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형 변신 자전거를 샀다. 오늘부터 교통수단을 대체할 것이다.

내가 자전거를 좋아하는 이유, 그래서 출퇴근용 교통수단으로도 쓰려는 몇가지가 있다.

1. 재미있다. 상쾌하다. 통쾌하다.

만원버스나 만원 지하철에서 사람들에 시달리다가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태클이 좀 있지만) 자전거길을 달리는 기분은 경험해본 자들만의 몫이다.  특히나 막힌 자동차길 옆을 뚫고 지나가는 그 기분이란... 자동차를 조롱하고 싶어진다.

지하철에서 짬을 내어 곡예하듯이 신문을 보는 것도 유익하지만, 그 시간에 mp3에서 나오는 60년대 비틀즈의 노래들을 재발견하고 감탄하는 것도 멋진 보람이지만, 사시사철 변하는 한강과 탄천의 모습을 두 눈으로 감상하며 여유를 만끽하는 것도 아무나 누리지 못하는 것이리라.

2. 우리의 별 지구를 살리는데 조금이나 도움이 된다. 

'지구를 살리는 7가지 불가사의한 물건들'(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0090016)이란 책에서도 자전거가 일순위로 소개가 되었듯이, 출퇴근용으로 나홀로 차량을 끌고 나올 때에 비해서 자전거를 타고 출근할 때 느끼는 만족감과 뿌듯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한 환경단체의 '말로만 회원'이기도 한 나는 자전거 타기의 생활화만으로도 어느정도는 회원의 의무를 한다고 생각할 정도로 위대하다. 물론 일정액도 기부한다. (그 환경단체에서는 자기들 일을 도와주는 것이 회원의 의무를 다한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3. 출퇴근용으로 쓴다면 돈이 절약된다.

요즘은 환승요금이 무료라 몇번이고 갈아타도 되어 조금은 반감되었지만 그래도 하루에 1,800원을 절약하면 일주일에  9천원 즉 작은 책 한권 살 돈이 되며, 한달이면 대략 3만 6천원, 일년이면 40만원 돈이다. 물론 비가 오거나 눈이 오거나 황사 바람이 불거나 너무 춥거나 더운 날은 제외다. 음.. 그러면 일년 중 절반은 못타는거 아냐? 아무튼 절약된다.

사실 이 자전거를 사기 위해 든 돈은 1년 교통비 절약치를 넘어선다. 그래서 2년은 타야 겨우 적자를 면할 것 같다. 그러나 심리적 돈 절약의 효과는 있다.

4. 멋지게 보인다.

사실 멋진 차를 끌고 다니는 것도 사람들의 시선을 끌겠지만, 특히나 근엄한 직장 분위기에 자전거 하나면 사람들의 시선을 주목시키기에 충분하다. 새 자전거를 산 이후로는 각종 도난사고나 비 등의 천재지변으로부터 보호하고 싶다는 명목으로 엘리베이터도 없는 5층까지 꾸역꾸역 들고 오다 보면, 별별 사람들의 시선을 다 받게 되어 있다. 물론 조금은 쑥스럽지만 멋지다는 시선을 즐기는 것도 재미있다.

아침마다 힘들게 자전거 출근을 하는 이유는 업무적으로는 전혀 튀지 않고 평범하기 그지없는 내가 튀어보이게 하기 위한 나름의 자구책의 일환일 수 있다. 그래서 노래방에만 가면 깜찍발랄한 노래만 정확히 집어서 부르는지도 모르겠다.

5. 운동이 된다.

하루종일 1평 남짓한 공간에서 자판이나 두드리고 깨알같은 글씨나 읽고 있는데 살이 안찔 수가 없다. 내가 살쪘다는 것을 자각한 이후로는 살이 늘지 않았지만, 운동을 제대로 꾸준히 한다면 살이 빠지는 행운이 나에게도 오지 않을까?

일부러 시간내기 힘든 요즘. 출퇴근 시간 조금만 늘려 잡으면 하루 2시간이란 황금같은 운동시간을 만들 수 있다. 집과 직장의 지하철 출퇴근시간은 편도 40분이고 새롭게 개발한 한강-탄천 루트로 돌아서 출근한다면 편도 1시간 거리라 엄밀히 말하면 왕복 40분의 투자만 더 있으면 되는 것이니 얼마나 효율적인가?

오래간만에 보는 사람들이 한결같이 얼굴 좋아졌다는 말을 툭툭 던져 상처를 받곤 하는 나. 이제 자전거 하나로 건강까지 챙기자....

 

맨 위에서 변신형 자전거라고 쓴 것은 분명한 진실이다. 소위 미니벨로 자전거 즉, 자전거 바퀴가 일반 자전거에 비해 작은 자전거이며, 접히는 기능이 있어서 사무실이나 집에서 보관하기가 쉽다. 파티션으로 구분된 사무실 내 뒷자리에 쏘옥 들어가는 3단계 변신 접이형 자전거다. 게다가 이쁘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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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5-03-20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이팅입니다..!! ^^

마태우스 2005-03-20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험하지..않나요? 괜히 걱정되요

파란여우 2005-03-20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자질 하나===>
날개님하고 마태님은 화이팅과 걱정만 해 주셨지 추천은 안해주셨답니다.
자전거 타시는 일을 적극 추천합니다.^^

엔리꼬 2005-03-21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 감사합니다.
마태우스님/ 자전거 타기의 단점에 대해서도 곧 글을 쓰려고 합니다. 위험하다는 점이 가장 큰 단점이죠. 죽을 수도 있으니깐요. 그러나 자동차가 사고날 확률이 더 높은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파란여우님/ 추천 감사드립니다. 저의 누추한 방을 찾아주시다니.. 영광입니다.

책읽는나무 2005-03-31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을 읽으면서 여우님의 글에 뜨끔..ㅡ.ㅡ;;
그래서 저도 자전거 타기에 추천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