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입은 남자
이상훈 지음 / 박하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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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이상훈의 한복 입은 남자를 읽었다

예전에 오세영의 베니스의 개성 상인 역시 3권으로 됐던 책으로 부제가 한복 입은 남자 였던거 같다 . 그래서 이 책은 책갈피만 갈아 입은 개정판인줄로만 알고 뒤늦게 왜? 했더니 작가가 달랐다.

그런데 루벤스가 그 시절에 조선인을 그린건 정말이지 신기하긴 하다. 학계의 정설은 일본에 의해 끌려간 노비가 외국으로 가게됐다 로 알려져 있다는데

그런 사실을 뒤로하고 팩션을 이끄는 장치들이 여럿 있었다. 조선 초의 한복의 복식에 대한 연구 자료가 모이고 정화라는 명나라의 항해가와 더불어 세종시절의 천재 장영실이 이야기로 엮어진다.

사실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소설인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지만 장영실이 이탈리아의 다빈치의 스승일 수도 있다는 견해가 그럴듯하게 읽혔다. 꽤 두꺼운 분량도 소설속 피디의 친구가 번역해내는 옛 장영실의 비망록을 따라감이 마치 독자가 장영실의 일년일년을 같이 밝혀내는 기분을 들게했다.

비천한 관기의 아들로 태어난 노비 장영실이 동래현에서 수차를 만들어 가뭄을 해갈하고 여러 발명품들로 세종에게 총애를 받아 대호군이란 종3품의 벼슬에까지 이른다. 명나라 유학길을 몇번이나 오르며 서양바다길을 6번이나 오간 정화 대장을 만나 교류하게 되는데 그 만남이 나중에 죽음에서 살아지게되는 끈이 된다.

측우기 물시계 해시계도 중요한 발명품이지만 책에서 중요했던 건 신기전과 칠정산으로 그발명으로 인해 명나라에 쫓기게되고 결국 장영실이 임시로 만든 가마가 부서져 세종이 낙상했다는 어처구니 없는 사건으로 장영실은 역사 실록에서 조차 사라진다.

실록은 조정의 관리들의 죽음일시등이 정확한데 반해 장영실은 노비이지만 세종의 총애를 받았고 종3품이란 높은 벼슬까지 했음에도 갑자기 사라진 연유를 소설에서는 세종이 일부러 사건을 만들어 탈출하게 한건 아닐까 로 썼다.

정화와 함께 갖은 고생끝에 도착한 유럽에서 교황을 만나게 되고 동양의 문물과 기술을 합함으로써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증명하기에 이르는데 아직 갈릴레오도 나오기전 세상의 중심은 지구이고 지구는 끝에 엄청난 절벽이 있을꺼라 믿던 중세의 로마인들은 한낮 동양 사람하나가 떠드는 소리에 사탄이 왔다는 말까지 하기에 이른다.

이른바 르네상스가 시작될 무렵 메디치가의 후원을 받게되고 어린 다빈치를 알아 스승으로서 알고있는 지식을 전수하게 되는데

실제로 다빈치의 비행기 설계도나 시계 화포의 스케치가 장영실이 만들어낸 것과 너무나 비슷한것이다.

과연 다빈치는 장영실을 배웠을까.. 소설을 읽고나면 진짜 그럴지도 모를 일이지 하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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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3 - 1부 3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3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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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박경리의 토지 3권을 읽었다.

3권은 망해가는 나라와 함께 망해가는 평사리와 참판댁을 비추었다. 2권에서 사건을 도모한 김평산 칠성이는 살인을 교사했다는 이유로 사형을 당하고 귀녀는 임신한채로 사형기일이 늦춰져 강원도로 사냥간 강포수를 뒤늦게 만나고 아들을 낳아주고 죽는다.

조준구의 마수가 삼월이를 덮치고 참판댁 재산을 넘보기에 이르는데 그 사이 호열자라는 전염병이 돌아 서희를 돌보던 봉순네와 김씨 윤씨부인이 죽는다.

길상과 서희 용이도 돌림병에 걸리지만 살아남고 보리흉년을 맞는다. 마을은 조준구와 홍씨부인의 행패로 흉년에 굶어죽는 사람들이 전염병때 만큼 늘어난다.

월선이는 강원도로 친척되는 할아버지를 따라가 주막을 하며 돈을 모아와 다시 평사리로 돌아와서 용이를 끝내 다시 만나게 되고 아들을 원하는 틈에 살인자의 아들로 때만 되면 동네로 떠돌아 오는 한복이를 같이 살게 해주려한다.

강천댁은 용이와 맨날 푸닥거리중에 전염병때 죽고 칠성이 아내 임이네가 걸식을 하다하다 다시 동네로 돌아와 용이에 안겨 아들을 낳아준다.

두만네 개똥네 윤보 영팔이 서서방 김훈장...등등

입에 풀칠하기 어려운 중인데도 돌아돌아온 한보를 밥풀이나마 숟가락 떠먹여주는 동네인심 같은거
아무도 장사쳐주러 오지 않는 강천댁과 목맨 함안댁 시신을 염해주고 무덤 떼입혀주는 동네 어른들을 잊지않겠다고 열살짜리가 마음먹는 일 같은게

읽으면서 내도록 한스럽고 사무치고 눈물 훔치게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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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교사 안은영 오늘의 젊은 작가 9
정세랑 지음 / 민음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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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정세랑의 보건교사 안은영을 읽었다.  
 
재밌고 웃기고 즐겁다.
작가가 오로지 글쓰는 쾌감을 향해서 썼다고 했는데 그럴만하게 휘루루룩 읽을 수 있었다. 한국소설들에 무슨 일이 일어난건가 싶은 것이 연타석 삼루타를 날려주고 있다. (홈런까지라고 하기엔 내가 너무 오버하는거같고) 
 
이야기를 만드는 과정이 어떻든간에 어떤 이야기든 소설안에 있으면 그럴듯하게 독자를 속일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20년씩 살고 환생하는 학생 이야기를 떡하니 대놓고 해도 그 애가 요괴(젤리)들이 나타날때마다 환생해서 그것들을 씹어먹는 어처구니없는 이야기를 어어 그래 그럴 수 있겠다 정도로 믿게 해야된다고는 생각한다. 그런게 책의 진실성만큼이나 책이 가진 또다른 상상의 힘을 만들어 내고 그런 속에 또다른 진실이 생겨나는거 아닐까. 그래야만이 이야기가 즐거울 수 있고 심각해질 수 있으며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런면에서 작가는 배우이기도 하고 의사이기도 하고 코미디언이기도 하며 경찰같기도 하다. 암튼지간 나는 시시콜콜 다 설명하듯 말해도 그 진실속에 있는 색다른 포장이 작가들의 힘이라고 생각하고 작가가 경험에 의해서든 취재에 의해서든 상상에 의해서든 포장의 개수가 수없이 샘솟는 작가가 좋은 작가라고 생각한다.  
 
물론 순전한 나만의 생각이지만 아무런 상상 없이 쓴 밋밋한 글보다 이런 만화같은 안은영을 만들어낸 작가를 다시 보게 된다. 분명 앞으로도 나를 웃기게하거나 울릴 작가인 것같다.  
 
안은영은 욕을 잘 한다는데 아우 이런것도 처음부터 웃겼다. ㅋㅋㅋㅋ나는 속으로 중얼중얼 하는것도 욕을 잘 못 하는게 문젠데 안은영은 거침 없다. 멋지다. ㅋㅋㅋ
거기다 사람들이 못 보는 것들 한없이 봐서 피곤한 인생이다. 그럼에도 뒤로 돈벌궁리를 안하고 가감없이 부자나 가난하나 다 살펴준다. 도깨비에서는 도깨비가 신도 만나기도 하던데 안은영은 신도 뭐도 없이 보상하나 없는 일에 매번 전력질주 한다.  
 
간호사를 하다 지치고 지쳐 학교때 따둔 보건교사 자격증을 써서 M고교에 부임하는데 사립고교 손자인 이 학교 한문선생에게서 샘솟는 맑은 기운을 에너지 삼아 학교의 각종 젤리들을 하나씩 물리치는 내용으로 이뤄져있다.  
 
어이없는 죽음에서부터 억울한 죽음 또는 원한이 있는 죽음의 혼들이 몽글몽글한 학생들을 정신없게도 하고 도둑질을 하게하고 덧없는 짝사랑에게도 빠지게 한다.  
 
열편의 내용마다 독특한 사연들에 빠져들게 되는데 비비탄총이랑 플라스틱칼을 들고 젤리들을 없앤다고 허공에다 휙휙 휘둘러대는 안은영을 상상해볼때마다 너무 웃긴데 안쓰럽고 해서 자꾸 다음 사연이 궁금해지는 연속 효과가 나타난다.  
 
참 멋도 없고 젤리들 물리친다고 바빠 예쁜말 할 줄도 모르는데 한문선생의 맑은 기운은 손을 잡아야지만이 에너지가 충전되고;; ㅋㅋㅋ 아 이런 설정도 귀엽고;;  
 
책 속에 나오는 각종 주인공들은 작가의 지인들의 이름을 빌려오고 ㅋ지인들의 이름에 감사의 말을 하는 것으로 맺음말을 썼다. 아 이런 것도 너무 재밌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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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한 당신 - 뜨겁게 우리를 흔든, 가만한 서른다섯 명의 부고 가만한 당신
최윤필 지음 / 마음산책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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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최윤필의 가만한 당신을 읽었다.

책은 매주 토요일 한국일보로 게재되는 칼럼으로 전세계인의 부고를 기자 자신의 취재를 담아 써내려간 짤막한 자서전 성격이 있다.
책을 읽으면서 전체적으로 꽉 짜여졌다는 느낌을 받았고 다방면으로 인물을 모으고 그 인물들의 세세한 이면을 잘 정리해 담담한 어조로 써내려간 글인데
어떻게보면 약간 기사문 같이도 읽혀짐과 동시에 한없는 존경을 표하는 인사같기도 해서 읽는 내내 나 조차도 공손한 마음이 들었다;;.

예전 하루키의 르포집인 '언더그라운드'라는 책을 읽고 사회현상을 풀어헤친 소설가의 눈과 관심에 굉장히 충격을 받았고 그로 인해 몰랐던 일본의 이면을 제대로 뚫어서 보게된
신선한 독서경험이 있다. 익히 읽어왔던 투의 하루키식 소설과 비슷했지만 현실을 가감없이 느끼게 해 준 글들이 소중했고 또한 그런 경험으로 이러한 글읽기가 사회문제 전반에
관심과 행동을 만들어 낼 수 있겠다는 조금 과장일 수 있는 생각까지 이르게 했다.

나는 그저 주부이고 아이들을 건사하고 오늘 하루 일에 매여 내일도 모르고 지나는 하루하루인것같은데
세상의 많은 개인들은 , 혹은 개인적인 단체들은 .. 그런 개인 개인들을 위해서 애쓰고 힘쓰고 고통받고 무언가를 이뤄내고 있다.
한 사람의 역사 역사가 모여 세계의 역사를 이루는 과정을 보는 기분이다.

과연 한 개인이 세상에 태어난 존재의 이유가 궁금해진다면 이런 책을 콕 집어내서 한 챕터만 읽어본다면;;;
세상은 참 할 일도 많고 나 또한 세상의 역사일부가 될 수 있다는 과분하고도 당연할 수 있는 마음을 가져보게 된다.

책은 여러 사회문제에 최전선에서 전방위로 활동하던 인물들을 재조명 하는 가운데 우리가 살고 있는 2016년의 문제들까지 파고드는데
성공한 것 같다. 그들을 계기로 죽어가면서까지 그들이 해결하려던 문제에 대해 한번 내 기준으로 생각해보게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와 더불어 자살 및 존엄사에 대해서 인물들이 비중있게 설명했고
아프리카의 무참한 민족전쟁 그에 따른 미혼모 문제를 감싸안은 콩고의 마마의 부고부터
장애인권을 위해 애쓴 이, 동성애의 합법화를 이뤄낸 이, 자살연구가, 여성인권과 젠더 혁명을 이끌어낸 이, 군대와 경찰내의 문제와 수형자의 인권을 고발한 이,
국가적 감시 속의 개인 인권문제를 폭로한 이, 군비경쟁보고서를 만든 이, 불치병의 치료에 애쓴 이, 2차대전 이후 문제를 비판한 이, 법인류학을 실현해낸 이,
...
소수의 목소리를 끊이없이 들어주는 이 많은 사람들의 부고를 끄집어내고 기억하게 해주는 책이다.

그들의 삶을 읽으면서 내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들을 짚어 보게도 되었고.
현실적인 부분들로 느껴지진 않던 사회 문제들을 내 입장이 되보게 하는 글들이었다.

과연 올해의 책이라던 추천사가 부담스럽지 않은 나의 올해의 책이 될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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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가쿠다 미쓰요의 종이달을 읽었다.

8일째매미 와 종이달 언덕 중간의 집 해서 사건 3부작이라고 한단다. 종이달은 책의 인기 때문인지 영화화도 되었다는데 오히려 영화가 더 나을꺼 같단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에는 14년 발행인데 사건의 내용은 11년 금융사태이후 바껴진 요즘과는 좀 거리감이 떨어져서 2ㅡ3년전에 읽을껄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건에 빠져들기 어려운 이유로 인증만으로 십분 이십분을 보낼 요즘에 워드로 치고 복사기로 정기예금증서같은걸 복사해서 내주는 90년 중후반이 배경이라


1억엔을 펑펑 쓸때까지 들키지 않고 휴가를 빗대 태국으로 도망간 41살 리카씨의 이야기가 사실 현실감 제로라 빠져들기 어려웠다. 

작가 특유의 여성에 대한 극한까지 몰고가는 심리묘사가 일품이라는데 대단한 사랑과 연애를 해보지 않았다 하더라도 백번양보해서 좀체 이해가 어려운 부분이 군데군데 섞여서 묘하게 싫은 점으로 읽혔다. 역자 역시 나와 비슷한 점을 씻기지 않는 생선비린내로 표현했는데 종이달의 어쩐지 낭만적인 제목과 내용은 웬지 정반대로 느껴지는 점이 나만 그렇지 않음을 느끼게한다.

리카 및 주변의 몇몇 인간군상들이 돈을 쫓아 양심도 저버리고 돈에 취한채 돈이 하는대로 살아가는 인생들을 보자니 답답하고 딱히 그들을 멈추게하는 어떠한 손길도 볼 수 없던 고독한 삶이었다는게 안타까웠고 무엇보다 그녀의 주체되지 않는 구체적 욕망의 원인이 뚜렷하지 않았던 점이 갑갑했다. 

그럼에도 저자의 필력은 느껴지는 부분이 있어 사건 3부작을 기회가 되는대로 접해보긴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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