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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 - 세포에 관해 알고 싶었던 모든 것을 사진과 그림으로 만나다
잭 챌로너 지음, 김아림 옮김 / 더숲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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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그랬을리는 없겠지만 과학 교과서가 이 책 정도였다면 우리나라 과학 기술은 지금보다 훨씬 많이 발전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게 한 책이었다. 모두가 과학도가 될수는 없었겠지만 적어도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이 과학에 관심을 가지고 또 과학적인 지식과 과학적인 인식을 가졌을것이기 때문이다. 일생활에서 과학적인 사고를 하는 삶이 늘어난다면 그만큼 사회적인 발전이 더 있었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하는건 너무 큰 비약일까.

세포는 어찌보면 생물학의 기본이 되는 개념인데 이것이 기존의 여러 책들이나 학교 교과서에서 충분히 설명이 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 그래서 이 책을 봤을때 이건 교과서로 봐도 충분히 좋은 책이다라고 할 정도였기에 그런 생각이 든 것이다.

 

책 제목처럼 이 책은 세포에 관한 책이다. 그런데 세포란것은 생명의 가장 기본이 되고 기초가 되는 존재인데 우리가 이 세포에 대해서 결코 안다고 볼수는 없다. 그리고 학교다닐때 배운 지식도 어찌보면 시험을 위한 수박겉핥기에 불과해서 이해도 못하고 기억에 남는것도 없는데 이 책은 그런것을 단번에 날려주느 책이다. 설명도 대중의 높이에 맞게 어렵지 않게 쓰여져있고 무엇보다 많은 그림과 사진으로 인해서 단순한 글자에서 벗어나 시각적으로 이해를 돕고 있는 것이다.

 

세포는 생명을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인데 그 자체로 하나의 작은 생명체라고 할수있다. 그 작은 세포들이 나누어지고 합쳐져서 더 큰 세포를 만들고 그 세포들이 또 여러 세포를 만들어서 하나의 큰 생명체로 발전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각양 각색의 모습을 만드는게 세포의 역할이다. 즉 키가 크거나 작고 체격이 장대하거나 왜소하거나 머리가 있고 없고 그런 차이가 세밀하게 따지면 세포의 영향으로 그렇게 된것이다. 그만큼 세포는 참 중요한 요소인데 사실 이것의 존재는 그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그 역할에 대해서는 많이 알수가 없었던것이 생명의 근원을 따라서 쪼개고 쪼개서 깊이 들어가면 세포까지 다다르게 되지만 너무나 작아서 알수가 없었던탓이다. 그것이 현미경의 발전과 함께 그 존재가 알려졌고 또 그 엄청난 역할에 대해서 계속해서 알수있게 되었던 것이다.

 

책은 세포의 하나하나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는데 우리 귀에 익숙한 단어들도 나온다. 중학교 고등학교때 배운 체세포 분열, 감수 분열이나 DNA나 RNA 등 말이다. 그래서 그때 아무 생각없이 외웠던 내용들이 그림과 함께 제대로 설명되니 더 쉽게 이해할수 있었다.

세포는 그 자체로 가장 작은 단위는 아니다. 세포안에 세포벽도 있고 여러가지 소기관들이 있다. 그런데 그 기관들은 그 자체로 뭔가를 하는것은 아니다. 세포라는 조직속에서 여러 기관들과 함께 의미있는 활동을 하게 되는것이다. 그래서 세포가 생명체의 가장 작은 단위라고 하는것이다. 이것이 여러가지 작용을 통해서 커져서 우리가 눈에 보는 큰 생명체로 된 것이다.

 

책은 전체적으로 세포의 일생을 이야기하는거 같다. 세포의 기본부터 설명을 하면서 그 단위가 어떤 기능을 하는지 여러 그림을 통해서 이야기하고 여러가지 분열과 성장을 통해서 더 크게 나아가는것을 보여주고 끝에는 세포의 죽음을 통해서 그것이 어떤것을 의미하는지도 이야기한다. 사실 외적인것뿐만 아니라 우리가 앓는 병들도 세포와 연관이 있다. 그리고 강하고 오래가는 세포를 이용해서 유전자변형을 하면 인류사에 큰 변화가 올수도 있다. 지금은 그런것을 연구하는 단계라고 하니 세포의 영역은 끝이 없고 그 발전은 이제 시작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

 

깔끔하게 잘 만들어진 책이라는 생각이다. 글쓴이가 대중적인 과학글쓰기를 하는 사람이라고 하는데 적절하게 설명을 하고 있고 말했듯이 많은 그림과 사진으로 세포를 좀더 시각적으로 감각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아무래도 과학에 대해서 하나도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는 힘들겠지만 어느정도 생물학적 지식이 있는 사람에게는 이해의 폭을 넓히게 하는 좋은 기회를 주는 책이다. 책 제본도 좋고 출판사에서 공들여 만든거 같아서 추천할만한 과학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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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예 인문학 - 전통 무예에 담긴 역사·문화·철학
최형국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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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반은 문반과 무반을 합쳐서 이르는 말이다. 쉽게 말해 글읽는 선비와 칼과 창을 휘두르는 무사. 그런데 원래 이것은 한몸이었지 따로 따로 구분하는게 아니다. 무를 통해서 문을 할수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또 문을 통해서 무를 절제할수있는것이기에 과거 역사를 보면 문과 무를 모두 잘 하는 사람이 진정한 위인인 경우가 많았다. 이른바 문무겸전. 고려시대에 외적의 침략때 군을 통솔했던 사람은 정통 무관이 아니라 문관이 대부분이었다. 조선시대에도 진정한 양반이라면 몸을 수련하는 방도로 무를 결코 게을리 하지 않았던것이다.

 

그러던 것이 조선 후기에 들어와서 무를 천시하고 문만 중시한 결과 나라가 허약해져서 결국 망국의 길로 가게 된것이다. 몸을 쓰는것과 머리를 쓰는것은 결코 양분되어있지 않음에도 그 중요성을 간과한 탓이겠다. 이 책은 그런 무를 통해서 진정한 인문학의 본질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기회를 주는거 같다.

 

책은 전체적으로 2개의 얼개로 이루어진다. 1부는 무예에 담긴 인문학, 그리고 2부는 몸으로 읽는 인문학.

사실 소제목이 다른거 같지만 그말이 그말이다. 무예에도 인문학이 있다는것을 알려주고 인문학을 몸(무예)를 통해서 더 깊이있게 본다 그말아니겠는가.

 

1부에서는 무예 그 자체가 하나의 인문학이요 문화임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봉희나 격구 이런 경기를 소개하면서 그 속에 있는 문화의 모습을 설명해주고 있다. 봉희 같은것은 오늘날의 골프 비슷한건데 그 당시 이런 경기를 하면서 외적 내적인 면을 수련하는 의미를 이야기하고 있다. 여러가지 무예 훈련을 통해서 당시의 정치 사회적인 면을 반영하고 있는것이다.

 

무예의 종착점인 전쟁에서는 여러가지 무기를 소개하고 있는데 처음 들어보는 무기였다. 낭선이나 등패같은것인데 마냥 좋은 무기가 아니라 상대에 따라서 각기 다른 대처를 해야하는 것을 보니 고개가 끄덕거려졌다. 그리고 충무공의 명량 대첩을 예로 들면서 적절한 전술과 기운이 전쟁에서 어떤 결과를 불러오게 하는지에 대해서도 잘 이야기하고 있다.

 

2부에서는 소제목처럼 좀더 적극적으로 무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체력도 실력이라는 말에 절대 동의한다. 모든 머리쓰는일은 체력이 뒷바침되지않으면 제대로 안된다. 무예의 기술도 머리가 수반되지않으면 안되고. 영리한 사람이 운동도 잘한다는건 사실이다. 어떻게 해야 제대로된 무예를 기를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설득력있게 이야기한다. 그리고 무인과 무예의 삶과 마음 가짐은 결국 나 자신을 수련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지은이가 인문학자이면서 무예를 수련하는 검객이라서 실제적인 내용으로 잘 풀어낸거 같았다. 우리가 막연히 알았던 무에 대해서 폭넓게 생각할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다만 글이 좀 중복되거나 길게 늘여놓은 부분이 있어서 중간에 좀 지루한부분이 있었고 체계적인 무예인문학을 소개하는 것으로는 좀 부족하게 느껴진게 아쉽다.

아무튼 이제는 옛날식의 무예는 수련할수가 없겠지만 여러 스포츠나 무술 형태로 되어있는 무에서 몸의 균형을 이룰수 있는 것을 알수가 있었고 진정한 인문학은 문과 무를 통괄해야 함을 이해할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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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으로 산다는 것 - 조선의 리더십에서 국가경영의 답을 찾다
신병주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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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이후 공화국이 된 우리나라는 곧이어 터진 남북간의 전쟁으로 인해서 그야말로 거지꼴이 되었다. 그리고 연이은 독재속에서 진정으로 존경받는 리더의 모습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독재정권이 무너진후 민주 운동진영에서 대통령이 나오면서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한결 나아졌지만 그 이후 지도력은 심각한 신뢰의 부족을 보이게 되었다.

 

그럼 과연 진정한 리더쉽은 무엇인가. 어떻게 해야 올바른 국가경영으로 갈수 있을까. 그 질문에 답하는것은 과거를 돌아보는것이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했던가. 비슷한 상황에서 비슷한 행동으로 안좋은 결과가 계속 반복하는것은 인간의 어리석음을 대변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우리는 역사속에서 현재를 떠올려보고 고칠껀 고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야한다.

 

조선에는 27명의 왕이 있었으며 현재의 우리에게 큰 영향을 끼친 시대였다. 유무형으로 현재까지 여러가지 영향을 끼치고 있는것이다. 이 왕들의 경영을 통해서 어떠한점을 배울수 있을까가 이 책이 추구하는 뜻이 아닐까 싶다.

 

연대순으로 주요왕들을 짚어보면 우선 태종을 들수 있다. 태종 이방원. 아버지 이성계와 함께 실질적인 조선 개국의 창시자라고 할수 있다. 우여곡절끝에 왕위에 오는 태종은 과감한 정책으로 조선 초기의 불안정한 나라를 안정시킨다. 물이 자주 범람했던 물줄기를 바로잡기 위해서 청계천을 조성했는데 일하는 사람들에게 정당한 댓가를 지불하면서 너무 과한 노역이 되지않게 했던것은 몰랐던 사실인데 언제나 강할꺼 같았던 태종이 그런 섬세한 정책을 펼쳤다니 놀랍다. 하기야 태종이 피를 부르는 사건을 일으킨건 맞지만 고려말 과거시험에 합격한 우수한 머리의 소유자라는것을 감안하면 못할꺼도 없을 것이다.

 

그런 태종의 안정화한 정국위에서 세종의 태평천국이 펼쳐진것이다. 외척의 발호를 막기 위해서 세종 장인의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들기도 하면서 다음대의 왕이 마음대로 나라를 다스릴수 있게 한것이다.

물론 세종 자신의 능력은 그야말로 우리나라의 복이라고 할만하다. 세종이 단행한 수많은 정책이 그 이후 조선의 근간이 되었고 무엇보다 한글이 우리민족의 뼈와 살이 되지 않았는가.

그런 세종도 큰 실책이 있었는것이 세자의 세자빈 간택에 너무 간여한 나머지 나중 계유정란의 불씨를 만들어놓은 것이다.

 

책에서는 광해군에 대해서 균형있는 분석을 하고 있다. 그가 분명히 패륜이라고 할만한 일들을 했고 또 무리한 국가사업으로 국고를 탕진하고 백성들의 삶을 어렵게 한것은 사실이긴 한데 완전히 미쳐 돌아갔떤 연산군과 같은 선상에 놓을순 없다고 이야기한다. 바로 뛰어난 전후복구와 후금사이의 외교술이다. 전후 복구에 광해군의 추진력이 높이 살만했고 당시 나중의 청이 되는 후금의 급부상에 나라의 존망이 달렸음을 잘 알았던 광해군의 줄타기 외교의 결과로 큰 전쟁없이 지나갈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게 인조반정으로 무너져서 결국 두번의 호란을 맞게 되는것이고.

광해군의 여러 패착은 결국 왕권에 대한 불안감에서 기인한것인데 선조의 전폭적인 지지하에 왕위를 이었다면 더 강한 왕권하에서 국론을 하나로 집결시켜서 명청교체기의 그 험난한 시절을 잘 보내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해봤다.

 

이 책에서 가장 새롭게 주목해야할 왕은 숙종이었다. 숙종이라고 하면 장희빈과 인현왕후를 연상시키정도로 왔다갔다한 인물로 아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은 오랫동안 재위하면서 해놓은일도 많고 강력한 왕권을 발휘한 인물이었다. 14세라는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올라서 노련한 대신들을 제압하면서 특히 사림의 거두인 송시열을 한방에 보낼만큼의 카리스마가 있었다. 그것을 바탕으로 여러 정책들을 강력히 실시했는데 국사책에 나오는 여러 정책들의 시초가 숙종이라고 하는것이 많을정도다.

그가 왕권을 강하게 지키는 방법은 한쪽 당에 권력을 몰아주는 것이었다. 한쪽에 줬다가 사건을 만들어서 저쪽에 주고 또 사건을 일으켜서 이쪽에 주고. 그런식의 정책이 신하들을 꼼짝못하게 하는 방법이기는 했으나 싹쓸이라는 방식으로 결국 당색에 의한 경쟁만 더 격화시키고 화해하지 못하게 해서 그것이 결국 왕조의 쇠락을 가속화시키는 단초가 되었다. 어쨌든 그의 강력한 왕권하에서 뒷날 영정조의 조선 후기 문화 르네상스를 이룩하게 되었던 것이다.

 

책은 연대기순으로 대부분의 왕들을 다루고 있다. 그동안 역사상에 잘 다루지 않았던 숙종이나 현종 그리고 조선말깅의 헌종 철종도 나름의 분량으로 다루고 있어서 조선 전체의 왕가를 조망해보는데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세세한 정책을 다 다루진 않았지만 적어도 이 왕이 어떤 왕이었고 어떤 생각으로 조선을 경영했는지에 대한 전체적인 감을 잡을수 있게 해놔서 책 한권을 읽고 나면 눈에 쫙 그려진다.

글이 어렵지 않게 잘 쓰여졌고 중간중간 관련된 그림이나 지도등을 적절히 잘 삽입해서 이해를 돕고 있어서 국가경영이라는 측면에서도 좋지만 역사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도 전체적으로 훑어준다는 느낌을 주는 책이어서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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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한번 보고 싶은 중국 옛 그림 - 중국 회화 명품 30선
이성희 지음 / 로고폴리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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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다. 말그대로 뭔가를 알아야 그 진가를 알수있다는 말인데 이 책을 봤을때의 느낌이 딱 그랬다. 사실 우리나라의 유명한 그림은 그래도 책을 통해서나 방송 신문 매체를 통해서 가끔 보기도 했고 드물지만 박물관 가서 본적도 있어서 낯선편은 아니다. 그런데 중국의 그림이라면? 중국이라...우리나라의 정말 잘 그린 국보급 그림들도 참 많지만 오랫동안 동양문화의 중심국가였던 중국의 회화는 질과 양에서 엄청날꺼란 생각이 들었다.

 

너무 대규모이다보니 대체 어디서부터 무엇을 봐야할지를 고민할수있는데 그것에 작은 길잡이가 될만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그런 고민을 안다는 듯이 지은이가 중국 회화 작품중에서 특히 봐두어야할 명작을 30개선정해서 자세한 해설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이 책에 실린 그림들을 찬찬히 음미하면서 더 관심있으면 가지치기 하면서 관련분야를 찾아보면 괜찮게 감상이 될꺼 같다.

 

책은 우선 한 시대의 전형을 이룬 불후의 명작들을 소개한다. 지은이는 신품이라고 하는데 그야말로 인간의 영역을 벗어난 최고의 회화라고 할만한 작품들인데 처음에 고개지의 '낙신부도'가 소개된다. 꿈을 그린 작품인데 언뜻 우리나라의 몽유도원도가 생각나기도 한다. 일단 작품은 대단하다. 길이가 5미터에 달한다. 이 작품은 중국의 그 유명한 조조의 아들 조식이 꾼 이야기를 바탕으로 그렸는데 꿈이긴 하지만 현실감있게 그렸고 구도나 붓터치등이 과연 신품답다 싶다. 이 작품은 진본이 아니라 송나라때 그린 모사본이라고 하는데 1500년도 더 전에 이런 그림을 그렸다니 중국은 중국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원의 '고사관록도'는 우리나라의 세한도를 연상하게 하는 작품이었다. 여백이 꽉 짜여진 작품으로 그림속에서 여유도 느끼면서 고독을 넘어선 어떤 경지를 느끼게 하였다.

그리고 글씨로 유명한 조맹부가 그림도 그렇게 잘 그릴줄을 몰랐는데 책에서는 '작화추색도'를 소개하고 있다. 완전 총자연색 그림인데 요즘 그렸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그림색깔이 산뜻하게 살아있는것을 느낄수 있었다. 조맹부는 세계사책에도 나올만큼 왕희지와 더불어 글자로 아주 유명한데 그림도 그 명성다운 실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2부에 들어가면 궁궐과 저잣거리의 여러가지 삶의 모습을 다양하게 보여주고 있는데 처음에 소개되는

고굉중의 '한희재야연도'는 깜짝 놀랄 그림이었다.이 그림은 북송시대 비단에 채색된 그림인데 그 채색된 색이 정말 요즘에 무슨 컴퓨터그래픽으로 그린것처럼 아주 곱고 정교하게 칠해져있다. 인물들이 다양하게 등장하는데 행동이나 표정이 하나하나 생생히 살아있음을 보여주는데 참 대단하다싶다. 북송시대면 서기 970년경인데 무려 천년전이다. 그 당시에 이런 세련된 그림을 그릴수 있었다니 감탄사가 절로나온다. 2부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이었다.

 

3부에서는 주류의 그림을 좀더 발전적으로 도발한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오빈의 '산음도상도'가 눈에 확 들어온다. 뭔가 상상화 같기도 한데 바위가 그냥 막 휘몰아치면서 그려지는데 때로는 구름이 되고 때로는 물줄기가 되면서 다양한 변주를 뿜어내고 있다. 9미터짜리 두루마리 종이 그림인데 이 그림 역시 대단하다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어찌 이런 그림을 그렸을까. 지은이는 돌의 몽상이라고 하는데 딱 맞는 소리다. 그림의 선들은 현대적인 디자인으로도 충분히 재생산할수있을 정도로 멋진 그림이란 생각이 들었다.

 

중국의 유명한 옛그림들은 사실 거의 알지도 못했다. 책에 소개된 작가중에서도 이름정도 아는 사람이 몇명뿐이고 대부분은 처음 들어보는 사람들이었는데 이번에 이름과 대표작들을 보면서 그 위명을 새기게 되는 기회가 된거 같다. 지은이가 나름의 기준에 따라서 소개하면서 그림에 얽힌 여러가지 사연도 이야기해주고 그림 해설도 해주는데 쉽다. 어렵지 않게 잘 이끌어가서 좋다. 관련되는 다른 작품들도 같이 보여주면서 이야기해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했다. 다만 그림을 책속에 넣으려니 작게 축소되어서 그 멋을 느끼기에는 아쉬움이 있었고 특히 길이가 길어서 양면으로 펼칠수밖에 없는 그림은 두쪽으로 나누어져있어서 보기가 불편했다. 차라리 제작비가 더 들더라도 첨부형식이 되었으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아무튼 만년의 역사를 가졌다는 중국, 드넓은 그 대륙땅에는 그야말로 헤아리지 못할 만큼이 명화들이 가득할것이다. 전공자가 아니라면 다 알수도, 다 알 필요도 없지만 이렇게 엄선된 작품들을 쉽고 재미있는 해설과 함께 감상할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는 책이어서 인문적, 예술적인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추천할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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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스 해밀턴의 그리스 로마 신화 현대지성 클래식 13
에디스 해밀튼 지음, 서미석 옮김 / 현대지성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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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혁명이후에 세계를 선도해왔고 지금도 지구촌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역은 서양이다. 그런 서양이 단순히 산업혁명을 먼저 시작했다고 해서 앞서갈순 없었을것이다. 다른 지역에 앞선다는것이 돈만 있어서는 안되고 문화적인면도 그만큼 발달했기에 그랬을것이다.

 

그런 서양의 문화의 원류는 무엇일까. 서양 문화에 큰 영향을 끼친것이 무엇인가 하는것이다. 처음 생각하는것은 종교일것이다. 크리스트교가 로마에 의해 공인된 이후로 한때는 전유럽을 석권하기도 했던것이 카톨릭교이다. 그러면 그 이전에는 무엇이 없었을까. 있었다 바로 그리스 로마 문화다. 현대 서양 문화의 원형을 이루는것은 이 그리스 로마문화에서 많은것이 왔다고 볼수 있다.

 

그런 그리스 문화중에서 정신적으로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수있는것이 바로 그리스 로마 신화이다. 어떻게 보면 '옛날이야기'인 셈인데 이 그리스와 로마시대의 옛이야기가 지금의 서양인들의 정신에 면면히 흐르게 되었고 지금까지도 문학이나 여러 문화적인 면에서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 그리스 로마 신화는 여러 작가에 의해서 책으로 나왔는데 그중에서 이디스해밀턴의 책이 가장 유명하다. 많은 신화 과련된 책들의 원전이라고 할만큼 출간이후에 독보적인 그리스 로마 신화 입문서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전체적으로 6부 21장에 이르는 장대한 내용이다. 우선 1부에서 신들과 영웅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가 많이 들었던 그리스신들이 나온다. 제우스를 필두로 그의 아내 해라 아프로디테, 포세이돈, 아테나, 아폴론 등등...아직까지도 여러곳에서 이름붙여지는 그 익숙한 이름들의 일대기가 펼쳐진다.  2

 

2부에서 사랑과 모험이야기를 하면서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3부와 4부는 우리가 익히아는 트로이 전쟁에 대해서 나온다. 트로이 전쟁 이전의 유명했던 영웅들 이를테면 헤라클레스와 페르세우스의 이야기가 몰입감있게 진행된다.

그리고 드디어 시작되는 트로이 전쟁...이 책에서 제일 흥미롭게 읽었던 부분이기도 했다.

뒷부분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여러 가문들을 설명하고 있는데 부분적으로 알고 있던 여러 인물들이 이렇게 저렇게 연결이 되는걸 보고 전체적인 맥락을 알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책 자체의 두께는 아주 많이 두꺼운건 아니다. 하지만 본문의 글자가 작은탓에 내용은 방대하다. 중간중간 아는 이름과 아는 이야기가 나올때는 쉽게 잘 넘어갔지만 모르는 내용일때는 조금 더디게 넘어가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름과 지명이 헷갈려서 조금 힘든점이 있긴 하다.그 이름이 그 이름 같고 그 지역이 그 지역같은것이 많아서 자꾸 앞을 다시보고 하는것이 쉽지 않은일이긴 하다.

하지만 그런 헷갈림을 잘 참고 끝까지 읽는다면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현대의 문학을 느낄수 있다고 할 정도로 풍부한 이야기를 느낄수 있을것이다.

우리가 아는 유명한 작품들이 그리스 로마 신화 이야기의 틀에서 행해진것라는 것을 알수가 있었다.

 

책은 중간중간에 그림이나 사진이 첨부되어 있어서 잠깐의 지루함을 덜어주었고 전체적으로 깔끔하게 책이 잘 만들어진거 같아서 만족스러웠다. 글자가 작아서 내용이 많은만큼 다 읽는데 시간이 좀 걸리고 한번 본다고 다 기억할 내용이 아니라서 한두번 더 읽는다면 이 책의 진가를 더 잘 느낄수 있을꺼 같다.

 

꼭 현대 서양 문화의 중요한 길잡이가 된 부분이라고 할꺼 없이 흥미로운 서양 옛날이야기를 읽는다고 편하게 읽다보면 그 묘미를 잘 알수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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