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모두 잠든 밤에 자연그림책 보물창고 3
신시아 라일런트 지음, 신형건 옮김, 메리 스질라기 그림 / 보물창고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우리아이가 잠든 틈에...

모두모두 잠든 밤에- 신시아 라일런트 글/ 보물창고


며칠 전 잠들기 전에 유치원생인 막내딸에게 어떤 동화책을 읽어줄까 물어봤더니 주저 없이 집어 든 책이 바로 『모두모두 잠든 밤에』이다.

 뉴베리상을 두 번씩이나 수상했다는 미국 대표어린이 작가 ‘신시아 라일런트가 쓰고 ’신형건 작가‘님이 옮긴 이 책은 고요한 시골집 밤의 이야기이다.


 시골이 친정인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어릴 때 귀로 많이 감상했던 농촌 밤의 속삭임을 듣게 되어 무척 반가웠다.

 [캄캄한 밤하늘의 별이며, 밤을 두려워하지 않는 새 올빼미, 밤마다 노래하는 개구리, 고양이와 개의 움직임 소리, 누군가 문을 삐걱거리는 소리, 뒷마당의 사과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지는 소리, 그 사과를 토끼들이 주워 먹는 소리, 어미너구리가 아기너구리들을 살살 핥아주는 소리, 어미 소와 송아지, 늙은 돼지가 뒹구는 소리, 누군가 뒤척이는 소리, 밤의 조용한 소리들...... ]

 사실 도회지에서만 자라난 우리들 아이들은 이런 소리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그 소리의 가치를 못 느낀다고나 할까?. 그러기에 더욱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소리였는데, 그런 우리어른들의 마음을 ‘신시아 라일런트’는 아주 잘 간파한 것 같다.


 난 이 책을 우리 막내딸에게 읽어주면서 아주 마음이 설레었다. 우리 아이도 드디어 시골 밤의 아름다운소리에 대해 알게 되겠구나. 하는 기대의 마음과 언젠간 아이와 함께 그 소리를 들으러 가 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보면서.... (실제로 농촌체험학습과 연결시키면 좋은 동화일 것 같다. 요즘 ‘반딧불캠프’니 ‘고구마 구워먹기’니 하면서 농촌마을 체험학습을 많이 하지 않은가 말이다.)


  “아침이 밝아 올 무렵이면, 작은 새 한 마리가 날아올라

 이제 시골 밤이 다 새고 있다는 걸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알려 줄거야.

 올빼미들은 하나 둘 잠자러 가고 , 개구리들은 점점 잠잠해지고

 토끼들은 강중강중 숲으로 돌아가지.“


 이 대목을 읽어 줄 때 뭔가 가슴이 벅차오르는 희망 같은 것을 느꼈다. 아이도 무엇인가 감동이 어린 표정으로 들었다. (특히 ‘강중강중’ 이란 표현을 재미있어함)


 또 하나,

 “그러고 나서 그 동물들은 낮 동안 네가 내는 소리에 솔깃이 귀 기울이며

 하루를 보내는 거란다.“


 아이에게 질문을 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왜 동물들이 우리가 내는 소리에 귀를 기울일까? 하고 말이다.


 내 아이는 알게 되었을까?

 밤에는 사방이 캄캄해져서 사람들의 귀가 환히 열리고, 낮에는 동물들의 귀가 열린다는 사실을 말이다.

 내가 읽어 준 이후로 아이가 소중히 자기의 조그만 책상위에 꽂아둔 동화책,

 아이가 잠든 틈에 가만히 가져와서 서평으로 적어본다. 아이가 깨어나기 전 도로 갖다 놓아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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