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방 그림책 보물창고 31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이유진 옮김, 한스 아놀드 그림 / 보물창고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 비밀의 방 -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글. 한스 아놀드 그림/ 보물창고

내게는 두 살 위인 언니가 있습니다. 고아원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생활지도사로 일하고 있는데, 마음이 따뜻하고 인정이 깊어 어릴 때 부터 나와 내 여동생을 누가 괴롭히기라도 하면 앞 뒤가리지 않고 뛰어들어 변호하고 보살피곤 했습니다. 두 살밖에 차이가 안 나지만  마흔이 된 지금까지 전화를 하다보면 여전히 따스한 고향의 정을 느끼게 합니다. 자라면서 함께 고민을 이야기 하면 우린 언제나 다정한 친구였습니다. 때로는 많이 다투고 서로 원망하고 펑펑울다가도 이내 미안하다며 얼싸안고 보듬어주던 울 언니~

이 책에서 제일 마음에 와 닿는 단어하나는 "사랑하는 언니~"라고 쌍둥이 동생 윌바리가 베라를 부르는 말입니다.
'사랑하는 언니~'  
나도 가만히 내 언니를 불러봅니다.
시고모랑 곁에 살면서, 고아원일 돌보고 밤에는 야간대학을 다니는 바쁜 생활속에서도 자주 나에게 전화해주고 날 위해 기도해주는 울 언니~
'사랑하는 언니~'  
왠지 이 단어에서는 뭉클한 가슴저림 그리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비밀의 방에 있는 사랑하는 동생 윌바리를 찾아가는 베라의 심정을 알것 같기도 합니다.
베라의 비밀의 방에는 부모님도 그 누구도 모르는 비밀이 숨겨져있었어요. 바로 쌍둥이 동생 윌바리가 숨어있지요. 이 동생이 비밀의 방에 간 것은 7년 전 베라와 동생이 태어났을 때이고 갓난아기인 윌바리가 후다닥 정원구석의 장미 덤불로 숨었다니.. 좀 황당한 얘기같지만 작가 드그렌님의 순수한 상상력이 있기에 가능한 이야기겠지요.

베라와 웰바리는 비밀의 방에서 만나 많은 아름다운 이야기시간을 가집니다. 비밀의 방 여왕인 웰바리의 전속요리사 난쟁이 니코의 시중을 받으며, 함께 까만 푸들, 루프, 하얀토끼와 함께 놀기도 하고 금발이와 은발이란 이름의 멋진 말을 타고 무서운 숲을 달려서 괴물을 만나기도 하고 요정들이 사는 풀밭에서 요정들과 재미있는 놀이, 과자와 이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캐러멜을 먹기도 하지요. 하지만 그들의 만남은.... 윌바리는 살리콘의 장미가 시들면 죽을거라고 언니에게 슬프게 속삭이지요. 그래서 더욱 그들의 비밀의 방에서의 시간을 아껴가며 함께 지내지요. 하지만 살리콘의 장미가 시드는 때는 언제일까요? 현실의 세계로 돌아온 베라에게 부모님은 작고 까만 푸들을 선물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예쁜 강아지를 엄마는 "네 강아지란다."하셨지요. 참 이상한 일이지요. 그 강아지의 이름도 루프였대요. 루프는 바로 베라의 강아지가 되었어요. 그리고 다음날 정원에 가보니 살리콘의 장미는 시들고 비밀의 방은 더 이상 찾을 수 없었지요.
작품해설에서 이금이 작가선생님께선 윌바리는 베라가 생각한 상상의 쌍둥이 동생이라고 하셨어요. 어쩌면 베라가 엄마 아빠에게 사랑과 관심을 바라는 것인지, 또 실제의 동생에게 거는 기대일 수도 있다는 말씀에 크게 동감합니다. 또한 아이에게 부모님의 사랑과 관심은 공기만큼, 밥만큼 중요하다는 말씀에도 동의하면서 아직 읽어주지 못한 이 동화책을 막내 딸에게 오늘 밤엔 꼭 읽어주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아이 유치원에선 하루 한 권 엄마가 동화읽어주기 운동을 하더군요. 출석부 뒤에 기록하는 란도 있어서 어제는 '책을 좋아하는 햄스터'를 다시 한번 읽어주고 기록해서 유치원에 보냈답니다. 흐뭇^^)

책 장을 넘길 수록 더 예쁜 그림이 나오는 이 책, 베라와 윌바리가 금발이와 은발이 말을 타는 그림은 정말 환상적이고요. 두 쌍둥이가 숲속에 섰을 때 나무들이 피리와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그림은 에덴동산을 연상케하는 군요. 보물창고에서 이런 멋진 동화책을 더 많이 펴내 주신다면 유아들에게 더 없는 소중한 선물이 될 것 같아요.
오늘 밤 좋은 한 권의 동화를 읽고 우리딸들이 비밀의 방에 가서 실컷노는 아름다운 꿈을 꾸기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랑받는 날에는 진짜가 되는 거야 이야기 보물창고 2
마저리 윌리엄즈 글, 원유미 그림, 최지현 옮김 / 보물창고 / 2007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랑받는 날에는 진짜가 되는 거야
          - 마저리 윌리엄스 글. 원유미 그림/ 보물창고

예전에 내가 어린이집에서 영아반 교사로 있을 때 아이들마다 하나씩의 애착이 되는 물건을 가지고 등원했던 기억이 난다. 처음 적응기간이 한 일주일 있는데, 이제 갓 18개월정도 된 아이들이 엄마와 떨어져서 어린이집에 적응하기까지 한동안은 그 애착물건의 힘(?)이 컸다. 어떤 아이들은 집에서 가지고 놀던 귀여운 인형, 어떤아이들은 자던 이불이나 베개, 어떤아이들은 수건, 심지어 어떤 아이는 엄마의 티셔츠를 갖고 오기도 했다.어쨌든 우리는 면접 때 애착물건이 무엇인지 물어보고 가져와도 좋다고 말씀드린다. 지금도 수건을 한동안 실외놀이터까지 질질 끌고 다니던 어떤 아이가 생각난다. 선생님들은 겉으로는 좀 보기가 뭣해도 그 애착물건이 그 아이에게 가지는 의미를 알기에 그저 미소로서 넘기곤 한다.

이 책 '사랑받는 날엔 진짜가 되는거야'는 제목부터 호기심을 끌어당긴다. 주인공은 벨벳 천으로 만든 토끼인형과 한 아이이다. 원래 천으로 된 토끼인형은 아이의 방에 있는 그저 많은 인형들 가운데 하나의 보잘 것 없는 평범한 인형에 불과했지만 어느 날 아이를 돌보던 사람이 아이가 전에 좋아하던 작은 도자기 강아지를 찾지 못해서 대신 벨벳토끼를 아이에게 준 날 로 부터 이 토끼인형은 아이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었다. 아이는 토끼와 매일 같이 자고, 소곤소곤 둘이는 이야기도 하며, 재미난 놀이도 한다. 토끼는 아이의 품에 안겨 행복한 꿈을 꾸며 행복을 느낀다. 둘은 서로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 지면서 서로에게 익숙해지고 길들여진다. 마치 어린왕자에 나오는 여우와 어린왕자처럼....

["물론이지. 내겐 넌 아직 수십 만의 아이들과 같은 어린아이일 뿐이야.
난 네가 필요하지 않고. 너 역시 내가 필요하지 않아.너에게는 내가
수십 만의 여우들과 같은 여우에 불과하니까. 하지만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우리는 서로를 필요로 하게 될 거야. 너는 나에게 이 세상에 유일한 존재가 될 거야. 나는 너한테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존재가 될 거고......"
여우가 말했다.]
그래서 둘은 여우의 말처럼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존재가 되고 만다.

  아이에게 벨벳토끼가 그런 존재이다.
세월이 흐르고 토끼는 낡고 초라해지고, 수염이 다 떨어지고, 모양도 망가졌지만 아이와 토끼는 여전히 사랑하고 다른사람에게 어떻게 보이든 상관하지 않았다. 토끼도 오직 아이에게 사랑받는 것만이 중요했다.
그리고 어느 날 오래되고 낡아서 더 이상 아이들이 갖고 놀지 않는 장난감을 진짜로 만들어 주는 인형 마법의 요정이 나타나 벨벳토끼를 안고 숲으로 가서 진짜로 만들어준다. 진짜가 된 토끼는 자신을 진짜로 만들어준 아이를 보기위해 병이 걸렸다 나은 아이가 숲에 나왔을 때 숲으로 가서 아이를 만난다.

책을 덮으며,
"우리는 모두 무엇이 되고 싶어한다." 란 한 싯귀가 떠오른다.

  나도 진짜가 되고 싶다.
  나에겐 사랑하는 남편과 아이들이 있다.
  난 가족 속에서 진짜 아내, 진짜 엄마가 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 아기는 척척박사 아기그림책 보물창고 2
데니스 플레밍 글.그림, 이순미 옮김 / 보물창고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 우리 아기는 척척박사 - 테니스 플레밍글.그림/ 보물창고

놀이 책으로 잘 활용하면 몇 십 배의 효과를...

<우리아기는 척척박사>는 칼테콧 아너상 수상작가인 ‘데니스 플레밍’의 글.그림 작품이다.
칼데콧상(The Randolph Caldecott Medal)은 미국 도서관협회(American Library Association)에서 19세기 후반에 활약한 "근대 그림책의 아버지"로 불리는 영국의 그림책 작가 랜돌프 칼데콧(Randolf Caldecott:1846-4886)을 기념하기 위해 1938년에 창설한 그림책 상으로, 매년 최고의 그림책을 그린 그림책 작가 에게 주는 상이다. 미국에서 출판된 전년도 그림책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을 그린 화가에게 수여한다. 칼데콧 상은 1권의 그림책에 주는 최우수상이며, 칼데콧 아너(honor)상은 1~5 권의 그림책에 수여하는 우수상으로 어린이 그림책 최고의 권위를 지닌 상이라고 한다.

이런 훌륭한 책이라는 것을 확인한 후 뒷 표지를 보았다.
옮긴이 ‘이순미’ 동화작가님에 의하면 이 책을 펼쳐보면 세상의 궁금한 것, 즉 숫자는 어떻게 세고, 색깔은 뭐라고 부르고, 모양과 소리는 어떻게 표현하고, 과일, 동물, 곤충의 이름은 무엇일지... 이 모든 것을 다 알게 된다고 적혀있다. 나는 아이 혼자 이 책을 읽게 하기보다 옆에서 독서지도를 하시는 엄마나 선생님께서 아이와 함께 보시면서 활용을 잘하여 주시면 몇 십 배의 효과를 보게 되고 제목처럼 우리의 아이가 척척박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긴 엄마의 눈으로 보면 아주 조그만 것 하나를 알아내는 우리 아기의 모습은 엄마에겐 언제나 척척박사로 비춰지지만 말이다.)

이 책의 구성을 살펴보면,
“꼬끼오~ 꼬꼬댁 꼬꼬! 안녕! 좋은 아침이야. 잘 잤니?”
이렇게 엄마 닭의 인사로 이 책은 시작된다. (물론 서문에 ‘배워보아요’란 아주 재미있는 그림글자가 적혀있지만) 그리고 처음에 병아리 오형제가 나온다. 병아리들의 아침으로 시작하여 엄마 닭 품에 안겨 두 눈 꼬옥 감고 꿈나라에 가는 것으로 끝나고 있어서 자칫 여러 가지를 산만하게 살펴보고 끝나기 쉬운 것을 하나의 완성도를 갖추게 구성한 것 같다.

내용적인 면으로 아이와 함께 활용을 해 본다면,
p 14쪽 식사시간- 턱받이한 귀여운 유아주변으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토스트, 시리얼, 주스, 우유가 있는가 하면, 보편적으로 아이들이 잘 안 먹는 콩, 당근등도 있다.
엄마는 아이와  “맛있는 것이 참 많이 있구나. 그지?” 자 우리 ○○는 무얼 좋아하지? 그렇구나? 그게 맛있니? 엄마는 당근과 콩이 참 좋단다.” 이런 이야기 등을 나눌 수 있겠다.

p 16쪽 색깔- 수박, 먹다 만 사과, 귤, 포도, 딸기 등이 있고 여러 과일 속에 색깔이 적혀있다. 물론 이 책은 그림으로 그렸기에 사진으로 찍은 과일 등에 비하면 현실감이 다소 없떨어 질 수도 있겠다. 그리고 분홍색으로 표현된 수박의 경우 ‘어, 수박은 빨간색인데... “엄마, 왜 수박이 분홍색이에요?”하고 물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얼마나 색채가 아름다운가? 나는 특히 이 페이지의 그림 색채를 보고 작가가 ’칼테콧 아너상‘을 받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정말 너무나 색채가 아름답다. 또한 아이에게 “정말, 수박이 분홍색이구나? 넌 분홍색 수박 본적 있니? 이렇게 색채에 대한 대화를 나눌 수도 있을 것이다.

p18쪽 소꿉놀이- 개구쟁이처럼 생긴 남자아이가 솥 위에 앉아있고, 숟가락, 컵, 통조림, 냄비, 봉투 등이 나온다.  
엄마는 아이에게 이렇게 물어볼 수도 있을 것이다. “ ○○야, 소꿉놀이를 하려면 또 무엇무엇이 있으면 좋겠니?”하고 말이다. 그러다 아이가 “엄마, 우리도 소꿉놀이해요?”하고 조르면 책을 가만히 옆에 두고 아이와 소꿉놀이를 가져와서 함께 놀아줄 수도 있을 것이다.

p20쪽 모양- 예쁜 색깔의 노란 바탕위에 동그라미, 세모, 네모, 정사각형의 모양이 왼쪽이 나오고 오른쪽엔 그 모양을 이용하여 꾸민 동네그림이 나온다.
엄마는 아이와 색종이를 가져와서 여기에 나오는 모양을 잘라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오른쪽과 똑같은 동네를 꾸며보기도 하고, 창의적인 그림을 구성해보기도 하거나 다른 모양을 잘라보기도 할 것이다.

p22쪽~25쪽엔 영어ABCD와 하나 둘 셋 넷 숫자가 나온다.
P26쪽 신호등- 차가 달리는 위로 세 개의 신호등에 불이 켜져 있다.
             (여기서 ‘출발해요’는 파란불이 아니라 - ‘초록불’ 이라고 해야 되지 않을까?)

P 28쪽 칙칙폭폭- 내용을 읽어준 뒤 아이와 끈으로 혹은 장난감 기차나 상자로 만든 기차로 기차놀이로 연결해도 재미있을 것 같다.

P32쪽~35쪽 봄여름가을겨울 그림이 커다란 한그루 나무의 변화를 중심으로 나온다.
  이 그림을 보면 여백에 무엇인가를 붙이고 싶어진다. 쓰고 난 잡지나 학습지등에 있는 계절에 따른 작은 그림들을 오려서 준비해서 해당되는 곳에 아이와 갔다 대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예: “ ○○야, 이 개나리 그림은 어디에 붙이면 좋겠니?”)

P 36쪽~39쪽 우리집, 뒤뜰- 역시 쓰고 난 학습지등의 작은 그림들을 오려서 대어보는 놀이를 해보아도 좋겠다. (예: “뒤뜰에는 또 무엇이 있을까? 그래 여치도 있겠지.”)

P 42쪽 애완동물- 또 어떤 애완동물이 있을까? 알아보기, 내가 좋아하는 애완동물은 무엇일까? 말해보기

P 44쪽 머리부터 발끝까지- 귀여운 두 아이 그림이 나오고 몸의 명칭이 나와있다.
   아이와 함께 ‘코코코코’게임을 해도 좋겠다.(엄마가 ‘코코코코’ 하다가 ‘눈’하면 눈 가리키기) 또 손바닥 찍기나 손 그려보기도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다.

P 46쪽 까꿍- 유아들은 까꿍 놀이를 좋아한다. 손수건을 하나 준비해서 엄마 눈 가리고 까꿍 놀이를 책에서처럼 해보는 것도 좋겠다.  

P 50쪽 표정- 여러 가지 표정의 아이들이 나온다. 우는아이, 놀라는 아이, 찡그린아이, 웃는아이, 비웃는 아이 등 여러 표정을 보면서 엄마는 아이에게 그림의 아이가 왜 그런 표정을 짓는지 상상해서 말해보게 한다.(내 아이의 평소 생각을 알 수 있는 좋은 활동이다.)

P 52 내가 좋아하는 곳- 그림의 아이는 탁자 밑, 의자 뒤, 친구들 사이, 아빠 무릎 위를 좋아한다. 내 아이도 그런 곳을 좋아하는지, 아니면 어떤 곳을 좋아하는지, 왜 그러한지 물어볼 수 있다. (엄마와 숨바꼭질 놀이로 연결할 수 있다.)

P 62쪽 무당벌레를 찾아보세요. - 그림책 속의 무당벌레 찾기 놀이가 들어있다.

정리해보면, 이 책의 가장 좋은 점 두 가지는 첫째, 색채감이 너무 곱고 아름다운 것이다. 둘째, 엄마와 함께 가정에서 놀이로 연결해서 활용한다면 두고두고 볼 수 있으며 비록 두꺼운 책은 아니지만 몇 십 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 같다.

* 서평을 적다보니 너무 긴 글이 되어버렸네요.  읽느라고 고생하셨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기가 된 할아버지 책읽는 가족 52
문영숙 지음, 이영림 그림 / 푸른책들 / 2007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엄마 라는 자리... - <아기가 된 할아버지>

문영숙 선생님께서 쓰신 글에, 이영림 선생님이 그림을 그리시고 푸른책에서 펴 낸 <아기가 된 할아버지>는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를 사이에 두고 일어나는 한가족(아빠, 엄마, 찬우)의 갈등과 사랑을 그린 좋은 책이다.

우선 하얀 책표지에 제목과 어울리는 글씨체, 그리고 그 글씨체와 멋지게 어울리는 삽화로 인해 고급스럽고 세련되어 보이는 이 책은 아이들에게 치매라는 조금 무거운 병을 이야기하면서 그 치매걸린 할아버지를 모시는 며느리로서의 고충과 한 가정에서 엄마라는 존재가 차지하는 의미는 무엇일까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사실 '엄마는 파업 중'이라는 책도 나왔다지만 가정에서 엄마가 하는 일들은 끝이 없다. 그럼에도 남편이나 자녀들은 엄마가 하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시어머니나 시아버지를 모시는 가정은 더욱 그러할 것이다.

엄마.......
이 세상 엄마가운데 마음속으로 한 번쯤은 일탈을 꿈꾸어 보지 않은 사람이 있으랴? 가족을 위해 끊임없이 희생하면서도 표가 나지않는 자리, 오히려 책임이나 핑계를 대거나 할 때면 왠지 가정 일에 그 자신이 죄인이 되고 마는 엄마라는 그 자리...

찬우아빠와 찬우는 엄마의 가출로 인해,  동네에서 미친 사람취급 받으며 밤마다 징을 치대는 할아버지의 존재로 인해 엄마가 겪어야 했던 고통을 자신들이 몸소 체험해 본 후에야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사실 이 책은 그다지 흥미진진한 이야기도 아니요, 그렇다고 아주 재미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야말로 어차피 함께 살아야 하는 우리네 가족에 대한 이야기, 어쩌면 이 땅의 어머니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겪을 수 있는 그런 상황일 수도  있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 가족이야기에서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엄마의 자리는 누가 대신해 줄 수 없는 자리라는 것, 그리고 할아버지의 치매에는 <고두실의 비밀>이 숨겨져 있었던 것 처럼, 곁에 있는 사람이 마음의 병이나 어떤 이상한 행동을 한다면 그기에는 필시 나름대로의 사연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그런 가족 한사람으로 인해 나 자신이 피해를 본다는 생각보다는 비록 어리지만 할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린 찬우처럼, 아파하는 가족의 상처에 귀 기울여주고, 따뜻하게 보듬어 줄 때 우리는 진정 아름다운 가족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제암리를 아십니까 책읽는 가족 53
장경선 지음, 류충렬 그림 / 푸른책들 / 2007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다음세대에 꼭 전해주어야 할 것 - <제암리를 아십니까>

“엄마, 제암리를 아십니까 읽어봤어요? 진짜 재미있어요. 빨리 읽어보세요.”
어느 틈에 읽었는지 책을 좋아하는 5학년짜리 둘째아이가 도리어 나에게 읽기를 권한다.
그래서 나도 읽기 시작했다. 표지에 있는 유관순 같아 보이는 당찬 여자아이와 마주 서 있는 남학생 그리고 한 마리의 닭이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무척 호기심을 가지면서 말이다.

사실 책을 읽을 때는 비평을 먼저 읽지 않는다고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나는 이 책 뒤편의 <끝없는 이야기 속에 담긴 우리 역사>라는 제목으로 쓰신 신형건님의 비평만은 이 책을 읽기 전 꼭 한 번 읽어보시라고 독자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은 개인적인 생각이 있다. 물론 비평을 먼저 읽지 말라는 것은 작품의 순수성을 해치게 될 까봐 걱정해서 하는 목소리인 것을 알지만 역사소설의 경우 왜 이 책을 읽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알고 읽는다면 우리는 그 이야기에 담긴 우리역사의 교훈을 더 깊이 느낄 수 있으리라.... 나는 이 비평을 읽고서 가슴이 뭉클해지면서 코끝이 찡해 오는 감동을 느꼈다.

신형건 님의 지적대로 우리세대는 역사이야기를 많이 듣고 자랐다. 하지만 우리자녀들의 경우는 아닌 것 같다. 어느 날 중학교 2학년인 큰 아이가 진지하면서도 조금은 부끄러워하는 얼굴로 “엄마, 사실은 나는 유관순이나 윤봉길, 안중근... 이런 분들에 대해서 알긴 알지만 자세히 잘 알지 못해요.”하고 고백하는 말을 들었다. 그 때, 아이보다 내가 더 부끄러워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더욱 다음세대들에게 역사를 바로 가르쳐주어야 한다는 신형건 작가님의 말씀에 공감하는지도 모른다. 나 또한 그런 마음으로 우리 아이들부터라도 바로 가르치고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동화 작가 <장경선>글, <류충렬> 그림의 ‘제암리를 아십니까’는 일제의 잔혹성과 우리 민초들의 독립의지의 역사를 역사적인 제암리 교회사건을 배경으로 아이들의 시각에서 보고 그려내고 있는데, 이 책에는 주요한 네 명의 아이들이 등장하고 있다.

잔혹한 일제의 전형 사사까를 보면서 자신은 결코 아버지처럼 되지 않겠다고 맹세하던 아들 나카무라, 조선인이면서도 일제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아버지의 변절한 삶에 부끄러움을 느끼는 쌍칼의 아들 마쓰이와  김만복의 딸 순이(하나꼬), 나카무라 아버지 때문에 목숨을 잃게 되지만 죽는 순간까지 조국의 독립을 위해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올곧게 살아간 안 노인의 손녀딸 연화가 그 들이다.
  
이 이야기의 시작은 닭싸움으로 부터이다. 일본 소년 나카무라는 닭 싸움판에서 만난 조선인 소녀 연화를 좋아하게 되어 그 마음을 전하려고 제암리로 찾아가지만....  
‘조선이 일본에 나라를 맡아달라고 부탁했으면서 이제와 독립운동을 하려하다니...’
이렇게 아버지로부터 배운 역사에 대한 잘못된 지식을 갖고 있었던 나카무라는 자신의 생각과는 달리 일본 나라와 자기아빠와 같은 일본인 때문에 조선인이 못살고 가난에 허덕인다는 것을 알고부터는 갈등을 하게 된다. 그기다 아버지의 끄나풀인 쌍칼과 김만복이 제암리를 쓸어버리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나카무라는 연화에게 그 사실을 알리려고 쪽지를 건넨다. 하지만 결국 연화 할아버지와 가족들은 사사까에 의해 죽음을 당하고, 연화는 나카무라가 살인자의 아들임에 분개한다. 제암리가 불타고 닭 싸움판에서 다시 나카무라를 만난 연화는 일제의 만행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용서를 비는 나카무라에게  “어른이 되면 너희 나라가 지은 죄를 낱낱이 세상에 알리라”고 말한다.

이 책에서 아이들의 의미는 무엇일까?
바로 역사를 바로 알아야 하는 사람들이 우리의 아이들인 것이다.
그런데 아이들은 부모로부터 역사를 배우므로 우리는 자녀들에게 바른 역사를 가르쳐야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다음세대에게 역사를 가르치되 역사의 겉모습만 가르치지 말고 진실을 알게 하라는 것, 또한 그 역사의 뼈아픈 교훈을 잊지 말고 살아가는 것이 이 책이 우리에게 전해주는 교훈이 아닌가 한다. 그러므로 나는 이 책이 꼭 초등학생용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역사를 모르는 중학생, 고등학생들, 우리부모들도 꼭 읽어야할 책인 것 같다. 역사의 진실은 어떤 경우에라도 왜곡되어서는 안 되며  다음세대에 교훈으로 전해주어야 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