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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국영이 죽었다고?
김경욱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5년 5월
평점 :
품절
** 표제작만을 대상으로 한 리뷰입니다.
1. 2004년 8월 이후
장국영이 출연한 왕가위 감독의 영화들을 다시 보았다. 그 계기는 장국영이 죽었기 때문이 아니었다.
2. 2003년 4월 1일
거짓말처럼 장국영이 사망한 후, 알라딘에선(물론 다른 곳에서도) 장국영 추모 박스세트 DVD를 팔았었다. 아비정전, 동사서독, 패왕별희가 함께 들어있었던 걸로 기억된다. 그 당시, 장국영이 사망한 것에 대해 전혀 슬프지 않았다. 그저 연예인들의 하잘것 없는 일상사가 스포츠신문 1면에 난 것처럼 그냥, 그렇게 담담했고, 별 감정의 기복이 없었다.
3. 1995년 4월 1일
정영음을 떠났던 정은임 아나운서
4. 2004년 8월 4일
정은임 아나운서의 사망 후 그녀의 지난 행적을 추적해보다가 왕가위 감독의 영화(주로 초기작 - 열혈남아,아비정전)들을 좋아했었는데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드니, 지금은 좋아하는 영화 목록이 바뀌었다는 기사를 봤다. 하지만, 난 그 반대가 됐다. 왕가위 감독의 90년대 후반작을 좋아하던 나는 정은임 아나운서의 죽음 덕에 초기작들을 좋아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갑자기 그 때부터 장국영이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초기작들을 다시 빌려다보며 장국영 추모 박스세트를 사지 않은 것을 뒤늦게 후회했다. "장국영이 출연한 왕가위 감독의 영화들을 소장할 방법이 없을까?"하는 생각은 "이따 저녁에 뭘 먹을까?" 라는 식의 시시콜콜한 생각과 동급에 자리잡고 있다.
5. 2005년 늦봄 혹은 초여름
드라마시티를 봤다. 이건 정말 우연한 일이었다. 베스트극장을 거의 매주 보는 나는 다른 방송사의 단막극들을 거의 보지 않는다. 첫번째 이유는 어느 요일 몇시에 하는 건지 외우지 못하기 때문이다. 두번째 이유는, 뭐, 그다지 정이 가지 않아서이다. 따라서 우연히 튼 TV의 그 채널에서 '장국영이 죽었다고?' 라는 드라마시티의 제목을 본 것은 정말 큰 우연이다.
위 문단에서 3번이나 나온 '우연'이란 단어는 표제작 '장국영이 죽었다고?'에서도 꽤 많이 볼 수 있는 단어다. 우리는 종종 우연이 반복되면 필연인 게 분명하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이 작품도 그렇게, 그렇게 독자를 끌고 간다.
1년이 지났다. 장국영이 출연한 왕가위의 영화를 다시 본 것이 말이다. 그리고, 정은임 아나운서가 떠난 것도. 굳이 '문득'이라 붙이지 않아도 그립다. 장국영이라는 배우와 정은임이라는 아나운서가... 내가 그들을 그리워하는 것도 '우연'한 일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