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보감 동양고전 슬기바다 5
추적 지음, 백선혜 옮김 / 홍익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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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시대는 점점 발전해 가는데 사람들의 정신은 그에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자기의 잘못은 알지 못하고 오직 남의 잘못만을 찾아내는 요즘 세태를 보노라면 이상한 곳으로 발달해 버린 사람들의 눈이 참 신기하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나는 사람들이 공자나 부처같은 성인 되는 것을 바라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기본이라도 지키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것을 바랄뿐이다. 그러한 사회를 위해서 이 책은 상당히 유용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명심보감. 마음을 밝혀주는 보배로운 거울이라는 뜻을 가진 이 책은 누구나 한번쯤, 아니 여러번 들어보았을 이름이다. 하지만 정작 읽어본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을 거라 생각된다. 흔히 말하길 고전은 이름은 알지만 읽어보진 않은 책이라고들 하지 않는가.


  이 명심보감은 딱히 저자라 할만한 사람은 없다. 다만 엮은이에 따라 3가지 판본이 존재 한다고 한다. 중국 명나라의 범립본이라는 사람에 의해 엮어진 판본과 고려시대 추적이 엮은 판본, 그리고 추적의 판본에 5편이 덧붙여진 세 번째 판본. 이렇게 총 3가지가 있다. 명심보감을 보다보면 여기저기 유명한 고전에서 볼 수 있는 글들이 많다. 일종의 삶의 도움이 되는 내용들을 담은 삶의 교훈서라고 할 수 있다. 가장 기초적이고 마땅한 도리에 대하여 기술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대인들에게 기본으로 되돌아가게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


  착하게 살아라. 효도를 해라. 성품을 경계하라. 예절을 따르라. 말을 조심하라. 이러한 기본적인 경구들을 제목으로 하는 챕터들은 우리가 삶을 살면서 당연하게 여겨야 할 도리들을 담고 있다. 너무나 바빠서 먹고 살기에 급급해서 잊고 있던 교훈들. 우리가 어릴 적에 그렇게 자주 부모님들을 비롯한 어른들에게 들었던 가르침이 우리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어린 시절에는 착한 마음씨를 가졌지만 점차 성장하면서 세상의 때가 묻어가 결국에는 적당히 살아가는 사람이 되어버리는 모습이 보통의 사람이 아닐까.


  남의 허물을 탓하지 말고 자기 자신을 먼저 돌아보라는 기초적인 가르침들을 다시 생각해 보는 책이었다. 비록 많은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은 아니지만 깊은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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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300쪽이나 되는 양에 우와 했는데 보니 절반 못되는 것이 본래양이고 나머지는 원문을 담고 있다 음도 같이 기술하고 있고 주요 문자에 대한 해석도 있어 원문을 공부하기에도 도움이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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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운 책 2012 - 지난 한 해 우리가 놓친 숨은 명저 50권 아까운 책 시리즈 2
정혜윤.김갑수.강양구 외 지음 / 부키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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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가 있을 것이다. 독서를 하는 사람이라면 자연히 자신이 관심을 두는 분야에 책을 주로 읽게 된다. 그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것이다. 자신이 관심을 두지 않는 분야의 책은 재미도 없을 뿐더러 읽어도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일종의 편독일 수 있지만 그러한 독서는 재미를 동반하기에 개개인에게는 주된 독서 방식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독서의 내공이 높아지면 읽는 분야도 점점 다양해지는 것 같다. 나도 처음에는 역사에 관심을 두다가 경제서적에도 눈을 돌렸으며 지금은 자기관리와 인문고전에까지 나름대로 독서의 폭을 넓히게 되었다. 다양한 분야의 여러가지 지식들을 두루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나 자신의 사고의 폭이 넓혀지고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이러던 차에 나온 이 책은 그런면에서 상당히 흥미롭고 도움이 되는 책이다. 


 한 사람이 평생을 꾸준히 읽어도 1만권을 보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매일같이 쏟아져 나오는 책들을 보노라면 언제 다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이런 현대를 살면서 좋은 책을 선택하여 읽는 다는 것은 매우 중요해진 것 같다. 이 책에서 소개되는 책들은 흔히 말하는 베스트셀러가 아니다. 좋은 내용에도 불구하고 마케팅의 미비, 제목에 대한 편견 등으로 잘 알려지지 않아서 책장 한켠에 묻혀가던 그런 책이다. 나름대로 자기분야에서 전문가인 사람들에 의해서 발굴되어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탄생했다. 


 한 분야에 치우치지 않고 인문, 사회, 과학, 경제 등을 망라하여 선정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폭넓은 독서를 가능케 하는 책이기도 하다. 더군다나 책 좀 읽는 사람들에게는 유용한 소개서가 될 것이고 초보독자들에게는 나름대로 폭넓은 독서를 위한 디딤돌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나에게는 유용한 독서목록을 작성하게 한 책이었다. 일단은 갈무리 해놓고 차차 읽어볼 계획이기에 짧막하지만 핵심이 담겨있는 소개글들은 상당히 인상깊었다. 내가 전혀 알지 못했던 분야에 대해서 다룬 책들이 툭툭 튀어나와서 흥미를 더해주었다. 편중된 독서가 아닌 두루 읽는 독서를 가능케 할 책이라 상당히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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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개혁가 룰라 (양장)
백계문 지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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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룰라대통령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ebs의 지식e 라는 프로그램이었다. 초등학교 4학년이라는 학력이 전부인 금속노동자출신으로 대통령이 되어 브라질을 바꾼 대통령, 국민에게 가장 사랑받는 대통령이라는 내용은 참으로 놀라웠다. 아니 경악스러웠다. 우리나라에서 결코 일어날 수도 없고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초대대통령은 외국에 망명해서 죽었고 이후 나온 대통령도 암살당하고 또 다른 대통령들은 감옥을 오갔다. 그것이 우리나라 대통령의 현실이다. 그런데 이 브라질의 룰라-루이스 이나시우 다 시우바-라는 대통령은 퇴임 직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국민지지율이 87%에 달했다고 한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존경한다고 말하기도 했던 그 룰라는 도대체 어떤 인물인지 나는 참 궁금했다. 그를 다룬 책이 얼마 되지 않다는 사실이 안타깝지만 이 책을 통해서 이 룰라라는 인물에 대해서 좀 알 수 있었다.


  이 룰라라는 인물을 알기 전에 우선 브라질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브라질이란 나라가 남미에 있다는 사실 빼고는 그다지 브라질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다. 축구에 열광하는 삼바의 나라라는 이미지만 가진 나라였다. 한반도의 38배나 되는 광대한 땅덩어리를 가진 이 나라는 포르투갈의 식민지였다가 독립을 한 뒤 군부독재시절을 지나 지금의 민주국가로 진입했다. 이런 브라질에는 “신은 브라질 사람이다.” 라는 말이 있다. 그 이유는 브라질이 엄청난 자원을 가진 나라이기 때문이다. 넓디넓은 경작지에 날씨도 매우 좋아 ‘천상에나 있을 법한 날씨’ 라는 말을 듣는다. 17세기 초엽에는 세계 최대의 사탕수수 생산국으로 부상했으며 18세기에 들어서는 대규모 금광들이 여기저기서 발견되어 18세기 중엽에는 전 세계 금 공급량의 80%를 차지했다고 하니 “신은 브라질 사람이다”라는 말이 나오지 않을 리가 없던 것이다. 이러한 축복받은 땅으로 인해 브라질 사람들은 자신들이 좀 어려워지면 신이 뭔가를 왕창 내려준다는 잠재의식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브라질이 좋은점만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브라질은 세계적으로 빈부격차가 심한 나라 중 하나이기도 하고 남미에서 가장 불평등한 나라다. 10%도 안되는 부유층이 국부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지니계수는 0.59나 된다. 상당히 양극화되었다고 생각하는 우리나라 작년 지니계수가 0.311이라고 하니 입이 딱 벌어질 정도다. 내가 가장 호기심이 생긴 것은 브라질 사람의 특성이다. “브라질 사람들은 타협하기 좋아하고 타협하기 잘 한다.” 라고 기술되어 있다. 어떠한 결정을 할 때 브라질 사람들은 최대한 절충해서 최대한 많은 사람의 동의를 얻어 결정하고 추진하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한다. 역사적으로도 정면승부를 내기보다 타협을 택해 문제를 원만이 풀었다고 한다.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룰라는 평생을 금속노동자로 노동운동을 했다. 초등학교조차 졸업하지 못했던 그가 브라질의 대통령이 되었다는 사실은 수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더군다나 브라질을 반석에 올려놓기까지 한 업적이라니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이런 룰대통령이 혜성같이 나타나 단숨에 대통령이 된 것은 아니었다. 노동운동을 하며 노동자들을 위해 온 힘을 바쳐 일했으며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노동자당을 만들어 직접정치에 투신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다지 성공적이지는 못했다. 룰라는 노동운동을 통해 다져진 지지율을 기반으로 3번이나 대선에 도전하지만 모두 실패했다. 같은 노동자이지만 무식한 그보단 똑똑한 기존정치인을 택하겠다는 대중들의 마음은 참 아이러니했다. 3번이나 낙선한 후 다시 도전한 대선에서 결국 그는 대통령으로 선출되었다. 당선된 후 그가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다름 아니라 브라질에서 가장 못 사는 피아우이 주, 그 주에서도 가장 가난한 곳이었다. 그것도 배를 타고 피아우이 주에서도 가장 깊숙하고 못사는 오지를 방문했다. 이렇듯 룰라가 가장 먼저 생각했던 사람들은 빈곤층, 그중에서도 절대빈곤층이었다. 결국 룰라는 브라질을 세계 8위의 경제대국으로 만들고 퇴임했다.


  룰라가 임기동안에 계속 성공적이었던 것은 아니었다. 중간에 불거져 나온 선거자금 비리로 인해서 궁지에 몰려 측근조차 퇴진하기를 조언했지만 룰라는 끝가지 버텼다. 나도 이 책을 보기 전에는 이런 비리가 있었다는 사실은 전혀 알지 못했다. 브라질의 여건상 선거를 하려면 돈이 매우 많이 들었다. 결국 노동자당도 그러한 것을 극복하지 못하고 검은 돈을 어디선가 받았을 거라 저자는 말한다. 대가로 무엇인가를 주었을 것이고 말이다. 룰라도 이런 사실을 묵인했을거라 보는 시각이 저자의 글에서 드러난다. 이것은 앞서 언급한 브라질 사람의 특성의 발현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노동자들이 주축이 되어 만든 당이니 돈이라고 해봐야 정부에서 나오는 보조금이 다였다. 그렇다고 그 당시 당이 거대한 당도 아니었고 말이다. 노동자출신으로서 많은 지지를 받았지만 기업인들로 대변되는 기득권과 맞선 것도 아니었다. 적절한 수준에서 타협을 하여 기업인들도 끌어안고 갔던 것이다.


  룰라의 정책 중에서 가장 인상깊은 것은 빈곤을 위한 ‘볼라 파밀리아’ 였다. 기준에 따라 한 가정에 120 헤알을 넘지 못하는 수준에서 지원을 해 주었던 바로 그 정책이다. 룰라는 출범과 동시에 ‘포미 제루’라는 빈곤퇴치 정책을 폈다. 다만 준비부족 등으로 실패를 했지만 다음해 ‘볼사 파밀리아’ 라는 이름으로 다시 시행되었다. 그 결과 룰라 집권 1기에만 5~6천만명의 사람들이 절대빈곤상태를 벗어났다고 한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펼친 정책으로 중산층으로 도약한 사람들만 수천만명에 달하고 이는 결국 중산층이 두터워지게 되고 내수가 살아났다. 때마침 중국발 수요급증으로 인해서 경제에 상당한 훈풍이 불었던 것이 도움이 되기도 했고 말이다.


  룰라는 대선이라는 마법의 강을 건너기 위해 크고 작은 타협을 했다. 노동자당의 이념과 상충되는 대외부채상환에 대한 약속을 하고 그것을 지켰다. 전임 대통령의 재정 및 통화정책을 그대로 유지하기도 했다. 좌파들의 핵심 요구사항인 외채 불상환, 민영화 기업들의 재국유화, 그리고 토지 개혁을 모두 외면했다.


    “룰라 정부의 경제정책 시장친화적이고 신자유주의적이었지만

                              사회정책은 뚜렷이 분배지향적이면서 적극적이었다.” p-245


 아마도 룰라는 가장 큰 문제였던 빈곤층 해결을 위해서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타협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한다. 기득권의 강력한 반발을 누르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모두 실천한다는 것은 통치자에게 불가능이나 다름없다. 우리나라에서도 기득권과 대놓고 맞섰지만 결국 실패한 사람이 있지 않은가. 브라질 사람 특유의 타협정신이 마냥 좋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적절한 타협은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 같다. 몇가지 문제점에도 결국 아름답게 물러난 그의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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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서재
이채윤 지음 / 푸른영토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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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들어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은 유명인들의 독서이다. 나는 이 책을 보는데 유명한 사람들은 과연 어떤 책들을 보며 생각에 영향을 받는지 궁금했다. 전에 보았던 최재천 교수의 책을 통해서 그가 오늘날의 위치에 오르는 동안 보았던 여러 가지 책들을 알게 되었고 이 책의 저자가 썼던 안철수의 서재를 보고 그의 생각을 간접적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 다만 사족을 달자면 안철수의 서재는 썩 마음에 드는 책은 아니었다. ‘노무현의 서재’ 가 훨씬 충실히 만들어졌다. 이 책의 내용을 통해서 노무현의 삶을 간접적으로 들여다보고 그가 생각했던 생각과 추구했던 이념을 엿볼 수 있는 좋은 독서가 되었다.


 그가 세상을 떠난 지 벌써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것만 그가 남긴 발자취는 아직도 남아 있는 듯하다. 비록 수구세력들의 핑계거리로 등장하는 것이 많기는 하지만 말이다. 어쨌든 그는 고졸이라는 학력의 약점에도 불구하고 기득권과 맞서 세상을 바꿔 보려했던 사람이라는 것은 틀림없다. 인터넷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그의 연설에서 확연히 드러나는 그의 기득권을 향한 선전포고는 참 감탄이 절로 나오게 했다. 반칙과 특권이 용납되는 사회가 아닌 누구나 정정당당하게 노력하는 사람이 성공하는 사회를 만들려고 했던 그의 도전이 실패로 끝났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깝다.


 간혹 인터넷에 나오는 한 장면이 떠오른다. 김영삼을 필두로 해서 삼당야합을 선언하는 장소에서 오로지 혼자 반대하며 이의있다고 손을 번쩍 드는 그 장면을 통해서 그가 결코 타협하는 삶을 살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사진이다. 왜 그가 이런 어려운 길을 걸어왔던 것일까? 그는 고졸학력에 불과 했지만 능력있는 변호사로서 잘 살았다고 한다. 한 때는 집안이 잘 살았지만 사기를 당한 후 가난이라는 덫에서 빠져나올 수 없었다고 한다. 고등학교 3년을 다니는 동안 집과 떨어진 학교로 인해서 그 3년을 여기저기서 잠을 자며 학교를 다녔다고 하니 말이다. 이후 어망제조업체에서 잠시 일을 하다가 때려치우고 고시를 보고 변호사가 되어 앞날이 보장된 길을 걸어왔다. 삶은 우연이라 하던가. 그가 우연히 맡게 된 부림사건을 계기로 완전히 그는 인권변호사로 다시 태어났다. 부조리한 사회를 보며 그는 다시 공부를 시작하다가 보게 된 책이 바로 ‘전환시대의 논리’ 라는 책이다. 그 책 속에는 세계의 본질을 꿰뚫는 새로우 메시지와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이 있어 그는 이내 민주화 운동을 하는 청년들이 이 책을 읽고 “의식화” 되었는지 알게 되었다. 그도 ‘코페르니쿠스적 대전환’이 일어난 것이다. 아마도 이 책을 통해서 세상을 제대로 바라보는 눈을 갖게 된 것이 아닐까 한다. 감겨있던 눈을 뜨고 세상을 직시하지 않았을까.


 그의 굴곡진 삶 속에서 탄핵을 받았던 그 시기는 결코 지나칠 수 없지 않을까 한다. 사상처음으로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하여 60여일이나 정지된 그가 잡았던 책은 김훈의 칼의 노래하고 한다. 이순신장군의 백의종군시기부터 2년간의 이야기를 1인칭시점으로 기술한 그 책은 인간 이순신의 내면을 그린 책이다. 전쟁의 공포, 혈육을 읽은 애통한, 혼탁한 조정에 대한 걱정, 백성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고스란히 담긴 책으로서 고뇌하는 한 인간의 모습을 보며 그는 동질감을 느꼈을 듯하다. 보수의 횡포로 인해서 고통받는 자신의 모습과 이순신의 모습은 닮아 보이지 않았을까.


 대통령의 임기를 다 마친 이후에도 이 땅의 진보에 대하여 끊임없는 걱정을 했던 사람이 바로 노무현이다. 진보가 어떤 길을 가야 할지, 그리고 앞으로의 한국은 무엇을 추구해야할지 각계의 학자들과 논의하고 토론하던 그는 제레미 리프킨이 쓴 “유러피언 드림” 이라는 책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성공을 향한 아메리칸드림이란 길의 반대편에 있는 유러피언 드림이야말로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할 방향이라고 본 것이다. 저출산, 양극화, 비정규직, 환경파괴, 사교육 팽창, 도심 난개발 등 수많은 우리 사회의 문제를 풀 수 있는 것이 분배, 형평성, 연대 등의 가치를 중시하는 유럽모델이라고 판단했다. 보수나 진보 둘 다 어떻게 하면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가? 고민한다. 방향은 다르지만 서로 같은 문제에 대해 고민한다는 것이다. 아메리칸 드림과 유러피언 드림으로 대변되는 보수와 진보의 국가적 역할 모델을 통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인 코리언 드림을 찾아나선 것이다. 결국에는 그가 생을 마치면서 안타깝게 미완으로 끝났지만 말이다. 만약 그가 학자들과의 연구를 끝까지 진행해서 진보의 미래를 완성했다면 과연 어떤 결과물이 나왔을까? 미완의 결과가 출간되었긴 하지만 그가 생각했던 모습에는 미치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안락한 삶에서 벗어나 이 땅을 지배하는 기득권과 대항했던 그의 삶이 아직도 많은이에게 잊혀지지 않았다는 것은 아직 희망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가 말했다.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고 말이다. 모두가 깨어 있는 시민이 되어 바뀔 세상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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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페이지 독서력 - 나를 변화시키는 강력한 습관
윤성화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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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책읽기를 좋아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 좋아하는 것을 최근에야 알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책이다. 말장난 같다고 할지 모르지만 나는 책 자체를 책읽기보다 더 좋아하는 것임에 틀림없는 것 같다. 책을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고 구입할 때는 더더욱 기분이 좋다. 빌려보는 것보다 구입해서 보는 책이 대다수이니 나의 책사랑은 다소 과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좋은 것을 어쩌랴. 내가 이러다 보니 다른 사람들의 책에 대한 이야기에도 자연히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독서에 관한 책들을 찾아보다가 우연히 보게 된 이 책은 책과 관련된 직업인 서점의 MD로 일하는 저자가 책에 대한 생각을 진솔하게 적은 책이다. 어찌보면 흔하디 흔한 주제로 그저그런 책을 냈나보다 할 수 있지만 저자의 직업을 생각하면 내가 호기심을 가진 것도 당연할 듯하다.


  거창한 제목에 비해서 그 법칙은 내가 읽기 전에 짐작한 것과 비슷했다. “아웃라이어”에서 나온 1만시간의 법칙에서 따온 것이라는 걸 책을 읽으면 알 수 있었다. 제목과 관련한 내용은 솔직히 그다지 크게 공감가지 않는 것이었다. 내가 이미 책에 대해 깊은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이었고 나의 일상 자체가 책과 같이하는 일상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에 대한 작가의 생각은 깊이 공감가는 내용이 대다수여서 나름 흥미롭게 볼 수 있었다. 특히 책을 많이 보는 사람을 두려워해야 하는 이유는 그 사람의 지식 때문이 아니라 그 자세 때문이라는 말은 상당히 인상깊었다. 자신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치열하게 책을 읽고 나날이 달라지도록 노력하는 그 자세가 무서운 것이라는 게 아닐까 싶다.


  이 책의 중심을 관통하는 1만 페이지 독서법은 크게 다가오지 않지만 그 외에 책에 대한 생각과 독서에 대한 다양한 방법, 소개된 책들은 상당히 흥미로웠다. 나처럼 책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아닌 책읽기의 초보인 사람들에게는 친절한 독서의 입문서가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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