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역사 - 시대를 품고 삶을 읊다
존 캐리 지음, 김선형 옮김 / 소소의책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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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형식 중에서 시는  비교적 짧은 형식이다. 하지만 그 짧은 글 속에 세상을 다 담고 있다. 우리는 시를 매일 읽지는 않지만 좋은 시를 보면 귀를 귀울인다. 그만큼 시라는 존재는 별 것 아닌것 같아도 우리 곁에 있고 우리는 늘 시를 마음속에 두고 있다.


아마 인류가 사고를 가지게 되고 어떤 행위를 하기 시작했을 때 처음에는 의미를 담은 그림을 그렸을 것이다. 뒤를 이어서 문자라는 형식으로 무언가를 남길 때 시를 남기지 않았을까. 그림과 문자에는 당대 사람들의 삶과 사랑이 담겼고 시는 그것을 표현하는데 알맞은 수단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시는 오랜 세월 인간이 스스로를 표현하는데 중요한 수단이 되었고 오늘날까지 존재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문학작품은 무엇일까. 그것은 '길가메시 서사시' 이다. 대략 4000년 전에 고대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지어진 시다. 여기는 세계 4대 문명이라고 할 메소포타미아 문명이 일어났던 곳인데 문명이 일어나고 사람들이 정착해 살면서 문자가 생기고 그 문자로 시를 지은 것이다. 이 시는 갈대로 젖은 점토에 쐐기 모양의 홈을 새겨 글을 쓴 설명문자로 쓰여졌는데 점토판에 새겨져 보존되었다. 


이 시는 서사시로써 여신인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길가메시'라는 왕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길가메시는 우루크시의 통치자인데 위대한 전사이자 능력자면서 여색을 밝히는 폭군이었는데 엔키두를 만나서 모험을 떠나는 내용이다. 이 시는 영생과 윤회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훗날의 시들에 영향을 끼친다. 그리고 시의 이야기 자체가 당대 사람들의 삶의 관념을 나타낸 것이다.


고대의 사회는 집단 사회였고 영웅이나 절대자를 그리는 내용의 시가 많았다. 그리스 로마 시대의 호로메스, 사포등의 시인이 유명했고 이들은 전쟁과 모험, 사랑을 그렸고 기독교 시대의 막이 오르기 전에 유명한 시인들이 있었다. 베르길리우스는 로마 시대의 인물로 서사시 '아이네이스'를 썼다. 호라티우스는 노예의 아들이었지만 '송가'로 이름을 남긴다. 오바디우스는 '변신 이야기'라는 걸작을 남긴다. 이 시인들은 수세기 동안 많은 시인들에게 영향을 끼치게 된다. 


책은 이후 영국과 유럽의 유명 시인들을 소개하면서 근현대의 여러 사조에 대해서도 설명을 한다. 전체적으로 40개의 꼭지를 통해서 시의 흐름을 조망하고 있다. 대표적인 시인의 이야기를 하면서 부분적인 시를 소개하는데 원문을 같이 싣고 있어서 번역한 것과 함께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시인들의 대표작들을 보니 아는 것도 있고 모르는 것도 있는데 국내에는 대부분 소개된 것 같다. 시 자체는 잘 읽히는 것도 있고 무슨 말 하는지 전혀 느껴지지 않는 시도 있다. 사람마다 느끼는 것도 해석하는 것도 다를테니 편하게 읽으면 될 듯 한다.


시의 역사란 것이 책 한 권으로 정리될 수는 없는 방대한 것이기에 이 책으로 부족할 것이다. 하지만 시가 어떻게 발생했고 어떤 식으로 흘러왔는지 그 흐름을 알기에는 괜찮은 책이다. 시대별로 중요한 시인과 작품을 소략하게나마 소개하고 있어서 전체적인 시의 역사를 짐작하는데 도움을 준다.


다만 아쉬운 것은 제목은 시의 역사라고 하지만 사실은 '서양 시의 역사' 란 것이다. 영국과 독일, 프랑스, 러시아 등을 중심으로 한 유럽과 미국의 중요한 시의 역사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지 전세계의 시를 소개하는 것은 아니다. 서양에서 시에 대한 수요도 많았고 그것을 향유하고 즐기는 사람이 상대적으로 많았기에 이 책의 시를 소개하는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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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찰지능 -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힘
최연호 지음 / 글항아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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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수학능력시험부터 문과 이과로 나눈 것이 아닌 통합형 수능시험으로 전환되었다. 이미 교육 현장에서는 문이과로 나누어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문이과 공통으로 공부하고 나머지는 선택 과목으로 공부하는 체제로 바뀌었다고 한다. 내가 어렸을 때는 문과와 이과 예체능으로 나누었는데 국어 잘하면 문과 수학 잘하면 이과 이런식 이었다. 


그런데 그때도 사실 의문이었던 것이 국어 잘해도 이과 하는 사람이 있었고 수학 잘 해도 이과 선택 하는 사람이 있었기에 딱히 이과형 사람, 문과형 사람이라고 구분 짓는 것이 비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이렇게 나누는 것도 세계 몇 나라 없었는데 이제는 합리적으로 교육이 풀어간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이과와 문과 다 잘하면 안되는가? 사실 뛰어난 성적이나 업적을 남긴 사람들은 대부분 문과 이과를 넘어서 다 잘하는 경우가 많다. 단순히 한 쪽만 잘 해서는 더 위쪽으로 갈 수가 없는 것이다.


차가운 이성과 뜨거운 감성. 이 반대 같아 보이는 두 개념을 잘 융합해서 새로운 능력을 기르자는 것이 새로운 시대의 화두다. 우리의 지난 시절은 오랫동안 지능이 요구되던 시절이었다. 산업화를 하면서 뭐든지 발명하고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던 시절이었기에 이른바 IQ 지능 지수가 중요했다. 어느 순간 우리의 경제력이 커지고 주위를 둘러보게 되면서 감성이 중요하다고 해서 EQ 감성 지수가 또 중요시되었다. 그런데 뭐든 극단적으로 보면 안되는 법. 두 지수를 넘어서서 통합적으로 보자는 의미로 '통섭' 이라는 개념도 생겼다. 지성과 감성을 아우러서 더 넓게 보자는 의미인데 새로운 시대에 맞는 개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것을 어떤 지수로 개념화 할 수 없을까?


그것이 이 책에서 새롭게 제시되는 '통찰지능 InQ' 다. 지은이는 IQ와 EQ는 InQ 보다 못하다고 한다. 정확히 말하면 그 둘을 합한 것보다 더 나은 것이 통찰지능이라고 한다. 1+1이 2가 아니라 3이상이 되는 것을 말한다. 영어로 insight 는 우리말로 통찰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보통 통찰력이 있다라고 하는 것은 주어진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이것이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를 미리 알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당연히 이 통찰을 가진 사람은 어떻게 보면 예언가이기도 하고 다가올 안 좋은 일을 막는 능력자이기고 하다. 임진왜란때 수군의 전력을 극대화시킨 이순신 장군 같은 위인은 통찰력이 뛰어난 예라고 하겠다.


지은이는 이런 통찰에 대해서 여러가지 예를 들면서 중요성을 역설 하고 있다. 그런데 이 통찰이라는 것은 대단한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 일상 생활에서도 충분히 조금씩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을 한 엄마의 예를 들어서 설명한다. 아이가 먹으면 안되는 것을 삼켰는데 그 장면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엄마는 어지러진 장난감들 사이에서 건전지를 삼킨 것을 알게 된다. 무엇을 삼켰는지를 아는 것만으로도 치료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데 엄마는 보지도 않고 그것을 안 것이다. 이게 통찰이다. 일상에서도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는 것인데 지은이는 통찰은 곧 경험에서 나온다고 한다. 많은 경험이 체험화 될때 그것이 보이지 않은 것을 알게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방에만 있기보다는 밖에서 부딪혀보라고 하는 이유가 그것에 있다. 무엇이든 경험해 봐야 아는 것이고 그런 것이 쌓이면 결국 다른 것에도 응용이 되는 것이다.




한편으로 책에서는 '맥락'을 이야기한다. 이른바 맥락지능 CQ. 맥락지능을 연구해온 매슈 커츠 교수는 맥락지능을 '어떤 상황에서 제기되는 다양한 변수를 인식한 뒤 여러 행동 방침의 차이를 정확하게 구별함으로써 최선의 행동을 선택하고 실행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커츠 교수가 제안한 삼차원 사고 모형을 보면 선견지명과 후견지명 그리고 통찰의 공통된 부분이 맥락지능이라는 것이다. 이것을 지은이는 맥락지능=통찰지능이라고 이야기한다. 사실 맥락이라는 말은 일생활에서도 많이 쓰는 말이다. 노래를 듣고 어느 부분의 가사를 적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늘 강조되는 것이 가사의 '맥락'이다. 어떤 부분에서 가장 적절한 단어가 들어가야 맥락이 맞는건데 엉뚱한 단어가 들어가면 맥락이 안 맞는다는 식이다. 이 맥락지수를 통해서 통찰지수를 더 이해할 수 있다.


책은 통찰이 무엇이고 어떤 것을 느껴야 하는지에 대해서 많은 실제 예를 들어서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통찰에 대한 개념이 어떤 것이구나 하고 쉽게 알 수 있다. 아주 어려운 것이 아닌 우리 일생활에서 우리 자신도 통찰력을 발휘할 때가 있는데 그것이 통찰인지 모를 뿐이다. 그 몇 번의 통찰의 순간에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데 전반적인 통찰력을 가졌을 때의 위력은 엄청날 것이다.


지은이는 소아소화기영양 분야를 연구하는 의사인데 직업적으로 봤을때 이 통찰이 아주 중요한 부분임을 실감하고 통찰지능을 주장하고 있는데 설득력이 있다. 현대 의학이 발달했다고는 하지만 비슷하면서도 다른 천태만상의 병을 다 알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럴 때 병과 환자를 다각도로 관찰해서 그 원인에 다가가는 것이 올바른 진료일 것이다. 지은이의 수 년간의 경험과 관찰이 이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힘', 즉 통찰력을 길러주었고 지금 이것을 주장 하는 것이다.


책에서는 통찰지능을 평상시에도 기를 수 있다고 말한다. 여러가지 경험을 겪고 그것을 그냥 흘러버리지 말고 오래 기억하고 또 관찰할 것을 이야기한다. 또한 상대방의 마음에서 생각하는 것을 해보면 그 이면의 것을 느낄 수가 있을 것이다. 사물이나 상황을 한 가지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시점에서 보고 각각의 면에서 관찰해서 결론 내리는 연습을 한다면 올바른 판단 뿐만 아니라 통찰지수도 높아지게 된다. 부수적으로 이런 행위는 뇌를 운동시킴으로써 치매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통찰지능이라는 생소한 개념이지만 지은이가 풍부한 실례를 들어서 설명하기에 이해하기에는 어렵지 않는 내용이었다. 과거의 10년 변화가 요즘 1년 변화와 비슷할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이 되었다. 몇 달 만에 주위가 바뀌는 세상에서 적응하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IQ와 EQ를 넘어서는 InQ 통찰 지능을 길러야 함을 느끼게 되었다.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생각의 틀을 바꿔간다면 언젠가 나도 '통찰력'을 가질 때가 있지 않을까. 기존 관념과 생각을 더 높게 올린다는 점에서 꽤 괜찮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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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열쇠 - 역사에서 지워진 신화적이고 종교적인 이야기
브라이언 무라레스쿠 지음, 박중서 옮김, 한동일 감수 / 흐름출판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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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롭고 색다른 책이다. 고대에 사용되었던 신비의 명약이 오랫동안 잊혀졌다가 현대에 새롭게 발견이 되었는데 너무나 대단한 효험을 나타내는 약효라서 진짜라면 혁명에 버금간다는 이야기다.

일단 이 책은 주제 자체가 흥미로운 부분이 있어서 재미있게 읽긴 하지만 어려운 부분이 많다. 기본적으로 과학의 영역이면서 종교의 영역이기도 하고 신화도 들어 있는 복합적인 내용이다.


지은이인 브라이언 무라레스쿠는 일단 무척 똑똑한 사람이다. 자세히 말하자면 언어의 천재쯤 되는 사람인데 라틴어, 그리스어, 산스크리트어 등 고대 언어에 정통한 사람인데 실로시빈 실험을 다룬 '신의 알약' 이라는 기사를 보고 흥미를 느끼게 된다. 이 실로시빈은 하나의 성분으로 마법 성분의 활성 성분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성분은 일종의 강력한 환각제로 많은 질환에 유효한 치료 효과를 가진다고 한다. 이것을 실험하는 기사를 읽고 지은이는 수년동안 많은 자료를 읽고 비교 분석하고 이 책을 쓰게 된 것이다.


통칭 마법 버섯이라고 부르는 일련의 버섯들은 환각버섯이나 미치광이버섯 등과 같은 200여종의 버섯인데 그 속에 들어있는 '실로비신'이라는 성분이 뇌에 작용하면 뇌와 관련한 여러 질환에 효과적이고 우울증이나 불안, 강박장애 등에도 긍정적인 치료 효과를 나타낸다고 한다. 하지만 이 성분은 중독 및 오남용이 가능성 때문에 엄격하게 규제되고 있다고 한다. 일종의 마약인 셈이다. 너무나 효과가 좋기 때문에 대중적인 상품화가 안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이 성분이 최근에 나타난 것이 아니라 이미 그리스 시대에 사용이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것이 서양 문명의 근간이 되는 그리스 로마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고대부터 이 성분이 들어간 맥주나 포도주가 전승이 되면서 사회와 종교에 영향을 끼쳤는데 특히 기독교 출발에 이 환각제를 통한 비의가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이 성분의 임상 실험에 참여한 사람들은 일생에서 가장 강렬한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이것이 우울증 치료에 도움이 되는 것인데 문제는 의학적으로 유효한 효과가 나는 반면에 종교적으로 들어가면 성적인 '환희'와 비슷하게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하나님을 느끼는 것과 같은 정도의 느낌을 느낀다고나 할까. 이 성분은 고대 그리스로부터 기독교 태동기에 이어져서 기독교 발생에 역할을 했지만 이 자체는 오히려 종교를 위협하는 것이다.


교회나 사원, 모스크에서 평생을 보내도 경험하기 힏든 영적인 황홀경을 불과 몇 시간 안에 손쉽게 약물로 느끼게 된다면 종교가 필요 있겠는가. 종교의 의미는 그런 느낌을 얻기 위해서 만이 아니라 더 깊은 의미를 가지지만 분명 이 부분은 종교에 타격을 입힌다. 사람들은 직접적인 신비 경험을 느끼고 싶어하고 인내심이 깊지 않기 때문이다.


책은 이 신비한 성분을 중심으로 고대의 전통적 행위들을 이야기 하고 있다. 고대에서 어떻게 전승이 되어서 누가 이것을 사용했고 결국 종교적 황홀경이라는 것이 인공적으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여러 문헌을 통해서 종합적이고 논리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이야기 자체는 흥미롭고 주제의 논거도 설득력이 있긴 하지만 이것으로 종교의 무용론을 주장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종교는 영적 체험만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많은 가치와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신비의 성분과 의식 등이 오늘날에도 의미가 있다는 이야기가 흥미로왔고 지적인 호기심을 자극했다. 신화와 종교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종교인이던 비종교인이던 읽어 볼 만 하다. 다만 내용이 쉽지는 않고 번역이 조금 어렵게 된 부분이 있어서 읽기에 시간이 좀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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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도감 - 중국의 역사, 문화, 지리, 경제를 한눈에 읽다!
차이나헤럴드.정승익.강호욱 지음 / 스노우폭스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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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는 불행하게도 세계적인 강국으로 둘러 쌓여 있는데 중국, 러시아, 일본 그리고 바다 건너 미국까지 그야말로 고래 싸움에 등 터지는 상황이다. 우리는 아직 통일이 되지 않아서 북한과 긴장 속에 대치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한쪽을 편들 수 없고 중립적인 외교를 해야 한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상대를 아는 것이다. 상대를 잘 알아야 우리도 어떤 계획을 세울 수 있는 것이다. 역사나 문화, 지리, 경제 등을 알아야 하는데 기존에 다른 분야의 책들은 많이 소개가 되었는데 중국의 지리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적게 소개가 된 듯 하다.


특히 중국은 땅도 넓고 역사적인 배경도 다양한 나라라는 것을 잊고 있는 경우가 많다. 대외적으로 중국이 하나의 중국을 주장하고 있지만 수 많은 소수 민족이 있는 다민족 국가이다. 그리고 각 지역이 발달 정도나 역사적 배경이 다 다르기 때문에 지역별로 특징을 알면 중국을 더 잘 이해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중국의 여러 지역을 체계적으로 소개하고 있어서 적절하다.


중국은 각 지역이 우리 나라보다도 더 넓고 역사나 경제가 다 다르다. 중국이라고 지칭할 때 수도인 북경이랑 홍콩이랑은 같은 중국이라도 다른 것이다. 중국은 22개 성, 4개 직할시, 5개 소수 민족 자치구, 3개 특별행정구로 나눈다. '성'이라는 것은 가장 큰 행정 구역으로 우리로 치면 '도' 같은 개념이다. 물론 우리 나라 전체 면적과 인구 보다 더 큰 성도 여럿 있다. 그만큼 광할하기 때문에 각 지역별로 알아 보는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책은 34개 지역 전체를 조금씩 소개 하고 있는데 우선 우리와 가까운 동북 지방의 성부터 설명한다. 동북 지방은 옛 만주 지역에 있는 성인데 랴오닝성, 지린성, 헤이룽장성이 있다. 조선 시대와도 연결이 되지만 특히 일제 시대 우리 독립군의 근거지가 되었던 곳이다. 책은 일정한 형식으로 각 지역을 설명하고 있는데 기본적인 개념에 이어서 행정구역, 역사, 지리 및 기후, 교육, 교통, 관광지, 대표 음식의 순으로 설명한다.


맨 처음 만나는 랴오닝성은 옛 고구려땅인 만주 요동 지역에 위치한 곳으로 선양이 성도(성의 행정 중심지) 고 인구는 약 4200만명이라고 한다. 여기는 만주의 본고장이라서 대부분 한족이 차지하는 다른 지역과 달리 만주족이 13%에 가깝게 차지한다. 우리와는 역사적으로 고대 국가가 성립된 지역이고 안중근 의사가 순국한 뤼순 감옥이 있는 곳이다. 선양은 청나라 시초의 고향이기 때문에 청나라때 건축된 궁이 있는데 선양 고궁이라고 한다. 베이징 자금성에 비해서는 작지만 주요 건물들이 온전하게 남아 있어서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에 지정되어 있다.


각 지역은 똑같은 형식으로 소개하고 있기에 관심 가는 지역부터 봐도 된다. 책에서는 유명한 소설 삼국지의 주요 인물의 고향도 소개하고 있어서 그것부터 봤는데 관우의 고향인 산시성과 조조의 고향인 안후이성이 기억에 남는다. 섬서성에는 중국 왕조 1300년의 수도라고 할 수 있는 시안이 나온다. 옛 이름은 장안으로 장안이라는 이름은 보통 명사 비슷하게 되어서 한 나라의 수도나 나라 자체를 지칭하기도 하는데 그 만큼 오랫동안 수도였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관광지로 아주 유명한 진시황릉이 있는데 우리가 아는 부분은 조금이고 아직도 많은 부분이 발굴 중이라니 정말 대단하다.


각 성에 이어서 소수 민족 자치구가 소개되는데 이중에서 '네이멍구 자치구' 가 흥미로왔다. 여기는 오늘날의 몽골과 같은 민족인데 거기는 외몽골이고 여기는 내몽골이다. 청나라 멸망 후 외몽골은 소련의 도움으로 독립했지만 내몽골은 독립을 하지 못하고 중국에 남게 되는 대신 자치구가 되어 오늘날까지 이르게 된다. 세계 4대 초원 중 하나 이며 몽골 제국을 세운 정복자 칭기스칸이 태어난 '후룬베이얼 대초원' 이 유명하다. 끝없이 펼쳐진 잔디밭과 드넓은 초원의 경관이 대단해서 한번 가보고 싶어지는 곳이다.


직할시는 우리의 광역시에 해당하는 곳인데 중국 수도인 베이징과 중요 도시인 텐진, 상하이, 충칭에 설치되어 있다. 그 밖에 특별 행정구로  홍콩과, 마카오, 타이완을 소개하는데 홍콩과 마카오는 외국에 식민지로 있었다가 협정에 의해서 중국에 반환 되었다. 그리고 우리가 대만이라고 부르는 타이완은 국공 내전에서 패한 국민당 정부가 타이완 섬에 가서 세운 나라인데 이 책에서는 중국의 정식 영토라고 할 특별 행정구에 소개하고 있지만 사실은 독립 국가다. 지은이가 중국과 밀접하게 교류하는 곳이라서 중국 영토에 넣었지만 엄연히 중국과 다른 나라이기에 따로 독립된 장에서 소개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책은 알차다. 아주 세세하게 소개하는 것은 아니지만 각 지역별로 지리와 문화, 역사, 경제, 관광 등을 알 수 있어서 좋다. 수 천년에 걸친 역사와 넓은 땅을 가진 나라이기에 아주 깊이 있게 알기는 힘들지만 이 정도만 해도 중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기본적인 뼈대는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책 내용 중에서 더 관심이 있는 지역은 관련된 책을 보거나 정보를 찾아보면서 중국이라는 나라를 더 이해하면 될 것 같다. 중국의 각 지역이 어떤가를 알 수 있게 하는 길잡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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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역사 다이제스트 100 New 다이제스트 100 시리즈 3
이무열 지음 / 가람기획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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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두 나라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러시아는 우리와도 밀접한 관계에 있는 나라인지라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실상 다른 인접국가에 비해서 역사에 대한 관심도는 떨어지는 편이다. 그래서 최근에 러시아 역사에 대한 전체적인 내용을 알고 싶었는데 거기에 딱 맞게 잘 나온것 같다.


제목처럼 러시아 역사를 아주 세밀하게 그린건 아니고 다이제스트 즉 핵심적인 내용만 꾸려서 소개하고 있는데 러시아 개괄서로 괜찮다. 중요한 내용은 다 들어 있고 지금의 전쟁이 왜 일어났는지 어떤 사이인지를 이해하게 하는 내용도 잘 들어있다.


우선 처음에 러시아 역사를 이해하기 쉽도록 전체적으로 러시아라는 나라에 대한 설명을 싣고 있는데 이 부분이 좋다. 여기에 보면 오늘날의 분쟁에 대한 씨앗을 알게 된다. 우선 맨 먼저 '루시의 나라'라고 불린 동슬라브인의 국가가 있었는데 오늘날 우크라이나 수도인 '키에프'가 중심이었기 때문에 키에프 러시아라고도 한다. 여기서 키에프도 크게 봐서는 러시아의 일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러시아나 우크라이나나 뿌리는 같다는 것이다. 이 러시아의 분열이 있게 된 것은 모스크바 중심의 모스크바 대공국이 앞에 나섰을 때 였다. 키에프가 몰락하면서 러시아 세계가 분열되었는데 모스크바가 힘을 얻게 되면서 분열이 현실화 되었던 것이다.


이 과정에서 모스크바 중심의 대러시아인, 키에프 중심의 소러시아인, 서쪽의 벨로루시로 나누어졌다. 벨로루시는 오늘날의 벨라루스다. 이 세 나라는 뿌리는 같고 언어도 비슷하긴 하지만 나누어지면서 언어의 통일성을 잃어버리게 되고 각각의 발전이 있게 되었다. 러시아는 이중에서 모스크바 대공국이 점차 힘을 길러서 크게 발전한 나라다. 러시아는 훗날 우크라이나를 병합하고 시베리아에 진출하면서 대제국으로 발돋움하게 된다.


러시아에 있어서 가장 큰 시련은 몽골의 지배였다. 몽골의 칭기즈 칸은 10만의 군사를 이끌고 만리장성을 넘어서 결국 인구 1억의 중국을 정복했다. 그리고 서쪽으로 말을 돌려서 중앙아시아와 페르시아까지 진출했으며 북쪽으로 카프카스 산맥을 넘어서 러시아 땅으로 쳐들어왔다.

몽골군이 왔을때 러시아인들이 얼마나 놀랐을까. 


러시아가 본격적인 몽골의 침략을 당한 것은 칭기즈 칸의 뒤를 이은 오고타이 칸이 조카 바투에게 15만 대군을 주어 유럽 원정이 시작된 때이다. 바투는 그야말로 온 유럽을 초토화 시킬 정도로 무서운 기세로 진군 했는데 당할 나라가 없었다. 러시아는 물론 폴란드, 헝가리, 독일 등 그야말로 몽골에 대적할 군대는 없었다. 몽골군은 적에 대해서는 자비심이 없이 학살을 자행했기에 오늘날까지도 악명을 떨치고 있다.


오고타이 칸의 죽음 소식에 바투가 군대를 물리면서 몽골의 유럽 원정은 중단된다. 이 원정에서 유럽이 많은 피해를 입었지만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은 러시아다. 지역에 따라서 수 백년 동안 몽골의 지배를 받으면서 찬란한 문화는 그 뿌리를 잘리고 암흑 시대로 접어들었다. 도시와 마을이 파괴되고 산업의 기반이 무너졌으며 그냥 농업만 살아남았을 지경이었다. 게다가 가혹한 조세로 인해서 러시아 경제는 더 황폐해졌다.


수세기에 걸친 몽골의 러시아 지배는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서 러시아가 뒤쳐지는 결과를 낳았다. 오랫동안 조금씩 저항하고 몽골이 약해지면서 결국 독립을 하게 되지만 그만큼 축적된 것이 없다 보니 르네상스나 산업혁명이 늦어지고 거기에 연쇄적으로 나라의 부가 적어서 후진국으로 전락하고 말았던 것이다.


뒤쳐있던 러시아를 강대국으로 올려 놓은 사람은 표트르 대제다. 그는 일찍이 서유럽으로 과학과 선진문명을 받아들이고 개혁과 혁신을 통해서 나라를 크게 부강시켰다. 투르크나 스웨덴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면서 진정한 대제국으로 도약했다. 이제 유럽에서 러시아는 그 누구도 무시 못할 강국이 되었던 것이다.


그런 러시아가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사이 세상은 바뀌고 있었고 공산주의라는 새로운 사상에 의한 혁명이 최초로 일어나게 되었다. 그래서 제정 러시아는 막을 내리고 최초의 사회주의 정권이 들어서게 되었는데 2차 세계 대전을 겪으면서 미국과 더불어 세계를 지배하는 최강의 국가가 되었다. 


그러나 공산주의는 민주주의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을 러시아를 이은 소련의 붕괴를 통해서 알 수있게 된다. 공산주의 종주국인 소련이 무너지면서 전세계 공산국가는 몇 개 나라만 남게 되었고 소련은 여러 나라들로 나누어졌다. 각 지역이 독립을 했지만 가장 큰 인구와 면적을 가진 러시아 공화국이 옛 러시아의 역사를 계승하면서 지위를 이어나가게 된다.


러시아는 사회주의가 무너진 이래로 부침을 거듭하다가 막대한 석유와 천연가스로 큰 부를 가지게 되었고 그것으로 국제 사회에 큰 목소리를 내게 하는 요인이 되었고 오늘날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이어진 것이다.


책은 그리 어렵지 않다. 한 나라의 역사가 책 한 권에 다 담을 수는 없겠지만 이 정도면 러시아라는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는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 다 들어있다. 연대기 순으로 러시아 역사의 가장 중요한 장면을 100개를 정해서 거기에 맞게 내용이 전개가 되기 때문에 전체적인 러시아 역사를 살펴볼 수 있게 한다. 각 내용에 대해서 더 궁금하면 관련된 책을 찾아보면 되고 이 정도면 러시아 역사에 첫 발을 내딛는 용도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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