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부부 아이는 서울대에 못간다?
이형미 지음 / 이미지박스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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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부부는 아이를 가까이서 돌 볼 수 없기 때문에,
학원으로 계속 돌리고, 돈으로 뭔가를 때우려 하고, 엄마들과의 정보교류가 힘들어 명문대에 못 보낼 것이다.
상식적으로(!) 생각되는 위 생각을 틀렸다고 말하는 책이다.

저자 이형미는 신문기자로 20년간 맞벌이 생활을 하면서
아들을 고려대에 입학시킨 장본인으로 본인의 노력과 아들을 어떻게 교육시켰는지 그 노하우가 담긴 책이다.

소위 SKY 대라고 말하는 명문대는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이다.
큰 줄기로 보면 맞벌이 부부 뿐 아니라 전업주부들이 읽어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이 책은 크게 4개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1. 맞벌이 주부로 산다는 것
2. 직장 맘의 노하우 자녀 교육에 활용하기
3. 명문대로 가는 차별화 전략
4. 명문대 합격, 그 절반은 엄마의 몫

직장다니면서 못 하는 일에 발 동동 구르며 이러저러한 핑계로 합리화 하지 말고,
워킹맘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적극적으로 파악하고 활용하라는 게 주요 내용이다.

또한 아이가 고등학교에 들어가면 엄마도 각종 대학의 입시정보에 대해 함께 공부하고 
관련정보를 파악하고 분석하는 정성을 들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요즘 아빠의 경제력과 엄마의 정보력이 아이를 명문대에 들여보낸다는 우스개가 있다.
강남에 한달에 많은 돈을 투자해서 비싼과외와 유명한 학원으로 돌리며 아이들을 지원하는 부모도 있지만,
그렇게 지원을 해도 아이의 적성이 그것과 맞지 않다면 안 한 것만 못한게 된다.
그렇게 못 해주는 것에 대해 상대적으로 비관하고, 무리해서 그 대열에 끼려고 하지말고
가까운 주위에서라도 아이와 맞는 학원을 선택해 효과를 극대화 하라고 강조한다.
 
엄마들 중에는 학원 개수로 공부의 결과가 결정되는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공부는 학원선생이나 과외선생이 시켜주는게 아니라 결국은 본인이 해야만 하는 것이다.

책을 보면서 주연이가 나중에 크면 시켜보고 싶은 활동은...
- 엄마가 신문을 먼저 꼼꼼하게 읽은 다음에 아이에 맞게 신문 사설이나 칼럼을 하나씩 오려
노트에 붙여준다.  그럼 아이는 엄마가 스크랩한 글을 읽고 자신의 느낌이나 때론 요약본을 글로 써본다.
매일 매일 꾸준히 숙제로 내준다고 한다.
효과를 수치적으로 증명할 순 없겠지만,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참 좋은 방법 같아 써먹어 보기로 한다. 나중에 중학교 들어가면서 부터 시작해볼까?  ^^

주위에 초등생들이 논술학원을 다니는데, 주연인 따로 하는게 없다.
책을 많이 읽어야 좋은 글을 쓸수 있다는 게 내 생각이라 논술을 잘 하기 위한 기술을 가르쳐 줄 것 만 같아서 별로 
안 좋을 거 같다.  나중에 필요하면 단기적으로 보낼 생각은 하고 있다.
글은 자기가 좋아서 써야, 쓰고 싶을때 써야 좋은 글이 나오는 것 같다.
그런 훈련을 위해 아직은 책을 많이 읽으라고만 하고 있다. 다행히도 책을 좋아하긴 한다.  ^.^

옛말에 ’한 해 농사 망친 것이야 1년 농사지만 자식 농사는 100년 농사’ 라는 말이 있다.
자식 교육은 잘 가르쳐 내 노후에 호강을 받으려고 투자하는게 아니지 않은가?

아이 스스로 좀 더 좋은 학교에 들어가 원하는 일을 선택할 때,
그 선택의 폭을 다양하고 넒게 만들어줘서 여유있게 골라 갖을 수 있는 먼 훗날을 위해,
아이를 잘 관찰해서 불필요한건 줄여주고, 필요한 걸 하나라도 더 해주는게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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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동딩동 편지 왔어요 - 우편집배원 일과 사람 2
정소영 지음 / 사계절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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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참 재밌어요.  딩동 딩동~ 편지 왔어요. 
사계절 출판사에서 일과 사람이라는 주제로 책을 시리즈로 출판하는 모양이에요.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우편집배원] 이야기이구요.

수많은 직업들이 있지만, 
있을땐 고마움을 잘 모르고 없어지거나 차질이 생기면 불편한 직업들이 몇 개 있죠.

우편집배원도 그 중 하나 일꺼에요.  

책에 그림들도 정감있고 예뻐요.  내용도 그 직업에 대해서 자세하게 나와 있어서 
몰랐던 내용들을 쏙쏙 알게 해줘서 좋아요!



책을 보면 우편번호를 왜 잘 써야만 하는지 알 수 있구요.
우체국에 한번도 안 가본 사람이라면 소포를 어떻게 보낼 수 있는지,
또 소포를 보내면 어떤 경로로 받는사람 손에 전달되는지 잘 알 수 있어요.

그림책을 보면서 한페이지 한페이지씩 따라가다보면 우편집배원 의 하루를 모두 경험할 수 있어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빠지지 않고 편지, 택배, 고지서들을 배달 하는 그분들의 노고가 느껴져요!

저 같은 경우는 우편집배원들을 직접 만날 수는 없지만 
도시에서 조금 떨어진 조그만 마을엔 우편집배원들과 주민들은 친구 같기도 자식 같기도 합니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집배원을 보면 이러저러 사소한 심부름도 시키신다고 합니다.  ^^



우편물을 빨리 배달하기 위해 이렇게 오토바이를 타고 동분서주 하시는 집배원님들이 계셔서 
집안에서 편하게 보내고 받아볼 수 있네요.

어린아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친구들이 읽으면 좋을 거 같습니다.
책을 함께 보면서 여러 직업들에 대해 얘기해봐도 좋을 거 같구요.  ^^

오랜만에 아들과 책 나란히 펴놓고 같이 읽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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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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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에서 엄마를 잃어버린다.
아버지와 같이 시골에서 올라와 지하철을 갈아타러 가는 길이었는데,
거짓말처럼 농담처럼 하지만 진짜로 잃어버린다. 


늘 앞서 걷던 아버지를 ’좀 천천히 가먼 좋겄네’ 하며 종종걸음으로 쫓아오는데, 그날은 왜 못 쫓아 오셨을까!  
지하철을 타고 한 정거장이 지난뒤에 돌아보니 아내가 없다. 


요즘 세상에 어떻게 길을 잃을 수 있나?
핸드폰도 있고 택시도 있고, 물어 물어 찾아올 수도 있을텐데...
소설속에 엄마는 그런것들도 없고 무엇보다 몸이 아프다. 머리가 아프고 정신도 오락가락한다.
글도 읽을 줄을 모른다. 

- 그날 니 엄만 서울 갈 형편이 못 되얐다. 서울엘 가지를 말았어야 했는디... 전날 머리가 아프다고 세숫대야에 얼음을 가득 넣고 그 속에 머리를 박고 있었다. 누가 부르는 소리도 못 듣고... 밤에 보니 냉동실에 머리를 넣어둔 채로 서 있더라. 얼매나 아펐시믄 그랬겄냐. 아침밥 하는 것도 잊어버린 채로 있던 사람이 뭔 정신으로 서울은 가야 한다고 하질 않겄냐. 니덜이 기다린다고. 그리도 내가말렸어야는디. 그냥 마음 한켠으로는 이번 참엔 서울 가믄 억지로라도 병원에 입원시키야지 하는 생각이기도 했다. 그라믄 어쨌든 그런 사람을 데리고 갔시믄 잘 부축을 했어야 하는 것인디. 내가 니 에미를 환자 취급을 안하고는 서울역에 내리자마자 내 혼자 내 걸음으로 앞질러 걸었다... 평생 그리 살다보니 기냥 그 버릇이 나온거여. 일이 이리된 것이여.

 

엄마의 잃어버림을 계기로 남편, 아들, 딸들은 엄마와의 추억들을 과거속에서 하나 둘씩 끄집어낸다.
그동안 잊고 지냈던 무심했던 날들을 회상한다.  그런 것들이 행복이었다는 것을 그제서야 깨닫는다.

엄마 이야기를 남편이나 자식 어느누구도 단 한번 귀기울여 듣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엄마 마음속 얘기를, 맺힌 한을 엄마는 얼마나 얘기하고 싶었을까!  엉킨 매듭을 얼마나 풀고 싶었을까!
남편은 밖으로 떠도느라 아이들은 성장해서 서울로 나와 바쁜 삶을 사느라 그들은 들어 줄 여유가 없다.
그런 속앓이들을 토해내듯이 풀어냈더라면 아프지 않았을 수도 있을텐데...
건강한 몸으로 씩씩하게 집을 찾아와 가족들 품으로 돌아올 수 있었을텐데...

 

엄마 한테 전화가 오면 맨날 똑같은 레퍼토리가 지겨워 대꾸도 건성으로 하고, 귀찮아서 바쁘다고 그냥 끊기도 한다.  
나중에 전화한다고 해놓고 잊어버리고. 매번 똑같은 밥은 먹었냐는 질문에 안 먹었어도 선의의 거짓말을 한다. 
할 얘기가 뻔히 들여다보이고, 새로운 얘기거리도 없고... 
엄마는 한마디라도 더 하고 싶어서 말꼬리를 무는데 더 귀찮아 하는 자식들.
엄마와의 대화는 매번 이런식이다. 


엄마를 찾아달라고 경찰서에 신고하고, 인터넷에 광고를 하고, 전단지를 만들어 여기저기 붙이러 다니고,
잃어버린 서울역 앞에서 지나다니는 사람들에게 전단지를 돌린다.

- 우리 엄마에요. 이런 분 보시면 꼭 연락주세요.  버리지 마시고 한번만 들여다 봐주세요



엄마를 봤다는 전화를 받고 그 장소에 가보면  사흘전에, 일주일전에 봤다는 이야기들이다.
찾아가서 보면 큰 아들이 처음 일을 시작했던 동사무소요, 첫 집을 장만했던 옛날 집이다.
엄마의 발자취를 뒤늦게 따라가 보면서 옛날 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지곤 한다.  
정작 자식들 머리속에선 희미한데 엄마 기억속에 아직도 이 장소가 남아있었나 싶은 곳들이다.
그 때의 추억들이 한 토막씩 여지없이 떠오르고... 함께 나눴던 대화며 함께 울고 웃었던 이야기들.



엄마를 잃어버린 지 일주일, 한 달, 두 달, 한 계절이 지나고... 엄마를 잃어버린 지 구개월째다.
식구들은 점점 지쳐간다. 한계절, 두계절을 보내고는 체념한 듯도 보인다.
엄마를 찾는 일에 덜 신경쓰는 가족들을 향한 분노.  몇 개월째 이어지는 피로감.  더 이상 엄마를 봤다는 전화도 오지 않는 막막함. 
일상적인 생활을 하는 다른 형제에게 고함을 친다.  
- 나쁜놈. 엄마를 찾아내!  어떻게 그럴 수 있어... 왜 엄마를 찾지 않아. 왜애! 왜! 
- 엄마를 잃어버린 뒤 날이 갈수록 그는 불쑥불쑥 아내에게 화를 내는 일이 잦아졌다. 집에 들어오면 화가 더 났다. 둘째가 전화를 걸어와 상황을 물으면 몇마디 대꾸해 주다가 니가 나한테 알려줄 건 없냐! 너는 대체 뭐 하는 놈이야! 고 버럭 성을 냈다.
- 모두들 서서히 엄마를 잃어버린 아들과 딸 그리고 남편이 되어가고 있었다. 엄마가 없이도 일상은 이어지고 있었다. 

 

엄마에게 어린시절이 있고 처녀시절이 있었고, 신혼시절이 있었던 것도 한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듯이 엄마는 처음부터 엄마였다.  그냥 당연히 엄마였다. 

시골집과 함께 언제나 그 자리에 넉넉한 품과 함께 있었던 엄마였다.
한번도 부재를 생각해 보지 않았던 그들은 무심했던 자신들을 후회하고 책망한다.

- 저녁밥 대신 역촌동의 대형마트 안 호프집에서 생맥주를 두잔 마신 여동생이 가방 주머니에서 수첩을 꺼내더니 어느 쪽을 펼쳐 그 앞에 내밀었다. 나는 앞을 보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줄 생각이다. 나는 중국어를 배워야겠다. 나는 남극에 가보고 싶다. (...) 밑으로 서른 칸은 넘게 나는, 으로 시작하는 문장들이 줄지어 있다. "이게 뭐냐?" "지난 12월31일에 새해를 맞이하며 글 쓰는 거만 빼고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적어본 거야.  근데 내 어떤 계획에도 엄마와 무엇을 함께하겠다는 건 없더라. 쓸 때는 몰랐어. 엄마 잃어버리고 나서 다시 보니 그렇더라구."


막내딸은 엄마를 찾아 나서려는 마음은 굴뚝같지만 엄마 손길이 필요한  어린자식이 셋이나 되는 통에 집에서만 
마음을 졸이며, 다른 형제들이 물어다주는 쪽지만으로 한숨과 걱정을 한다.
- (...) 엄마는 상식적으로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살아온 인생이 아니야. 엄마는 엄마가 할 수 없는 일까지도 다 해내며 살았던 것 같아. 그러느라 엄마는 텅텅 비어갔던 거야. 엄마를 잃어버리고도 이렇게 내 아이들 밥을 챙겨먹이고 머리 빗기고 학교 보내고 있느라 제대로 엄마를 찾아나서지도 못하는 내가 아주 낯설어. 언니, 아무리 그래도 나는 엄마처럼 할 수 없어. 나는 내 아이들에게 엄마가 내게 해준 것처럼 할 수 있을까. 나는 엄마같이 못해. 나는 내 아이들 밥 먹이면서도 자주자주 귀찮아. 아이들이 내 발목을 붙잡고 있는 거같이 느껴져서 부담스러울 때도 있어. 나는 셋째가 조금만 더 자라면 놀이방에 보내거나 사람을 구해 아이를 맡기고 내 일을 할 거야. 내 인생도 있으니까.(...)

요즘  엄마들은 막내딸 같지 않을까. 내 마음이 딱 그런대. 
난 예전 엄마들처럼 내 엄마처럼 자식들에게 나를 버려가면서까지는 자신이 없다.

책을 읽는 중간 중간에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보며 눈물이 마를때를 기다려야 했다.
울컥 울컥 치미는 뜨거운것이 목구멍을 아프게 한다.

큰딸이 성모상 앞에서 울먹이며 내뱉는 말이 바로 귓가에서 들리는 것 같다.
"엄마를... 엄마를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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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
와타야 리사 지음, 정유리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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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 역대 최연소의 나이에 ’문예상’을 수상하며 천재 문학소녀로 데뷔한 와타야 리사.
저자는 2년만에 두번째 작품으로 이 책인 ’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 을 발표했다고 한다.

19세면 우리나라로 치면 고3이다. 
작가를 알고 책을 읽어서인지 사춘기 그 나이때의 감성과 혼란스러움, 현실에 대한  부적응, 
삐뚤어지고 싶은 마음들이 소설 여기저기에서 묻어난다.

특정한 친구들의 그룹에 속하길 원하지 않는, 단짝 친구인 키누요 하고만 친구 하고 싶은 우리의 주인공 ’하츠’.
’올리짱’ 이라는 모델을 광적으로 좋아하는 열혈팬 ’니나가와’.
여름방학을 얼마 안 남긴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하츠와 니나가와의 이야기다.

이렇다 할 친구도 없고, 학교에서 말 한마디 하지 않는 둘은 닮은 듯 하면서도 서로 다르다. 
니나가와는 올리짱 이외에는 모든것에 관심이 없다.
올리짱에 관한 것이라면 뭐가 됐든 하나씩 둘씩 모으기 시작한다.  아주 사소한 작은 것들까지도.
하츠와 친해지게(?)된 계기도 하츠가 올리짱을 직접 봤기 때문에 하츠란 인물을 쳐다보게 된다.

하츠는 그런 니나가와에게 조금씩 관심이 생긴다.
처음엔 독특하고 신기한 캐릭터에 관심을 가졌다가 어느틈엔가 계속 지켜보게 된다.
계속 지켜보며 안쓰러움과 올리짱에 대한 부러움... 질투 이런 느낌이 생겨난다.
본인은 부정하겠지만, 내가 보기엔 니나가와를 짝사랑하게 된 것 같다.

항상 구부정한 모습으로 고개를 숙이고 한 곳에 집중하는 니나가와. 
올리짱이 나오는 잡지를 보거나 쉬는시간에 책상에 누워 자는게 전부이지만...

한 곳 만 향해있는 그런 무심한 등짝이 얄밉고 야속한걸까?
하츠는 그런 모습의 니나가와를 발로 차주고 싶은 충동을 여러번 느낀다.

중반정도 읽어갈때쯤 생각했다.
뭔 얘기를 하려는 걸까? 사춘기 고등학생들의 방황을 그린건가?  
결론은 독자가 상상하게 독자의 몫으로 놔둔다.  

일본에서 상도 받고 큰 인기를 누렸던 책이라고 한다는데...
일본내에 다른 소설에 비해 좀 신선한 내용이었나보다.

결론을 기대한 소설은 아니었지만 발로 차주고 싶은 충동을 느끼면서 소설이 끝이난다. 흠.
그래도 궁금하다.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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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어디 가?
장 루이 푸르니에 지음, 강미란 옮김 / 열림원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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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어디가? "
둘째아들 토마가 작가인 장 루이 푸르니에에게 하는 질문이다.
"집에 간단다"
1분이 지나고, 아무렇지 않은 듯 순진하게 토마가 또 같은 질문을 한다.
"아빠 어디가?"
"...."
그렇게 열번 이상 같은 질문을 한다.  소리를 못 듣는 귀머거리도 아닌데 말이다.

눈치챘듯이 토마는 장애를 가진 아이다.
큰 아들 마튜는 말을 하지 못한다.  마튜 역시 장애를 가진 아이다.
그나마 토마는 말이라도 하지만 마튜는 그 마저도 하지 못한다. 게다가 앞을 제대로 보지도 못한다.
부서지기 쉬운 뼈를 가졌고 두 발은 뒤틀렸으며, 얼마 가지 않아 등마저 굽었다.
토마도 마튜와 같은 장애를 가졌다. 마튜보다 약간 덜할 뿐이지만, 곧 비슷해진다.

장애아의 아빠는 웃을 자격이 없다. 웃는다는 것은 최고로 눈치 없는 행동일 테니까 말이다.
장애아를 둘이나 가진 아빠에게는 이 모든 조건이 곱빼기가 된다. 곱빼기로 슬픈 모습을 보여야 한다.
하지만 푸르니에는 슬픈 상황, 우울한 현실에서도 블랙유머를 잃지 않는다.

때로 블랙유머가 너무 솔직해서 독자로 하여금 멈칫 하게 한다.
뒤에 숨겨진 깊은 고통이 느껴지곤 해서다.
차 안에 우리 셋만 있을 때면, 별별 이상한 생각이 다 들곤 한다.
가스통 하나와 위스키 한 병을 사볼까? 그리고 다 마셔버리는거야!
이러다 대형 교통사고라도 난다면 정말 다행이지 않을까 싶다. 특히 내 아내를 위해서는 말이다.
난 점점 더 피곤한 스타일이 되어가고, 아이들은 크면 클수록 더 힘들어지고 있다. 
나는 두 눈을 감는다. 눈을 감은 채 가능한 오랫동안 속력을 내본다.

장애아를 키운다는게 현실로 다가온다면 어떨까?
말로서 통제가 안되는 건 당연할테고, 몸까지 불편한 아이라면 아이의 손과발이 되어야 하고 계속 지켜봐야 할 것이다.  
아무리 부모라 해도 예쁜 내자식이라해도 그 스트레스는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작가는 장애아로 태어난 죄없는 아이들을 놀려댄다.
하지만 들여다보면 그 아이들을 놀려댐으로써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한 자기자신을 놀려대는 것이다.
정상적인 아이로 태어나게 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과 정상적인 삶을 살면서 누려야 할 행복을 주지 못한 것에 대한 죄책감.

(...)아빠가 한 일에 대해 잘했다는 말은 하지 않겠어요. 우리를 보세요. 다른 아이들처럼 정상적인 아이를 만드는 것이 그토록 힘든 일이던가요? 정상적인 아이들이 매일 태어나는 것을 생각해보면, 그것도 수많은 아이들이 태어나는 걸 생각해보면, 별로 어려운 일은 아니지 않았나 싶어요. 천재로 낳아달라는 부탁을 한 것도 아니잖아요. 그저 정상적인 아이로 낳아주길 바랐을 뿐이에요.(...)

마튜와 토마라면 정말로 저런말들로 원망했을 지도 모르겠다.

푸르니에가 진정 하고 싶은 말은
 ’장애아로 태어나게 해서 미안하다, 아빠를 용서해라! ’  이말이지 않을까 싶다.

정작 아이들은 아빠 말을 이해하지도, 글도 못 읽지만 아빠는 아이들에게 하고싶은 말들을 풀어놓는다.
이 책을 아이들에게 선물하고 싶다고 한다.

정상아들이 할 수 있는 아주 사소한 것들을 부러워하고 또 부러워했던 푸르니에.
다른아이들처럼 책을 읽어주고, 음악을 같이듣고, 미술관도 같이 가고 
함께 할 것도 많고, 들려줄 이야기도 많은데, 추천해줄 책도 많고 선물해주고 싶은 것들도 많은데...
아이들은 깊고 깊은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있다.

프랑스에서 블랙 유머와 따뜻한 감동 넘치는 글을 써서 유명해진 방송 연출가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그는 
자신의 아이들에 대해 쓴 이 책도  독특하고 유머 가득하게 글을 썼다.
본인 자신도 눈물에 호소하며 신파극으로 치닫는 글을 쓰고 싶지 않았다고 한다.
사람들의 동정을 사는 글을 쓰고 싶지 않았다고 한다.

이 책을 읽고서 작가를, 토마를, 마튜를 동정하면 안되겠지!
작가의 의도를 충실히 받아들여 블랙유머를 보고 썩소한번, 씁쓸한 미소한번 날려주는 것으로 이 책을 덮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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