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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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영화를 보면서도 펑펑이란 말을 쓸 정도의 눈물을 흘리는 일은 그리 자주 있는 일이 아닌 내게 책을 읽고 펑펑 눈물을 흘린 일은 정말이지 오래된 일중의 하나다

그게 왜 일까 생각해보면

그렇게 펑펑 울만큼의 고통스러운일이 없기도 하고 또 만족할만큼이 아니라 하더라도 내가 지나고 있는 지금 시간이 그렇게 슬프거나 쓸쓸하거나 안타까운 일이 없어서이고 그만큼 평화로워서일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니 온통 하루종일 엄마를 생각하게 되고 그러면서 가만 엄마의 삶을 뒤돌아보게 되고 책속의 그녀 혹은 그처럼 나는 그때부터 울기 시작했다 . 

엄마의 젊은 삶, 엄마의 희생, 엄마의 희망, 엄마의 표정, 엄마의 생기, 엄마의 따뜻함, 엄마의 가난,...

정말, 이 책속에선 그대로 우리 엄마를 표현해 놓은 것처럼;

엄마를 부탁한다던 아버지의 흐느끼는 고백을 들을땐 그의 딸처럼 나도 '어어어억' 거리게 됐다.  

아직도 예쁘고 아직도 귀엽고 언제나 고맙고 언제나 밝은 우리 엄마; 무릎도 아프지 말고 머리도 아프지 말고 가슴도 아프지도 말고  힘든 일은 이제 그만 하고  내가 정말 정말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고 오랜동안 그 말을 듣고 오랫동안 같이 있을 수 있길. 

 
엄마에 대한 애틋한 이야기들이 나올때마다 푸르고 시린 시절에 대한 구구절절한 묘사들이 어찌나 와닿던지 (그 시절을 그렇게 자세하게 적어줄 요즘의 작가가 있을까_엄마 향기와 새벽의 시골풍경같은것들을 엮어서) 

그런 글을 써 줘서. 이렇게 늦게나마 내가 더 엄마를 생각할 수 있게 해줘서 엄마만큼 고마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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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 - 230 Days of Diary in America
김동영 지음 / 달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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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은 딱히 뭐라 얘기해야 좋은지 모르겠지만 혹시라도 알게되는 그의 선곡표가 있다면 그 속의 곡들은 뒤도보지 않고 사도 된다에 별다섯개를 걸겠다. 

어느순간에 알게됐는지도 이제는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_요즘은 이렇게 누군가를 혹은 무엇을 혹은 어떤일을 좋아하게된 처음 순간을 떠올려내는게 쉽지가 않다. 아무 이유없이 웃을 수 있고, 웃는 마음으로 가슴 두근거리게 되는 일이 그만큼 줄어 들어 그 순간을 기억해는게 오래됐단 뜻일게다)

어쨌든, 생선은 그런식의 오래된 좋은 사람(?_ 그냥 단지 좋은 음악을 많이 알고 있다는 단 한가지의 이유로 좋은사람으로 관계지어버리는 이런) 중 한명이다 (그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든간에 )

가끔씩 올라오는 선곡표만큼이나 가끔씩 쓰는 그의 글에서 언뜻언뜻 비치는 감성이란.. 내가 생각하는 어느 봄 일요일 세시에서 네시로 넘어가는 그 한없는 여유로움을 끄집어내 오로지 글만으로 숨을 쉬고 쉼을 쉬게 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가 미국을 여행했고 사진도 많이 찍고 글도 많이 써 책으로 묶어냈던 당시에는 뭔가 내가 알고 있던 사람이 아닌데 하는 느낌이 훅 들까봐 머뭇머뭇 책을 미뤘다

그냥 여행기에 대한 생각이 별로였던때에 그가 책을 내서였기도 했겠고 또 그런 대열(?)에 그가 포함 됐던것도 마음에 안들었던거다.

어쨌거나, 나온지 1년이 지났고 그의 책은 반값으로 떨어졌고 나는 언제나처럼 떠나지 못하고 있고 여행기에 대한 생각도 많이 풀어졌고 그의 선곡표는 아직도 그리우니까 책을 읽기로 했다

생선은 내가 미국이라는 곳을 가보고 싶게 한다기보다 떠날 수 없는 나를 보고 이야기 해줬다. 떠나지 않고도 떠날 수 있는 방법을 .

비록 그의 책은 참 쓸쓸하고 참 답답하고 참 힘없고 참 아프기도 한 여행기였지만 .. 그렇게 쓸쓸하고 아프고 힘없고 답답하고 나니 나는 떠나지 않고도 떠날 수 있는 방법을 알게되었다. 그의 제목과는  달리 그는 떠나지 않고도 나를 알게하는 방법을 수없이 써줬다. 그리고 그런 사실을 나는 안 잊었으면 좋겠다. 내가 좋아하는 한 순간인걸 나중에 꼭 기억해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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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 마음을 놓다 - 다정하게 안아주는 심리치유에세이
이주은 지음 / 앨리스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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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을 살때쯤 뭘해도 시들시들 거기다 책도 잘 안 읽히는 시점이었던터라 그림책 여행책을 봐야겠다 하고 있던 참이었다.
  

신문소개란에서 우연하게 보고 제목이 참 좋네 했던 책이다. 마음을 놓게 되는 어떤것, 그것이 책이든 그림이든 노래든 영화든 마음 놓을 수 있는 여러가지를 내가 갖고 있다는게 얼마나 소중한 일인가. 또 그만큼의 것들을 가지고 있음에도 또 때때로 느껴지는 시들시들해지는 일상을 다시 돌아보느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언젠가 신경숙의 깊은 슬픔이라는 책에서 몸 전체가 눈물방울이 되는 모습을 글로 표현한걸 읽은적이 있었는데 뭔가 그렇게 재밌게 읽은 책이 아니었는데도 이 부분때문에 이 책은 눈물을 머금은 책이 됐고 신경숙이라는 작가의 이미지도 글에 물기를 품게 하는 소설가로 내게 각인이 됐다. 글이 촉촉하다는 걸 알게한 작가라니. 

 
뜬금없이 이 그림책 이야기에 신경숙이야기를 끌어온 이유는 ?

 
그런 것들, 이 책을 읽으면서 가만히 나도 퍼석퍼석한 내삶에 물기를 머금게 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됐었다.

 
작가의 기억은 나와 이어지는 부분이 많진 않았지만 그림속에 찬찬히 이야기들을 찾다보면 그림 곁에 앉아서 물끄러미 그들을 바라보는 나를 보게 된다. 나는 그들처럼 편안하거나 위태롭거나 쓸쓸하거나 슬프고 우울했지만 책장을 넘기는 순간이되면 한겹의 나는 다시 두겹이 되어 내가 나를 보듬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방황하는 밤에 갇힌 여인의 뒷모습에 덜컥 가슴이 내려앉았다 그녀는 진정 방황의 끝에 잘 도달했을까. 그래서 어두운 밤의 뒷모습이 아니라 땅에 발붙인 환한 모습이 되었을까...지금의 내 뒷모습을 보는것 같이 안되보였던 여인이 그저 평안해졌기를 바라는 마음역시 내가 나에게 하는 기도같은 느낌이었다

 
나는 이 그림책 몇순간, 마음을 놓고, 나를 보듬어 보았다.

 
니가 잘 지나고 있어서 다행이야 잘 지나갈 수있을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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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니, 선영아 작가정신 소설향 18
김연수 지음 / 작가정신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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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그럴려고 그런건 아닌데.

어떡하다 김연수 책에 자꾸 손이 가게 된다. 오밀조밀한 그의 글쓰기는 복잡한 내용도 단순한 내용도 '일단 읽어보자'라는 생각을 들게 해 그게 좋다. 외려 꾿빠이 이상을 읽을때 아 진짜 이리 진도 안나가는 소설은 쉽게 만날 수 있는게 아냐 하는 마음으로 읽다가 나중에는 석고상에 뽑힌 이상수염을 내가 사진같이 보는듯한 착각이 들정도로 반복해서 너무나도 자세히 이야기를 듣게돼 뭔이야기야 하면서도 푹 빠져 있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이전에 읽은 여행의 권리를 읽을때도 후일담문학의 한끝같은 분위기의 이야기들인거 같아 '또야' 했는데 설마 김연순데 하는 생각에 죽죽 읽어내니 설마는 정말 설마일 뿐이었다.

 

여행하는 곳 한곳한곳마다 사람이 있었던지 역사가 있었던지 문학이 빼곡하게 아 정말 문학하는 여행이구나 싶게 만드는 그런 글들이었다.

 

뭘 읽든 내가 생각하는 이상을 김연수는 해준다. 설령 그 책이 그가 발견해낸 제일 처음 쓰게되는 그 어떤 장르라 할지라도.

 

사랑이라니 선영아는 그냥 가벼운 소설이지만 '사랑' 이라는 어마한 깊이와 넓이를 가진 단어에 대해 좀 생각해 보게 하는 소설이다 중간까지 읽는동안 아내가 결혼했다가 생각나기도 했지만(온 단어들에 '설명'을 붙이는 글습관이 비슷한거처럼 느껴졌다) 박현욱보다 훨씬 건전 내지는 귀여운 정도라고 할까.

 

결혼식날 부케안의 호접란이 꺾여진걸 보고 시작된 그의 단순한 의심이 끝내 이 또라이 새끼야 하는 말까지 하게하는 상황을 낳는다. 마치 한편의 상황극을 아주 천-천히 본다는 느낌이 드는데 그조차 그냥 술술술 넘어간다.

 

이 책보면서 갑자기 궁금해진게 사람들은 얼마나 자주 사랑한다는 말을 쓸까? 그러니까 이말이 흔한말이긴 하지만 뭐 또 그렇게 흔하지 않은 말이기도 하니까. ㅋ

 

* 2009년에도 이런풍의 책을 낸다고 했으니 기다려볼뿐.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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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사, 여행을 스케치하다 - 비행기와 커피와 사랑에 관한 기억
오영욱 지음 / 예담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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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책에 대한 선입견이 있어서 (실제 읽고나선 혼자 정말 여행을 갔다온것처럼 행동할 때도 있지만 _ 어딜 갔노라 거기가 멋지고 좋았더라 뭐가 맛있더라 어디에서 이건 봐줘야 하노라 며 곳곳들이 상세한 지도와 상세한 설명과 상세한 사진들은 음 이래야지 갖고 다니기 편한 실용성 제대로의 여행서이지 하는 책(실제 여행을 하려면  이런책 두세권을 봐야함은 틀림이 없다) 을 만나게 되면서 그렇지 않은 책에도 약간 저 실용면을 일부러 확인하려드는 내 모습이 싫어서 어느시기부터엔가 여행기는 일부러 사서 읽지는 않게 되었다.
 
아마도 이런 이유 아닌 이유 역시 1년 반년 3개월 등등 틈틈이 국내,외로 나갈 기회가 있고 여행의 여유를 가질수만 있다면 여행기는 정말 다 좋지 않아? 라고 되물으며 다 읽어줄테다 이런마음이 들지도 모른다.

나처럼 휴가조차 2박3일 콕박혀지내는 업을 가진 사람으로선 그저 상상으로만, 과연 그렇겠지 하는 식의 부러움만 느끼고 언젠가 나도 가보고야 말꺼야 하는 오기로 그 언젠가를 기다리지만 어느새 언제 가져봤는지도 모르게 되버리는 오기를 떠올리며 현실에 주저앉아 또 한숨만 내쉰다 

그래서 내 특유의 이런 선입견을 버리게 하는 몇가지의 조건을 가지게 됐는데 그 조건들이란 말을 많이 하지 않는 여행기일 것, 복잡하지 않은 사진이 찍혀 있을것,  여행하지 않았는데도 여행한 것 같을것, 처음 듣는 곳일지언정 상상하게 할것. 정말 정말 중요한건 단순할것. 단순하지 않다는 건 내가 할 수 있는 상상을 넘어선다는이야기

여행의 목적이 어떠하든간에 내가 어쨌든 구해 읽은 여행기라면 복잡하지 않고 단순해서 딱 한숨자고난거 같은 편안한 상태를 만들고 읽고난뒤 내가 쉬고 있었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으면 좋겠다는것.  글안에 내가 파묻혀 정말 그곳에 내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됐으면 좋겠다는 것.

오기사, 여행을 스케치하다를 읽을땐 아 이책은 내가 사도 되겠구나. 딱히 글을 잘 쓴다고 느껴지진 않지만 (이것도 진짜 진짜 중요한데_-.. )그래도 그 나머지 것들. 복잡한 풍경들을 여러겹 붙여 놓았는데도 단순해지는 사진에 걸쳐 몇개의 선들로 연결되는 그림이 너무 좋아서 아 여기가 어딜까 저건 뭘까 거기까지 간다면 나도 해보고 싶겠다 뭐 그런 자질구레한 생각들과 조각난 그림들을 짜맞추며 포개고 나니 아 내가 거길 갔다왔구나 하는 느낌이 살아났었던 것이다. 

그러면서 내가 그리도 싫어하는 여행하는자에 대한 질투(!)를 또 한번 느끼고 떠난이를 그립게도 했다. 아 이런 마음이겠구나 이리 행복하겠구나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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