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은 삶의 방편 그 이상입니다.
작품에 헌신하려는 결정,
문학에 모든 것을 바치려는 결정은 작가에게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_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먼저 어떤 방식으로 작업하는지 말씀해주시겠습니까?


올더스 헉슬리 
저는 규칙적으로 작업합니다. 매일 아침 글을 쓰고, 저녁 식사 전에도 다시 잠깐 쓰지요 밤에 작업하는 유형은 아닙니다밤에는 책 읽는 쪽을 좋아합니다. 대개 하루에 네 시간에서 다섯 시간 정도 작업하지요 할 수 있는 한 오랫동안 이런 상태를 유지합니다. 완전히 고갈되었다고 느낄 때까지요 때로 완전히 지칠 때면 제을 읽기 시작합니다. 소설이나 심리학 혹은 역사책을 읽습니다. 서떤 책인가는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아이디어나 재료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단순히 다시 작업을 시작하기 위해서 읽거든요, 어떤 책이든 효과가 있습니다. - P21

소설을 시작할 때 각 장을 나눠서 계획을 세우시나요, 아니면 전체적 구조를 먼저 생각하시나요?


헉슬리 
한 번에 한 장씩 작업해나갑니다. 하면서 방향을 잡아가지요. 처음 시작할 때는 어떤 식으로 나아갈지 아주 어렴풋하게밖에 알지 못합니다. 그저 대강의 아이디어밖에 없는 상태에서, 글을 써나가면서 발전시킵니다. 이런 경우가 몇 번 있었습니다. 많은 분량을 썼는데 도무지 마음에 들지 않아서 전부 다 지워버렸지요. 다음장을 시작하기 전에 앞의 한 장을 완성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는 다음 장에서 무슨 일이 생길지 완전히 확신할수 없지요. 아주 조금씩 생각나기 때문에 일관된 어떤 것으로 만들려면 아주 열심히 작업해야 합니다. - P22

어떤 작업이 다른 직업보다 창작에 좀 더 유리하다고 보십니까? 다시 말하면당신이 하는 일이나 만나는 사람들이 글쓰기에 영향을 미쳤나요?


헉슬리 
작가에게 이상적인 직업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거의 어떤 상황에서라도 글을 쓸 수 있거든요. 심지어는 완전히 고립된 상태에서도요, 발자크를 보세요. 채권자들을 피해서 파리의 비밀방에 숨어서 ‘인간희극‘을 써냈잖습니까? 아니면 코르크로 방음된 방에서 작업한 프루스트‘ 를 생각해보세요. (물론 방문객은 많았지만요. 가장 좋은 직업은 그저 이런저런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흥미 있는 일을 다양하게 경험하는 겁니다. 나이가 들어가니까 그 점에서불리해집니다. 점점 더 소규모의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는 경향이 있어요. - P28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헉슬리 
울프의 작품은 아주 색다릅니다. 굉장히 아름답지요. 안그렇습니까? 하지만 거기서는 너무나 기이한 느낌을 받습니다. 그녀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명확하게 보지만, 언제나 마치 유리판을 통해서 보는 듯합니다. 어떤 것도 직접 건드리지 않습니다. 그녀의 책은 직접적이지 않아요. 저를 아주 혼란스럽게 하지요. - P38

헨리 제임스는 어떻습니까? 아니면 토마스 만은요?


헉슬리 
제임스를 읽어보면 굉장히 냉정한 느낌입니다. 만은 좀 지루하고요. 만은 분명히 존경할 만한 소설가지요. 매년 여름이면 마리오와 마법사』에 묘사된 장소에 가곤 했습니다. 만의 작품에서는그곳의 느낌이 전혀 안 납니다. 저는 거길 아주 잘 알아요. 대리석산지인 카라라 산 아래쪽의 셸리‘가 익사한 바닷가이지요. 당시에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당연히 지금은 코니아일랜드 "처럼 유홍지가 되어버렸고 수백만의 사람들이 다녀갑니다. - P38

그렇다면 사회 분위기가 소설에 어떤 차이를 가져온다고 생각하시나요?


헉슬리 
글쎄요. ‘소설‘이란 무엇일까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소설‘이니 ‘작가‘니 하면서 마치 그들을 일반화할 수 있는 것처럼 말합니다. 그 집단에는 언제나 다양한 구성원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소설 역시 많은 다른 종Species 이 속해 있는 범주이지요. 어떤 종류의 소설에는 분명히 특정한 장소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앤서니 트롤럽은 자신이 글을 쓰던 장소를 벗어나서는 그와 같은 작품을 쓸수 없었을 것입니다. 바이런이나 셸리처럼 이탈리아로 갈 수 없었겠지요. 그에게는 영국 중산층의 삶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D. H. 로렌스를 보세요. 처음에 사람들은 그가 영국 중부지방 탄광 근처에 머물러야 한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하지만 그는 어디서든 글을 쓸수 있었지요. - P39

이 모든 책들에서는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반적인 개념을 구체적인 삶과 사건의 관점에서 논의했습니다. 어쩌면 모든 철학에 대해서 이런 형태로 써야 할 겁니다. 이렇게 쓰는 쪽이 훨씬 더 심오하고유익할 겁니다. 어려운 단어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서 추상적으로 쓰는 건 아주 쉬워요. 하지만 개념을 특정한 맥락의 관점과특정한 일련의 상황들 속에서 표현해야 하는 순간, 한계는 있더라도훨씬 더 멀리 아주 깊게 나아갈 수 있는 문이 열립니다. 이미 말씀드린 대로 소설뿐 아니라 역사와 전기는, 현재와 과거 삶의 초상을 제공하기 때문에 그 자체로 엄청나게 중요합니다.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철학적 개념, 종교적 개념, 사회적 개념을 표현하는 수단으로도매우 중요하지요. 세상에! 도스토옙스키는 소설을 쓰기 때문에 키르케고르보다 여섯 배는 더 심오하지요. 키르케고르를 보면 이 추상적인간Abstract Man 이 계속해서 떠드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콜리지도 마 - P47

찬가지고요 그건 대단한 개념들을 구체적인 형식 속에서 항상 살아있게 만드는 심오한 소설적 인간 Profound Fictional Man 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소설에서는 절대적인 것과 상대적인 것이 서로 화해합니다. 말하자면 특수함에서 일반적인 것이 표현되지요. 그리고 이점이 저에게는 흥미롭습니다. 삶과 예술 양쪽 모두에서 말입니다. - P48

레이먼드 프레이저 Raymond Fraser 

캐나다의 소설가이자 시인이다. 현재까지 검은 말 선술집」, 「심술궂은 남자, 또 다른 인생 등 열한 권의 소설과 세 권의 논픽션, 여섯 권의 시집을 냈다. 「바논 다리의음악가는 캐나다 최고의 책에 선정되었다.

조지 위키스 George Wickes 

「아마존 편지들, ‘파리의 미국인 등을 쓴 작가이자 번역가이다. 번역한 책으로 프레더릭 미스트랄의 회고록이 있다. - P48

주요 작품 연보


크롬 옐로, Crome Yellow, 1921『어릿광대의 춤 Antic Hay, 1923
하찮은 이야기』 Those Barren Leaves, 1925
『연애 대위법』 Point Counter Point, 1928
「멋진 신세계 Brave New World, 1932
『가자에서 눈이 멀어 Eyeless in Gaza, 1936
『여러 여름이 지난 후 백조가 죽는다 After Many a SummerDies the Swan, 1939『숨은 실세Grey Eminence: A Study in Religion and Politics, 1941『시간은 걸음을 멈추지 않으면 안 된다. Time Must Have aStop, 1944『영원의 철학』 The Perennial Philosophy, 1945
『원숭이와 본질』 Ape and Essence, 1948
『주제와 변주 Themes and Variations, 1950
『지각의 문』The Doors of Perception, 1954
루당의 악마들』 The Devils of Loudun, 1959『금지된 섬』 Island, 1962


올더스 헉슬리 
영국,1894. 7. 26.-1963. 11. 22.

현대 문명 발달을 비판적으로 바라본 멋진 신세계를 썼다. 우야한 문체와 위트, 신랄한 풍자가 두드러진 작품으로 유명하다. 소설가이자 비평가로 20세기 영미 문학에서 문학과 철학,
과학, 심리학의 문제를 포괄적이고 깊이 있게 다루었다.

영국 잉글랜드의 서리 주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교직에 있었고, 할아버지는 동물학자 T. H. 헉슬리이다. 외가로는 문예비평가인 매슈 아널드, 소설가 험프리 워드부인이 있다. 지적인 분위기 속에서 태어난 그는 이튼학교를 졸업하고 옥스퍼드 대학 영문학과를 수석 졸업한 후 언론계에서 오래도록 문예비평을 담당하면서 영국 상류층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를 담은 『크롬 옐로』를발표하였다. T. S. 엘리엇이 이 작품을 읽고 그에게 소설가의 길을 권했다. 과학 문명의 과도한 발전으로 인한 인간성 상실의 미래 사회 모습을 그린 「멋진 신세계의 저자이기도 하다. 말년에는 환각제의 영향을 받은 의식에 대해 탐구한 것으로도 유명하며, 다방면에걸친 백과사전적 지식으로 당대의 천재로 인정받았다.
20세기 관념소설의 대표작인 「연애 대위법으로 명성을 얻었고, 이후 「멋진 신세계는 물론 시간은 걸음을멈추지 않으면 안 된다」 「원숭이와 본질」, 「금지된 섬」등의 소설과 지각의 문』 등 다양한 에세이, 시, 평론을통해 20세기 작가 중 가장 넓고 독창적인 지적 스펙트럼을 선보였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아르헨티나, 1899. 8. 24.-1986. 6.14.

라틴아메리카의 ‘마술적 리얼리즘‘과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의거장으로 평가받는다. 독특한 ‘책에 대한 책 쓰기‘ 방식으로 철학적이며 형이상학적인 주제들이 녹아 있는 단편소설들을 많이다. 언어적인 예민함과 섬세함으로 정평이 나 있다.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났다. 어린시절부터 강한 문학적 언어적 재능을 드러냈다. 정규교육을 받는 대신 가정교사에게 배웠으며, 영국 출신인 할머니로 인해 영국 문화의 영향을 강하게 받으며 영어와 에스파냐어를 함께 익혔다.
1914년 부친의 눈 치료를 위해 스위스 제네바로 이주한 보르헤스는 프랑스 문학과 독일 문학을 섭렵하며 라틴어까지 깨치게 된다. 1921년 아르헨티나로 돌아온이후 1924년 전위주의 잡지를 창간했고, 아르헨티나문단에 에스파냐에서 일어난 시 개혁 운동인 울트라이스모를 소개한다. 그리고 울트라이스모와 향토적 정서가 결합된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열기 등 시집과 여러편의 에세이집을 펴냈다. 1938년 부친이 사망하고 가세가 기울면서 사서로 일하던 보르헤스는 사고로 머리에 부상을 입었는데 이후 거의 실명에 가까운 상태로 평생을 살게 되었다. 보르헤스는 이때부터 평생 한 번도 장편소설을 쓰지 않은 채 「픽션들」, 「알레프」 등 새로운 형식의 단편소설들을 써냈다.
그 밖의 저서로는 ‘불한당들의 세계사』, 『셰익스피어의기억』등의 소설집과 정면의 달』, 『영원한 장미」 등의시집 『심문』, 『영원의 역사』 등의 에세이집이 있다.

대개 당신 작품에 대해서, 그리고 관심을 표하신 영국 작가들에 대해서 질문드릴 겁니다.


보르헤스 
아하, 그렇군요. 죄송하지만 만약 젊은 동시대 작가들에 대해서 물어보신다면 아는 게 거의 없습니다. 지난 7년간은 고대영어와 고대 노르드어‘를 공부하려고 최선을 다했거든요. 결과적으로 그 언어들은 아르헨티나와 아르헨티나 작가들과는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나 매우 동떨어져 있지요. 안 그런가요? 하지만 핀스버그 단편이나 엘레지라든가 브루난버그의 전투에 대해서 이야기해야 한다면야. - P60

은유를 반복하는 것 말씀이시지요?


보르헤스 
은유를 반복하고 계속해서 사용하고 다시 또다시 이야기하지요. ‘흐린라드‘Hranrad라든가 ‘웰라드‘Waelrad 아니면 ‘바다‘를 ‘고래의 길‘이라고 한다든가 ‘배‘라는 말 대신에 ‘바다의 나무‘나 ‘바다의 종마‘라고 부르는 것들이요. 저도 결국에는 그것들, 그러니까 은유를 사용하는 걸 그만두었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그간 그 언어를공부했고 사랑에 빠졌습니다. 요즘에는 예닐곱 명 정도가 모여서 거의 매일 함께 공부합니다. 우리는 『베어울프의 중요 장면들과 핀스버그 단편』, 『십자가의 꿈』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앨프리드 대왕의 산문까지 갔습니다. 이제는 고대 노르드어를 배우기 시작했지요.
고대 노르드어는 고대영어와 친족관계가 있는 언어라서 어휘가 크게 다르지 않답니다. 고대영어는 저지대 독일어와 스칸디나비아어 중간쯤에 속하지요. - P61

서사문학에 늘 관심이 많으셨지요? 그렇지 않습니까?


보르헤스
언제나요 맞습니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들이 극장에서울지요 계속 그래왔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하지만 저는 슬픈 이아기나 가슴 아픈 이야기 때문에 울어본 적은 없어요. 그런데 요제프 폰 스턴버그의 갱영화를 처음 보고, 시카고 갱이 용감하게 죽어간다거나 뭔가 서사시적인 장면이 나오면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했던 기억이 납니다. 서정시나 엘레지보다는 서사시 쪽에 훨씬 마음이 움직여요. 언제나 그렇게 느꼈습니다. 어쩌면 글쎄요. 제가 군대와 관련 깊은 집안 출신이라서 그럴지도 모르지요. 할아버지인 프랜시스코 보르헤스 라피너 대령은 인디언과의 국경 전쟁에 참여했고혁명기에 돌아가셨지요. 증조할아버지인 수아레즈 대령은 에스파냐군에 대항한 마지막 대전투에서 페루 기병대를 이끄셨습니다. 다른종조부 한 명은 산마르틴의 군대 전위대를 지휘하셨고요. 그리고 제증조모는 후안 마누엘 데 로사스(아르헨티나의 군사 독재자)의 누이였습니다. 로사스를 당대의 페론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인척 관계를 그다지 자랑스럽게 여기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사실이 저를 아르헨티나의 역사와 연결해주고, 남자는 용감해야 한다는 생각과도 연결해주지요. 안 그렇습니까? - P62

무슨 말이냐면, 시간은 언제나 길에 비유되고 죽음은 잠에, 삶은 꿈에 비유되지요. 그리고 그런 것들이 문학에서 훌륭한 은유입니다. 그런 은유는 본질적인 어떤것에 상응되기 때문이지요. 새로운 은유를 만들어내면 아주 잠깐은놀라움을 줄 겁니다. 하지만 어떤 깊은 감정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할 겁니다. 하지만 삶을 꿈이라고 생각하는 건 하나의 생각, 어떤 진정한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고 모든 사람들이 그런 생각을 가질 겁니다. 안그렇습니까? 자주 그렇게 생각하지만 그토록 잘 표현된 적이 없는 은유이지요. 저는 그게 사람들에게 새로운 충격을 주는 일이나 전에 연결된 적이 없는 걸 새롭게 연결하는 것보다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그런 것은 진정한 연결이 아니니까요. 그런 식으로 연결된 은유는 전체적으로 보면 일종의 재주부리기에 불과합니다. - P70

단지 말로 부리는 재주인가요?


보르헤스 
말뿐인 거지요. 그런 걸 진짜 은유라고 부를 수도 없습니다. 진짜 은유는 양쪽의 항이 실제로 연결되어 있거든요. 그런데 한가지 예외가 있습니다. 고대 노르드어의 시에서 나온 기이하고 새롭고 아름다운 은유입니다. 고대 영시에서 전투는 ‘칼들의 놀이‘라든가 ‘창들의 만남‘이라고 표현되지요. 하지만 고대 노르드 시와 켈트시에서는 전투가 ‘사람들의 그물망‘이라고 불립니다. 기이하지요?
그물망에는 사람을 엮는 일종의 섬유조직 같은, 어떤 패턴이 존재합니다. 아마 중세 전투에서는 칼과 창이 양쪽에 늘어서면서 일종의그물망이 생겼겠지요. 그래서 새로운 은유가 생겨났던 거라고 생각합니다. - P70

그림 고른 책들에는 당신의 취향이 반영되어 있는 거군요?


보르헤스 
아, 그렇죠. 그렇습니다. 누군가 어떤 문학사 책에 대한 서평을 쓰라고 권할 경우 거기에 바보 같은 실수나 잘못된 내용이 있더라도 작가를 시인으로서는 매우 존경할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아니요 서평을 쓰고 싶지 않습니다. 부정적으로 평가해야 할 테니까요."라고 말합니다. 사람들에 대해서 공격하고 싶지 않습니다. 특히 요즘은 그렇게 느낍니다. 젊을 때는 달랐습니다. 공격하는 걸 좋아했어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게 별로 좋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되지요. 누군가에 대해 긍정적으로 쓰든 부정적으로 쓰든 그들을도와주거나 상처 입히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사람은 다른 이들이 그에 대해 떠드는 것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쓴 것에 의해서 도움을 받거나 성공하거나 파멸합니다. 그래서 그가 자기 자랑을 엄청나게 하거나 다른 이들이 그를 천재라고 부르더라도-흠, 결국에는 진실이 밝혀지지요. - P102

완전한 서사물Narrative을 쓰기에는 자신이 없어서 그렇게 하셨나요?


보르헤스 
아마 그랬을 겁니다. 그렇지요. 요즘에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깡패에 대한 단편소설 시리즈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진짜 단편소설이지요. 에세이 같은 면도, 심지어 시적인 면도 없습니다. 직설적으로 기술되고 어떤 점에서는 슬프고 끔찍하기까지 한 이야기들이고요. 항상 절제된 언어로 표현되지요. 깡패들 자신이 이야기를들려주는데 독자는 그들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분명 비극적 소설인데 화자들은 정작 그 비극을 느끼지 못합니다. 그저 이야기할 뿐이고, 독자는 표면에 나타난 것보다 훨씬 더 깊은 내용이 있다고 느끼게 됩니다. 등장인물의 감정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언급되지 않습니다. 그런 방식을 고대 북유럽 영웅담에서 배웠지요. 등장인물의생각을 그의 말이나 행동을 통해 알려야지 그의 머릿속으로 들어가서 말해주면 안 된다는 걸요. - P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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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곳 오르고레인에서는 사람들이 체면이나 자존심에 그리 얽매여 있지 않았으며, 질문을 하는 행위가 질문을 한 사람이나 질문을 받은 이에게 모욕이 되지도 않았다. 하지만 나는 곧 몇몇 질문이 나에게 덫을 놓기 위한 것임을, 내가 사기꾼이라는걸 보이기 위한 것임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그런 질문들 때문에 잠시 당황했다. 물론 카르히데에서도 나를 믿지 않는 사람을 만난 적이 있었지만, 일부러 믿지 않으려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에르헨랑에서 행진이 있던 날, 티베는 내 주장이 속임수라는 의견에 자신도 동조한다는 쇼를 공들여 했지만, 이제 나는 그것이 에스트라벤의 실각을 위해 꾸며낸 계략의 일부라는 것을안다. 사실은 티베도 내 주장을 믿었을 것이다. 어쨌든 티베는내가 게센에 올 때 타고 온 조그만 착륙선을 보았으며,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그 우주선과 앤서블에 대해 공학자들이 작성한 보고서에 자유로이 접근할 수 있었다.  - P194

"좀 복잡하군요. 그런데 수도국에서 하는 일은 뭡니까? 예를들면요?" 나는 재빨리 사르프에서 다른 이야기로 화제를 돌렸다. 헤인인이나 만사 걱정 없는 치페와르 사람이라면 슈스기스가 입밖에 내지 않은 말에 담긴 의미를 알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들과 달리 지구에서 태어났다. 그러고 보면 죄 많은 조상을 가지고 있는 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닌 듯하다. 방화범 할아버지는 후손에게 연기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코를 남겨주는 법.
이곳 게센에서 고대의 테라 정부와 유사한 정부 형태, 즉 군주제와 만개한 관료제를 발견한다는 것은 참으로 흥미롭고 환상적인 일이었다. 이 새로운 발달 형태 역시 환상적이기는 했지만 흥미는 덜했다. 덜 원시적인 사회일수록 더 못된 특징이 있는 건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 P205

나흘 전 오르고레인의 넓은 황금빛 들판을 가로질러 미시노리 깊숙이 자리 잡은 밀실들을 향해 성공적으로 전진하기 시작한 이래, 나는 무언가를 놓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일까? 나는 격리된 느낌이었다. 요 며칠 동안 추위를 느낀 적이 없었다. 이곳 사람들은 방을 아주 따뜻하게 유지했다. 먹는 즐거움은 없었다. 오르고레인 음식은 무미건조했다. 하지만 해될 건없었다. 하지만 왜 내가 만난 사람들은, 내게 호의를 가진 이나그렇지 않은 이나 하나같이 모두 무미건조한 걸까? 그들 가운데에는 옵슬레와 슬로세, 잘생겼지만 혐오스러운 가움처럼 생기넘치는 인물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이들에게조차 어떤 특징,
인간미가 부족했다. 그리고 그들을 믿을 수가 없었다. 종잡을수가 없었다.
마치 그림자 없는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약간 과장된 사색은 내 임무의 본질적인 부분이다. 만약이런 능력이 없었다면 나는 모빌 자격을 얻지 못했을 것이다.  - P209

그의 둔함은 무지 때문이다. 그의 거만함은 무지 때문이다. 그는 우리에 대해 무지하고 우리는 그에 대해 무지하다. 그는 한량없는 이방인이고, 나는 그가 우리에게 가져온 희망의 빛에 가로질러 내 그림자를 드리우려 한 바보이다. 나는 몹쓸 허영심을 버려야 한다. 그가 갈 길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 그것이 그가하는 바임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그가 옳다. 추장된 카르케네의 반역자는 그의 목적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 P214

모든 ‘개인‘은 직업이 있어야 한다는 오르고레인 법에 따라, 나는 제8시부터 정오까지 플라스틱 공장에서 일한다. 쉬운 일이다. 불에 달구어 말랑말랑해진 작은 플라스틱 조각들을 합쳐 작고 투명한 상자를 만드는 기계를 조작하는 일이다. 그 상자들을 어디에 쓰는지는 알지 못한다. 오후에는 무료함을 없애기 위해 로세레르에서 배운 옛 수련을 복습하고 있다. 도스 강화 기술, 비황홀경에 들어가는 기술을 잊지 않아서 여간 기쁘지 않다. 하지만 비황홀경에서 깨어나는 것은 아직 잘 되지 않으며, 부동의 자세를 취하는 기술과 단식은 아예 배우지 않은 것과 다를 바가없어 아이처럼 처음부터 새로 시작해야 했다. 지금 단식하고 고작 하루가 지났는데, 배가 일주일, 아니 한 달은 굵은 것처럼 비명을 지른다! - P214

무신론자가 된다는 것은 곧 신을 존재하게 하는 것이다. 신의 존재도 비존재도 결국 증명에 있어서는 다를 바가 없다. 그러므로 한다라 교인들은 ‘증명‘이란 단어를 그리 자주 사용하지 않는다. 한다라 교인은 신을 증명되어야 할 사실이나 믿음의 문제라는 식으로 보지 않는다. 그렇기에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자유롭게 나아갈 수 있다.
어떤 질문에는 답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배우는 것. 그리고 ‘그러한 질문에 답을 하지 않는 것‘을 배우는 것. 이는 긴장과 어둠의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기술이다. - P217

나는 그에게 좀 더 일찍 알려주었어야만 했다. 지금은 너무 늦었다. 공포가 그의 임무와 나의 희망을 다시 한 번 뒤흔들고 있다. 외계인이나 게센인에 대한 공포가 아니라 비현실적인 것에대한 공포다. 오르고레인 사람들은 전혀 알지 못하는 것에 공포를 느낄 만큼 섬세하고 민감한 이들이 아니다. 그런 게 존재하는지조차 모른다. 그들은 다른 세계에서 온 사람을 눈앞에 두고 뭐라고 여기는가? 카르히데에서 온 간첩, 성도착자, 첩자, 자기들과 같은 시시하기 짝이 없는 정치집단만 떠올린다.
만약 그가 지금 당장 우주선을 불러오지 않는다면 영영 기회를 놓치게 될 터다. 아니, 이미 너무 늦는지도 모른다. 그건 내잘못이다. 나라는 사람은 뭐 하나 제대로 못 하는 사람이다. - P228

메시는 시간의 중심이다. 메시가 만물의 모습을 뚜렷이 보기 시작한 것은 그분이 이 땅에 살기 시작한지 30년이 지나고서부터였다. 그 뒤 메시는 이 땅에서 30년을 더 살았고, 통찰이 그분 삶의 중심이 되었다. 통찰 이전의 모든 세대는 통찰 이후의 모든세대만큼이나 길어졌으며, 통찰은 시간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그리고 시간의 중심에는 과거도 없고 미래도 없다. 지나간 모든시간이 현재이고, 다가올 모든 일이 현재이다. 과거도 미래도아니다. 현재이다. 모든 것이 현재이다.
보이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 P229

그곳에는 친절함이 있었다. 사람들은 나와 한 노인 그리고 심하게 기침을 하는 젊은이가 추위에 대한 저항력이 약하다고 여기고 밤마다 25명이 만든 덩어리의 중심, 즉 가장 따뜻한 곳에 넣어주었다. 따뜻한 곳을 차지하기 위해 애쓰지 않아도 밤이 되면우리는 어느새 그곳에 있었다. 인간이 잃지 않는 이런 친절함은굉장한 것이다. 그것이 굉장한 이유는 어둡고 추운 곳에서 발가벗겨진 채 있는 우리에게 남은 것이 그것뿐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부유하고 권세를 가진다 해도 우리에게 결국 남은 것은 그 작은 거스름뿐이었다. 우리가 줄 수 있는 건 달리 아무것도 없었다.
비록 밤마다 한데 뒤엉켜 지냈지만, 트럭 안의 우리는 서로 먼 존재였다. 어떤 이는 마약에 중독되어 있었고, 어떤 이는 선천적으로 정신박약이거나 사회부적응자인 듯했다. 모두가 학대받고 겁먹은 상태였다. 하지만 25명 가운데 단 한 명도 다른 사람에게 말을 걸거나 심지어 욕을 하는 이조차 없다는 것은 신기한 일이었다. 친절함과 인내가 존재했지만 그것은 침묵, 언제나 침묵 속에서였다. - P239

썰매에 짐을 다 싣고 나자, 에스트라벤은 힘을 비축하기 위해그날은 더는 아무 일도 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러고는 텐트 바닥에 엎드리더니 작은 공책에 빠른 손놀림으로 앞 장에 있는 것과 같은 내용을 카르히데어로 세로로 적어갔다. 지난 달에는 여행을 하느라 일기를 쓰지 못했고, 그는 그걸 마음에 걸려했다. 에스트라벤은 꽤 꼬박꼬박 일기를 써왔었다. 내 생각에, 일기 쓰기는 에스트레 화로에 있는 자기 가족에 대한 의무이자 가족과의 연결고리인 듯했다. 하지만 나는 그 모든 것을 나중에야알았고, 그때는 에스트라벤이 무엇을 쓰는지 알지 못했다. 나는앉아서 스키에 왁스를 바르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었다. 무심코 춤곡을 휘파람으로 불다가 그러면 안 된다는 생각에 중단했다. 텐트는 하나뿐이었으며, 서로를 화나게 하지 않고 한 텐트에서 지내려면 어느 정도의 자제심과 예의가 꼭 필요했다. 에스트라벤은 휘파람 부는 나를 바라보았지만(이해한다), 짜증내는 기색은 없었다.  - P287

그 덩어리 옆면에서는 짙고 검은 연기가 하늘로 1마일은 되어 보일 정도로 길게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 너머로 다른 것들도 보였다. 빙하 위로 뾰족한 봉우리와 검은 분석구들이 보였다.
얼음 위로 벌어진 이글거리는 아가리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내 곁에서 견인줄을 하고 서 있던 에스트라벤은 그 장엄하고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쓸쓸한 모습을 한동안 바라보았다.
"살아서 이렇게 멋진 광경을 보게 되다니 정말 기쁩니다." 에스트라벤이 말했다.
나 역시 같은 마음이었다. 여행에서 가야 할 목적지가 있다는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결국 여행에서 중요한 것은 여행 그 자체인 것이다.
북쪽을 향한 비탈에는 비가 오지 않았었다. 협로부터 빙퇴석계곡까지 눈밭이 펼쳐져 있었다. 우리는 바퀴를 빼고 썰매 활주부의 덮개를 벗긴 뒤 스키를 신고 출발했다. 아래로, 북쪽을 향해, 흑백의 거대한 글자로 대륙을 가로질러 ‘죽음‘, ‘죽음‘이라 쓰인 저 광막한 불과 얼음을 향해. 썰매는 깃털처럼 가벼웠고, 우리는 기쁨에 겨워 소리 내어 웃었다. - P303

사네른 엡스, 계량기는 오늘 16마일을 끌었다고 가리킨다. 하지만 우리가 어젯밤에 야영했던 곳에서 직선 거리로 따지면 8 마일 정도에 불과하다. 우리는 아직도 두 화산 사이의 빙하 위에있다. 드룸네르 산이 분출을 했다. 바람이 소용돌이치는 화산재와 연기, 하얀 증기를 불어버리자 붉은 용암이 검은 비탈을 벌레처럼 기어 내려오는 것이 보였다. 끊임없이 계속해서 들려오는쉿쉿 소리는 너무 크고 길어서 소리를 들으려고 걸음을 멈추면오히려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그 소리는 온몸의 빈틈을 구석구석 채운다. 빙하는 발밑에서 끊임없이 흔들리고, 우지끈 쿵 하는 소리를 낸다. 눈보라가 군데군데 만들어 놓았던크레바스 위의 눈다리는 빙하와 그 아래 대지의 진동 때문에 흔들리다가 모두 무너졌다. 우리는 썰매를 삼켜버릴 듯한 크레바 - P310

스가 끝나는 곳을 찾아 전진과 후진을 반복해 가고, 또다시 다음크레바스의 끝을 찾아 헤매며 북쪽으로 가려 애썼지만 어쩔 수없이 늘 동쪽 혹은 서쪽으로 이동해야만 했다. 머리 위 드레메골레 산은 드룸네르 산의 힘든 노역이 가엾기라도 한지 으르렁거리며 시커먼 연기를 토해낸다.
오늘 아침 아이는 얼굴에 심한 동상이 걸렸고, 내가 그를 바라보았을 때는 코와 귀. 턱이 완전히 잿빛으로 변해 있었다. 동상에 걸린 부위를 주물러 회복을 시켰고, 다행히 손상된 곳은 없었지만 앞으로는 더욱 조심해야겠다. 빙하 쪽으로 불어 내려오는바람은 솔직히 여간 매섭지가 않다. 우리는 그 찬바람을 정면으로 맞으며 썰매를 끌고 가야만 한다.
두 마리의 괴물이 포효하는 것 같은 이 빙하의 주름진 얼음 팔에서 어서 빠져나갔으면 좋겠다. 산이란 보는 것이지 소리를 듣는게 아닌 법. - P311

빛은 어둠의 왼손
그리고 어둠은 빛의 오른손
둘은 하나, 삶과 죽음은 함께 있다.
케메르를 맹세한 연인처럼,
마주 잡은 두 손처럼,
목적과 과정처럼. - P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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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지 않을 때는 끊임없이 무언가 쓸 만한 것을 찾는 관찰자가 되시는군요.


헤밍웨이 
맞습니다. 만일 작가가 관찰하는 것을 멈춘다면 그는 끝장난 것이지요. 그러나 의식적으로 관찰할 필요는 없으며 관찰한 것을어떻게 쓸 것인지 생각할 필요도 없습니다. 아마도 처음에는 그렇게하는 것이 맞을 거예요. 그러나 나중에는 그가 관찰하는 것 모두가그가 알고 있거나 본 것들로 이루어지는 거대한 자산이 됩니다.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저는 항상 빙산의 원칙에 근거하여 글을 쓰려고애썼습니다. 빙산은 전체의 8분의 7이 물속에 잠겨 있지요. 당신이알고 있는 것을 안 쓰고 빼버린다 해도, 그것은 빙산의 보이지 않는 잠겨 있는 부분이 되어 빙산을 더 강하게 만들 것입니다. 작가가 무엇인가를 알지 못하여 안 쓰는 것이라면 이야기에는 구멍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 P422

개인적으로 지식이 없는 어떤 상황을 소설에 쓰신 적이 있나요?


헤밍웨이 
참 희한한 질문이네요. 개인적인 지식이란 성적인 지식을의미하나요? 그런 경우 대답은 그렇다입니다. 괜찮은 작가라면 묘사를 하지 않지요. 개인적이거나 비개인적인 지식으로부터 만들거나 창조해냅니다. 때때로 그는 자신의 민족이나 가족이 잊은 경험으로부터 나올 수 있는 그런 설명되지 않는 지식을 갖고 있는 것처럼보입니다. 누가 전서구에게 집에 돌아오는 방법을 가르칠 수 있습니까? 투우하는 황소는 그 용맹을 어디에서 얻었으며, 사냥개는 후각을 어디에서 얻었을까요? 이것은 제 머리를 믿을 수 없었던 시기에마드리드에서 우리가 서로 나누었던 이야기를 보다 정교하게 하거나 요약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P424

조지 플림턴 George Plimpton 
1927년에 태어나 2003년에 사망했다. 미국의 저널리스트, 작가, 편집자, 배우, 때로는 아마추어 스포츠맨이었다. 그의 스포츠 관련 글은 파리 리뷰로 유명해졌다. 플림턴은라스베이거스에서 공연된 <시저스 팰리스>라는 연극에서 코믹 배우로 연기했고,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하고 프로 스포츠 이벤트에 출전하는 등 참가형 저널리즘‘으로 유명했다. 저서로 더 베스트 오브 플링턴」, 「오픈 넷」, 「아웃 오브 마이 리그」 등이 있다. - P428

주요 작품 연보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The Sun Also Rises, 1926
『무기여 잘 있거라』 A Farewall to Arms, 1929
오후의 죽음』 Death in the Afternoon, 1932
『아프리카의 푸른 언덕』 Green Hills of Africa, 1935
「킬리만자로의 눈』 The Snows of Kilimanjaro, 1936『제5열』 The Fifth Column, 1938『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For Whom the Bell Tolls, 1940
『노인과 바다』 The Old Man and the Sea, 1952
물결 속의 섬」 Islands in the Stream, 1970
『에덴동산」 The Garden of Eden, 1986『여명의 진실』 True at First Light, 1999

윌리엄 포크너 미국1897. 9. 25.-1962. 7. 6.

미국의 작가로 1949년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이며, 우화」, 「약탈자들로 두 차례 퓰리처상을 받았다. 미국 남부 사회가 변천해온 모습을 연대기적으로 그렸고, 부도덕한 남부 상류사회를고발하는 작품을 주로 썼다.


미국 미시시피 주 뉴올버니에서 태어나 그 근처 옥스퍼드에서 평생 살면서 작품 활동을 했다. 그의 작품은 대부분 옥스퍼드와 그 주변 지역을 모델로 창안한 상상의 공간 ‘요크나파토 군‘과 ‘제퍼슨 읍‘을 배경으로 전개된다. 이 가공의 지역을 무대로 해서 남부 사회를 형성한 대표적인 인물들을 등장시켜 19세기 초부터1940년대에 걸친 시대적 변천과 남부 상류사회의 사회상을 고발하고 있다. 제1차세계대전이 일어나자 지원해서 캐나다 공군에 입대하였고, 제대 후 퇴역 군인의 특혜로 미시시피 대학교에 입학하여 교내 정기간행물에 시를 계속해서 발표하였다. 1920년 대학을 중퇴하고 고향으로 돌아가 소설을 쓰기 시작하여, 소리와분노』, 『내가 누워 죽어갈 때」, 「8월의 빛』, 『압살롬, 압살롬!』 등 장편소설 20여 편과 단편소설 70여 편을 출간했다. 포크너는 유럽의 모더니즘을 미국 문학에 처음 본격적으로 도입한 작가로 평가받는다. - P432

좋은 소설가가 되기 위해 따라야 할 좋은 방법이 있나요?


포크너 
99퍼센트의 재능, 99퍼센트의 훈련, 99퍼센트의 작업. 소설가들은 자신이 하는 일에 결코 만족하면 안 됩니다. 이미 쓴 소설은결코 자신의 꿈이나 가능성만큼 훌륭하지 못합니다. 언제나 꿈을 꾸어야 하고, 자신의 능력보다 훨씬 높은 목표를 세워야 합니다. 동시대 작가나 선배 작가들보다 더 낫기 위해 괴로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소설가는 자기 자신보다 더 나으려고 애써야 합니다. 예술가는악마가 몰아대는 그런 피조물이지요. 악마가 왜 그를 선택했는지 그는 모릅니다. 소설가는 대개 너무 바빠서 왜 그런지 궁금해하지도않습니다. 그는 소설을 마치기 위해 아무에게서나 훔쳐오고, 빌려오고, 구걸하고, 빼앗아온다는 점에서 도덕과는 완전히 관계없지요. - P438

그렇다면 당신의 작품을 누군가와 토론할 필요를 느끼지 않으시나요?


포크너 
네, 저는 글을 쓰느라 너무 바쁩니다. 글쓰기는 저를 만족시키기만 하면 됩니다. 그렇다면 저는 글쓰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필요가 없지요. 만일 글쓰기가 저를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그것에대해 이야기를 나눈다고 좋아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글쓰기를 개선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더 많이 전념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문학에 조예가 깊은 사람이 아니라 단순히 작가입니다.
저는 제 작품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에서 전혀 기쁨을 느끼지 못합니다. - P460

비평가들이 당신의 등장인물은 결코 의식적으로 선과 악을 선택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포크너 
인생은 선과 악에 관심이 없습니다. 돈키호테는 계속해서 선과학 사이에서 선택을 합니다만, 그는 꿈을 꾸는 상태에서 선택을합니다. 그는 미치광이입니다. 그가 현실을 직시할 때는 사람들과맞서느라 너무 바빠서 선과 악을 구별할 시간이 없을 때뿐입니다.
사람들은 오직 삶에서만 존재하기 때문에, 그들의 시간을 단지 살아있는 데 써야 합니다. 삶은 움직이며, 움직임은 사람들을 움직이게만드는 것인 야망, 권력, 쾌락과 같은 것에 관심을 둡니다. 그는 조만간 선과 악 사이에서 선택을 하도록 강요받을 것입니다. 왜냐하면내일도 계속 살아가기 위해서 그 자신으로부터 도덕적 양심이 선택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그의 도덕적 양심은 신들로부터 꿈꿀 권리를 얻기 위해서 신들로부터 받아들여야 할 저주입니다. - P461

이 깨달음이 다른 사람들의 보고를 열었고, 저는 제 자신만의 우주를 만들었습니다. 저는 신처럼 이사람들을 공간적으로 시간적으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제가 성공적으로 시간을 맞춰 등장인물들을 움직였다는 사실은, 최소한 저 자신의 평가로 볼 때 시간은 개인의 일시적인 육화된 삶에서만 존재하는 유동적인 조건이라는 저의 이론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었습니다. 과거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오직 현재만이 있을 뿐입니다.
만일 과거가 존재한다면 슬픔이나 회오는 있지 않을 것입니다. 제가만든 세상이 우주에서 일종의 중심이라고 생각하길 좋아했습니다.
즉, 아무리 그 중심이 작더라도 그 중심을 없앤다면 그 우주 자체는무너져 내릴 것입니다. 저의 마지막 책은 요크나파파 군의 최후의심판일을 다룬 책일 것이며, 그것이 제 걸작이 될 것입니다. 그러면저는 연필을 부러뜨리고 글쓰기를 멈출 것입니다. - P465

진 스타인 Jean Stein 
구술 기록 서술 형식의 선구자이다. ‘로버트 케네디의 시간 베스트셀러인 이디-사교계 명사 앤디 워홀의 뮤즈 이디 세드윅의 삶을 썼다. 1950년대 후반에는 파리 리뷰의 편집자로 일했다. 1990~2004년에는 문학과 시각예술 잡지인 ‘그랜드 스트리트의 편집자였다. - P465

인간은 죽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에게 유일하게 가능한 불멸은 언제나 살아 움직여서 불멸인 어떤 것을 뒤에 남겨놓는 것뿐입니다. 그것은 항상 움직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 P466

E.M. 포스터 영국1879, 1. 1.-1970. 6. 7.

영국의 소설가, 작품으로 기나긴 여행, 전망 좋은 방, 하워즈 엔드 인도로 가는 길 등이 있다. 로저 프라이, 버지니아울프 등과 블룸즈버리그룹에서 활동했다. 20세기 영국을 대표하는 작가의 런던에서이다.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다. 톤브리지 스쿨을 거쳐 케임브리지 킹스 칼리지를 졸업했다. 케임브리지 대학교 재학중 학내의 자유주의 그룹에 참가했다. 빅토리아 왕조의
‘도덕과 가치관에 반발, 그리스 문명에 대한 동경에 사로잡혔다. 그들의 모임은 나중에 ‘블룸즈버리그룹‘으로 발전하여 당시의 지도적 문화 서클이 되었다. 1903년케임브리지의 친구들이 주축이 되어 만든 월간지 인디펜던트 리뷰』에 에세이 「마콜니아 상점들을 발표하면서 작가로 데뷔했으며, 이듬해에 같은 잡지에 단편소설 목신을 만난 이야기를 게재하여 본격적으로 소설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졸업 후 이탈리아로 가서 『천사들도 발 딛기 두려워하는 곳, 기나긴 여행』, 『전망좋은 방』을 썼다. 1910년 그의 가장 원숙한 작품이라고평가되는 하워즈 엔드』를 썼고, 1924년에 발표한 『인도로 가는 길』에서는 동서 문명의 대립과 인간 이해의 어려움을 상징적으로 그렸다. 그밖에 환상적인 작품의단편집, 여행기, 전기, 수필, 독창적인 소설론인 소설의이해』 등 논평 및 기타 저작이 있다. 1949년에 기사 작위를 서훈받았으나 거절했고, 1970년 런던 킹스칼리지에서 91세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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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4-02-26 23: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99퍼센트의 재능, 99퍼센트의 훈련, 99퍼센트의 작업˝은 한 마디로 다 완벽히 다 채우도록 열심히, 이런 뜻으로 뒷 문장들을 읽었습니다. 제게는 그냥 ˝넘 사 벽˝ 3글자로 정리되는^^

2024-02-28 15: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제게도 그냥 ˝넘 사 벽˝입니다^^
 


‘레이먼드 카버‘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에 할애된 시간만 보아도 취향 이 확고하다 생각하면서 혼자 웃는다. 어쩌면 읽은 책의 비중에 따라 무게감이 다를지도.

뉴욕 타임스」 북 리뷰에 쓴 글에서 어째서 장편소설이 아니라 단편소설을 쓰기로 했는지에 대해 "너무 장황해서 여기서 언급할 수 없다."고 하셨지요. 지금 그이야기를 해주시겠어요?

카버 
‘너무 장황해서 얘기하기 어렵다.‘라는 건 이야기하기에 별로 유쾌하지 않은 많은 것들과 관련이 있어요. 결국 안타이오스」라는 잡지에 실린 「Fires 이라고 하는 에세이에서 다음 중 몇 가지를 언급했답니다. 그 에세이에서 제가 말한 내용은 결국 작가는 자신이 쓴 것에 의해 판단되어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것이지요. 글쓰기를 둘러싼 상황은 뭔가 다른 것, 문학 외적인 것입니다. 아무도 저에게 작가가 되라고 요구한 적은 없어요. 그러나 살아남고, 공과금을 내고, 식구들을 먹이고, 동시에 자신을 작가로 생각하고 글쓰기를 배우는 일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여러 해 동안 쓰 - P322

레기 같은 일을 하고, 아이들을 키우고, 글을 쓰려고 애쓰면서 제가빨리 끝낼 수 있는 걸 써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답니다. 한 권에 2~3년이 걸리는 소설을 쓸 방법이 없었어요. 다음 해나 3년 후가 아니라 당장 보수를 지급받을 수 있는 것을 써야 했습니다. 그래서 단편이나 시를 썼지요. 삶이 제가 원하는 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을깨닫기 시작했지요. 언제나 엄청나게 많은 좌절감에 직면해야 했어요 예를 들면, 글을 쓰고 싶은데 글을 쓸 시간도 장소도 없다는 것등이지요. 밖에 나가 차에 앉아서 무릎 위에 공책을 놓고 글을 쓰려고 애썼죠. 이때는 제 아이들이 사춘기일 때였어요. 이십 대 말이나삼십 대 초였을 때였죠. 우리는 여전히 가난했고, 언제나 한 발만 내딛으면 파산이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리고 몇 년 동안 열심히 일했지만 남은 거라고는 낡은 차 한 대와 월셋집, 그리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새로운 빚쟁이들뿐이었습니다. 참 우울한 상황이었죠. 제가 정신적으로 흔적 없이 말소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술이 문제가 되었죠. 저는 대충 포기했고, 권투 경기에서 하듯이 수건을 내던지고나서 하루 종일 심각하게 술을 마셔댔어요. 이런 점이 제가 "너무 장황해서 언급할 수 없다."라고 한 것들의 일부입니다. - P323

술 마시는 것에 대해서 좀 더 이야기해주시겠어요? 너무나 많은 작가들이 알코올 의존증은 아니라도 술을 엄청나게 마시지요.


카버
 작가들이 다른 전문 직종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마시는 것은 아닐 거예요. 다른 사람들이 얼마나 마셔대는지 아시면 아마 놀라실겁니다. 술에 관련된 신화들이 물론 존재하지만 저는 그 신화 때문에 술을 마시지는 않았어요. 그냥 술을 들이켰을 뿐이에요. 아마도 - P323

제가 저 자신과 제 글 제 아내와 아이들과 관련해서 삶에서 가장 원했던 일들이 결코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걸 깨닫고 나서 술을 엄청나게 마시기 시작한 것 같아요, 이상한 일이지요. 파산하거나 알코올의존자가 되거나 바람피우거나 도둑이 되거나 아니면 거짓말쟁이가 될 의도를 갖고 삶을 시작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잖아요. - P324

어떻게 술을 끊으셨지요? 무엇이 술을 끊을 수 있게 만들었나요?


커버 
마지막으로 술을 마신 것은 1977년입니다. 알코올의존증 재황 센터에 두 번 들어갔고, 한 번은 병원에 입원했지요. 그리고 캘리포니아 산호세 근방의 드윗 센터라는 곳에서 며칠을 보냈습니다. 마침 제게 딱 알맞게도 드윗은 그전에는 범죄 성향이 있는 정신병 환자를 위한 병원이었지요. 저는 술을 끊기 직전에 완전히 통제 불능에다가 심각한 상황이었지요. 필름이 끊기는 지경, 즉 일정 기간 동안 말하고 행동한 것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지점까지 갔답니다.
차를 운전하거나, 낭독회를 하거나, 수업을 하거나, 부러진 다리를 치료받거나, 혹은 누군가와 자거나, 뭘 하든 나중에 아무것도 기억할 수가 없었어요. 일종의 자동항법장치를 달고 있는 것 같았지요.
한 손에는 위스키 한 잔을 들고, 알코올성 발작 때문에 넘어져서 머리에는 붕대를 감고 거실에 앉아 있던 제 모습이 떠오릅니다. 완전히 미쳤지요. 그러고 나서 2주 후에 재활센터로 돌아갔지요. 이번에는 와인이 많이 생산되는 북부 캘리포니아의 칼리스토가라는 지역의 더피스라는 곳이었습니다. 더피스에 두 번 들어갔고, 산호세에있는 드윗에도 갔고,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병원에도 갔지요. 1년 동안 말입니다. 이 정도면 상당히 심한 거지요. 저는 확실히 알코올의존증으로 죽어가고 있었답니다. 과장이 아니에요. - P325

그럼 이야기의 소재는 어디서 가져오시나요? 특히 술과 관계있는 이야기에 대해서 질문하는 겁니다.


카버 
제가 특히 흥미를 느끼는 이야기는 실제 세계에서 나온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물론 제 소설 중 어떤 것도 실화는 아니랍니다.
하지만 언제나 제가 듣거나 목격한 어떤 요소가 있어서 그런 것이제 이야기의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일례를 들면, "이번 크리스마스가 당신이 망쳐 놓는 마지막 크리스마스가 될 거예요."라는 말이있죠. 그걸 들었을 때 저는 취해 있었지만 그 말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나중에, 아주 나중에 정신이 맑을 때, 이 말과 제가 상상한 것들, 너무나 명확하게 상상해서 충분히 일어났을 법한 일들을 결합해서 심각한 이야기」라는 소설을 썼습니다.  - P329

하지만 제가 가장 좋아하는 소설은, 그것이 톨스토이의 소설이든, 체호프든, 배리 한나든, 리처드 포드든, 헤밍웨이든, 아이작 바벨이든, 앤 비티든, 앤 타일러든어느 정도까지는 자서전적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줍니다. 적어도 실제 현실과 어떤 관계가 있어요. 긴 이야기든 짧은 이야기든 그냥 하늘에서 떨어지는 게 아니랍니다. 존 치버와 나누었던 대화가 생각나는군요 아이오와 시티에서 몇몇 사람들과 탁자에 둘러앉아 있을때였습니다. 그가 지나가는 말로, 어느 날 밤 가족 간에 다투었는데다음 날 아침 목욕탕에 가보니 딸아이가 거울에 립스틱으로 "사랑하는 아빠, 우리를 떠나지 마세요."라고 써놓았더라고 하더군요. 같이 탁자에 앉아 있던 사람이 "당신 소설 중 하나에서 그 이야기를 본것 같아요."라고 말하자 치버는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지요. 제가 쓰는 모든 것은 자서전적이니까요."라고 대답했답니다. 물론 그건 문자 그대로 진실은 아니지요. 하지만 우리가 쓰는 모든 것은 어느 정 - P329

커지는 자서전적입니다. 저는 ‘자서전적‘ 소설이 전혀 거슬리지 않아요. 오히려 그 반대이지요. 「길 위에서』, 셀린, 필립 로스의 소설알렉산드리아 사중주의 로렌스 더럴 등도 자서전적이지요. 닉애덤스 이야기 중 많은 부분에는 헤밍웨이가 들어가 있답니다. 업다이크의 작품들도 당연히 그렇지요. 짐 매콘키도 그렇고요. 클라크블레이즈Clark Blaise 는 철저하게 자서전적인 소설을 쓰는 작가입니다.
물론 자기 삶의 이야기를 소설로 바꾸려면 아주 솜씨가 좋아야 해요. 엄청나게 대담해야 하고, 뛰어난 기술과 풍부한 상상력, 그리고기꺼이 자신에 관해 모든 걸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젊었을 때는 잘 아는 것에 대해서 쓰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듣습니다. 자신의 비밀보다 더 잘 아는 게 뭐가 있겠어요? 하지만 특별한 종류의 작가나 아주 뛰어난 재능을 지닌 작가가 아니라면, 계속해서 자기 삶에 대한 이야기를 쓰는 건 위험이 따릅니다. 자신의 소설에 지나치게 자서전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많은 작가들에게 큰 위험, 또는 적어도큰 유혹이 됩니다. 약간의 자서전적 요소에다 많은 상상력을 가미하는 것이 최선이지요. - P330

당신의 등장인물들은 뭔가 중요한 일을 하려고 애를 쓰나요?


카버 
등장인물들이 애를 쓴다고는 생각합니다. 그러나 애쓰는 것하고 성공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지요. 어떤 삶에서는 사람들이 성공을합니다. 그렇게 성공하는 것은 멋지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다른 삶에서는 사람들이 하려고 애쓰는 일, 가장 하고자 원하는 일, 삶을 지탱하는 크고 작은 일에 성공하지 못하지요. 저의 직간접적인 경험은대부분 후자에 가깝답니다. 제 등장인물들은 대부분 자신들의 행동 - P330

이 뭔가 중요하고 의미 있는 것이기를 바란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동시에 그들은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이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알고 있는 지점에 도달해 있지요. 어떤 일을 열심히 해봐야 의미가없어요. 한때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나 그 일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목숨까지 걸 수 있다고 생각한 일들이 한 푼의 가치도 없다는 걸 알게되지요. 삶 자체에 불편함을 느끼게 되고 삶이 무너져 내리는 걸 보게 됩니다. 그들은 사태를 바로잡고 싶어하지만 그럴 능력이 없어요. 대개는 그들도 그런 상황을 잘 알고 있어서 그냥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뿐이지요. - P331

글쓰기 습관으로는 어떤 게 있나요? 언제나 뭔가 이야기를 쓰고 계신가요?


카버 
글을 쓸 때는 매일매일 씁니다. 그런 일이 일어나면 기분이 좋지요. 하루가 다음 날과 바로 연결됩니다. 때로는 그날이 무슨 요일인지도 모르지요. 존 애쉬버리가 말했듯이 ‘배의 외륜처럼 돌아가는 나날들‘이지요. 한동안 그랬던 것처럼 가르치는 의무로 바쁘고 지금처럼 글을 쓰지 않을 때는 마치 이제까지 한 자도 안 썼던 것처럼,
그리고 글을 쓸 욕망도 전혀 없는 것처럼 느껴져요. 그러면 나쁜 습관이 생깁니다. 늦게까지 깨어 있고 늦잠을 자지요. 하지만 그래도괜찮아요. 인내를 가지고 때를 기다리는 걸 배웠거든요. 그걸 오래전에 배워야 했지요. 인내 말입니다. 제가 별자리를 믿는다면, 제 별자리는 아마 거북자리일 거예요. 저는 발작적으로 일하는 편이에요. - P332

하지만 일단 글을 쓰기 시작하면 책상 앞에 앉아서 오랜 시간을 보냅니다. 매일매일 연속해서 열 시간, 열두 시간, 열다섯 시간을 앉아있지요. 그럴 때는 참 행복하답니다. 아시겠지만, 일하는 시간의 많은 부분은 수정하고 다시 쓰는 시간이지요. 집 안 어딘가에 놓아둔이야기를 가져다가 다시 수정하는 것보다 즐거운 일은 없지요. 제가 쓴 시들도 마찬가지랍니다. 글을 쓰고 나서 서둘러서 보내지 않고 몇 달씩 집에 놔두고는 어떤 부분을 빼거나 다른 부분을 집어넣으며 이런저런 손을 보지요. 어떤 이야기의 초고를 쓰는 건 별로 오래 걸리지 않아요. 대개 한번에 앉아서 쭉 쓰지요. 하지만 그 이야기의 각기 다른 다양한 수정본을 만드는 건 시간이 걸리는 작업입니다. 한 단편에 스무 가지나 서른 가지의 다른 수정본이 있는 경우도있어요. 열 개나 열두 개 이하인 경우는 없답니다. 위대한 작가들의초고를 보는 건 아주 배울 점이 많고 마음에 용기를 주는 일이지요. - P332

들어 수정하기를 아주 좋아했던 작가인 톨스토이의 교정쇄 사잔이 생각납니다. 물론 톨스토이가 수정을 좋아했는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수정을 엄청나게 많이 했어요. 그는 마지막 교정에서도 수정을 거듭했답니다. 『전쟁과 평화는 여덟 번이나 수정했고, 마지막교정에서도 여전히 수정했어요. 이런 걸 보면 저처럼 초고가 엉망인 작가들이 용기를 낼 수밖에 없지요.


소설을 쓰는 과정을 이야기해주세요.


카버 
말씀드렸듯이 초고를 아주 빨리 씁니다. 대개는 손으로 쓰지요. 가능한 한 빨리 페이지를 채워나갑니다. 어떤 경우에는 저만 아는 속기법을 사용해서 나중에 어떻게 수정할지 메모를 덧붙여놓기도 하지요. 어떤 장면은 미완성으로 남겨놓습니다. 나중에 꼼꼼하게 살펴봐야 할 장면들이지요. 그러니까 모든 부분을 꼼꼼히 다시 봐야 하지만 어떤 장면들은 두 번째나 세 번째 수정본까지 남겨놓는거예요.  - P333

 왜냐하면 이장면을 완성하면서 제대로 해내는 것이 초고에서는 너무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초고에서 중요한 것은 이야기윤곽을 잡는 것입니다. 즉, 이야기의 뼈대를 잡아놓는 것이죠. 그러고 나서 이어지는 수정 과정에서 나머지 부분을 처리하지요. 초고를글로 쓴 뒤 그 이야기의 수정본을 타자로 치고 거기에서 출발한답니다. 타자로 치고 나면 언제나 손으로 쓴 것과는 달라 보여요. 물론더 훌륭하게 보이지요. 초고를 타자로 치면서 수정하고 약간씩 더하고 빼기를 합니다. 원고를 세 번이나 네 번쯤 고치고 난 후에야 진짜 작품의 가닥이 잡힙니다. 시도 마찬가지죠. 단지 시는 40번이나50번 정도까지 수정한다는 게 다르지요. 도널드 홀은 한 편의 시에 - P333

100여 개의 수정본이 있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상상이 가나요?


혹시 작업하는 방식이 바뀌셨는지요?


카버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이라는 책 속에 묶여있는 이야기들은 어느 정도 달라졌어요. 우선 진행이 얼마나 의도적이며 얼마나 계산되어 있는가 하는 점에서 볼 때 훨씬 더 자의식적으로 쓴 책이랍니다. 책으로 묶어내기 전에 그 전의 어떤 다른 이야기에서는 그렇게 해본 적이 없을 정도로 이런저런 작업을 했지요. 책으로 묶여 출판사로 넘어갔을 때는 6개월 동안 아무것도 쓰지않았어요. 그 책 이후에 제가 쓴 첫 번째 단편은 「대성당」인데 그 전의 어떤 것과 비교해도 착상부터 완성까지 완전히 다르답니다. 저는 이것이 글 쓰는 방식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만큼이나 삶의 변화를 반영한다고 생각해요.  - P334

「대성당」을 쓸 때 어떤 강한 감정을 느꼈고, ‘이게 내 삶의 목적이야, 이것이 내가 이 일을 하는 이유야.‘라고느꼈답니다. 이 작품은 그 전에 쓴 것들과는 다르답니다. 이 단편을 쓸 때 어떤 깨달음이 있었어요. 저는 모든 것을 단지 뼛속까지가 아니라 골수에 이르도록,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혹은 원하는 만큼 다른방향으로 나아가게 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 방향으로 더나아갔더라면 아마 저 자신이 읽고 싶지 않을 것들을 쓰거나 출판하게 되는 막다른 골목까지 갔을 겁니다. 이게 진실입니다. 지난번책의 서평에서 누군가가 저를 ‘미니멀리스트‘ 작가라고 불렀어요.
그 비평가는 그 말을 칭찬으로 썼지요. 하지만 저는 그 말이 마음에들지 않았습니다. ‘미니멀리스트‘라는 말에는 뭐랄까 비전과 완성도에 있어서 미약하다는 느낌이 있는데 이 점이 마음에 안 듭니다. 그 - P334

시책에 있는 모든 단편과 「대성당은 18개월에 걸쳐 썼습니다. 이모두에서 이런 차이를 느낀답니다.


어떤 독자를 생각하시나요? 업다이크는 자신에게 이상적인 독자는 도서관 서가에서 자신의 책을 발견하는 작은 중서부 도시의 어린 소년이라고 하더군요.


카버 
업다이크처럼 이상화된 독자를 상상해보는 건 멋진 일이겠지요. 하지만 아주 초기작을 제외하고는 그의 책을 읽는 사람이 작은중서부 도시의 어린 소년은 아닐 거예요. 이 어린 소년이 켄타우로스」, 「커플들』, 『돌아온 토끼』, 『쿠데타』를 어떻게 이해하겠어요? 그는 존치버가 업다이크의 독자라고 일컬은 청중, 즉 모든 곳에 살고있는 ‘지적인 성인 남녀를 위해 글을 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대로 된 작가라면 가급적 많은 예리한 독자를 위해서 할 수 있는 한 진실하게 잘 쓰려고 할 것입니다. - P335

그래서 작가는 가능한 한 잘 쓰고 나9서 좋은 독자를 기다리는 거지요. 하지만 작가는 또한 어느 정도까지는 다른 작가를 위해서 글을 씁니다. 그들의 작품에 대해 경탄해마지않는 죽은 작가들과 좋아하는 현존 작가들을 염두에 두고서 글을 쓰는 것이죠. 다른 작가들이 당신의 작품을 좋아한다면 다른 지적인 성인 남녀‘가 그 작품을 좋아할 확률도 높아지죠. 하지만 저는글을 쓸 때 당신이 언급하신 그 소년이나 특정한 누군가를 염두에두고 쓰지는 않아요.


쓴 글을 결국 얼마나 버리시는지요?


카버 
엄청나게 많이 버리지요. 만일 어떤 이야기의 초고가 40쪽 길이라면, 완성본의 길이는 대개 절반 정도 됩니다. 단순히 일부를 잘 - P335

라내고 축소하는 문제가 아니랍니다. 많은 양을 빼고 덧붙이고 또덧붙이고 또 잘라내고 하는 식입니다. 말들을 집어넣고 빼고 하는결 정말 좋아한답니다.


단편들이 길어지고 보다 풍성해진 것 같은데 수정 과정이 변했나요?


카버 
풍성해졌다고요? 그렇지요. 그게 정확한 표현이네요. 맞습니다. 이유를 이야기해드리지요. 학교에 워드프로세서를 사용하는 최첨단 우주 시대 타자수가 있어요. 그녀에게 타자 칠 단편을 건네주면 그 이야기를 타자로 쳐서 돌려줍니다. 일단 그녀가 타자를 쳐서깔끔한 판본을 돌려주면 마음껏 수정해서 다시 줍니다. 다음 날 다시 깔끔한 판본을 받게 되지요. 그러면 제가 원하는 만큼 마음껏 수정해서 다음 날 또 수정본을 돌려받아요. 너무나 마음에 듭니다. 작은 일인 것 같지만, 이게 제 인생을 바꿨답니다. 제 타자와 그녀의 워드프로세서가 말이에요. - P336

예전에 상황이 아주 나빴을 때 일어난 많은 일에 대해서 후회하시나요??


카버
전 지금 그 어떤 것도 바꿀 수 없습니다. 후회할 여유조차 없어요. 과거에 살았던 삶은 지금은 그냥 과거의 일이고, 지나간 걸 후회해봐야 소용이 없지요. 현재에 살아야 합니다. 당시의 삶은 확실히 지나가 버렸고, 그 삶은 마치 19세기 소설 속의 누군가에게 일어난 것처럼 멀게 느껴져요. 저는 한 달에 5분 이상 과거를 생각하지않습니다. 과거는 사람들이 다른 식으로 사는 진짜 먼 나라 이야기랍니다. 일들은 어차피 일어나는 것이지요. 저는 두 개의 다른 삶이있던 느낌이에요. - P337

체호프도 존경하지요. 아마도 제가 가장 경탄해 마지않는 작가일 겁니다. 하지만 체호프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있겠어요? 저는 체호프의 희곡이 아니라 단편에 대해 이야기하는 겁니다.
그의 희곡은 너무 느리게 진행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톨스토이가 있죠. 모든 단편, 중편, 『안나 카레니나』를 좋아합니다. 『전쟁과 평화는 아니고요. 너무 느리게 진행돼요. 하지만 『이반 일리치의 죽음 주인과 하인』,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할까」는 톨스토이 최고의 작품이지요. 그리고 아이작 바벨, 플래너리 오코너,
프랭크 오코너도 포함됩니다. 제임스 조이스의 더블린 사람들』, 존치버, 플로베르의 『보바리 부인도요. 작년에 『보바리 부인』을 다시읽었어요. 플로베르가 『보바리 부인』을 쓰고 있을 때 쓴 편지들을다시 번역한 것도 읽었지요. 콘래드도 있고요.  - P338

업다이크의 <가기에너무 먼>도 있습니다. 토비아스 울프처럼 작년인가 재작년에 우연히 알게 된 멋진 작가들도 있습니다. 그가 쓴 단편집인 『미국 순교자의 정원에서는 너무 멋집니다. 맥스 숏도 있고요. 바비 앤 메이슨도말씀드렸나요? 두 번 말해도 될 만큼 훌륭한 작가입니다. 해럴드 핀터, V. S. 프리쳇도 포함된답니다. 몇 년 전에 체호프의 편지에서 아주 인상적인 구절을 발견했어요. 그건 자신에게 편지를 보낸 이에게 준 충고였는데, "친구여, 비범하고 기억에 오래 남을 업적을 성취한 비범한 사람들에 대해서 글을 쓸 필요는 없습니다."라는 내용이었지요 (당시 저는 대학에 다니면서 군주와 공작에 대한 이야기와 왕국을 와해시키는 일 등에 관한 희곡을 읽고 있었던 점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원정이라든가 영웅에게 자기 자리를 찾아주는 거대한 사명 같은 일들이지요. 전 그 - P338

때 보통 사람보다 위대한 영웅을 다룬 소설들도 읽었지요.) 그러나 체호프가 그 편지나 다른 편지에서 한 말과 그의 단편들을 읽으면서 그 전과는 다르게 세상을 보게 되었답니다. 얼마 후 막심 고리키의 희곡과 많은 단편들을 읽었는데, 그 작품들이 체호프가 한 말의 의미를더욱 부각시켜주었어요. 리처드 포드 역시 훌륭한 작가입니다. 그는기본적으로는 소설가인데 단편이나 에세이도 썼지요. 제 친구랍니다. 제게는 좋은 친구면서 훌륭한 작가인 친구가 많아요. 몇몇은 그다지 훌륭한 작가는 아니지만요. - P339

그러나 예술은 또 한편으로는 우월한 형태의 오락입니다. 제가 이렇게 생각하는 게잘못되었나요? 잘 모르겠네요. 하지만 이십 대 때, 스트린드베리의화곡을 읽고, 막스 프리슈의 소설을 읽고, 릴케의 시를 읽고, 버르토크의 음악을 밤새도록 듣고, 시스티나 성당과 미켈란젤로에 대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보면서, 매번 내 삶이 이런 경험들 때문에 바뀌어야 한다고 느끼고, 내 삶이 이런 경험들에 영향을 받고 바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 것이 기억나네요 제가 바뀌어서 다른 사람이 되지 않을 수가 없다고 생각했지요. 그러나 곧 제 삶이 결국에는 전혀바뀌지 않을 거라는 걸 알게 되었답니다. 어쨌든 눈에 띄든 아니든, 제가 알아볼 수 있는 방식으로는 바뀌지 않았답니다. 그때 예술은 제가 시간이 있을 때, 제가 그렇게 할 여유가 있을 때 추구할 수 있는 어떤 것이라는 것, 단지 그런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예술은 사치이고 그것은 저 자신이나 제 삶을 바꾸지 않을 거라는 거죠. - P347

예술이 어떤 일도 일어나게 하지 않는다는 걸 어렵게 깨달았답니다.
그렇고말고요. 저는 한순간도 셸리의 터무니없고 말도 안 되는 이야기, 즉 시인이 이 세상의 ‘인정받지 못한 입법자‘라는 말을 믿지 않습니다.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생각인지! 아이작 디네센은 매일매일희망도 절망도 없이 조금씩 쓴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그 말이 마음에 듭니다. 소설이나 희곡, 시집 한 권이 사람들이 사는 세상에 대한생각이나 자신에 관한 생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 시대는 그런 시대가 설혹 있었다 해도 이미 지나가 버렸어요. 특정한 삶을 사는 특정한 사람들에 대한 소설을 쓰면 어떤 분야의 삶을 전보다 약간 더 이해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적어도 저자신에 관한 한 예술의 역할은 딱 그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 P347

어쩌면 시는 다를지 모르지요. 테스는 사람들로부터, 그녀의 시를 읽고 나서 절벽에서 뛰어내리거나 물에 빠져 죽을 생각을 버렸다는 편지를받습니다. 하지만 그건 또 다른 차원입니다. 좋은 소설은 부분적으로는 한 세상의 소식을 다른 세상으로 전달해주는 것입니다. 그 목적 자체로 훌륭해요. 하지만 소설을 통해서 세상을 바꾸거나 어떤사람의 정치적인 입장을 바꾸거나 혹은 정치체제 자체를 바꾸거나고래나 레드우드 나무를 구하거나 하는 것은 못합니다. 당신이 이런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라면 말이에요. 그리고 소설은 이런 어떤 것과도 관계가 없다고 생각해요. 소설은 뭔가를 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랍니다. 소설은 단지 그것에서 얻는 강렬한 즐거움 때문에 존재하는것입니다. 뭔가 지속적이고 오래가고 그 자체로 아름다운 어떤 것을읽는 데서 오는 다른 종류의 즐거움이지요. 아무리 희미할지라도 계속해서 불타오르는 이런 불꽃을 쏘아 올리는 어떤 것이랍니다. - P348

모나 심슨Mona Simpson 
1957년 위스콘신 주에서 태어난 후 십 대에 로스앤젤레스로 갔다. 아버지는 막 시리아에서 이민했고 어머니는 밍크 농가의 딸로, 심슨이 가족 중 대학을 간 첫 번째 사람이다. 대학원을 다니면서 첫 단편소설을 발표했고 뉴욕에 머물면서 ‘파리 리뷰의 편집자로 일했다. 작품으로이곳이 아니면 어디라도」 등이 있다.

루이스 버즈비 Lewis Buzbee 
존 스타인벡의 ‘분노의 포도를 읽은 후, 1972년 열다섯 살의 나이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1979년에 두 개의 짧은 이야기를 출간한 이후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접시 닦기점 아르바이트, 출판사 편집자, 요리사, 바텐더, 글쓰기 교사로 일했다. 2000년 이후 샌프란시스코 대학 MFA프로그램의 교수로 일하고 있고 아내인 줄리 브루는 시인이다. 「플리젤먼의 욕망.. 골드러시이후를 썼고, 한국에서는 노란 불빛의 서점이 출간되었다.
- P348

주요 작품 연보

『제발 조용히 좀 해요』 Will You Please Be Quiet, Please? 1976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What We Talk aboutWhen We Talk about Love, 1981
대성당, Cathedral, 1983『숏컷』 Short Cuts, 1993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콜롬비아, 1927, 3. 8.- 2014. 4. 17.

콜롬비아의 작가이자 저널리스트다. 마술적 사실주의를 전 세계에 소개하는 데 크게 공헌했고, 문학뿐 아니라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두었다. 라틴아메리카의 창세기로 불리는 백년동안의 고독으로 1982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콜롬비아의 작은 도시에서 태어났다. 바란키야의 기숙초등학교를 다녔고, 시파키라의 명문 중고등학교에 장학금을 받고 입학하여 열여덟 살까지 공부했다. 그 후보고타 대학교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기자로 유럽에 체재하였다. 멕시코에서 창작 활동을 하였고, 쿠바 혁명이 성공한 후 쿠바로 가서 국영 통신사의 로마·파리·카라카스 아바나 · 뉴욕 특파원을 지내면서 1940년대말부터 단편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첫 작품 「낙엽」에는 그가 즐겨 쓰는 문체의 특징인 리얼리즘과 환상적 구상의 결합이 나타나 있다. 그의 대표작인 『백년 동안의고독 은 마콘도라는 가공의 땅을 무대로 하여 부엔디- 일족의 역사를 그린 작품이다. 1981년에는 예고된 죽음의 연대기가 라틴아메리카에서만 200만 부 이상팔렸으며, 1982년 라틴아메리카 현대소설의 대표적 작품으로 평가된 『백년 동안의 고독으로 노벨 문학상을받았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와의 인터뷰는 그의 집 바로 뒤에 위치한 스튜디오이자 사무실에서 진행되었다. 마르케스의 집은 다채로운색깔의 화려한 꽃들이 만발한 유서 깊고 예쁘장한 멕시코 시 산 앙헬인에 있다. 스튜디오는 그곳에서 무척 가까웠다.이 낮고 길쭉한 건물은 원래는 손님 접대용으로 디자인된 것처럼 보였다. 내부 한쪽 끝에 카우치와 두 개의 안락의자, 임시로 만든 바가 있다. 그 바에는 작은 흰색 냉장고가 하나 있고, 그 위에 미네랄 생수병이 있었다.
소파 위에 걸려 있는 커다랗게 확대한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사진이 그 방에서 가장 인상 깊은 것이었다. 그는 바람이 심하게 부는 가로수 길 위에 서서 멋진 망토를 두르고 약간 앤서니 퀸 같은 모습으로 먼 곳을 쳐다보고 있었다.
마르케스는 스튜디오의 먼 끝에 있는 책상에 앉아 있었다. 나를 - P353

반기러 오는 그의 발걸음은 가볍고 기운찼다. 그는 키가 173~174센티미터에 불과했지만 탄탄한 몸을 가진 남자였다. 넓은 가슴에 비해,
다리는 약간 가느다래서 멋진 미들웨이트급 권투 선수처럼 보였다.
느슨한 코듀로이 바지에 연한색의 터틀넥 스웨터를 입고 검은색 가죽 부츠를 신은 격식을 차리지 않은 옷차림이었다. 곱슬곱슬한 머리카락은 거무스름한 갈색이며 콧수염을 길게 길렀다.
인터뷰는 늦은 오후 약 두 시간씩 세 번 만나 이루어졌다. 마르케스의 영어는 상당히 훌륭했지만 대체로 에스파냐어로 말했으며, 두아들이 통역해주었다. 마르케스가 말할 때면 몸이 자주 앞뒤로 흔들렸다. 손도 종종 움직여서, 강조하고 싶은 점 또는 생각의 전환을 가리킬 수 있는 작지만 결정적인 제스처를 하곤 했다. 말하는 사람 쪽으로 몸을 기울이기도 하고, 깊은 생각에 빠져 이야기할 때는 다리를꼬고 뒤로 기대앉기도 했다. - P354

어느 날 밤 제 친구가 프란츠 카프카가 쓴 단편소설집을 빌려주었습니다. 저는 머무르고 있던 하숙집으로 돌아가서 『변신』을 읽기 시작했어요.
첫 줄에 놀란 저는 침대에서 떨어질 뻔했습니다. 상당히 충격을 받았어요 변신의 첫 줄은 "그레고르 잠자는 그날 아침 불편한 잠에서 깨어났을 때, 침대에서 자신이 거대한 벌레로 변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로 시작합니다. 이 이야기의 첫 줄을 읽으며 이런 것을 쓰도록 허락받은 작가가 있다는 것을 몰랐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그걸 알았더라면 저는 이미 오래전에 글쓰기를 시작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즉시 단편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전부 지적인 이야기였는데, 그 이유는 저의 일천한 문학적 경험에 근거해서 글을 썼고또한 문학과 삶 사이의 관계를 아직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지요.
단편소설들은 보고타의 ‘엘 에스펙타도르 신문 문학관에 실렸습니다. 이 단편들은 당시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는데, 아마도 콜롬비아에서는 어느 누구도 지적인 단편소설을 쓰지 않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 당시에 쓴 이야기들은 대개 시골의 삶과 사교계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제가 첫 단편소설을 썼을 때 사람들은 제가 조이스의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 P361

당시에 조이스를 읽으셨나요?


마르케스 
조이스를 읽어본 적이 없었어요. 그래서 『율리시스』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에스파냐어로 된 번역본을 읽었지요. 나중에 율리시스』를 훌륭한 프랑스어 번역본과 영어본으로 읽고 나서야 에스파냐어 번역본이 형편없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어쨌든 제가 나 - P361

중에 글을 쓸 때 매우 유용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배웠답니다. 바로 내적 독백 기법이지요. 뒷날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에서도 이 기법을찾았는데, 저는 조이스보다는 울프가 이 기법을 사용한 방식을 더좋아합니다. 이 내적 독백이라는 기법을 처음 쓴 사람이 라사리요데 토르메스』를 쓴 익명의 작가라는 것을 뒷날 알게 되었습니다. - P362

이런 태도와 관련하여 매우 중요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바로 보고타 폭동이었지요. 1948년 4월 9일 정치 지도자였던 가이탄Jorge Eliécer Gaitán 이 암살당해서 보고타 사람들은 미친 듯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 소식을 들었을 때 저는 하숙집에서 점심을 먹으려던 참이었습니다. 저도 가이탄이 총을 맞은 곳으로 뛰어갔습니다만 이미 가이탄은 택시를 타고병원으로 호송되었습니다. 제가 하숙집으로 돌아오는데 사람들은이미 거리를 점령해 시위를 하고, 가게를 약탈하고, 건물에 불을 지르고 있었어요. 그들과 함께 시위에 참여했습니다. 그날 오후와 저녁에 제가 어떤 나라에 살고 있는지 알게 되었고, 제 단편소설이 이런 것과 거의 관계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어린 시절을 보냈던 카리브해에 있는 바랑키야로 돌아가야 했을 때, 바로그곳에서의 삶이야말로 제가 살았던, 알던, 쓰고 싶었던 삶이라는것을 알게 되었지요. - P362

당신이 처음에 그랬던 것처럼 젊은 작가들은 그들 자신의 어린 시절과 경험의가치를 부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마르케스 
아니요, 그 과정은 대개 다른 방식으로 일어나지요. 그렇지만 젊은 작가들에게 약간 조언해줄 수 있다면, 자신에게 일어났던일에 대해 글을 쓰라고 말하고 싶군요. 작가가 자신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 글을 쓰는지, 아니면 자신이 읽거나 들은 일에 대해 글을 쓰는지 구별하기란 항상 쉽지요. 파블로 네루다의 시 구절 중에, "신이시여, 노래 부를 때 창작하지 않게 도와주소서."라는 시구가 있습니다. 제 작품에 대한 가장 큰 찬사가 상상력에 주어진다는 것이 저를항상 기쁘게 합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 제 작품의 단 한 줄도 현실에 근거를 두지 않은 것이 없다는 것이 사실입니다. 문제가 있다면카리브해의 현실이 가장 터무니없는 상상을 닮았다는 것이지요. - P364

문학과 독수 일의 비유에 대해 좀 더 설명해주시겠습니까?


마르케스 
문학과 목수일 모두 매우 힘듭니다. 무엇인가를 글로 쓴다는 것은 탁자를 만드는 것만큼 힘이 들어요. 이 두 가지 모두 나무처럼 딱딱한 재료인 현실을 이용해 일합니다. 온갖 기교와 기술을사용해야 하고요, 근본적으로 이 두 가지는 손쉽게 처리할 수 있는마술 같은 것은 매우 적은 반면 일은 엄청나게 많이 고되게 해야 하지요. 프루스트가 말했다고 생각되는데, 10퍼센트의 영감과 90퍼센트의 노력을 필요로 한답니다. 저는 목수 일을 해본 적이 없지만, 저를 위해 일해줄 적합한 목수를 아예 찾을 수 없기 때문에 제가 가장 존경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 P369

당신은 종종 권력의 고독함이란 주제를 다루시던데요.


마르케스 
권력을 더 많이 갖게 될수록 누가 자기에게 거짓말을 하고참말을 하는지 알기가 점점 어려워집니다. 절대 권력을 갖게 되면 현실과 접촉할 수 없게 되며, 그것이야말로 가장 나쁜 고독이라고할 수 있습니다. 아주 강력한 권력을 가진 사람, 독재자는 이권에 둘러싸이고, 독재자를 현실로부터 고립시킬 목적만 가진 사람들에게 둘러싸이게 됩니다. 그래서 그를 소외시키기 위해 모든 것이 협조를하지요. - P372

작가의 고립은 어떻습니까? 그것은 다른가요?


마르케스 
작가의 고립은 권력자의 고립과 닮은 점이 많습니다. 작가가 현실을 그리려고 애를 쓸 때 그런 시도가 현실을 왜곡시키기도 합니다. 현실을 소설로 옮기는 시도를 할 때 그는 현실로부터 분리될 수도 있습니다. 사람들이 말하듯이 상아탑에 갇히는 것이지요.
저널리즘은 그런 일이 발생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것이 바로 제가 계속해서 저널리즘, 특히 정치와 관련된 저널리즘에연계하려고 애쓰는 이유입니다. ‘백년 동안의 고독』이 출판된 이후에 저를 위협했던 고독은 작가의 고립과는 다른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명성이라는 고독이었으며 권력자의 고독을 많이 닮았습니다. - P372

당신의 소설에는 예상치 못한 꼬임이 있나요?


마르케스 
그런 일은 처음 글을 쓰려고 할 때 일어나곤 합니다. 제가쓴 첫 단편소설들에서 저는 분위기 mood에 대해 일반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 자신을 그냥 우연에 맡겨두곤 합니다. 제가 글을 처음쓰기 시작할 때 들었던 최고의 조언은, 아직 젊을 때는 영감이 끝없이 솟구치고 있기 때문에 우연에 맡기는 방식으로 일해도 괜찮지만소설 쓰는 기법을 배우지 않는다면, 영감이 사라지고 이를 보상할수 있는 기법이 필요하게 되는 훗날에 곤경에 빠질 것이라는 이야기였습니다. 만일 제가 그것을 제때 배우지 못했다면, 저는 지금 먼저 이야기 구조의 윤곽을 잡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구조는 순전히기술적인 문제이고, 처음에 배우지 못하면 나중에도 결코 배울 수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훈련이 상당히 중요했나요?


마르케스 
특별한 훈련을 받지 않고 가치 있는 책을 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 P374

인공 자극물은 어떤가요?


마르케스 
자신에게 글쓰기란 권투와 같다고 한 헤밍웨이의 글이 제게 큰 감명을 주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건강을 잘 돌보았지요. 포크너는 술주정뱅이라는 악명을 갖고 있었지만, 인터뷰 때마다 술을 마시면 한 줄도 쓸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헤밍웨이도 그렇게 말했습니다. 어떤 악질적인 독자는 제가 작품을 쓸 때 마약을 하지 않았는지 묻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질문은 그들이 문학이나 마약에 - P374

대해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훌륭한 작가가 되기 위해 작가는 글을 쓰는 매 순간 절대적으로 제정신이어야 하며 건강해야 합니다. 저는 글 쓰는 행위는 희생이며, 경제적 상황이나 감정적 상태가 나쁘면 나쁠수록 좋은 글을 쓸 수 있다는 낭만적인 개념의 글쓰기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합니다. 작가는 감정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아주 건강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문학작품 창작은 좋은 건강 상태를 필요로 한다고 생각하며, 미국의 ‘잃어버린 세대‘ 작가들은 이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인생을 사랑한 사람들입니다. - P375

글쓰기는 대부분의 작업과 비교해볼 때 특권이며, 작가들은 그들의 고통을 과장한다고 블레즈 상드라르는 말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마르케스 
글쓰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조심스럽게 행해지는 일은 모두 다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글쓰기가 누릴 수 있는특권이란 저 자신을 만족시킬 수 있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저는 실수를 용납하지 않기 때문에 저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 과도하게요구하는 편입니다. 완벽할 때까지 글을 써야 하는 것 역시 특권이라고 생각합니다. 작가는 종종 과대망상증에 걸려 있어서 자기들이세계의 중심이며 또한 사회적 양심이라고 생각하는데, 이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제가 가장 숭앙하는 것은 아주 잘 마무리한 글입니다. 여행을 할 때 조종사가 작가로서의 제 수준보다 나은 수준의 조종사라는 것을 알게 되면 무척 기쁩니다. - P375

글을 쓸 때 가장 어려운 것 중의 하나는 첫 번째 단락입니다. 저는 첫 번째 단락을 쓰는 데 여러 달이 걸립니다. 일단 첫 단락을 마치면 나머지는 매우 쉽게 이루어집니다. 첫 번째 단락에서 저는 제책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 대부분을 처리합니다. 여기서 주제와 스타일과 어조가 정해집니다. 최소한 저의 경우 첫 번째 단락은 제 책의나머지 부분이 어떨지 보여주는 견본입니다. 그래서 소설을 쓰는 것보다 단편집을 쓰는 것이 더욱 어렵지요. 단편을 쓸 때마다 작가는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니까요. - P377

쿠바라는 나라 안에서 그 과정은 새로운 종류의 문학이나 예술이 만들어질 수 있는 그런 지점에까지 이르지 못하였습니다. 이것은 시간을필요로 합니다. 라틴아메리카에서 쿠바가 갖는 커다란 문화적 중요성은, 쿠바가 수년 동안 라틴아메리카에 존재해왔던 어떤 종류의 문학을 전달하는 다리와 같은 역할을 해왔다는 것입니다. 어떤 의미에서 미국에서 라틴아메리카 문학의 급속한 부흥은 쿠바 혁명에 의해 촉발되었습니다. 그 세대에 속한 모든 라틴아메리카 작가들이 20년넘게 작품 활동을 했지만, 유럽과 미국의 출판사들은 이들의 작품에 조금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쿠바 혁명이 시작되었을 때 그들은 쿠바와 라틴아메리카에 대해 갑작스럽게 큰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어요. 혁명은 소비 품목으로 변했습니다. 라틴아메리카는 유행이 되었습니다. 라틴아메리카 소설이 다른 언어로 번역되자 사람들은 다른 세계 문학과 함께 숙고될 만큼 훌륭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정말로 슬픈 일은, 라틴아메리카에서 문화적 식민주의가 너무깊어서 외부인들이 라틴아메리카의 소설이 훌륭하다고 말해주기 전에 자신의 소설이 훌륭하다는 것을 확신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 P382

피터 H, 스톤 Peter H. Stone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났으며, 어머니는 영화 작가이고 아버지는 무성영화 작가이자 프로듀서였다. 1947년 바드 대학교를 졸업하고, 1953년에 예일 대학교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1964년 에드거 상을, 1965년에는 오스카 각본상을 수상했다. - P388

주요 작품 연보
「더러운 시간 In Evil Hour, 1962
백년 동안의 고독 One Hundred Years of Solitude, 1967
「족장의 가을』 The Autumn of the Patriarch, 1975
「예고된 죽음의 연대기 Chronicle of a Death Foretold, 1981
『콜레라 시대의 사랑 Love in the Time of Cholera, 1985
『칠레의 모든 기록, Clandestino in Chile 1986
‘이방의 순례자들, Strange Pilgrims, 1993
‘사랑과 다른 악마들 Of Love & Other Demons, 1994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 Memories of My Melancholy Whores.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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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로스를 단 한 권도 읽지 않았다.
이 인터뷰를 읽고나니 그 이유를 알 것도 같다.



그렇지만 그녀의 입에서나온 말들은 모두 제가 만들어낸 것입니다. 플로리다 출신의 여든세살 흑인 청소부 올리비아, 그녀는 바로 저입니다.
당신도 잘 알다시피, 흥미로운 전기의 문제 그리고 그런 점에서중대한 문제는 작가가 자신에게 일어났던 일에 대하여 쓸 것이라는점이 아닙니다. 어떻게 그것을 쓸 것인가라는 점입니다. 그렇지만작가가 어떻게 그것에 대해 쓸 것인가를 적절하게 이해했더라도, 왜그것에 대해 쓰는지 이해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더 흥미로운 질문은 왜 그리고 어떻게 발생하지도 않은 일에 대해쓰는가 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어떻게 기억에 의해 영감을받고 조정되는 것에다 가설적인 것 또는 상상한 것을 가미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기억된 것이 전반적인 환상을 만들어내는지 하는 것입니다. 한 가지 제안하자면, 해방된 주커에서 일어난 아버지의죽음이라는 절정의 사건과 제 자서전적 연관성에 대해 물어볼 수있는 최적의 사람은 바로 제 아버지입니다. 그분은 뉴저지의 엘리자베스 시에 살고 있습니다. 제가 그분의 전화번호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P251

회고할 때 저는 이 세월이 아주 놀라운 시간이었음을 깨닫습니다. 여느 오십 대가 자신의 젊은 시절 10여 년을 써버린 모험을 생각할 때 종종 깨닫는 것처럼, 편안할 정도로 오래전에 일어난 일이라고 느끼지요. 옛날엔 지금보다 훨씬 더 공격적이었습니다. 어떤사람들은 제게 위협을 느꼈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저도 똑같이 쉬운표적이었습니다. 만일 누군가 거대한 과녁의 정곡을 찾아내기만 한다면, 스물다섯 살짜리의 젊은이는 대체로 쉬운 표적이 됩니다. - P253

그녀는 일기에서조차 그렇게 하지 않았는데,
실제의 삶에서 그렇게 할 이유가 있겠습니까? 이 부분은 절대로 일인칭 화자의 이야기가 되어선 안 되겠다고 생각했지요. 그리고 일인칭 화자라는 거름망을 통과할 때 그녀의 것이라기보다는 제 것인이 끔찍한 어조를 없앨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란 것을 알았습니다. 이것을 없앴지요. 에이미 벨레트 덕분에, 이 모든 것-간절한억양, 긴장된 감정, 우울하고 너무 극화되고 고풍스런 말투 없앨 수 있었습니다. 약간은 솔직하게 말하자면, 저는 그때 이 부분을삼인칭 화자로 되돌리고, 새로 작업할 수도 있었습니다. 열광적으로이야기를 하거나 찬사를 바치거나 하는 대신에 글을 씀으로써 말이지요. - P275

소설을 쓴다는 것은 권력에 이르는 길이 아닙니다. 제가 살고있는 사회에서 소설이 몇 명되지 않는 작가 외의 다른 사람들에게도 심각한 변화를 가져온다고 믿지 않습니다. 몇 명 되지 않는 작가들의 소설 역시 다른 소설가들의 소설에 의해 심각하게 영향을 받긴 하지만요. 저는 보통 독자들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볼 수없으며, 또한 그런 것을 기대하지도 않습니다. - P278

제 소설이 문화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다고 생각하는지 묻는거라면 그 대답은 ‘아니요.‘ 입니다. 분명히 스캔들은 좀 있었지만, 사람들은 늘 그런 일로 분개하지요. 이것은 그들에게 삶의 방식일 뿐입니다. 이것은 어떤 것도 의미하지 않습니다. 제 소설이 문화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길 바라는지 묻는 거라면, 그 대답은 여전히 ‘아니요‘입니다. 제가 원하는 것은 독자들이 제 소설을 읽을 때 소설에 푹 빠지게 만드는 것입니다. 할 수만 있다면 다른 작가들이 하지 못하는 그런 방식으로 독자를 사로잡고 싶습니다. 그러곤 그들을 소설을 읽기 전의 그들 그대로 그들 외의 모든 사람들이 그들을 바꾸고 설득하고 유혹하고 조절하려고 애쓰는 그런 세상으로 다시 돌려보내는 겁니다. 최고의 독자는 이런 소란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소설이 아닌 다른 모든 것에 의해 결정되고 둘러싸인 의식을 풀어주기 위해 소설의 세계로 오는 사람들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책에홀딱 빠진 어린이들이 즉각 이해하는 것이지요. 그렇다고 이 설명이책 읽기의 중요성에 대한 유치한 견해는 결코 아닙니다. - P279

허마이오니 리 Hermione Lee 

허마이오니 리는 1948년 런던에서 태어났고, 버지니아 울프의 삶과 소설속에 녹아들어 있는 거리와 공원, 건물들 가까이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현재 옥스퍼드 대학교 영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버지니아 울프 - 존재의 순간들, 광기를 넘어서」, 「윌라 캐서-이중적인 삶 등이 있다. - P280

주요 작품 연보

안녕, 콜럼버스 Goodbye, Columbus, 1959
자유를 찾아서 Letting Go, 1962
그녀가 아름다웠을 때 When She was Good, 1967
「포트노이의 불만 Portnoy‘s Complaint, 1969
「우리 패거리』 Our Gang, 1971『유방』 The Breast, 1972
『위대한 미국 소설 The Great American Novel, 1973
[성인으로서의 내인생 My Life As a Man, 1974
『욕망에 빠진 교수, The Professor of Desire, 1977
미국을 노린 음모』 The Plot Against America, 2004
에브리맨」 Everyman, 2006『울분 Indignation, 2008


주커먼 시리즈『유령 작가」 The Ghost Writer, 1979
해방된 주키먼 Zuckerman Unbound, 1981
해부학 수업 The Anatomy Lesson, 1983
프라하의 잔치 The Prague Orgy, 1985『카운터라이프」 The Countertife, 1986『미국의 목가, American Pastoral, 1997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 Married a Communist, 1998
휴먼 스테인」 The Human Stain, 2000
엑싯 고스트』 Exit Ghost, 2007

밀란 쿤데라코 1929.4, 1,~1923.7.11

체코의 시인이자 소설가, 소설, 시, 평론 희곡 등 거의 모든 문학 장르에서 활동하면서 포스트모더니즘 계열의 작가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대표작으로 장편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느림」 등이 있다.

1929년 체코에서 야나체크 음악원 교수의 아들로 태어났다. 1963년 이래 ‘프라하의 봄‘이 외부의 억압으로 좌절될 때까지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 운동‘을 주도했으며, 1968년 모든 공직에서 해임당하고 저서가 압수되는 수모를 겪었다. 고국인 체코에서 농담』과 『우스운 사람들』을 발표했고, 『농담이 프랑스에 번역된즉시 프랑스에서도 유명 작가가 되었다. 1975년 체코를 떠나 프랑스 렌 대학교에서 비교문학을 강의했고,
1980년에 파리 대학으로 자리를 옮겼다. 프랑스 등 제3국에서 발표된 장편소설 『웃음과 망각의 책 『참을 수없는 존재의 가벼움』, 『불멸』, 『정체성」, 『향수』 등은 큰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작품들은 모두 탁월한 문학성을인정받았고 메디치 상, 클레메트루케 상, 유로파 상, 체코 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무질과 브로흐는 소설에 엄청난 책임을 안겼습니다. 그들은소설이란 최고의 지적 종합물이며, 인간이 아직도 전체로서의 세계에 의문을 던질 수 있는 마지막으로 남은 공간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들은 소설이 종합하는 엄청난 힘을 갖고 있다고 믿으면서, 소설은 시, 판타지, 철학, 경구, 에세이를 다 합쳐놓은 것이라고 확신했어요. 편지에서 브로흐는 이 문제에 대해 심도 있는 언급을 했지요. 하지만 제 생각에는 브로흐가 ‘백과사전적 소설‘이라는 잘못된 용어를사용해서 자신의 의도를 흐린 것 같습니다. 실은 브로흐와 같은 오스트리아인인 아달베르트 슈티프터가 1857년에 출간한 여름이 - P288

‘라는 작품으로 진정 백과사전적인 소설을 창조했습니다. 이 소설은아주 유명해서 니체는 이 작품을 독일어 문학에서 가장 위대한 네작품에 포함시킬 정도였지요. 그런데 요즘에는 이 소설을 도무지 읽을 수가 없어요. 지질학, 식물학, 동물학, 수공예, 미술, 건축에 대한정보로 꽉 차 있거든요. 하지만 이 거대하고 고양된 백과사전은 인간 자체와 인간이 처한 상황을 거의 배제하고 있답니다. 이 책이 백과사전적이라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늦여름』에는 소설을 특별한것으로 만드는 특징들이 없지요. 브로흐의 경우는 달라요. 완전히반대이지요. 브로흐는 ‘소설만이 발견할 수 있는 것‘을 발견하려고애쓰거든요. 브로흐가 ‘소설적인 지식‘이라고 즐겨 부르는 그 특정대상이란 바로 실존입니다. 제 생각에 브로흐가 사용하는 ‘백과사전적‘이라는 단어는 ‘실존에 빛을 비추기 위해서 모든 장치와 모든 형태의 지식을 함께 모아놓는 것‘이라고 볼 수 있어요. 맞아요. 저는그런 식의 소설에 대한 접근 방식에 친근감을 느껴요. - P289

소설이 실존을 백과사전적으로 조명할 수 있으려면 생략의 기법과 응축의 기술을 잘 사용해야 합니다. 그걸 제대로 못하면 소설이 끝없이 길어지거든요. 무질의 특성 없는 남자』는 제가 제일찬탄하는 책 두세 권 중의 하나예요. 하지만 그 끝없는, 그리고 엄청난 방대함을 제가 존경하는지는 묻지 말아주세요. 너무나 커서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 성채를 상상해보세요! 아홉 시간이나 연주해야되는 현악사중주를 생각해보세요! 넘어서는 안 되는 인간적인 한계,
인간에 맞는 어떤 정도가 있는 법입니다. 기억의 한계 같은 게 한 가지 예이지요. 소설을 다 읽고 나면 최소한 시작 부분을 기억할 수는있어야지요. 안그러면 소설이 그 형태를 잃게 되고 ‘구조적 명료성이 흐려지지요. - P290

크리스티앙 살몽Christian Salmon

프랑스 작가이자 예술언어연구소 연구원으로, 일간지 ‘리베라시옹(Liberation), 문학평론가로 활동했으며, 국제작가의회를 창설해 1993~2003년까지 상임이사를 지냈다. 저서로는 ‘허구의 종말」, 「소수자 되기, 새로운 문학정치학을 위하여」, 「언어살해」, 「스토리텔링-이야기를 만들어 정신을 포맷하는 장치 외 다수가 있다. - P306

주요 작품 연보

『소설의 기술』 The Art of the Novel, 1960
『농담』 The Joke, 1967『우스운 사랑』 Laughable Loves,
1969
『자크와 그의 주인』 Jacques and His Master, 1971『이별의 왈츠』 Farewell Waltz, 1972삶은 다른 곳에 Life is Elsewhere, 1973『웃음과 망각의 책 The Book of Laughter and Forgetting, 1978『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The Unbearable Lightness ofBeing, 1984
『불멸』Immortality, 1990
배신당한 유언들 Testaments Betrayed, 1993
느림Slowness, 1995
『정체성」Identity, 1998『향수』 Ignorance, 2000『커튼』The Curtain, 2005『만남』 Encounter, 2009I

레이먼드 카버
미국, 1938, 5, 25.~1988. 8. 2,

대성당으로 전미비평가협회상, 퓰리처상 후보에 오른 미국의소설가이다. 미니멀리즘을 대변하는 듯한 단순, 적확한 문체로미 중산층의 불안감을 표현하였다. 이러한 그의 작품 특성은감독 로버트 올트먼이 그의 단편소설을 여러 편 조합하여 만든영화 <숏컷>에 잘 나타나 있다.

1938년 5월 25일 미국 오리건 주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제재소 직공이고 어머니는 웨이트리스였다. 1957년에 열여섯 살의 메리언 버크와 결혼한 뒤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집배원, 주유소 직원, 청소부 등의 일을 하였다. 1959년 캘리포니아 주로 이사한 뒤 훔볼트 주립대학과 아이오와 대학교에서 학위를 취득하였다. 이 무렵부터 왕성한 창작 활동을 하면서 1970년대에는 대학에서 강의를 맡기도 하였으나, 악화된 경제 상태와 아내와의 불화로 알코올에 빠지게 되었다. 1979년 첫 번째 단편집 제발 조용히 좀 해요』를 출판했고, 1983년세 번째 단편집 대성당』이 전미비평가협회상과 퓰리처상 후보로 오르면서 작가로서 확고한 위치를 굳혔다.
이 무렵 오랫동안 계속되었던 알코올 의존증에서 벗어나고 불화를 겪었던 아내와 이혼하여 정신이 안정되면서 작품 세계도 질적으로 향상되었다. 1988년 아메리칸 아카데미 회원으로 선출되었으며 하트포드 대학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금까지 그의 작품은 20여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에서 우수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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