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 젖은 땅 - 스탈린과 히틀러 사이의 유럽 걸작 논픽션 22
티머시 스나이더 지음, 함규진 옮김 / 글항아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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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 대전은 역사학에서 파도 파도 또 연구할꺼리가 많은 사건이다. 인류 역사상 최악의 세계 대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많은 나라가 관련되었고 너무 많은 사람이 죽었기 때문이다. 사실 1차 세계 대전이 있긴 했지만 그것은 그전에 있었던 큰 전쟁에서 전선이 좀 더 확장되었다고도 볼 수 있는데 진정한 의미에서 지구상 거의 모든 나라가 관련된 진짜 세계 대전이라면 역시 2차 대전이다. 삶과 죽음이 극명하게 갈린 이 전쟁이 어떻게 일어나고 전개가 되었는지 아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는지 어떻게 죽었는지 아는 것은 더 중요하다. 이런 끔찍한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는가를 알아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나 중요하다고 여겼던 세계 대전에서 직접적인 전투가 아닌 '학살'에 의해서 수백만명이 죽어간 사실을 사람들은 많이 모른다. 아마 '홀로코스트'라는 말은 알 것이다. 유대인의 학살을 말하는 것인데 이것도 수 많은 사람이 죽어갔다. 그런데 그것보다 더 훨씬 많은 사람들이 죽어갔다는 사실은 그리 알려지지 않았다. 학살을 저지른 사람들은 숨겼고 그것을 알아야 할 사람들은 학살의 일부만 알았다. 


그렇게 된 요인은 여러가지겠지만 그중에 하나가 전쟁 승전국인 소련이라는 사실때문이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소련의 스탈린. 독일은 패전국이었기에 히틀러가 저지른 사실이 훗날 알려졌지만 소련은 승전국이었고 패쇄적인 공산국가였기에 그 사실이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그런 사실이 있었다는 것은 알았지만 구체적으로 얼마만큼의 사람들이 희생되었는가는 바로 알려지지 않았던 것이다.


인류사 최악의 학살자로 히틀러를 꼽지만 그보다 더 했으면 더 했지 못하진 않은 인물로 스탈린을 들 수가 있다. 그가 소련을 통치한 이래로 수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갔다. 전쟁도 아닌 자신의 권력을 위해서 몇명도 아닌 수백만명을 죽였던 것이다. 히틀러의 초기 집권 6년간에는 유대인들에게 '떠날' 선택을 줬다고 한다. 살아나갈 기회 자체는 준 것이다. 그러나 스탈린은 그런 것도 없었다. 이미 1933년부터 대규모 학살을 자행했다. 


그는 스탈린식 사회주의 산업화와 집단화를 추구한다는 이유로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을 숙청하고 죽이고 강제 이주를 시켰다. 그 와중에 수백만명을 굶어 죽게 만들었다. 스탈린의 집단화는 개인을 죽이는 정책이었기에 많은 농민들이 저항을 했고 스탈린은 그것을 죽음으로 대했다. 특히 우크라이나에서 수 많은 희생자가 나왔다. 히틀러에게 유대인 말살의 의지가 있었다면 스탈린에게는 우크라이나 박멸의 의지가 있었던 것인가. 


우크라이나가 대학살의 현장이 되었던 것은 대기근에 대한 책임을 우크라이나 농민들에게 지웠기 때문이었다. 그들이 굶주리게 된 것은 자신에 대한 배신으로 여겼고 그것에 대한 보복으로 대량 학살을 자행하게 된 것이다. 대체 이 해괴한 논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너무나 말도 안되는 이 논리로 수백만명이 굶어죽게 되었다. 


이 우크라이나에는 폴란드계가 많이 살고 있었는데 폴란드계는 히틀러의 유대인 학살에 버금가는 죽음을 당하게 되었다. 독일과 소련 사이의 폴란드는 소련에게는 하나의 적으로 간주가 되었기에 소련 영토안의 폴란드인은 잠재적인 적국 병사나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폴란드 부농 박멸' 정책을 통해서 많은 폴란드인들 학살하게 된다. 그리고 이들은 '폴란드 군사 조직'을 통해서 소련에 반란을 일으킨다는 죄로 또 총살을 당한다. 그야말로 이중 삼중으로 '폴란드인'이라면 죽음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것이다. 이것은 나중에 히틀러가 유대인에게 그대로 적용하게 된다.


1939년은 스탈린과 히틀러 이 두 미치광이가 악수를 나눈 해다. 바로 독소불가침조약이 체결된 것이었다. 그리고 이것은 폴란드에 큰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게 했다. 폴란드는 서방의 지원 약속을 받았지만 그것은 불안하고 약한 신용의 말잔치였음이 곧 드러나게 된다. 독일과 소련이 폴란드 양쪽에서 침공하면서 폴란드 영토를 분할 점령했기 때문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두 학살자는 공동의 이익을 위한 협력자였다. 하지만 히틀러가 곧장 스탈린의 뒷통수를 치고 소련을 침공하면서 세계 전쟁은 확대된다. 이 와중에 폴란드에서는 수십만명이 또 학살된다. 그리고 독잍군은 소련 전쟁포로들과 포위한 레닌그라드 시민들을 굶겨서 400만명 이상을 죽였다. 또한 독일이 점령한 동부 유럽의 유대인들 540만명을 여러가지 방법으로 죽였다.


그야말로 스탈린과 히틀러는 인류사 최악의 학살 전쟁을 벌인 것이다. 이들이 저지른 잔학 행위는 하나의 땅에서 하나의 시대에 벌어졌고 그것은 '블러드랜드'라고 불린다. 이 블러드랜드는 대략 폴란드 중부에서 러시아 서부,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발트연안국에 이르는데 독일과 소련의 중간지대에 해당한다. 여기에 살던 수많은 사람들은 히틀러와 스탈린의 광기에 의해 희생들 당했건 것이다.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폴란드인이라는 이유로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으로 등등 전혀 이유같지 않은 이유로 대량 학살을 당하게 되었다.


전쟁이 끝났지만 이런 대학살에 대한 진실은 금방 드러나지 않았다. 유대인 학살에 대한 진실이 밝혀진 것은 겨우 7~80년대이다. 하지만 그것은 서방쪽의 자료일뿐이다. 유대인은 서유럽에서만 산 것이 아니라 소련을 포함한 동유럽에서도 많이 살았고 거기서 수백만명이 죽었다. 그 자료가 누락이 된 것이다. 게다가 비유대인도 수백만명이 학살을 당했다. 스탈린이 죽은 이후에도 소련의 폐쇄적인 정책은 그대로 이어갔고 스탈린의 학살이 드러나지 않았다. 게다가 많은 사람들이 죽었던 블러드랜드는 대부분 공산국가에 소련의 영향력이 있었다. 인류사 최악의 학살극에 대한 진실이 알려지기는 힘들었던 것이다.


히틀러의 나치주의와 스탈린의 공산주의는 각각 극우와 극좌를 대표하는데 극과 극이 통한다는 것을 여기에서 볼 수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그들의 이념에서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민주주의 에서 가장 중요한 '개인'이 이들에게는 없었던 것이다. 전체를 위해서 개인 한 명쯤은 없어도 되었고 그것이 수백만이 되었다고 해도 과감하게 제거할 수 있는. 이 극우와 극좌가 동시에 출연했다는 것이 천 만명이 넘게 학살당하게 되는 비극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지은이는 차분하게 이 대학살을 조명한다. 방대한 자료를 차근차근 끼워 맞춰서 그 끔찍한 시대의 전체적인 그림을 그려낸다 그동안 2차 세계 대전에 대해서 많은 책들이 나왔지만 그 시대에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전쟁과 관련 없이' 죽었는 것에 대해서는 밝히는 책이 거의 없었다. 이제 이 책으로 인해 2차 세계 대전의 함몰된 한쪽을 복원한다는 의미와 함께 잊혀져서는 안되는 불편한 진실을 마주할 기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책은 그리 어렵지 않게 잘 읽히는 편이긴 한데 2차 세계 대전 당시 소련과 독일, 스탈린과 히틀러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어야 이해가 쉽다.승자에 대한 역사도 역사지만 관심을 덜 가지는 '죽어간 사람들'에 대한 역사도 역사다. 승자와 피해자 모두를 봐야 진정으로 역사를 보는 것이 아닐까. 대담하면서도 묵직한 충격을 주는 대역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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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한중일 세계사 10 - 강화도조약 Ominous 본격 한중일 세계사 10
굽시니스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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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한중일 세계사는 단순 한국사의 영역에서 벗어나 세계사속에서 우리 역사가 어떻게 흘러갔느냐를 비교해서 알아보게 하는 시리즈이다. 만화로 되어 있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고 쉬운 내용으로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어서 역사 초보자들에게도 좋은 책이다. 하지만 안에 들어있는 내용은 짧지 않다. 아주 세밀하게 나타낸 것은 아니지만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핵심 내용은 다 들어 있어서 이 책만 읽어도 당시의 시대상을 잘 알 수 있게 한다.


이번 책은 '강화도 조약'이다. 우리가 일제에 치욕을 당하게 되는 그 처음 단계. 이 강화도 조약으로부터 일제의 침략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런데 단순히 우리가 강화도 조약이 1876년에 일어났고 근대적 개항이다 이런식으로 암기해서는 부족하다. 왜 그때 그런 일이 일어났었는가를 알아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다시는 그런 일을 당하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보면 그때 강화도 조약은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모든 것이 조선의 개항을 위해서 안배되고 준비되어서 분위기를 몰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그 음모의 설계자는 일본이고 좋은 마음으로 한 것은 아니다.


일단 일본을 보면 개항이후에 많은 개혁이 이루어졌지만 분열과 대립도 극심했다. 난학이라는 학문이 발달할 정도로 외국 문물에 대해서 익숙했지만 전면적인 개항과는 또 달랐다. 그야말로 일본 사회 전체가 바뀌는 일이 일어났으니 왜 안 그렇겠는가. 기득권에 안주하려는 세력, 그 기득권을 타파하려는 세력, 그 중간에 이득을 볼려는 세력 등등 일본의 개화가 그리 쉽게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다. 


그런 갈등속에서 정부의 주요 인사들은 서양을 배우기 위해서 2년간에 걸친 서양 열강 순방 사절단을 보내게 된다. 자신들이 우물안 개구리이고 내실을 쌓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사절단. 그들이 많은 것을 배우고 돌아왔을때 국내는 여러가지 개혁으로 많은 갈등과 혼란이 있었다. 게다가 이때 대만과 한국을 정벌해야한다고 주장하는 세력이 있었다. 대만은 실제로 정벌을 강행해서 어느 정도의 성과를 이루었다. 비록 대만 자체를 점령하거나 식민지화하지는 못했다고 해도 당시 일본의 해군력은 중국 청나라를 압도했다는 사실은 훗날을 기약하게 했다.


하지만 조선 정벌, 즉 정한론은 일단 내실을 다져야한다는 집권 세력에 의해서 수면아래로 내려간다. 그러나 혼란이 계속되자 해외 원정으로 정권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정한론이 새롭게 부상하게 된다. 참 이해가 안되는게 당시 조선은 일본을 무시하기는 했어도 군사적으로 적대하거나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그런데 일본은 곧바로 정한론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자기들 마음에 안 들면 바로 쳐들어가는가? 임진왜란때의 침략의 DNA가 수백년이 흐른 19세기까지 이어졌나는 생각도 들었다. 


일본은 조선을 침략하기 위해서 사전 정지 작업을 했다. 우선 청과 대만에서 충돌을 일으켜서 적어도 청이 일본의 조선 진출에 큰 간섭을 안하게 했다. 그리고 영토 분쟁이 있던 러시와와도 타협을 통해서 영토를 확정지었다. 일본의 대외 원정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중국과 러시아를 주저앉힌 것이다. 그리고 영국,미국, 프랑스등 당시 열강들도 침묵시켜서 그야말로 조선을 상대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던 것이다.


한편 조선은 흥선대원군의 10년 집권이 끝나고 말았다. 사실 고종의 나이도 20살이 지나서 친정할 때가 되었는데 흥선은 스스로 물러날 생각이 없었다. 여러 상황을 거쳐 흥선이 물러나고 고종이 직접 권력을 행사하게 되었는데 쇄국을 했던 대원군과 달리 적당하게 일본과 관계를 개선할려고 했다. 그러다가 일본 외교관을 접대하던 동래부사의 무리한 고집으로 상황은 급변한다. 안그래도 뭔가 트집을 잡으려던 일본은 이것이 자신들을 무시한 처사라고 여기고 곧바로 무력 충돌의 기운을 피운다. 바로 운요호 사건을 일으킨 것이다. 그리 대단하지도 않은 이 군함으로 우리의 전통 수군진을 박살내면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다. 


사실 이때 대원군이 집권했거나 고종도 쇄국의지가 있었다면 수 많은 희생이 났다고 해도 일본과 전쟁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일본 함포의 위력에 눌린 것도 있었고 당시 고종이 근대적인 개항을 할 마음이 있었기에 일본과 결국 조일수호조규 즉 강화도 조약을 체결하게 된다. 이 조약은 여러가지 조선에 불리한 점이 많았는데 근대적 조약에 무지했던 조선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만다. 이 강화도 조약이 일본의 한반도 침략의 시발점이 되는 것이다. 그때가 1876년.


책은 술술 잘 넘어간다. 만화긴 하지만 대사와 설명을 통해서 많은 내용을 쉽게 알 수 있게 한다. 만화라는 형식을 통해서 더 가깝게 느끼게 하는 것이다. 우리 역사상 가장 안타깝고 분노를 일으키게 되는 일제 강점기의 서막을 여는 부분이라서 사실 한숨이 나온다. 이번 책에서는 이제 시작하는 부분이었지만 다음 책부터는 본격적으로 전개가 될터라서 우울해질것 같다. 하지만 다시는 그런 치욕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알아야 한다. 당시 조선이 약하기만 해서 망한것이 아니라 주위 환경이 어떠했기에 그렇게 되었다는 것을 알아야 또 다시 안 당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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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아하 한글 만들기 + 배우기 세트 - 전9권 아하 한글 시리즈
최영환 지음 / 창비교육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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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이라면 한글을 당연하게 깨우친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다. 틀린 말은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 한글은 쉽게 깨우칠수 있다. 그러나 좀 더 쉽고 재미있게 빨리 배울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것을 마다할 일은 아닐 것이다. 이 책은 한글을 쉽고 재미있게 빨리 배울 수 있게 만든 교재다. 한글을 처음보는 아이들이 놀이를 통해서 문자라는 것을 쉽게 익힐 수 있게 한다.


일단 책을 보면 큼직한 글자와 함께 처음 글자를 접하는 아이부터 응용해서 문장을 만들어가는 과정까지 단계별로 나타나있다. 그림을 통해서 각 자음과 모음을 익히고 그것을 통해서 글자 한 자를 만들고 또 받침이 들어갈때를 잘 익히도록 하고 있다. 재미있는 그림을 통해서 공부한다는 느낌보다는 논다는 의미로 자연스럽게 한글을 알아가게 하는 점이 돋보인다. 한글 공부에 처음인 아이나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 모두에게 좋은 교재다. 한글을 이렇게 체계적으로 익힌다면 결국 국어 능력이 탄탄하게 되기 때문에 나중에 고학년이 되어서 국어 공부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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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Q - 탐정 아이제아 퀸타베의 사건노트
조 이데 지음, 박미영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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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신선한 탐정이 나온 것 같다. 추리 소설의 역사도 오래되었고 각양각색의 탐정들이 나와서 더 이상 개성있고 독특한 탐정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사람의 창작력은 가늠할 수가 없는 모양이다. 제목인 IQ는 지능 지수를 말하는데 책에서는 주인공의 이름이다. 바로 아이제아 퀸타베. 그런데 그가 여러가지 사건을 척척 해결하는 것을 보면 아이큐가 높다는 의미 즉, 똑똑하다는 말도 되겠다. 사실 뛰어난 탐정이라면 어느 정도 똑똑하긴 해야겠지만.


주인공 IQ는 탐정이 되기 전 평범한 학생이었다. 비록 부모님 없이 형과 살고 있었지만 머리도 좋고 학교 성적도 좋아서 형은 동생이 좋은 대학에 들어가서 정상적인 삶을 살기를 원한다. 그렇게 살았으면 좋았을 것을 운명은 이들에게 빛을 뺏아가게 된다. 바로 형이 뺑소니 사고로 사망하게 되는 것이다. 졸지에 완전 고아가 된 아이제아. 아직 어리고 혼자라서 보육원에 들어갈 수도 있는 상황이 된다. 그럴때 갱단의 일원인 도슨을 만난다. 마침 도슨은 머물 곳이 필요했고 서로의 이익이 일치를 해서 같이 살게 된다.


그러나 살 곳은 있어도 생활비는 없는 상황. 형이 벌어온 돈으로 살았던 아이제아는 이내 자신 스스로 돈을 벌어야 함을 알게 된다. 그리고 도슨과 함께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인 절도를 하게 된다. 비록 나쁘게 해서 번 돈이지만 착실히 버는 아이제아에 비해서 도슨은 물쓰듯 쓴다. 


그러다가 마약과 관련한 일에 휘말리게 되고 중학생 정도의 아이가 사망한 것을 보고 아이제아는 나쁜 짓에서 손을 씻기로 한다. 마음은 고쳐먹었지만 뭘 먹고 살까. 그 시점에 작은 사건을 접하게 되고 그것을 해결하면서 이름이 나기 시작한다. 그에게 이런 저런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어려운 일들을 의뢰하게 되는 것이다. 큰 사건들도 아니고 수임료가 큰 것도 아니라서 돈이 생각보다 크게 벌리진 않는다. 때로는 돈이 아니라 먹을 것을 받기도 하기에 큰 돈벌이가 될 수는 없다. 조금은 나아졌지만 여전히 생활고에 시달리는 아이제아.


그런 상황에서 큰 것이 들어온다. 한 거물 래퍼가 암살의 위기를 겪고 이 사건의 해결을 아이제아에게 의뢰한 것이다. 무려 5만 달러의 보수가 약속된다. 소소한 사건들을 해결한 명성이 그 래퍼에까지 들어가게 되고 그런 제안이 온 것이다. 경찰도 아니고 무려 살인 미수 사건에 아이제아가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 그런데 생각보다 쉽게 사건이 풀리는 듯 했지만 증거가 부족하다. 쉬운 것 같아면서도 복잡한 사건의 해결을 위해 아이제아는 전진한다. 래퍼에게도 목숨이 달린 일이지만 더 이상 버틸 돈이 없는 아이제아에게도 마지막 목숨줄이다. 아이제아가 이 사건을 어떻게 해결 할 것인가.


작가는 50중반의 나이에 이 소설을 처음 썼다고 한다. 오랫동안 습작을 해오다가 남들이 다 포기할 나이에 용기를 내었는데 그것이 크게 성공을 한 것이다. 우선 주인공이 현실적이다. 형제끼리만 살던 가난한 흑인. 거기에 사고로 형이 죽고 혼자가 되고 생활을 위해서 나쁜 짓을 하게 된다는 것이 참 현실적인 이야기다. 하지만 거기에서 빠져나와서 나름 살기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머리가 똑똑했기에 탐정이라는 직업에 잘 맞게 되었는데 앞으로는 더 복잡하고 더어려운 사건들이 다가올 것 같다. 거기에 맞게 더 성장한 탐정의 모습도 나오게 될 것이고.


내용은 쉽게 쉽게 잘 읽혔다. 아주 복잡하고 잔인한 사건이 나오는게 아니라 생활 밀착형의 소소한 사건들이 나오면서 잘 몰입 할 수 있었다. 주인공이 탐정의 길에 들어가게 되는 과정과 여러 사건들을 해결하는 모습이 생생한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작가가 셜록 홈즈의 팬이라고 하는데 IQ가 홈즈면 도슨은 와트슨일까. 앞으로는 어떻게 시리즈가 전개될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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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도자기 여행 : 동유럽 편 - 개정증보판 유럽 도자기 여행
조용준 지음 / 도도(도서출판)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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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는 중국에서 시작해서 우리나라에서 찬란하게 빛났으며 그것이 일본으로 넘어가서 색다르게 발달을 했다. 이렇게 주로 동아시아 3개국 한국, 중국, 일본에서 많이 발달했다. 그런데 오늘날 이 세 나라 말고도 많은 나라들이 도자기를 생산하는데 특히 유럽 쪽에 도자기가 많이 발달했다. 도자기 하면 우리나라나 중국 일본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유럽 도자기라고 하면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유럽도 분명 오래전부터 도자기가 발달한 지역이고 그 맥이 아직 까지 이어져 옥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세계의 도자기 역사 중에서 특히 유럽의 도자기들을 살펴 볼 기회를 주는 시리즈다. 국내에 관련한 책이 없었는데 상당히 반가운 내용이다. 동양의 도자기는 어느 정도 책들도 있어서 가늠할 수가 있는데 유럽은 어떻게 발달을 했는지 그 수준을 짐작할 수 있게 하는 책이다. 그 첫번째 발걸음으로 동유럽의 대표적인 도자기 도시들을 방문해서 도자기 역사를 이야기 해준다.


역사적으로 그릇을 만드는 것은 세계 곳곳에서 있어왔지만 유약을 바르고 구워서 만드는 도자기 기술은 중국에서 시작되었고 수 백년의 역사를 통해서 수 많은 명작들을 배출해 왔다. 중국에서 생산된 도자기가 우리나라나 일본에만 흘러온 것이 아니라 무역을 통해서 유럽에도 전해졌다. 당시 유럽에서는 도자기 만드는 기술이 없었기에 중국 도자기는 그야말로 신문물 이었다. 중국에 이어서 일본산 도자기도 유럽인들의 마음을 훔치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렇다면 유럽인들이 이렇게 수입만 했을까. 그럴수는 없었을 것이다. 자신들도 도자기를 만들려고 노력했고 결국 동양의 하이테크를 재현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그 첫번째로 마이슨을 방문한다. 마이슨은 독일 작센 주의 도시로 오래된 유적을 갖고 있는 곳인데 여기는 도자기의 도시다. 유럽 국가 가운데 최초로 동아시아 3국에서만 생산 하던 경질 도자기를 생산하기 시작한 곳이다. 말하자면 유럽 도자기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1710년에 유럽 최초의 자기 공장을 설립한 이후로 마이슨은 도자기의 명가로 이름을 떨쳐왔다. 마이슨은 도시지만 이 도시 이름이 곧 도자기 회사 이름이기도 한 것이다. 


여기에서는 청화백자를 기억해야 한다. 중국산 도자기가 큰 인기를 얻었는데 그 중에서도 푸른 빛이 도는 청화백자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이 마이슨이 그것을 결국 재현해 냈던 것이다. 

마이슨 도자기 회사는 코발트블루를 안료로 사용하는 중국의 청화백자를 생산하기 시작했는데 이 과정에서 유럽인의 감성을 반영한 작품을 많이 만들게 되고 그것이 그 유명한 '쯔비벨무스터'의 탄생 배경이 된다. 화려한 문양이 돋보이는 쯔비벨무스터는 오늘날까지도 각광을 받게 된다. 마이슨은 중국뿐만 아니라 일본의 아리타 도자기의 영향도 받게 된다. 중국이 명에서 청으로 교체되는 도중에 무역이 정체되자 수입선이 교체되는 도중에 일본의 아리타 도자기가 유럽으로 수출되는데 이것이 유럽의 여러 왕실에서 큰 인기를 얻게 되는 것이다.


아쉬운 것은 일본이 임진왜란을 통해서 우리나라의 도공들을 잡아가서 도자기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불과 100년이 채 안되는 시간에 도자기 강국으로 부상하게 되었고 이후 유럽으로 도자기를 비롯한 예술품들을 수출해서 막대한 이득을 본 것이다. 당시 조선도 좋은 도자기를 생산할 능력이 있었는데도 중국과 일본 외에 다른 나라와 무역을 할 생각도 안해서 그 좋은 기회를 놓친 것이다. 


책은 마이슨을 지나서 드레스덴, 뮌헨, 그리고 더 동쪽으로 가서 바이예른, 오스트리아, 체코, 폴란드,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차례로 방문하면서 쯔비벨무스터가 어떻게 전파되고 발달되어 갔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동양에서는 고급스런 골동품의 위치에 있었다면 유럽에서는 점차 대중적이고 일반인들이 편하게 사용하는 위치에까지 이르렀다. 당시 도자기의 생산과 유통은 큰 이익이 남는 장사였기에 수 많은 도자기 회사들이 일어났다가 망했다가 서로 합쳐지고 커지고 작아지고 하는 일들이 많았다. 그 와중에 마이슨에서 만들었던 쯔비멜무스터가 체코에서도 폴란드에서도 각각의 특징을 가지고 발달을 했던 것이다.


책은 재미있다. 답사기 형태라서 어렵지않게 쓰여져서 술술 잘 읽힌다. 도자기는 아무래도 긴 설명보다는 직접 눈으로 보는게 더 큰 이해가 있기에 많은 사진이 실려있어서 이해를 돕고 있다. 사진을 보면 확실히 유럽의 도자기들이 화려하면서도 세련된 미를 보인다. 오늘날에도 유럽 도자기 하면 고급으로 인식이 되고 오히려 우리나라나 중국, 일본의 도자기는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과거의 위치가 지금은 완전히 반대로 바뀐 것이다. 어찌보면 도자기를 향한 유럽인들의 끊임없는 열정이 원조를 능가한 위치에 오르게 한 것이 아닐까도 싶다.


시리즈는 이어서 서유럽과 북유럽으로 이어진다. 사실 도자기로 유명한 도시가 워낙에 많아서 그것을 모두 책에 실을 수는 없었다고 한다. 몇몇 대표적인 도시만 봤는데도 그 방대한 실물들이 참 놀랍다. 동유럽도 이럴진데 유럽의 다른 지역은 또 어떤 도자기로 유혹을 할런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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