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들도 열심히 일해요 그림책 보물창고 34
린 라이저 글.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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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예일대 정신의학과 교수이신 '린 라이저' 님이 쓰시고, 도서출판 '푸른책들' 대표이신 신형건님이 옮기신 <강아지들도 열심히 일해요>는 이제 막 수를 배우려하는 유아들의 첫 수교육 교재로 적합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책의 전반적인 구성을 보면,

 열마리의 강아지가 직업을 구했는데, 여러 직업의 사람들이 와서 강아지를 데려간다는 단순한 내용 속에서 빼기 개념을 즉, 열에서 계속 하나씩 숫자를 빼가는 숫자공부가 저절로 되게 되어있고, 표지부터 책 끝까지 귀여운 강아지 그림으로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했으며, 이야기 속에서 개들이 갖게 되는 직업에는 어떤 종류가 있는지 하나하나 찾아보는 재미도 솔솔할 것 같고, 책의 첫페이지에는 보너스로 이 책을 읽는 아이의 이름을 적게 해두고, 끝 페이지에는 숫자 셈하기 연습이 나와 있어서 자연스럽게 숫자 공부로 연결하여 "엄마 나 빼기하고 싶어!"하고 당장 아이가 외칠 것 같다.

이 책의 장점을 살펴보며 다시 분석해보면, 

 먼저 소재로 강아지를 등장시킨 점을 칭찬하고 싶다. 표지그림에서 부터 귀여운 강아지들이 나오며, 처음 장면부터 마지막 장면까지 푸른 풀밭에서 강아지들이 편안하게 이리저리 뒹구는 그림을 넣어서 천성적으로 강아지들을 좋아하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기에 충분한 책 같다. 우리 집 막내 딸의 경우 7살 유치원생인데 "와, 귀여워! 엄마 나 이 책 너무 좋아요.!" 하고 책을 안고 야단이었다. 알고보니 강아지 그림이 좋아서 그랬단다.

 두번 째 내용면에서 열마리의 강아지가 직업을 구하는데, 각자 직업과 관련된 사람들이 와서 한 마리씩 강아지를 데려가는 장면이 아주 재미있는 그림으로 묘사되어 있으며, 또한 그 사람들을 통해 강아지들이 어떤 일들을 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지식을 넓히기에도 유익한 책 같다.

 셋째, 아이들과 재미있는 질문을 해가면서 읽을 수 있는 좋은 책인 것 같다.

 (우리 막내 딸과 했던 대화일부를 옮겨보면)

 "자, 지금 강아지 몇 마리가 있니?"

"열 마리요."

"응, 그런데 한마리는 어디로 갔지?"

"소방관 아저씨가 데려갔어요. 엄마."

"그래, 왜 소방관 아저씨는 하필 솔솔이를 데려갔을까?"

"그건 솔솔이가 불 끄는 것을 좋아해서 그런 것 같아요."

"그럼 첨벙이는 왜 구조원이 되었니?"

"물을 좋아해서 그런거 아닐까요?"

이런 식으로 폴짝이, 씽씽이, 복실이,킁킁이, 날쌘돌이, 믿음이, 바둑이가 각자 왜 그 직업을 선택했는지 아이와 이야기 해 나누어 본 후,

"그럼 어진이가 만약 강아지라면 어떤 직업을 선택하고 싶니?"

하고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막내 딸은 자기는 믿음이 처럼 안내견이 되고 싶다고 했다. 왜 그런지 이유를 물었더니 눈먼 아저씨를 도와주는 일이 좋아서라고 그랬다. 이렇게 둘이서 대화하면서 동화책을 읽어줬더니 참 재미있었고, 마지막에 바둑이가 제일 늦게 직업을 골라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도 물어보았다. 다른 강아지들이 다 직업을 구하고 가 버려서 바둑이는 외로웠을 거라는 이야기와 그래도 한 남자애의 애완견이 되어서 기뻤겠다는 이야기도 서로 주고 받았다.

다 읽어주고 나니까 아이가 이 책을 자기 주면 안되느냐고 물어보더니 좋다고 하자 자기방 책상위에 곱게 올려두는 것이었다.

앞으로 이 책, 유아들에게 무척 인기짱일 것 같다.

* 보물창고님, 더하기 관련 책도 만들어 주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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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를 잡자 - 제4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푸른도서관 18
임태희 지음 / 푸른책들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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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4회 푸른문학상을 수상하신 임태희 선생님의 '쥐를 잡자'는 도서출판 <푸른책들>의 대표적인 청소년 성장소설 '유진과 유진'에 버금가는 책으로, 사춘기에 접어든 청소년들과 그런 자녀를 두신 부모님들, 특히 딸을 둔 엄마라면 , 아니 청소년 성교육에 관심을 가진 분이라면 누구나 꼭 읽어보시라고 권장하고 싶은 책이다.

 '유진과 유진'이 유아기 때의 성폭력문제를 다룬 작품이라면, 이 작품은 가장 아름답고 순수한 꿈을 갖고 살아갈 청소년기인 여고1학년생이 원치않은 임신으로 인해, 낙태를 경험하고 그 충격을 견디지 못해 자살을 택하고 만다는 참 무거운 소재들을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청소년들의 성문제와 고민, 그리고 그들의 아픈 현실을 들여다보며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좋은 책이다.

 갉작갉작갉작.......

 책의 첫머리에서 부터 시작되는  신경쓰이는  '쥐'의 소리는 이 책에 등장하는 세 사람의 귀에 동시에 들려오고 있다. 담임선생님이신 최선생님 귀에 들리는 학생 사물함 속에 있을 것 같은 쥐의 존재, 그리고 대학교 미술시간강사이면서 어릴 때 미혼모로 혼자 딸을 키우는 주홍이 엄마가 무서워하는 냉장고 속의 쥐, 마지막으로 주인공인 여고1년생 주홍이가 두려워하는 자신의 뱃속의 어떤 쥐같은 존재!  이 쥐는 세 사람의 곁에서 늘 마음을 산란하게 하면서 공포와 두려움으로 자신있게 삶을 살지 못하고 하루하루를 머뭇거리는 어정쩡한 삶을 살게 하고 있다.

 책을 읽어가면서 어렴풋이 '쥐'의 존재를 짐작하면서도 주홍이 뱃속의 쥐 만은 '제발 아니었으면......'하는 떨림은 마치 내 아이에게 생긴 일인양 가슴졸이는 긴장감 속에서, 그러면서도 사건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쥐의 존재에 대한 궁금증으로 끝까지 단숨에 읽었던 것 같다. 마치 추리소설 같은  연상하게 하는 극적인 재미와 함께, 그 쥐가 결국은 청소년 때 원치않은 임신으로 인해 주인공 소녀 주홍이의 뱃속에 자리한 존재라는 사실을 확인했을 때는 얼마나 마음이 아팠던지 모른다.

 말로만 듣던 미혼모...... 사춘기와 임신.......

딸을 셋이나 가진 엄마이기에 더욱 마음이 아파 눈물을 연신 닦아내며, 책이 주는 교훈을 놓치지 않으려고 읽었던 것 같다. 마치 사춘기의 감동적인 소설하나로 밤을 지새듯, 그렇게 밤을 새워가면서 말이다.

자신도 어릴 때 미혼모였기에 불행의 대물림 같이 찾아 온 불길한 딸의 임신사실을 처음부터 끝까지 믿고 싶지 않았던 주홍이의 엄마는  어릴 때 상처로 인해 결백증 증세를 보이며, '제발 내 딸만은...... 부디, 내 아이만은.....' 하고 마음 속으로 얼마나 빌고 또 빌었을까?

담임인 최선생님 역시 초보교사라서 그런 엄청난 일에 자신이 없기도 했고, 또 믿고 싶지 않았기에주홍이의 임신사실을 애써 모른척 하며, 사물함에 쥐가 있는 것으로 만 믿고 싶어 애써 수업을 열심히 하는 것 만이 아이들을 위해 필요한 교사로서의 태도라고 생각하며 무덤덤하게 모른척하며 지냈으니 과연 누가 이 상처입은 청소년을 돌볼 책임을 져야한단 말인가?  이들이 좀더 빨리 주홍이에게 다가가서 그 아이의 상처를 보듬어 안을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 것인가? 학교 양호선생님께서 다행히 주홍이에게 따뜻하고 친절하게 길을 제시해주었지만 이미 시기가 너무 늦어버렸던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우리에게 "당신의 자녀에게 지금바로 다가가서 대화를 하세요!" 마치 이렇게 속삭이고 있는 듯 하다.

부모와 선생님으로 부터 가장 적절한 시기에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어린 생명을 뱃속에 안고 엄마가 되기에는 너무 어리고 여렸던 주홍이는 결국 자신의 목숨을 끊는 길을 택한다. 아니 작가가 그렇게 만들었다. 그럼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무엇을 배워야 할 것인가?

 우선 우리주변의 청소년들의 문제에 귀를 기울이는 어른들이 되어야할 것이다. 바로 내 아이일 수도 있고, 나의 이웃, 내가 가르치는 학생일 수도 있다.

 또한 이 책을 읽는 청소년들이라면 순간의 실수로 인해 사람의 생명을 낙태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를 깨달아야 할 것이다. 또한 그기에 따르는 엄청난 휴유증까지도.......

 그리고 주홍이가 자신을 버리지 않고 나아기른 부모님께 감사했듯이 지금 나의 가장 가까이에 계신 부모님과 또는 나의 사랑스런 자녀들, 그들이 얼마나 가슴아리도록 소중한 존재인가 하는 것을 가르쳐 주는 소중한 한 권의 책,

"내 딸, 먼 곳에서 추위에 떨지 않기를 바라며."

떠나가버린 딸을 생각하며 함께 있을 때 더 많이 안아주지 못해 후회하던 주홍어머니의 한마디와

" 아, 사랑하는 어머니. 어머니께서 제게 선물하신 지난 17년을 얼마나 기쁘게 살았는지 모르실 겁니다. 낳아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마지막 죽어가면서 엄마에게 남긴 주홍이의 가슴으로 쓴 편지.......

다시는 주홍이와 같은 실수를 하는 이 땅의 청소년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리뷰를 써 봅니다.

기말시험이 끝나는 날,  중학생 큰 딸에게 이 책을 가장 먼저 읽게 하리라 마음먹으면서.......

잠자리에 든 세 딸을 위해 오늘밤도 기도드려봅니다.

"주여, 이 아이들의 인생을 바른 길로 인도해주시고, 언제나 자신이 선택한 삶을 당당하게 그러나 감사하면서 살아가게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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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진아 팬클럽 회장님 책읽는 가족 54
이용포 지음, 한지선 그림 / 푸른책들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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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이런 좋은 동화책이.... 

 태진아 팬클럽 회장님 - 이용포 글/ 한지선 그림


 제1회 올해의 작가상 수상자인 이용포 선생님의 첫 동화집 『태진아 팬 클럽 회장님』

 이 책에는 다섯 편의 동화가 나오는데, 모두 할머니, 할아버지가 주인공인 단편 동화이다.   그러나 이 책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흔히 우리가 고정관념 속에서 생각하는 정형화된 스타일의 분들이 아님을 표지에서부터 짐작해 볼 수 있었다. ‘태진아 팬 클럽 회장님’이란 팻말을 들고 빨간 립스틱에 귀걸이 목걸이까지 하고 있는 할머니의 그림과 그런 할머니들을 약간 못 마땅하게 여기는 앞줄의 아이들의 그림이 있는 표지부터가 심상치 않았는데...

바로 이 시대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의 자화상들이 담긴 재미와 감동을 함께 주는 좋은 책이었다.

 얼마 전 시골에 계신 친정 부모님을 뵙고 왔다. 평생 농촌에서 자녀들 뒷바라지하시다가 결국 병을 얻으신 나의 아버지...... 목소리도 우렁차서 동네 호랑이로 불리시던 젊은 시절의 모습은 어디로 가고 이제는 늙고 초췌한 모습과 뼈마디가 툭툭 튀어나온 손을 내게 내미실 땐 좀 더 자주 찾아뵙지 못한 못난 나 자신을 자책했었다.

 첫 번째 이야기인 <버럭 할배 입 속엔 악어가 산다>는 유달리 나의 친정아버지 생각을 많이 하면서 읽은 이야기다. 어릴 때 아버지의 고함소리가 유난히 커서 친구들이 우리 집에 놀러오기를 꺼려했던 기억이 있다. 정이 많으신 아버지는 자꾸 친구들을 데려오라 하시지만 아이들은 호랑이 같은 아버지의 음성에서 마치 버럭버럭 고함이라도 떨어질까봐 감히 우리집 근처에 얼씬도 못하는 눈치들이었다. 버럭할배 또한 고함쟁이다. 하지만 알고보면 쓸쓸한 노인이다. 동네꼬마들의 행동이 자신의 손자인양 즐겁고 돌봐주고 싶지만 아이들 눈엔 호통과 고약함만 있는 노인으로 비쳐지기에 공손하게 대하지 않는다. 독거노인들을 존중하고 다정한 이웃으로 지내야 함을 함께 읽깨워주는 이야기였다.

 두 번째 이야기인 <태진아 팬클럽 회장님>에 나오는 할머니의 모습을 보면서는 부산에 계신 나의 시어머니생각이 났다. 칠순이 넘은 연세이신데  집에서도 언제나 화장을 하고 계시는 도회지 멋쟁이 할머니, 가수 팬클럽 회장만 안하신다 뿐이지 마치 이 이야기에 나오는 할머니의 모습과 같다. 8남매를 키운 우리 어머니처럼 젊었을 땐 남편과 아이들에 치여 살았던 힘겨운 모습을 벗고자 자아를 찾기 위해 몸부림치는 모습이 약간은 이기적으로 보여서짱난다 짱나!” “완전 구려!” 이렇게 신조어를 써가며 비난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이 이야기의 할머니는 “태진아 오빠!”를 외치면서도 버림받은 아이들을 돌보려는 마음을 가진 진짜 멋진 할머니, 바로 오늘을 사는 건강한 우리네 할머니들이 꿈꾸는 모습이 아닐까?

 세 번 째 이야기인 <우리할머니 시집간대요>는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나 홀로 된 할머니가 재혼을 결심하지만 가족들은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우리는 노인들을 더 이해해야 하며 자녀들이 채울 수 없는 노인의 외로움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할 이야기이다.

 네 번째 이야기인 <개구리 이마에도 뿔이 날까?>에는 남편에게 버림받고 재혼하여서는 계모라는 선입견으로 힘겹게 살아가지만 결국 치매에 걸려 모든 기억을 잊고 살아가는 기구한 한 할머니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엄마, 늙지 마. 나 엄마가 할머니 되는 거 싫어!”하던 딸의 말이 자꾸 생각났습니다. 나도 친정엄마에게 그렇게 말했던 적이 있었는데... 좀 더 남은 평생 효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섯 번째 이야기인 <수제비>를 읽을 때는 속으로 많이 울었습니다.

 자녀들의 전화를 기다리며 환청에 시달리기도 하시는 혼자 살아가는 할머니, 미래의 나는 어떤 할머니의 모습일까? 생각하며 괜히 울적해졌습니다.

 시골 친정 부모님은 늘 오지 말라고 하시면서도 내려간다고 하면 언제나 읍내에까지 나와서 기다리는 부모님, 남은 세월 이나마 효도를 다해야겠습니다.

 이 책은 단편이기에 아이들이 읽기에 더 부담도 없을 것 같기도 하고, 아이들의 시각으로 그들이 쓰는 언어를 사용하여 친근감도 있으며,  어린이들에게 무척 유익하고 좋은 동화책인 것 같습니다.

 이용포 작가님의 가슴 따뜻한 동화, 『태진아 팬 클럽 회장님』!

아이들에게 재미와 감동, 노인 공경심까지 덤으로 줄 수 있는 이런 좋은 동화책이 부디 더 많이 나오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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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모두 잠든 밤에 자연그림책 보물창고 3
신시아 라일런트 지음, 신형건 옮김, 메리 스질라기 그림 / 보물창고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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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아이가 잠든 틈에...

모두모두 잠든 밤에- 신시아 라일런트 글/ 보물창고


며칠 전 잠들기 전에 유치원생인 막내딸에게 어떤 동화책을 읽어줄까 물어봤더니 주저 없이 집어 든 책이 바로 『모두모두 잠든 밤에』이다.

 뉴베리상을 두 번씩이나 수상했다는 미국 대표어린이 작가 ‘신시아 라일런트가 쓰고 ’신형건 작가‘님이 옮긴 이 책은 고요한 시골집 밤의 이야기이다.


 시골이 친정인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어릴 때 귀로 많이 감상했던 농촌 밤의 속삭임을 듣게 되어 무척 반가웠다.

 [캄캄한 밤하늘의 별이며, 밤을 두려워하지 않는 새 올빼미, 밤마다 노래하는 개구리, 고양이와 개의 움직임 소리, 누군가 문을 삐걱거리는 소리, 뒷마당의 사과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지는 소리, 그 사과를 토끼들이 주워 먹는 소리, 어미너구리가 아기너구리들을 살살 핥아주는 소리, 어미 소와 송아지, 늙은 돼지가 뒹구는 소리, 누군가 뒤척이는 소리, 밤의 조용한 소리들...... ]

 사실 도회지에서만 자라난 우리들 아이들은 이런 소리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그 소리의 가치를 못 느낀다고나 할까?. 그러기에 더욱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소리였는데, 그런 우리어른들의 마음을 ‘신시아 라일런트’는 아주 잘 간파한 것 같다.


 난 이 책을 우리 막내딸에게 읽어주면서 아주 마음이 설레었다. 우리 아이도 드디어 시골 밤의 아름다운소리에 대해 알게 되겠구나. 하는 기대의 마음과 언젠간 아이와 함께 그 소리를 들으러 가 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보면서.... (실제로 농촌체험학습과 연결시키면 좋은 동화일 것 같다. 요즘 ‘반딧불캠프’니 ‘고구마 구워먹기’니 하면서 농촌마을 체험학습을 많이 하지 않은가 말이다.)


  “아침이 밝아 올 무렵이면, 작은 새 한 마리가 날아올라

 이제 시골 밤이 다 새고 있다는 걸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알려 줄거야.

 올빼미들은 하나 둘 잠자러 가고 , 개구리들은 점점 잠잠해지고

 토끼들은 강중강중 숲으로 돌아가지.“


 이 대목을 읽어 줄 때 뭔가 가슴이 벅차오르는 희망 같은 것을 느꼈다. 아이도 무엇인가 감동이 어린 표정으로 들었다. (특히 ‘강중강중’ 이란 표현을 재미있어함)


 또 하나,

 “그러고 나서 그 동물들은 낮 동안 네가 내는 소리에 솔깃이 귀 기울이며

 하루를 보내는 거란다.“


 아이에게 질문을 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왜 동물들이 우리가 내는 소리에 귀를 기울일까? 하고 말이다.


 내 아이는 알게 되었을까?

 밤에는 사방이 캄캄해져서 사람들의 귀가 환히 열리고, 낮에는 동물들의 귀가 열린다는 사실을 말이다.

 내가 읽어 준 이후로 아이가 소중히 자기의 조그만 책상위에 꽂아둔 동화책,

 아이가 잠든 틈에 가만히 가져와서 서평으로 적어본다. 아이가 깨어나기 전 도로 갖다 놓아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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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진짜 좋은 학교 그림책 보물창고 29
샤론 크리치 지음, 해리 블리스 그림, 김율희 옮김 / 보물창고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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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진짜 좋은 학교 - 샤론 크리치 글. 해리블리스 그림/보물창고
    
      ♤ 교육의 본질은 무엇일가?

[진짜 진짜 좋은학교]는 유아를 위해 만든 보물창고의 그림책이지만 어른들이 읽어도 재미있는 책이다.이 책의 저자인 샤론 크리치는 미국 오하이오 주에서 태어났으며, 오랫동안 영국의 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했다고 한다. 뉴베리상을 두 차례나 받고 카네기 상을 받는 등 미국과 영국에서 가장 권위있는 아동문학상을 모두 받은 유일한 작가로 자리매김 했다고 한다. 또한 그가 지은 책은 어린이와 어른 두루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인지 [진짜 진짜 좋은 학교]는 어른인 내가 읽어보아도 참 재미있고 유쾌한 동화였다.
 
 [진짜 진짜 좋은 학교]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학교를 너무 사랑한 진짜 진짜 좋은 학교의 교장선생님이 공부를 많이하는 것이 학교를 사랑하는 길이라고 생각하여 월~ 금요일까지 5일간 공부하는 것도 모자라 토요일, 일요일까지 학생들에게 공부를 시키더니 급기야 공휴일, 크리스마스까지 공부하러 오라고 학생들에게 시키고, 교사들에게는 출근하라고 하여 한바탕 학교에 난리가 나게 하지만 결국 자신의 잘못된 판단을 깨닫고 다시 주5일만 수업하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즉, 교장선생님의 학교사랑은 본심은 그렇지 않았으나 비뚤어진 학교사랑과 교육철학으로 인해
점점 교육의 본질을 잃어가고 표류하고 있었던 것이다.

 얼마 전 매스컴을 떠들썩하게 했던 환화그룹 회장의 비뚤어진 자식사랑이 빚은 폭력사건을 비롯하여 우리사회에는 생각의 잘못으로 인해 본질이 흐르지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또한 극성 엄마들의 교육 과열로 인하여 아이들을 무조건 많은 학원과 사교육으로 내몰고 사교육에만 의존하는 잘못된 풍조만 보더라도 참교육의 의미는 퇴색되고 점점 교육의 본질이 흐려지는 경향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렇다면 진짜진짜 좋은 학교 교장선생님의 처음 생각처럼 공부를 많이하는 것만이 교육의 전부일까? 확실히 그건 아니다. 아이들은 오히려 자연속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체험한다. 
 그러므로 교육의 본질이란 교실 밖에서 더 잘 놀고 더 많은 것을 배우고 학습할 수도 있다는 것, 즉 교실 속 닫힌 교육이 아닌  체험을 통한 열린 교육도 소중하다는 것을 이 책은 가르쳐주는 것이다.

 또 하나 배울 점은 틸리와 같은 적극적인 사고방식과 삶의 태도이다.
 교사들과 학생들, 많은 이들이 교장선생님의 판단과 생각이 잘못 됨을 알았다. 하지만 그들은 결코 그 잘못을 지적하지 않았다. 오히려 입을 굳게 다물고 있을 뿐이었다. 그럼으로 인해 그들이 이유없이 희생해야하고, 국가에서 정한 공휴일같은 것은 자신들이 정당하게 누려야 할 권리임에도 정의를 말하지 못했다. 우리 주변에서도 이런 모습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권력앞에 굽신거리며, 상사의 눈치를 보며 자신에게 돌아올 화가 두려워 전전긍긍하고 침묵하고 있는것, "나만 잘 살면 그만이지." 하는 생각들...
'꽃들에게 희망을'에 나오는 고치로서의 변화를 두려워하는 여러 애벌레들 처럼 '그냥 적당하게 가진 몸 뚱이나 굴리면서 살아야지.'하는 낡은 사고방식이다. 자신이 피해받을 것을 두려워 정의를 외치지 못하는 고정관념이다. 하지만 한 소년은 달랐다. 틸리라는 소년은 교장선생님을 찾아갔다. 그리고 당당하게 말씀드리는 적극적인 사고방식을 가졌다. 비록 어린소년이었지만.... 우리에게도 이런 적극적인 삶의 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셋째로는 설득의 기술이다.
틸리는 비록 어린아이지만 놀라운 설득의 기술을 가졌다.
틸리가 교장 선생님을 찾아간 모습은 교장선생님의 입장에서 보면 어쩌면 당돌하고 무례하기 짝이없는 행동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틸리가 교장선생님을 설득시키는 방법은 결코 무례하지 않았다. 소년은
 "교장 선생님의 생각은 틀렸어요. 우리는 공휴일이나 크리스마스날까지 공부하고 싶지 않아요."이렇게 단도직입적인 방법으로 상대의 잘못을 지적하지 않았다. 만약 그렇게 했다면 나름대로 자부심과 권위를 가지고 계신 교장선생님께선 얼마나 상처를 받았을 것인가? 아마 그 무례한 말에 뒷말은 더 들어보려고 하지도 않고 더 완강한 태도로 나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틸리는 우회적인 방법으로 교장선생님께서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시는 지를 잘 알고 있었다. 무조건 공부하고 배우는 것을 좋아하는 교장선생님앞이었기에
 "교장 선생님, 우리학교는 진짜 진짜좋은 학교지만 모두가 배우고 있는 것은 아니예요."
 "똑바로 앉는 법과 개울을 뛰어넘는 법을 배워야 하는 강아지들도 있습니다."
 "그네 타는 법과 깡충깡충 뛰는 법을 배워야 하는 동생들도 있지요."하고 말함으로써 학생들이 교실 밖에서도 할 일이 있고, 배움이 있다는 것을 재치있게 가르쳐 드릴 수 있었던 것이다.  어른인 나도 이 대목을 읽으면서 교장선생님께서 어떤 대답을 하실까 긴장된 마음으로 속으로 침을 삼키며 책을 넘겼다. 교장선생님께선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리셨을까?
궁금하신 분은 이 책을 읽어보시라.
 
 틸리의 설득 장면과 교장선생님의 극적인 결단, 정말 샤론 크리치 작가 선생님은 멋지고 신선한 주제, 기발하고 재치넘치는 작품을 많이 쓰시는 분이신 것 같다.
 어린이와 어른 모두 읽어도 재미있을 것 같은 책,
  미국 도서관협회와 뉴욕타임스가 극찬한 책,
 웃음과[진짜 진짜 좋은 학교]는 진짜진짜 좋은 책입니다.
 꼭 읽어보시고 웃음과 익살뒤에 숨겨진 교육의 본질에 대해 잠깐이나마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교육의 본질에 대한 [칼릴 지브란]의 명언은 되새겨본다.

 "교육은 그대의 머리 속에 씨앗을 심어주는 것이 아니라, 그대의 씨앗들이 자라나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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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싹 2007-05-11 0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아들이 있는 가정에선 잠자기 전 아이에게 꼭꼭꼭 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