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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진짜 좋은 학교 ㅣ 그림책 보물창고 29
샤론 크리치 지음, 해리 블리스 그림, 김율희 옮김 / 보물창고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진짜 진짜 좋은 학교 - 샤론 크리치 글. 해리블리스 그림/보물창고
♤ 교육의 본질은 무엇일가?
[진짜 진짜 좋은학교]는 유아를 위해 만든 보물창고의 그림책이지만 어른들이 읽어도 재미있는 책이다.이 책의 저자인 샤론 크리치는 미국 오하이오 주에서 태어났으며, 오랫동안 영국의 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했다고 한다. 뉴베리상을 두 차례나 받고 카네기 상을 받는 등 미국과 영국에서 가장 권위있는 아동문학상을 모두 받은 유일한 작가로 자리매김 했다고 한다. 또한 그가 지은 책은 어린이와 어른 두루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인지 [진짜 진짜 좋은 학교]는 어른인 내가 읽어보아도 참 재미있고 유쾌한 동화였다.
[진짜 진짜 좋은 학교]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학교를 너무 사랑한 진짜 진짜 좋은 학교의 교장선생님이 공부를 많이하는 것이 학교를 사랑하는 길이라고 생각하여 월~ 금요일까지 5일간 공부하는 것도 모자라 토요일, 일요일까지 학생들에게 공부를 시키더니 급기야 공휴일, 크리스마스까지 공부하러 오라고 학생들에게 시키고, 교사들에게는 출근하라고 하여 한바탕 학교에 난리가 나게 하지만 결국 자신의 잘못된 판단을 깨닫고 다시 주5일만 수업하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즉, 교장선생님의 학교사랑은 본심은 그렇지 않았으나 비뚤어진 학교사랑과 교육철학으로 인해
점점 교육의 본질을 잃어가고 표류하고 있었던 것이다.
얼마 전 매스컴을 떠들썩하게 했던 환화그룹 회장의 비뚤어진 자식사랑이 빚은 폭력사건을 비롯하여 우리사회에는 생각의 잘못으로 인해 본질이 흐르지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또한 극성 엄마들의 교육 과열로 인하여 아이들을 무조건 많은 학원과 사교육으로 내몰고 사교육에만 의존하는 잘못된 풍조만 보더라도 참교육의 의미는 퇴색되고 점점 교육의 본질이 흐려지는 경향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렇다면 진짜진짜 좋은 학교 교장선생님의 처음 생각처럼 공부를 많이하는 것만이 교육의 전부일까? 확실히 그건 아니다. 아이들은 오히려 자연속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체험한다.
그러므로 교육의 본질이란 교실 밖에서 더 잘 놀고 더 많은 것을 배우고 학습할 수도 있다는 것, 즉 교실 속 닫힌 교육이 아닌 체험을 통한 열린 교육도 소중하다는 것을 이 책은 가르쳐주는 것이다.
또 하나 배울 점은 틸리와 같은 적극적인 사고방식과 삶의 태도이다.
교사들과 학생들, 많은 이들이 교장선생님의 판단과 생각이 잘못 됨을 알았다. 하지만 그들은 결코 그 잘못을 지적하지 않았다. 오히려 입을 굳게 다물고 있을 뿐이었다. 그럼으로 인해 그들이 이유없이 희생해야하고, 국가에서 정한 공휴일같은 것은 자신들이 정당하게 누려야 할 권리임에도 정의를 말하지 못했다. 우리 주변에서도 이런 모습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권력앞에 굽신거리며, 상사의 눈치를 보며 자신에게 돌아올 화가 두려워 전전긍긍하고 침묵하고 있는것, "나만 잘 살면 그만이지." 하는 생각들...
'꽃들에게 희망을'에 나오는 고치로서의 변화를 두려워하는 여러 애벌레들 처럼 '그냥 적당하게 가진 몸 뚱이나 굴리면서 살아야지.'하는 낡은 사고방식이다. 자신이 피해받을 것을 두려워 정의를 외치지 못하는 고정관념이다. 하지만 한 소년은 달랐다. 틸리라는 소년은 교장선생님을 찾아갔다. 그리고 당당하게 말씀드리는 적극적인 사고방식을 가졌다. 비록 어린소년이었지만.... 우리에게도 이런 적극적인 삶의 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셋째로는 설득의 기술이다.
틸리는 비록 어린아이지만 놀라운 설득의 기술을 가졌다.
틸리가 교장 선생님을 찾아간 모습은 교장선생님의 입장에서 보면 어쩌면 당돌하고 무례하기 짝이없는 행동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틸리가 교장선생님을 설득시키는 방법은 결코 무례하지 않았다. 소년은
"교장 선생님의 생각은 틀렸어요. 우리는 공휴일이나 크리스마스날까지 공부하고 싶지 않아요."이렇게 단도직입적인 방법으로 상대의 잘못을 지적하지 않았다. 만약 그렇게 했다면 나름대로 자부심과 권위를 가지고 계신 교장선생님께선 얼마나 상처를 받았을 것인가? 아마 그 무례한 말에 뒷말은 더 들어보려고 하지도 않고 더 완강한 태도로 나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틸리는 우회적인 방법으로 교장선생님께서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시는 지를 잘 알고 있었다. 무조건 공부하고 배우는 것을 좋아하는 교장선생님앞이었기에
"교장 선생님, 우리학교는 진짜 진짜좋은 학교지만 모두가 배우고 있는 것은 아니예요."
"똑바로 앉는 법과 개울을 뛰어넘는 법을 배워야 하는 강아지들도 있습니다."
"그네 타는 법과 깡충깡충 뛰는 법을 배워야 하는 동생들도 있지요."하고 말함으로써 학생들이 교실 밖에서도 할 일이 있고, 배움이 있다는 것을 재치있게 가르쳐 드릴 수 있었던 것이다. 어른인 나도 이 대목을 읽으면서 교장선생님께서 어떤 대답을 하실까 긴장된 마음으로 속으로 침을 삼키며 책을 넘겼다. 교장선생님께선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리셨을까?
궁금하신 분은 이 책을 읽어보시라.
틸리의 설득 장면과 교장선생님의 극적인 결단, 정말 샤론 크리치 작가 선생님은 멋지고 신선한 주제, 기발하고 재치넘치는 작품을 많이 쓰시는 분이신 것 같다.
어린이와 어른 모두 읽어도 재미있을 것 같은 책,
미국 도서관협회와 뉴욕타임스가 극찬한 책,
웃음과[진짜 진짜 좋은 학교]는 진짜진짜 좋은 책입니다.
꼭 읽어보시고 웃음과 익살뒤에 숨겨진 교육의 본질에 대해 잠깐이나마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교육의 본질에 대한 [칼릴 지브란]의 명언은 되새겨본다.
"교육은 그대의 머리 속에 씨앗을 심어주는 것이 아니라, 그대의 씨앗들이 자라나게 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