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테미스 - 스페셜 에디션 앤디 위어 우주 3부작
앤디 위어 지음, 남명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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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인 마션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둔 앤디 위어가 우주를 배경으로 한 또 다른 과학 소설을 갖고 왔는데 바로 이 책 아르테미스다. 이 작가는 과학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진행시키기에 전함이나 우주비행선이 나오는 등의 완전 허구적인 과학소설에 비해서 실제적인 느낌을 들게 한다. 그래서 더 이야기에 빠르게 빠져드는것이 아닐까 싶다.

 

화성이라는 뭔가 눈에 잡히지 않는 공간을 배경으로 했던 전작과는 달리 이번에는 달을 배경으로 했다. 이미 달은 수 십 년 전에 인간이 다녀온 공간. 지금도 얼마든지 갈수 있지만 가봐야 더 이상 유익한 일이 아니기에 안 간다는 그 달. 사실 달은 인류가 생겨난 이래로 수많은 상상력의 원천이었던 존재다. 우리에게도 달 나라 토끼 이야기가 익숙할 정도로 달에 관한 이야기는 많다. 아마 언젠가 인류가 우주의 어느 행성에서 실제로 산다면 달이 아닐까 싶은데 지은이는 그런 달에 인간이 산다는 전제 하에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책을 보면 커다란 둥근 원형의 공간을 여러 개 두고 그것을 각각 연결하는 통로로 해서 하나의 도시가 달에 있는 것으로 나온다. 이른바 달 나라다. 완벽하게 계산된 공기와 중력 속에서 지구의 여러 나라에서 온 여러 인종들이 평화롭게 사는 달의 도시다. 여기도 잘사는 사람은 잘 살고 있고 못사는 사람은 자작은 다락방 같은 공간에서 겨우 발 정도 뻗고 살고 있다. 하지만 지구처럼 아주 복잡하고 범죄가 많은 그런 것은 아니다. 어느 정도는 평화로운 일상을 영위하는 곳이다.

 

여기에 우리의 주인공 재즈가 살고 있다. 지구의 여러 지역을 고향으로 두고 달에 이주에 온 많은 사람들에 비해서 재즈는 인생의 대부분을 달에서만 살고 있다. 말하자면 달이 고향이고 그녀에게는 달이 지구와 같은 존재인 것이다. 그녀는 천재적인 두뇌를 가졌지만 지금은 밀수꾼인 동시에 물건을 배달하는 포터로 살고 있다.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어떤 목적을 위해서 악착 같이 돈을 벌려고 한다. 그러던 차에 거래하던 한 갑부에게서 엄청난 돈을 벌수 있는 큰 거래를 제안 받고 지긋지긋한 삶을 변화시키기 위해 그 제안에 동참하게 된다. 하지만 쉽게 얻는 것은 뭔가 탈이 나게 마련. 여러가지 사건이 일어나는데 그 평화롭던 달에 살인까지 일어나게 된다. 게다가 그 살인자는 재즈까지 노리게 되고 점점 일은 커져서 달도시 전체의 운명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전작인 마션에서는 화성 기지에서 고군분투하는것은 주인공 혼자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여러사람이 어울려사는 도시에서 이야기가 전개되어서 좀 더 입체적이고 흥미로운 구성이 된거 같다. 주인공 이외에도 여러 명의 인물들이 등장해서 이야기를 더 재미있게 구성하고 있는것 같다. 위에서도 말했다시피 그중에서도 주인공인 재즈의 활약이 돋보이는 이야기였다. 주인공이니까 당연한거지만 이 재즈라는 여인네 아무 마음에 든다. 캐릭터가 강온약이 적절하게 잘 조화가 되어서 기분 좋은 모습으로 표현이 되고 있다. 이토록 매력 있는 여인이라니! 아마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캐스팅에 이 배역을 잘 소화시킬 배우를 찾는데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과학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쓰는 작가의 이력답게 이 책도 각종 실제 과학을 응용한 내용이 많이 나온다. 실제로도 치밀한 자료 조사로 진짜로 가능한 과학적 지식들에 살을 붙여서 이야기를 진행시킨다. 물론 과학적인 지식이 풍부한 사람이라면 어느 것이 맞고 어느 것이 허구일지 알겠지만 그런거 몰라도 그럴싸하게 자연스럽게 잘 전개가 된다. 이 작가의 가장 큰 장점은 실제적인 과학적 지식이 아니라, 쉽게 쉽게 어렵지 않게 이야기를 잘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자칫 딱딱 할수있는 과학 이야기를 내용 속에 잘 녹여서 편하게 읽을수 있게 해놨다. 그래서 긴 이야기지만 진도가 금방 금방 나가면서 재미있게 잘 읽을수 있었다.

 

영화로 나온 마션에서는 극중 배역을 백인으로 바꾸는등의 인종 차별적인 문제가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지은이는 그런거 없이 인종적인 편견이 없는 사람인데 이번 작은 그런 마음이 더 활발하게 표출이 된거 같다. 바로 매력적인 주인공이 백인 소녀가 아니라 아랍출신의 아버지를 둔 사우디아라비아인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인이 주인공인 소설을 읽어본 적이 있는가? 그것도 백인주류의 소설속에서? 그리고 주인공뿐만 아니라 주위 인물들도 흑인,동양인,백인 등이 다양하게 나오고 그 배경 나라들도 러시아, 케냐, 라틴아메리카 등 다양하다. 다양한 인물들을 폭넓게 쓰는 작가의 스타일이 잘 반영된 책이 아닌가싶다.

 

이야기는 재미있었다. 이미 전작으로 인해서 기대를 했는데 그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다. 특히 주인공 재즈의 모습이 참 매력적이라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사랑스럽다고 해야하나. 성격은 밝고 명랑하면서도 거친 면도 있고 속 깊은 면도 있으면서도 가볍기도 하고. 뭔가 보이시한 매력이 있으면서 예쁠 때는 예쁜 그런 캐릭터가 이 책에 나오는 주인공이 아닐까 싶다. 캐릭터가 확실하게 잘 구축이 되어 있어서 이야기 전개의 큰 힘이 된다. 달의 여인 재즈의 흥미로운 대활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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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
마이클 코리타 지음, 최필원 옮김 / 황금시간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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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스릴감 넘치는 추격전을 읽었다. 역시 쫓고 쫓기는 장면이 나와야 더 쫄깃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이 책을 쓴 작가 마이클 코리타는 잘 짜여진 줄거리에 스릴과 긴장감을 적절하게 잘 배합하는 스타일인데 그 장기가 이번에 잘 드러났다는 생각이다. 현대식 추격전이 마냥 통하지 않는 대자연속에서 서로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쫓고 쫓기는데 단순한 줄거리이지만 팽팽한 긴장감과 몰입감을 주는 책이었다.


주인공은 열 네살 소년 제이스 월슨. 그는 채석장에서 다이빙 연습을 하다가 우연히 물 속에서 시체를 발견한다. 죽은지 얼마되지 않는. 그 자체도 놀랄 일이었지만 더 이상 알아서는 안되는 것을 보고야 만다. 바로 살인하는 장면을 보게 된 것이다. 졸지에 목격자가 된 제이스. 그러나 살인자들은 프로중의 프로였고 제이스는 엄청난 두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정부의 증인 보호 프로그램도 믿지 못하게 된 제이스는 범인들이 잡히기 전까지 신분을 속이고 어느 험준한 산속에 위장해사 살게 된다.


바로 몬테나의 그 험준한 산악 지대의 생존 캠프에 합류하게 된 것이다. 여기는 군 출신 생존 전문가인 이선 서빈이 운영하는 말 그대로 생존 캠프다. 전국의 여러 문제아들이 와서 생존에 필요한 여러가지 훈련을 받은 곳인데 겨울의 눈이 여름까지도 잘 안 녹아서 길이 자주 통제되기도 하는 외딴 곳이다. 훈련하기에도 좋지만 제이스 같이 숨어야 할 사정이 있는 사람에게 딱 맞는 곳이다.


이름도 바꾸고 어디로 갔는지 아는 사람도 거의 없는 완벽에 가까운 은둔이었다고 여겼지만 악당은 보통이 아니었다. 잔인하고 냉혈한 형제 킬러들은 끝내 제이스의 위치를 알아내고 몬테나로 잠입한다. 그리고 이선을 제압하고 제이스는 숲 속으로 도망친다. 지역을 잘 아는 이선은 죽이지 않고 제이스를 찾으라고 위협을 당한다. 일반적인 상황이었으면 제이스는 잡히거나 숲 속에서 길을 잃다가 굶주림에 죽었을 것이다. 그런데 제이스는 숲 속의 산림 화재 감시탐에서 한 사람을 만난다. 바로 배테랑 소방관인 해나다. 그녀는 큰 불이 났을때 사람을 구하지 못한 것을 괴로워하면서 지내고 있었는데 그때 제이스를 만나게 된 것이다.


이제 해나에게 제이스는 다시는 죽게 놔 두지 않을 존재다. 해나의 도움으로 제이스는 한 줄기 희망을 안고 도주를 계속하게 된다. 그 뒤를 이선을 앞세운 킬러 형제가 바짝 뒤따른다. 이 긴박한 순간에 큰 불이 난다. 킬러들이 경찰의 눈을 따돌리기 위해 불을 지른 것이다. 바짝 마른 산림에 불이 나자 순식간에 큰 불로 번진다. 제이스는 킬러들의 추격도 받지만 거센 화마의 추격도 받는다. 어떻게 해야 살아나게 될까. 이야기는 갸날픈 열 네 살 소년과 킬러의 숨막히는 추격전을 빠른 전개로 스릴감있게 잘 전개시키고 있다.


사실 이야기 자체는 새로울 것이 없다. 살인 사건을 목격한 한 소년과 그를 죽이려는 사람. 그리고 소년을 보호하려는 사람. 우선 존 그리샴의 '의뢰인'이 생각나기도 한다. 그런데 추격의 무대가 험준한 산악 지대다. 게다가 엄청난 산불이 도사리고 있다. 일반적인 추격을 하기 어려운 상태다. 대자연의 모습 속에 작은 인간들의 죽음이 왔다 갔다 하는 추격이라는 설정이 흥미롭다. 제목처럼 한 쪽은 죽기를 바라고 있지만 한 쪽은 죽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그 중간에 자연 재해가 어느 편을 들지도 않고 인간 모두를 겨냥하고 있는 것이 더 이야기를 현실감이 있게 느끼게 한다.


영화로도 나왔는데 원작에 비해서 스릴감은 좀 약하다. 영화 자체가 재미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갈등 구조가 좀 단순하게 나와서 소설이 훨씬 재미있다. 마지막 부분은 영화가 흉내내지 못하는 부분이다. 영화를 본 사람들은 꼭 소설을 읽으면 좋을 듯 하다. 그래도 몬테나의 산림 지대와 큰 불, 뇌우 등의 모습은 영상으로 잘 표현이 되어서 영화와 소설같이 읽으면 딱 좋을 것 같다.


아무튼 이 책도 한번 손에 잡으면 놓지 못하게 되는 내용이다. 줄거리 자체가 아주 신선한 것도 아니고 복잡한 것도 아니라서 좀 읽다가 내일 읽겠다고 한 것이 내리 읽게 된다. 늦은 시간 읽으면 안되는 책 중에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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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공부 365 - 주린이를 위한 1일 1페이지
한국비즈니스정보 지음 / 어바웃어북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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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주식 투자가 대세다. 금리가 낮은 탓에 은행 이자만으로는 큰 수익이 나지 않는데 주식은 적은 돈으로 시작해서 잘만하면 몇 달안에 목돈을 만들 수 있다고 해서 너도 나도 주식 투자를 하고 있는데 문제는 묻지마 투자다.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많이 오른다고 해서 막 사는데 상당히 위험한 일이다. 주식도 엄연히 돈을 잃을 수 있는 투자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잃을 수도 있는 것이다. 모르면 그냥 유망한 주식 사 놓고 장기적으로 관망하면 되는데 꼭 욕심을 부려서 탈인 것이다.


주식의 주자도 모르고 투자를 한다면 100전 100패다. 주식 박사라도 해도 꼭 성공한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 주식인데 아무리 그래도 뭐라도 좀 알아야 한다. 거기에 맞게 나온 책이 바로 이 책인것 같다. 아주 기본적인 주식 거래 이런것 빼고 주식에 관한 여러가지 기본 개념을 알기 쉽게 짧은 내용으로 이해하게 하는 내용인데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하루에 한장씩 읽으라고 하지만 몇장씩 읽어도 될 만큼 이해하기 좋게 적혀 있다.


일주일 단위로 설명하는데 월요일은 보통주와 우선주, 배당 등 투자에 필요한 기초지식을 해설하고 있다. 주식차트 읽는 법도 정리하고 있어서 관련된 지식을 알고 싶으면 월요일만 읽어도 된다.

화요일은 국내외 경제 이슈를 알려준다.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야 주식 투자에도 밝아지는 법이다. 양적완화나 돈의 흐름등을 설명해주고 실물 경기와 주가와의 관계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수요일은 국내 거의 모든 업종의 분석 및 전망을 하고 있다. 업종별로 뭐가 유망하고 체크해야 할 사항이 무엇인가를 알려주고 있다. 목요일은 회계와 공시에 대해서 설명한다. 공시와 제무제표를 통해서 기업 경영의 속내를 들여다보고 상장이나 분할등을 통해서 주가 상승 포인트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분석하고 있다.


금요일은 52개 업종을 대표하는 대장주를 선별해서 분석한다. 이를테면 삼성전자 같은 회사의 주식을 분석하는 것이다. 유명한 주식은 이름을 들어봤을 것이고 이름을 몰라도 유망한 회상의 주식이니까 알아두는게 투자에 도움이 될 것이다.


주말에도 공부해야 한다. 토요일에는 언택트 바이오쪽을 설명한다. 코로나 사태로 언택트 산업이 더 활발해지고 있어서 이쪽 산업에 대해서 눈여겨 둘 필요가 있다. 메타버스, 이커머스, 마이데이터, 핀테크 등 최근 부상하는 업계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고 진단키트나 백신 등의 바이오 업체에 대해서도 공부해두면 낯설지 않을 것 같다. 일요일에는 미래 산업에 대한 이야기다. 수소경제나 배터리, 탄소중립 등 앞으로 발전할 산업에 대해서 익숙해지도록 한다.


각 개념에 대해서 아주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사실 재무제표 하나만 제대로 설명할려면 책 한권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재무제표를 잘 본다고 해서 주식 투자를 잘 한다고 볼 수도 없다. 전반적으로 알아야 할 것이 있는 것이다. 아무리 회사가 탄탄하고 실적이 좋아도 코로나 같이 전 지구적인 큰 사건이 일어나면 당연히 주가는 떨어진다. 그렇기에 사회적인 상황도 잘 파악해야 하고 그것으로 투자 전략도 잘 세워야 하는 것이다. 여러 개념에 대해서 상세하지는 않아도 적어도 알아야 할 것은 알게 해준다. 전반적인 주식 투자에 대한 개념을 알게 하는 내용이라서 초보자들에게 좋다.


주식은 흐름을 잘 알아야 한다. 지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 흐름을 잘 알고 투자를 해야 성공한다는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주식의 기본과 함께 흐름이라는 것에 대한 개념을 느끼게 해준다. 이 책 한 권으로 주식 공부가 완전하게 되지는 않는다. 이 책를 기본으로 더 확장해서 다른 상세한 책들까지 읽는다면 투자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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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비스마르크 - 전환의 시대 리더의 발견
에버하르트 콜브 지음, 김희상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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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혈재상. 비스마르크를 일컬을때 흔히 쓰는 수사다. 피도 눈물도 없이 힘으로 밀어붙이는 정책을 쓴 사람. 아마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알고 있을 것이다. 아주 틀린말은 아니지만 정확한 말은 아니다. 무엇보다 그가 추구한 정책이 무엇을 할려고 했던것인가에 대해서는 많이 모른다. 비스마르크는 힘을 비축했지만 힘 자체를 위해서 정책을 폈던 것이 아니다. 비스마르크가 팽창주의로 주위 나라를 침략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주위 나라에 침략을 안 당할려고 한 것이다.


그럼 비스마르크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바로 평화였다. 평화? 군국주의자 비스마르크가 평화주의라니. 그렇다 비스마르크는 평화주의자였다. 그런 그가 왜 훗날 철혈재상이라는 말을 듣게 되었을까. 그것은 그가 평화를 추구하는 방법으로 강력한 힘을 키웠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를 침략하기 위한 힘이 아닌 다른 나라로부터 독일을 지키기 위해서 힘을 가질려고 했던 것이다. 물론 힘만 가진다고 평화가 되는 것은 아니다. 힘을 써야 할 상황 자체를 만들지 않아야 한다. 그럴러면 외교를 해야 한다. 외교로 상황이 악화되지 않도록 끝없는 협의를 해야 하고 인내해야 한다. 그 밑바탕이 되는 게 힘이니 외교와 힘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당시 독일의 상황을 이해해야 비스마르크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다. 오늘날 독일은 하나의 강력한 나라지만 당시 독일은 많은 작은 나라들로 나누어져 있었고 겨우 조금씩 통일되고 있는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독일의 주위는 강대국으로 둘러쌓여 있었다. 영국, 프랑스, 러시아, 합스부르크의 오스트리아라는 강대국들을 상대로 독일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었을까. 아무리 국력을 키운다고 해도 그들 모두를 상대로 이길수는 없는 법. 기본적으로는 강한 군사력을 가져야 했지만 가급적 피를 흘리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했다. 비스마르크가 전쟁을 불사하긴 했지만 그것은 최후의 수단이었을 뿐 전쟁부터 하려고 하지는 않았다.


책은 비스마르크가 젊은 나이에 의회에 진출했을때부터 그가 프로이센의 수상이 되어서 각종 정책을 펼칠때 그리고 수상에서 물러나서의 일대기를 전체적으로 조망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그는 능란하게 정국을 주도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다양한 이해를 가진 여러 세력들을 어르고 달래서 충돌을 방지했던 것이다. 주위 강대국과 여차하면 전쟁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군대를 길러놨지만 그것은 상대로 하여금 이성을 갖게 하는 일종의 제어 장치라고 할 수 있다. 프로이센이 약했다면 주위에서 바로 침략을 했을지도 모른다. 강했기에 섣불리 침략하지 않고 일단 말이라도 들어보자고 한 것이 아닐까. 


비스마르크의 일생의 목표는 조국의 부국강병이었다. 그것을 바탕으로 한 평화. 그가 꿈꾸는 그런 세상은 사실 쉽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끊임없이 긴장하면서 갈등을 조절하고 때로는 과감하게 군사력을 동원하면서 전체적인 균형을 잃지 않도록 노력했다. 같은 독일권인 오스트리아와의 통일도 분명 그의 생각에 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것만을 고집하지 않고 현실적으로 가능한 북부 독일의 통일을 우선적으로 추진했다. 오스트리아는 러시아와 평화적으로 지내게 함으로써 균형있는 평화를 유지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그가 강력한 힘과 유연한 외교력으로 전쟁을 억제하고 평화를 유지시켰지만 그것만 한 것은 아니다. 강한 군사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그만큼 국내가 안정되고 발전이 되어야 하는데 국내 정책에서도 일관되면서도 상황에 맞게 대처해서 그만큼의 국력을 쌓았다. 그가 단순히 독재자에 군국주의자가 아니었음은 나중에 일련의 사회 복지 정책의 입안을 보면 알 수 있다. 1880년대에 그는 벌써 의료보험, 재해보험, 상해와 노년 보장 보험등을 도입해서 서민들에게 최소한의 버틸 힘을 주게 된다. 당시는 자본주의가 크게 발전하던 시기인데 이로인해 빈부격차는 커지고 이 틈을 노려 사회주의혁명에 대한 생각이 커지고 있던 때였다. 자본주의의 폐해가 커지고 있는 그때 적절한 정책을 펴지 않았다면 독일은 제국이 공고해지기도 전에 사회주의 혁명이 일어났을 지도 모른다.


분명 그는 민주주의자가 아니다. 그의 정책이 늘 성공한 것은 아니다. 가톨릭 세력과 사회민주주의 세력을 강력하게 탄압을 했고 그의 정책을 잘 시행하기 위해서 의회를 잘 조종했다고도 볼 수 있다. 그가 20여년동안 수상에 있었다고 해서 독재자로 할 수는 없다. 왕정국가에서 관직은 자신이 오랫동안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왕의 신임이 절대적인데 당시 독일 황제 빌헬름 1세의 믿음이 그만큼 강했고 또 그만큼 능력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책은 수상직에서 내려와서 말년을 보내는 비스마르크의 모습도 보여준다. 자기에게 믿음을 보이던 황제가 죽고 새로운 젊은 황제는 그를 크게 신임하지 않았다. 그래도 독일 국민들은 비스마르크에게 큰 지지를 보내고 있었다. 비스마르크는 여러 신문 기고 등을 통해서 정부 정책에 대해 쓴소리하는 것을 멈추지 않음으로써 영향력을 행사 했다. 한번은 의회 의원 선거에 출마해서 당선됨으로써 묘한 상황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그것으로 족했을뿐 다시 권력의 중앙에 들어갈려고는 안했는것을 보면 선은 잘 지킨것 같기도 하다.


책은 어렵지 않게 흥미롭게 잘 읽힌다. 오늘날 우리에게 비스마르크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도 주위에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이라는 초강대국들에게 둘러 쌓여있다. 우리의 국력도 어디가서 약하다는 소리 들을 정도가 아니지만 주위에 워낙 깡패같은 나라들이 있어서 참 쉽지가 않다. 무엇보다 우리는 분단국이 아닌가. 북한이라는 시한 폭탄을 터트리지 않으면서 주위 나라들을 적절하게 대처해야 하는 현실은 비스마르크가 처했던 상황과 비슷하다. 


우리에게도 냉철한 사고로 유연하면서도 시의적절한 외교 정책과 그것을 받쳐주는 강력한 군사력을 길러야 하는데 군사력은 북한의 침략을 방비하기 위해서 오랫동안 준비한 결과 어느 정도 힘이 쌓여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외교력은 어떨런지 모르겠다. 어쩌면 비스마르크보다 더 어려운 상황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비스마르크가 생각했던 평화가 우리가 추구하는 평화는 다르지 않다. 그가 추구했던 것도 평화로운 독일 통일이고 우리도 평화로운 한반도 통일이다. 최대한 전쟁을 억제하면서 전쟁이 나면 이길 수 있는 능력을 키웠던 비스마르크의 정책이 우리에게도 많은 참고가 될 듯하다. 많은 사람들이 비스마르크의 생각을 통해서 우리를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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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워크
스티븐 킹 지음, 공보경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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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살고 있는 집은 아주 오랫동안 우리 가족이 삶을 영위한 곳이다. 사실 내가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 건물 자체는 초등학교 저학년때 새로 신축을 했다. 1층짜리 기왓집에서 2층짜리 양옥으로. 그렇게 새로 지은 건물에서 산 지가 벌써 수 십 년. 외관도 그대로고 건물안도 그리 많이 바뀌지 않았다. 세간살이가 많아졌고 관리 부실로 낡아보이는 점이 다를 뿐 옛 모습 그대로다. 학교때문에 직장때문에 수 년간 나가 살았지만 집에 오면 늘 푸근하다. 내 방은 언제라도 내가 돌아올 수 있게 그대로 보존하고 있었기에 다시 살려고 들어왔을때도 그대로였다.


집은 그대로이지만 주위는 많이 달라졌다. 허허벌판 이다시피 했던 주위는 고층 아파트도 들어서고 다른 큰 건물도 들어섰다. 맛집도 생겨나고 촌동네같은 모습에서 뭔가 있어 보이는 동네로 바뀌고 있다. 그래도 우리집은 우리집이고 늘 같은 감정이다. 이 집에서 수십년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주위가 바뀐다고 달라지겠는가. 그런데 최근에 재개발 바람이 불어서 우리집도 재개발 범위에 들어간단다. 아파트를 지으면 수 억의 보상금이 나온다는데 그 돈으로 새 아파트를 살 수 있으려나. 무엇보다 아늑하고 정겨운 우리 집이 이제 흔적도 없어지는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름 수십년의 역사가 쌓인 곳인데 그 추억의 집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니 느낌이 이상했다.


이 책의 주인공이 느끼는 상실감이 어쩌면 내가 느낀 것과 비슷하겠다란 생각이 든다. 주인공도 비슷하게 익숙한 집을 떠나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세탁 회사에서 일하며 오랫동안 한 집에서 삶을 살았던 '바튼 도스'는 고속 도로 확장 계획에 따라서 집도 옮기고 회사도 옮겨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물론 그냥 옮기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보상도 있고 회사도 적당한 곳으로 보장되고 조건은 나쁘지 않았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좋다고 할 확률이 높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도스는 이 집을 떠나기 싫었다. 이집은 자신에게 너무 중요한 추억이 많은 곳이었기 때문이었다.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열심히 살아가던, 그의 인생의 절정기를 보낸 곳이었다.


무엇보다 이 집은 사랑하던 아들과 함께 살던 곳이었다. 그 아들은 몇년전에 병으로 세상을 떴기에 그를 추억하는 마지막 장소가 집이었다. 도스는 이런 소중한 추억을 간직한 집에서 떠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최대한 연기하고 버틴다. 그러다가 이 사실을 알게 된 부인과 별거도 하고 이판사판이 된 도스는 더욱더 분노로 상황을 악화시킨다.


책은 추억이 깃든 집에 애착이 강한 한 남자가 그 집을 잃을 위기에 처하자 집을 지키기 위해서 세상에 저항을 하는 이야기를 밀도 있게 그리고 있다. 어떻게 보면 이해가 안 가는 부분도 있고 그렇게까지 해야하는가하는 생각도 든다. 글 처음에 썼다시피 익숙하고 소중한 기억이 있는 터전을 잃는다는게 그리 유쾌한 것은 아니란 것에 공감을 한다. 그런데 주인공은 그 상실감이 다른 사람과 다른 것이었다. 그에게는 목숨을 걸 만큼 중요한 것이었고 그것은 옳다 그르다 할 수가 없었던 것이었다. 애당초 고속 도로 공사가 꼭 있어야 했던가 하는 의문에도 이르게 된다. 


이 책은 스티브 킹이 리처드 바크만이라는 가명으로 발표한 소설이다. 기존의 장르 소설에 능했던 그가 기름기 쫙 빼고 건조하면서도 담백하고 무거운 내용의 책을 썼는데 완전 다른 사람이 썼는것 같이 색다른 느낌을 준다. 굳이 스티브 킹이 썼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리처드 바크만이라는 작가가 쓴 책이라고 여기는게 더 나을 정도다. 역시 글쟁이는 글쟁이인가 싶다. 리처드 바크만의 또 다른 작품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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