리가 일찍 도착해 옷도 갈아입어야 하고.. 어쩌고 했더니, 객실을 내주어 거기서 잠시 붕 띄워놓은 머리 때문에 불편한 자세로 앉아 쉬기도 했다.

우리 엄마. 방에서 옷 갈아입고 쉬는 동안 찍어 드렸다. 엄마 한복 색깔이 참 곱다. ㅋㅋ~

저 과일과 떡, 샐러드와 안심 스테이크, 커피 등을 먹었다. 하지만, 오늘의 주인공 2명과 부모님은 음식 구경도 못하셨다.
결국, 식 끝내고 계산하고 회관 한식당에서 뜨끈한 국물로 밥 먹고 집에 도착했다.
결혼식은 정말 모든 가족이 이래저래 고달프다.

내가 좋아하는 조카.
하지만, 조카는 내가 좋아하는 것만큼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 때로는 무척 서먹서먹해하기도 한다. 조금 서운하기도 하지만, 내가 그만큼 많이 못 놀아줬으니 이해는 한다.
내년에 초등학교에 들어가는데 단장하고 부모님 손 붙들고 식장에 따라와 우리와 함께 손님들께 단정하게 인사하는 인사성 바른 아이다.

더 작게 할 걸 그랬나? 아님 모자이크 처리라도 할 걸 그랬나? 아무튼... 행복하게 잘 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