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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 - 2008년 제4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백영옥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TV로 방영이 되었던 드라마의 원작이다. 김혜수, 류시원이 나왔던 드라마인데 보지는 못했다.
별 기대없이 책으로 만나게 되었는데 참 재밌게 읽었다. 백영옥 작가는 처음 접하는데, 참 발랄하고 경쾌한 사람일 것 같다. ^^
패션지 기자 8년차인 서른 한 살의 그녀 이서정. 패션지 기자라 하면 각종 패션쇼를 보러 다니고, 파티에도 참석하고 문화생활을 여유롭게 누리며 최신 유행하는 옷을 입고 다니며 우아하고 고상한 직업일 것 같았다. 하지만, 8년차인 그녀에게 그런 생활은 그림의 떡이요, 상상력이 만들어낸 직업의 유형일 뿐이었다. 잘 나가는 패션지 회사의 기자! 로 사는 삶은 우아하고 멋진 것과는 거리가 먼, 철저하게 노.가.다 였다. 실제로도 그런가? 알 수가 없다. 이런 분야는 잘 알지도 못하고, 친구의 친구의 친구쯤 되는 인맥도 없는지라 더더욱 문외한이다.
좋은 기사를 쓰기위해, 인기있는 연예인을 섭외 하기 위해서 그녀는 최소한 3개월 전부터 공을 들인다. 전화는 기본이고 촬영장소에 찾아가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고, 한번이라도 더 눈 앞에 아른거려 눈도장을 찍어놓고 ’스토커’ 라는 별명이 생길 정도로 공을 들인다. 간도 쓸개도 다 내줬다 싶을때쯤 타켓은 반응을 한다. 인터뷰가 결정이 되면 배우가 입을 옷과 컨셉, 어디서 찍을지, 어떤 질문들을 할지, 소품은 컨셉에 맞게 어떤 걸 준비하고 등등 또다른 Activity 가 준비되어 있다. 이 과정도 쉽지는 않다. 배우와 스텝, 편집장 모두를 만족시켜야 하기 때문에 조율 과정이 더 어렵다. 몇 개월간의 공들임이 물거품이 되는 수도 있으니까.
이서정의 업무는 그런 일들의 반복이다. 이런 중간중간에 잡지마감일은 다가오고 그 시기가 되면 커피와 담배만이 그녀의 주식이다. 동료들의 짜증과 히스테리와 편집장의 빨간펜 부러뜨리는 소리(이 소리는 편집장이 기사를 보다가 참지 못한 경우에 나오는 행동이다. ’발로 써도 이것보단 잘 쓰겠다?’ 라는 뉘앙스가 몸으로 손으로 나오는 짜증의 대폭발 되시겠다. )는 간식으로 먹게되는 전쟁의 시기다. 그런 마감전쟁을 8년이나 치루면서 그녀는 세번의 사표를 쓸 정도로 힘든시기가 있었지만, 아직 그녀는 같은 명함을 사용한다.
그녀의 애정사를 들여다 보자. 서른 한살의 그녀에게도 몇 번의 남자친구가 있긴 했지만 모두 과거형이다. 그녀가 무섭다며 한결같은 목소리로 이별을 통보해오고, 7년전에 5분간 얼굴을 맞대고 그대로 사라져버린 박우진이란 남자를 마지막으로 그녀의 인생에 남자는 없었다. 아니, 이젠 남자를 믿지 않는다고 했다. 비슷한 족속들의 남자들 치가 떨린다고도 했다. 그런 그녀에게 7년만에 짠~ 하고 우연히 만나게 되는 웬수같은 박우진! 그의 계략인지 얼굴을 봐야 할 우연한 일이 계속 생기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내용이 계속 오버랩 되면서 읽혀진다. 다만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보다는 좀 더 발랄하고 생기있다고 할까? 이 책이 좀 더 인간적인 소설같다.
이 소설은 흡입력도 있고 그녀의 혹독한 일상이 내가 겪은 것 처럼 고스란히 전해진다. 민준선배와 박우진을 만날때의 묘한 설레임과 따뜻함이 독자에게도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