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한 당신 - 뜨겁게 우리를 흔든, 가만한 서른다섯 명의 부고 가만한 당신
최윤필 지음 / 마음산책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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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최윤필의 가만한 당신을 읽었다.

책은 매주 토요일 한국일보로 게재되는 칼럼으로 전세계인의 부고를 기자 자신의 취재를 담아 써내려간 짤막한 자서전 성격이 있다.
책을 읽으면서 전체적으로 꽉 짜여졌다는 느낌을 받았고 다방면으로 인물을 모으고 그 인물들의 세세한 이면을 잘 정리해 담담한 어조로 써내려간 글인데
어떻게보면 약간 기사문 같이도 읽혀짐과 동시에 한없는 존경을 표하는 인사같기도 해서 읽는 내내 나 조차도 공손한 마음이 들었다;;.

예전 하루키의 르포집인 '언더그라운드'라는 책을 읽고 사회현상을 풀어헤친 소설가의 눈과 관심에 굉장히 충격을 받았고 그로 인해 몰랐던 일본의 이면을 제대로 뚫어서 보게된
신선한 독서경험이 있다. 익히 읽어왔던 투의 하루키식 소설과 비슷했지만 현실을 가감없이 느끼게 해 준 글들이 소중했고 또한 그런 경험으로 이러한 글읽기가 사회문제 전반에
관심과 행동을 만들어 낼 수 있겠다는 조금 과장일 수 있는 생각까지 이르게 했다.

나는 그저 주부이고 아이들을 건사하고 오늘 하루 일에 매여 내일도 모르고 지나는 하루하루인것같은데
세상의 많은 개인들은 , 혹은 개인적인 단체들은 .. 그런 개인 개인들을 위해서 애쓰고 힘쓰고 고통받고 무언가를 이뤄내고 있다.
한 사람의 역사 역사가 모여 세계의 역사를 이루는 과정을 보는 기분이다.

과연 한 개인이 세상에 태어난 존재의 이유가 궁금해진다면 이런 책을 콕 집어내서 한 챕터만 읽어본다면;;;
세상은 참 할 일도 많고 나 또한 세상의 역사일부가 될 수 있다는 과분하고도 당연할 수 있는 마음을 가져보게 된다.

책은 여러 사회문제에 최전선에서 전방위로 활동하던 인물들을 재조명 하는 가운데 우리가 살고 있는 2016년의 문제들까지 파고드는데
성공한 것 같다. 그들을 계기로 죽어가면서까지 그들이 해결하려던 문제에 대해 한번 내 기준으로 생각해보게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와 더불어 자살 및 존엄사에 대해서 인물들이 비중있게 설명했고
아프리카의 무참한 민족전쟁 그에 따른 미혼모 문제를 감싸안은 콩고의 마마의 부고부터
장애인권을 위해 애쓴 이, 동성애의 합법화를 이뤄낸 이, 자살연구가, 여성인권과 젠더 혁명을 이끌어낸 이, 군대와 경찰내의 문제와 수형자의 인권을 고발한 이,
국가적 감시 속의 개인 인권문제를 폭로한 이, 군비경쟁보고서를 만든 이, 불치병의 치료에 애쓴 이, 2차대전 이후 문제를 비판한 이, 법인류학을 실현해낸 이,
...
소수의 목소리를 끊이없이 들어주는 이 많은 사람들의 부고를 끄집어내고 기억하게 해주는 책이다.

그들의 삶을 읽으면서 내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들을 짚어 보게도 되었고.
현실적인 부분들로 느껴지진 않던 사회 문제들을 내 입장이 되보게 하는 글들이었다.

과연 올해의 책이라던 추천사가 부담스럽지 않은 나의 올해의 책이 될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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