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이 맞선을 보라신다.

상대방의 최소한의(내가 알고 있는 전부이기도) 정보만 적어보면,

Y대(미국) 졸업, 현재 미국 거주, 나이가 좀 많음(4살 차이를 적정한 걸로 생각할 때), 종교도 다른 것으로 추정됨.

이게 전부다. 아~ 물론 남자다.

엄마 : 이번주에 만났으면 좋겠다는데 만나보지?

나 : 왜 내가 그 사람 스케줄에 맞춰야 하는 건데?

엄마 : 미국에서 왔고, 다시 가야 한다는데?

나 : (할 말 잃음.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매정하게 내 방으로 걸어감)

엄마 : 너 미국에 가서 사는 거 좋지? 너 미국에 있으면 엄마 여행도 가고... 좋잖아.

나 : 엄마 좋자구? 나 영어도 잘 못하는데? 뭐하고 살라고?

여기서 알 수 있는 사실 --> 우리 엄마는 날 빨리 치우고(그야말로) 싶어서 안달이 나셨다. 난, 어떻게 하면 오래 버틸까 고심고심 하고 있구...

난 여지껏 선을 4번 봤는데, 선 볼 때마다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그 어색함도 견딜 수가 없었고... 게다가 결정적으로 필(feel)이 안 꽂히는 걸... 선 봐서 맘에 들면 바로 애프터 신청해서 2-3번의 만남이 더 이어지면 곧바로 혼담이 오가는 그런 판에 박힌 스토리가 싫다.

정말 세상은 내 맘대로 안 되는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내가 자기를 좋아하는 것도 모르고 있고...

이러느니, 평생 혼자 사는 게 훨씬 낫겠다.

엄마 말씀에 화가 나고, 너무 졸려서 그냥 자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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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 2005-04-07 0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을 한번두 못본 저로서는 가끔 선을 봤었으면 싶던데요. 그것두 일종의 사람만남의 수단이잖아요. 한번 보시죠^^

하루(春) 2005-04-07 0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그게요... 두번째까지는 그나마 좀 괜찮았는데, 그 다음부터는 엄마 아시는 분의 소개로 나가는 걸 거절하지 못해서 의무감에 나가다 보니까... 흥이 안 나는 거죠. 다 엄마 아는 분 소개였지만... 반복되다 보니까 진짜 별로예요. 선 보고 나서 상대방이 별 웃긴 소리 하는 거 전해듣는 것도 화나구... 암튼 그래요.

날개 2005-04-07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한번도 선을 못봐서요.. 것두 재밌을것 같은데... 그 왜.. 옷한벌 얻어입고 어쩌고 하는걸 드라마에서 본 영향이..헤헤~
하기야 선보고나면 갑자기 결혼에 대한 압박감이 더 들테니 본인은 괴로우시죠? 마음이 편한 상태에서 만나는게 가장 좋은데 말이죠..^^;;

moonnight 2005-04-07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친구는 선본 사람과 불같은 사랑에 빠져서 한달반만에 결혼했답니다. ^^ 애 둘 낳고 사는 지금까지도 남편이 이 세상에서 젤로 멋져보인대요.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이 사람이다. 싶었다는 걸 보면 정말 인연이 따로 있는 것도 같아요.
저 역시 선보는 거라면 질색을 했기에 한 번 보심도 괜찮을 듯.. 이라고는 말씀 못 드리겠어요. 역시 불편하고 부담스럽지요. -_-;
앗. 근데 하루님 맘을 모르시는 그 분은? +_+;;

chika 2005-04-07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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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그냥 그어봤어요. 하루님이 이제 맞선을 그어주세요. ㅡㅡ;
썰렁하죠? 이런 얘기말고 재밌는 얘기 해 주세요~ ^^;;

로드무비 2005-04-07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아하는 사람이 있나보군요.
눈 딱감고 고백하슈.
술 한잔하면서......
좋아하는 사람 두고 선 보러 가는 것 슬픈 일이죠.^^

마태우스 2005-04-07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 보기 싫으시군요. 전 이번주에 보는데^^ 선 볼 때마다 엄마가 10만원씩 주신다고 하셨는데요, 두번을 미리 땡겨 받아서 할 수 없이 봐야 한다는.... 여자들 살기엔 미국이 훨씬 편하다고 하던데, 그 사람 스케줄에 일방적으로 맞추는 건 좀 그렇죠. 아아 선...보기 싫어요 저도.

하루(春) 2005-04-07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이런 글에 큰 관심들을 보여주시다니... 낯 뜨거운 일이군요.
날개님 - 전 날개님처럼 그렇게 결혼한 사람이 제일 부러워요. 이왕 할 거라면 말이죠.
moonnight님 - 전 아무래도 그렇게 되기는 그른 것 같아요.
chika님 - 전 맞선이 싫어요. 첫 선을 본 장소는 롯데호텔 커피숍이었는데, 그 땐 휴대폰도 없던 시절이라 웃긴 일이 벌어질 뻔 했죠. ㅎㅎ~
로드무비님 - 음.. 그건 제게 좀 일어나기 힘든 일인데요. ^^;
마태우스님 - 좋은 방법이에요. 10만원씩 일당 받고 나가는 거... 저도 한번 써먹어봐야 겠어요.
참, 저 5번째 선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어요. 엄마한테 전화해서 죽어도 안 보겠다고 협박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