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떤 그리움>
'보고싶다'
진실로 그렇게 마음 깊이
가슴 싸 하게 느껴 본 적 있으신지요.
아마 없으시겠지요.
앞으로도 없으시겠지요. 하늘을 보고 허공을 보다가
누군가가 보고 싶어
그냥 굵은 눈물 방울이 땅바닥으로
뚝, 뚝 떨어져 본 적이 있으신지요.
없으시겠지요.
없으시겠지요.
언제까지나 없으시길 바래요.
그건 너무나, 너무나......
<슬픔에게>
슬픔이라 일컫는 그대여!
안녕하신가?
그대를 애타게 기다려 온 나는
가슴이 여린 사람인가 보오.
가끔씩은 그대와 함께
삶을 엮을 거라 생각은 했지만
고맙게도 너무 자주 찾아 주니
정말 반갑구려.
내 성숙의 키를 자라게 하는 그대는
착한 마음의 소유자인가 보오.
또다시 그대 내게로 가깝게 온다면
기꺼이
기꺼이
눈물을 준비하고
행복스레 맞이하리다.
<인연>
우연이었다기보다는 인연이라 믿고 싶었습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우리의 이야기를 해명할 수는 없습니다.
전생 쌓고 쌓은 숱한 날들을 거슬러 올라가야만
그 첫 만남을 축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우리가 헤어진다면
분명 나의 큰 잘못 때문일 겁니다.
그는 결코 나를 버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 떠나야 하는 아픔으로 헤어질 것입니다.
애별리고, 애별리고
처절한 괴로움으로 더 이상 인연을 맺고 싶지 않을 것입니다.
<우레와 같은 침묵>
말의 뿌리는 침묵입니다.
우레와 같은 침묵을 갖지 않고는
내면의 소리를 들을 수 없습니다.
커다란 침묵 속에서만이 마음이 열리고
은쟁반에 흰 눈을 담은 듯 고요하게
환희 들여 비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