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로스를 단 한 권도 읽지 않았다.
이 인터뷰를 읽고나니 그 이유를 알 것도 같다.



그렇지만 그녀의 입에서나온 말들은 모두 제가 만들어낸 것입니다. 플로리다 출신의 여든세살 흑인 청소부 올리비아, 그녀는 바로 저입니다.
당신도 잘 알다시피, 흥미로운 전기의 문제 그리고 그런 점에서중대한 문제는 작가가 자신에게 일어났던 일에 대하여 쓸 것이라는점이 아닙니다. 어떻게 그것을 쓸 것인가라는 점입니다. 그렇지만작가가 어떻게 그것에 대해 쓸 것인가를 적절하게 이해했더라도, 왜그것에 대해 쓰는지 이해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더 흥미로운 질문은 왜 그리고 어떻게 발생하지도 않은 일에 대해쓰는가 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어떻게 기억에 의해 영감을받고 조정되는 것에다 가설적인 것 또는 상상한 것을 가미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기억된 것이 전반적인 환상을 만들어내는지 하는 것입니다. 한 가지 제안하자면, 해방된 주커에서 일어난 아버지의죽음이라는 절정의 사건과 제 자서전적 연관성에 대해 물어볼 수있는 최적의 사람은 바로 제 아버지입니다. 그분은 뉴저지의 엘리자베스 시에 살고 있습니다. 제가 그분의 전화번호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P251

회고할 때 저는 이 세월이 아주 놀라운 시간이었음을 깨닫습니다. 여느 오십 대가 자신의 젊은 시절 10여 년을 써버린 모험을 생각할 때 종종 깨닫는 것처럼, 편안할 정도로 오래전에 일어난 일이라고 느끼지요. 옛날엔 지금보다 훨씬 더 공격적이었습니다. 어떤사람들은 제게 위협을 느꼈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저도 똑같이 쉬운표적이었습니다. 만일 누군가 거대한 과녁의 정곡을 찾아내기만 한다면, 스물다섯 살짜리의 젊은이는 대체로 쉬운 표적이 됩니다. - P253

그녀는 일기에서조차 그렇게 하지 않았는데,
실제의 삶에서 그렇게 할 이유가 있겠습니까? 이 부분은 절대로 일인칭 화자의 이야기가 되어선 안 되겠다고 생각했지요. 그리고 일인칭 화자라는 거름망을 통과할 때 그녀의 것이라기보다는 제 것인이 끔찍한 어조를 없앨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란 것을 알았습니다. 이것을 없앴지요. 에이미 벨레트 덕분에, 이 모든 것-간절한억양, 긴장된 감정, 우울하고 너무 극화되고 고풍스런 말투 없앨 수 있었습니다. 약간은 솔직하게 말하자면, 저는 그때 이 부분을삼인칭 화자로 되돌리고, 새로 작업할 수도 있었습니다. 열광적으로이야기를 하거나 찬사를 바치거나 하는 대신에 글을 씀으로써 말이지요. - P275

소설을 쓴다는 것은 권력에 이르는 길이 아닙니다. 제가 살고있는 사회에서 소설이 몇 명되지 않는 작가 외의 다른 사람들에게도 심각한 변화를 가져온다고 믿지 않습니다. 몇 명 되지 않는 작가들의 소설 역시 다른 소설가들의 소설에 의해 심각하게 영향을 받긴 하지만요. 저는 보통 독자들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볼 수없으며, 또한 그런 것을 기대하지도 않습니다. - P278

제 소설이 문화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다고 생각하는지 묻는거라면 그 대답은 ‘아니요.‘ 입니다. 분명히 스캔들은 좀 있었지만, 사람들은 늘 그런 일로 분개하지요. 이것은 그들에게 삶의 방식일 뿐입니다. 이것은 어떤 것도 의미하지 않습니다. 제 소설이 문화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길 바라는지 묻는 거라면, 그 대답은 여전히 ‘아니요‘입니다. 제가 원하는 것은 독자들이 제 소설을 읽을 때 소설에 푹 빠지게 만드는 것입니다. 할 수만 있다면 다른 작가들이 하지 못하는 그런 방식으로 독자를 사로잡고 싶습니다. 그러곤 그들을 소설을 읽기 전의 그들 그대로 그들 외의 모든 사람들이 그들을 바꾸고 설득하고 유혹하고 조절하려고 애쓰는 그런 세상으로 다시 돌려보내는 겁니다. 최고의 독자는 이런 소란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소설이 아닌 다른 모든 것에 의해 결정되고 둘러싸인 의식을 풀어주기 위해 소설의 세계로 오는 사람들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책에홀딱 빠진 어린이들이 즉각 이해하는 것이지요. 그렇다고 이 설명이책 읽기의 중요성에 대한 유치한 견해는 결코 아닙니다. - P279

허마이오니 리 Hermione Lee 

허마이오니 리는 1948년 런던에서 태어났고, 버지니아 울프의 삶과 소설속에 녹아들어 있는 거리와 공원, 건물들 가까이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현재 옥스퍼드 대학교 영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버지니아 울프 - 존재의 순간들, 광기를 넘어서」, 「윌라 캐서-이중적인 삶 등이 있다. - P280

주요 작품 연보

안녕, 콜럼버스 Goodbye, Columbus, 1959
자유를 찾아서 Letting Go, 1962
그녀가 아름다웠을 때 When She was Good, 1967
「포트노이의 불만 Portnoy‘s Complaint, 1969
「우리 패거리』 Our Gang, 1971『유방』 The Breast, 1972
『위대한 미국 소설 The Great American Novel, 1973
[성인으로서의 내인생 My Life As a Man, 1974
『욕망에 빠진 교수, The Professor of Desire, 1977
미국을 노린 음모』 The Plot Against America, 2004
에브리맨」 Everyman, 2006『울분 Indignation, 2008


주커먼 시리즈『유령 작가」 The Ghost Writer, 1979
해방된 주키먼 Zuckerman Unbound, 1981
해부학 수업 The Anatomy Lesson, 1983
프라하의 잔치 The Prague Orgy, 1985『카운터라이프」 The Countertife, 1986『미국의 목가, American Pastoral, 1997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 Married a Communist, 1998
휴먼 스테인」 The Human Stain, 2000
엑싯 고스트』 Exit Ghost, 2007

밀란 쿤데라코 1929.4, 1,~1923.7.11

체코의 시인이자 소설가, 소설, 시, 평론 희곡 등 거의 모든 문학 장르에서 활동하면서 포스트모더니즘 계열의 작가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대표작으로 장편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느림」 등이 있다.

1929년 체코에서 야나체크 음악원 교수의 아들로 태어났다. 1963년 이래 ‘프라하의 봄‘이 외부의 억압으로 좌절될 때까지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 운동‘을 주도했으며, 1968년 모든 공직에서 해임당하고 저서가 압수되는 수모를 겪었다. 고국인 체코에서 농담』과 『우스운 사람들』을 발표했고, 『농담이 프랑스에 번역된즉시 프랑스에서도 유명 작가가 되었다. 1975년 체코를 떠나 프랑스 렌 대학교에서 비교문학을 강의했고,
1980년에 파리 대학으로 자리를 옮겼다. 프랑스 등 제3국에서 발표된 장편소설 『웃음과 망각의 책 『참을 수없는 존재의 가벼움』, 『불멸』, 『정체성」, 『향수』 등은 큰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작품들은 모두 탁월한 문학성을인정받았고 메디치 상, 클레메트루케 상, 유로파 상, 체코 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무질과 브로흐는 소설에 엄청난 책임을 안겼습니다. 그들은소설이란 최고의 지적 종합물이며, 인간이 아직도 전체로서의 세계에 의문을 던질 수 있는 마지막으로 남은 공간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들은 소설이 종합하는 엄청난 힘을 갖고 있다고 믿으면서, 소설은 시, 판타지, 철학, 경구, 에세이를 다 합쳐놓은 것이라고 확신했어요. 편지에서 브로흐는 이 문제에 대해 심도 있는 언급을 했지요. 하지만 제 생각에는 브로흐가 ‘백과사전적 소설‘이라는 잘못된 용어를사용해서 자신의 의도를 흐린 것 같습니다. 실은 브로흐와 같은 오스트리아인인 아달베르트 슈티프터가 1857년에 출간한 여름이 - P288

‘라는 작품으로 진정 백과사전적인 소설을 창조했습니다. 이 소설은아주 유명해서 니체는 이 작품을 독일어 문학에서 가장 위대한 네작품에 포함시킬 정도였지요. 그런데 요즘에는 이 소설을 도무지 읽을 수가 없어요. 지질학, 식물학, 동물학, 수공예, 미술, 건축에 대한정보로 꽉 차 있거든요. 하지만 이 거대하고 고양된 백과사전은 인간 자체와 인간이 처한 상황을 거의 배제하고 있답니다. 이 책이 백과사전적이라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늦여름』에는 소설을 특별한것으로 만드는 특징들이 없지요. 브로흐의 경우는 달라요. 완전히반대이지요. 브로흐는 ‘소설만이 발견할 수 있는 것‘을 발견하려고애쓰거든요. 브로흐가 ‘소설적인 지식‘이라고 즐겨 부르는 그 특정대상이란 바로 실존입니다. 제 생각에 브로흐가 사용하는 ‘백과사전적‘이라는 단어는 ‘실존에 빛을 비추기 위해서 모든 장치와 모든 형태의 지식을 함께 모아놓는 것‘이라고 볼 수 있어요. 맞아요. 저는그런 식의 소설에 대한 접근 방식에 친근감을 느껴요. - P289

소설이 실존을 백과사전적으로 조명할 수 있으려면 생략의 기법과 응축의 기술을 잘 사용해야 합니다. 그걸 제대로 못하면 소설이 끝없이 길어지거든요. 무질의 특성 없는 남자』는 제가 제일찬탄하는 책 두세 권 중의 하나예요. 하지만 그 끝없는, 그리고 엄청난 방대함을 제가 존경하는지는 묻지 말아주세요. 너무나 커서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 성채를 상상해보세요! 아홉 시간이나 연주해야되는 현악사중주를 생각해보세요! 넘어서는 안 되는 인간적인 한계,
인간에 맞는 어떤 정도가 있는 법입니다. 기억의 한계 같은 게 한 가지 예이지요. 소설을 다 읽고 나면 최소한 시작 부분을 기억할 수는있어야지요. 안그러면 소설이 그 형태를 잃게 되고 ‘구조적 명료성이 흐려지지요. - P290

크리스티앙 살몽Christian Salmon

프랑스 작가이자 예술언어연구소 연구원으로, 일간지 ‘리베라시옹(Liberation), 문학평론가로 활동했으며, 국제작가의회를 창설해 1993~2003년까지 상임이사를 지냈다. 저서로는 ‘허구의 종말」, 「소수자 되기, 새로운 문학정치학을 위하여」, 「언어살해」, 「스토리텔링-이야기를 만들어 정신을 포맷하는 장치 외 다수가 있다. - P306

주요 작품 연보

『소설의 기술』 The Art of the Novel, 1960
『농담』 The Joke, 1967『우스운 사랑』 Laughable Loves,
1969
『자크와 그의 주인』 Jacques and His Master, 1971『이별의 왈츠』 Farewell Waltz, 1972삶은 다른 곳에 Life is Elsewhere, 1973『웃음과 망각의 책 The Book of Laughter and Forgetting, 1978『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The Unbearable Lightness ofBeing, 1984
『불멸』Immortality, 1990
배신당한 유언들 Testaments Betrayed, 1993
느림Slowness, 1995
『정체성」Identity, 1998『향수』 Ignorance, 2000『커튼』The Curtain, 2005『만남』 Encounter, 2009I

레이먼드 카버
미국, 1938, 5, 25.~1988. 8. 2,

대성당으로 전미비평가협회상, 퓰리처상 후보에 오른 미국의소설가이다. 미니멀리즘을 대변하는 듯한 단순, 적확한 문체로미 중산층의 불안감을 표현하였다. 이러한 그의 작품 특성은감독 로버트 올트먼이 그의 단편소설을 여러 편 조합하여 만든영화 <숏컷>에 잘 나타나 있다.

1938년 5월 25일 미국 오리건 주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제재소 직공이고 어머니는 웨이트리스였다. 1957년에 열여섯 살의 메리언 버크와 결혼한 뒤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집배원, 주유소 직원, 청소부 등의 일을 하였다. 1959년 캘리포니아 주로 이사한 뒤 훔볼트 주립대학과 아이오와 대학교에서 학위를 취득하였다. 이 무렵부터 왕성한 창작 활동을 하면서 1970년대에는 대학에서 강의를 맡기도 하였으나, 악화된 경제 상태와 아내와의 불화로 알코올에 빠지게 되었다. 1979년 첫 번째 단편집 제발 조용히 좀 해요』를 출판했고, 1983년세 번째 단편집 대성당』이 전미비평가협회상과 퓰리처상 후보로 오르면서 작가로서 확고한 위치를 굳혔다.
이 무렵 오랫동안 계속되었던 알코올 의존증에서 벗어나고 불화를 겪었던 아내와 이혼하여 정신이 안정되면서 작품 세계도 질적으로 향상되었다. 1988년 아메리칸 아카데미 회원으로 선출되었으며 하트포드 대학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금까지 그의 작품은 20여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에서 우수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