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위안이 돌아가고 나면 나 혼자만 객잔에 남겨질 것이다. 난 늘 내가 독립적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지금은 내가 아위안에게 매달려 있는 담쟁이덩굴 같다는 생각이 든다. - P48

허리를 구부리고 차에 타느라 너무 너무 아팠을 텐데, 아위안은 그 고통에도 창문을 내리고, 장갑을 벗고, 손을 내밀어 엄마를 향해 흔들었다. 가슴이 아파 차마 떠나지 못한다. 나의 아위안, 하나밖에 없는 내 딸, 걱정하고 또 걱정하고, 영원히 내 애를 태우는 내 딸, 잠을 자도 잊히지 않아 꿈을 만들어 꿈속에서 보는 내 딸, 아위안. 정말 꿈이어야 하지 않을까? 나는 이 꿈이 사실인지, 허상인지 선택할 수 없지만 내가 꿈이 되어 아위안의 병원에 간 것을 믿지 않는다. - P72

문득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중수가 한 말이 생각이 난다. 중수는 내게 아직도 꿈을 꾸고 있느냐고 물었다. 아, 나는 이제 알았다. 중수는 예전에 내가 했던 타박을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짧은 꿈에서 깨어나 왜 꿈속에서 소리도 없이 갑자기 가 버렸느냐고 타박했던 걸 기억하고, 일부러 천천히 떠나고 있다. 내가 조금씩 조금씩 그를 떠나보낼 수 있도록, 가능한 한 많이 만나고 떠날 수 있도록, 중수는 내 짧은 꿈을 길게 늘여 이토록 길고 긴 꿈속의 이별을 하고 있다. - P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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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이미 기계에 의존하지 않고서는 살아남지 못하는 처지야." 엄마가 말했다. "세상은 사람한테만 의지하기에는 너무 약해져 버렸어. 그래서 우리한테 남은 선택은, 세상을 지금보다 더 연약한 곳으로 만드는 것뿐이야." - P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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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을 가져다가 온갖 악을 덮는 허울로 삼기란 너무나 쉬운 법이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언제나 참된 덕을 찾아갈 능력이 있다고 믿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그저 스스로가 필연적으로 잘못을 저지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아는 정도로 만족해야 한다. - P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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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여럿이 함께 북적거리고, 모두가 서로를 속속들이 알고, 눈치 보지 않고 쉴 틈 없이 떠들어도 되는 친근한 분위기를 바라지만, 한편으로는 혼자 달아나서 외톨이가 되고 싶어 하는 마음도 있어요. 그 두 가지를 한꺼번에 하고 싶을 때도 있고요. - P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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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을 하자 기운이 솟았다. 다른 사람을 보호할 목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것이야말로 성장하고 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가 아니던가? - 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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