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 지도자, 정치인, 기업가 모두 우리나라에 일어난 일로 인해 비난을 받아 왔네. 하지만 우리 같은 사람들은 말일세, 오노, 우리의 기여는 언제나 주변적이었네. 자네와 나 같은 사람들이 과거에 무슨일을 했는지 오늘날 아무도 신경 쓰지 않네. 그들은 우리를 그저 지팡이를 짚은 두 노인으로 보는 걸세." 그가 내게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다시 물고기 밥 주는 일을 계속했다. "이제 우리에게 신경 쓰는 사람은 우리뿐이네. 자네와 나 같은 사람들은 말일세, 오노, 지난삶을 돌아보고 그 결함을 인식하지만, 이제 그것에 신경 쓰는 사람은 우리 자신뿐일세." - P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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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정말 일본인들답게 모든 일을 빙빙 돌려 말하네.
뒷표지에 적힌 줄거리 안 읽었으면 도대체 무슨 내용인지 파악 못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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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르스텐은 사람들을 노예처럼 부리며 끔찍한 조건에서 죽어가도록 놔두는 부류의 인간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런 계층의 인간들을 섬기는 신하였다. 그 계층이 전부 나치주의자는 아니었을지라도 히틀러의 제국에 적응했던 사람들이고, 대체로 아주 잘 적응했다. 기업인과 사업가들, 교수와 의사들, 외교관과 관료들. SS를 위해 자랑스럽게 일했지만 사적인 자리에서는 SS의 잔인한 방식에 충격을 금치 못했을 ‘품위 있는‘ 사람들이었다. - P413

격렬한 논쟁과 인신공격이 10년도 넘게 계속되었다. 겉으로는 바인레프가 저항했느냐 부역했느냐, 혹은 둘 다였느냐에 관한 진실을 따지는 것 같았지만, 논쟁은 사실 바인레프에 대한 것이 아니었고 유대인의 운명에 관한 것도 아니었다. 그것은 유럽의 다른 지역에서 벌어졌던 유사한 논쟁과 마찬가지로 최근의 과거에 비춰봤을 때 당대의 정치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관한 논쟁이었다. 전후 민주주의는 파시즘과 식민주의와 강제 점령과 군사 정복이라는 가혹한 역사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무엇이 잘못되었던 것인가? 과거에 대해 어떻게 속죄할 것인가? 누구를 혹은 무엇을 비난해야 하는가? 미래에 비슷한 재앙이 닥치는 것을 막기 위해 우리는 어떤 사회를 건설해야 하는가? - P431

역사는 정밀과학이 아니다. 우리는 무엇이 실제로 발생했던 일인지 정도는 파악할 수 있지만 그걸 제외한 나머지는 전부 해석의 영역이다. 사람의 마음이 컴퓨터인 것도 아니다. 기억은 변하고, 쉽게 조작되고, 언제든 틀릴 수 있다. 지난 우리 삶의 이야기의많은 부분이 시간이 지나면서 꾸며진다. 지난 일들에 대한 생각이 바뀌어간다. 진실을 아주 잠깐이라도 들여다보는 유일한 방법은 우리의 기본적인 생각부터 의심해보는 것이다. - P437

책 속 부역자들의 문제는 이들의 기만이, 때로 아마도 거짓 체제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요했던 기만이, 결국 자기기만이 되어버렸다는 점이다. 거짓 속에서 살다보면 흔히 그런 결과를 맞는다. - P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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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코가 피해자였고, 사악한 군국주의자들에게 배신당하고 마는 평화를 사랑하는 이상주의자였다는 서사는 큰 공감을 얻었다. 전후의 일본에서는 영웅주의보다 이런 것이 더 보편적인 이야기가 되었다. 평화를 사랑하는 천황을 지고의 상징으로 갖고 있던,
선의로 가득한 일본인들이 전쟁광들에 의해 잘못된 길을 걷게 되었다는 서사였다. - P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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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적어도 일본은 서양 제국주의 열강이라는 진정한 적과 명예로운 싸움을 하게 되었다. 중국에서 벌이고 있던 전쟁은 지저분하고 당혹스러운 상황이었다. 만주국은 가난에 찌든 일본 농민들이 몰려가는 곳이 되어버렸다. - P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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