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머리가 희끗희끗한 40대 중반의 상사와 단 둘이 술을 마셨다. 직속은 아니지만 어떻게 돌아가는지 다 알고 있는 분인데 요즘 일이 많은 관계로 그 분의 술자리 제안에 선뜻 응했다.
가을만 되면 6시 내 고향 같은 프로그램에 단골메뉴로 등장하는 과메기를 먹으러 갔는데, 개고기만 빼고 다 먹는다고는 했지만 솔직히 어제가 과메기는 처음이었다. 그런데 정말 의외의 맛이었다. 디카가 있었으면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뭐 내가 하는 일이 늘 그렇지.
과메기 맛을 평가해보자면, 과메기만 먹을 때는 막장에 찍어 먹는 게 가장 낫다. 그게 아니라면 식당에서 나오는대로 김, 파, 마늘, 고추, 초고추장, 미역까지 함께 싸먹는 맛도 일품이다.
그 분은 소주를 따라드리니 마지막 1잔만 빼고 무조건 원샷. 나는 대강 보조를 맞추며 총 4잔 ^^;
2차로 맥주집에 갔는데 둘 다 안주를 심하게 밝히지 않는 관계로 노가리를 시키고 싶었지만, 그게 애석하게도 없어서 오징어 땅콩을 시켰다. 그 분의 단골집이라 마른 안주를 서비스로 많이 주는 바람에 오징어와 땅콩이 나오자마자 싸달라고 해서 내가 가져왔다. 집에 가져오니, 부모님이 마치 개미떼(^^;;)처럼 정말 맛있게 드시는 걸 보고 놀랐다. 집에서 담근 포도주까지 꺼내다가 적극적으로 다 드셨다. 나는 옆에서 얘기하면서 구경만 하고.
아무튼, 집에 있을 때면 늘 먹는 스타우트를 2병이나 해치웠다.
가끔은 내 주량이 얼만지 전혀 감을 못 잡을 때가 있다. 물론, 이것저것 다 따지면 나는 술을 마시면 안 되는지도 모른다. 어떤 날은 맥주 1병, 혹은 생맥주 1잔만 마셔도 알딸딸할 때가 있는 것이다.
나중에 어떻게 되든 어제 즐겁게 얘기하며 기분 좋게 마셨고, 그 동네 마당발이 그 분이 대리운전까지 불러주셔서 아주 편하게 집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