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인 2009-12-21  

안녕하세요? 눈띵만 하다가 인사드리네요 ㅋㅋ 

질문이 있어서 글씁니다. 벤야민 "독일 비애극의 원천"을 읽으려고 하는데, 조만영/김유동최성만 판본 중에 어떤 번역이 더 가독성이 있는가(또는 좋은 번역?인가) 해서요 ^^; 최성만 선생님 다른 벤야민 번역본들이 읽기 조금 힘들었어서 질문드립니다. 독일어를 전혀 못해서요 ^^; ㅎㅎ 

 
 
람혼 2009-12-21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인님, 안녕하세요. 잘 지내시죠? ^^

말씀하신 두 종의 번역본에 대해서는 작년 말쯤에 로쟈님과 잠시 댓글로 짧게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로쟈님 서재의 "전체성이냐 학문이냐"라는 글과 그 글에 붙어 있는 저의 댓글을 일단 참조하실 수 있을 듯합니다.
http://blog.aladdin.co.kr/mramor/2390953

당시에는 한길사 번역본이 아직 출간되지 않은 상태라서, 그때 서로 비교했던 것은 조만영 선생 번역의 새물결 출판사 판본과 최성만 선생 번역의 길 출판사 판본(벤야민 선집 6권에 수록된 서문 "인식비판적 서론")이었습니다. 이때 지적했던 오역 부분은 나중에 한길사 판본이 나오면서 수정되었던 것으로 확인한 기억이 있습니다(따라서 같은 번역자의 번역이지만 벤야민 선집 6권의 번역과 한길사 판본의 서론 번역이 조금 다를 것입니다).

여하튼 이상의 사정 등으로 인해 저로서는 당시 조만영 선생 번역의 새물결 판본에 조금 더 믿음이 갔던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저로서도 개인적으로 두 권의 번역에 대해 전반적인 비교 검토를 해볼 기회가 오기를 바라지만, 부끄럽게도 여러 사정상 아직 착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두 권의 번역에 관해서는 아주 최근에 김남시 선생이 간략하게나마 직접적으로 언급한 바 있습니다. 이 글을 참조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 나온 <번역비평> 3호(2009년 가을호)에 실린 번역서평 "<독일 배애극의 원천> 번역 검토"가 그것인데요, 여기서 김남시 선생은 일단 한글 번역에 있어 조만영 선생의 번역어에 대한 노력을 상찬하고 높이 평가하면서도 번역본에서 발견되는 몇 가지 오역들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물론 최성만/김유동 선생 번역본의 문제점들도 밝히고 있죠. 자세한 평가는 아니고 두 번역본의 전체적인 대의를 밝히고 오역들을 간략하게 지적하는 글이지만 번역본을 선택하시는 데에 있어서는 하나의 길잡이가 되어줄 수 있는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도 나중에 기회가 있을 때 본격적으로 두 번역본의 비교를 수행해볼까 합니다. 무엇보다 <독일 비애극의 원천>은 개인적으로도 벤야민 텍스트들 중에서 무척이나 애정과 관심이 가는 책이기에 그렇습니다.

어쨌거나 제 나름으로는 답변을 드렸는데, 도움이 돼드렸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기인님, 연말 잘 마무리하시고 알찬 새해 맞이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