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은 삶의 방편 그 이상입니다.
작품에 헌신하려는 결정,
문학에 모든 것을 바치려는 결정은 작가에게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_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먼저 어떤 방식으로 작업하는지 말씀해주시겠습니까?


올더스 헉슬리 
저는 규칙적으로 작업합니다. 매일 아침 글을 쓰고, 저녁 식사 전에도 다시 잠깐 쓰지요 밤에 작업하는 유형은 아닙니다밤에는 책 읽는 쪽을 좋아합니다. 대개 하루에 네 시간에서 다섯 시간 정도 작업하지요 할 수 있는 한 오랫동안 이런 상태를 유지합니다. 완전히 고갈되었다고 느낄 때까지요 때로 완전히 지칠 때면 제을 읽기 시작합니다. 소설이나 심리학 혹은 역사책을 읽습니다. 서떤 책인가는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아이디어나 재료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단순히 다시 작업을 시작하기 위해서 읽거든요, 어떤 책이든 효과가 있습니다. - P21

소설을 시작할 때 각 장을 나눠서 계획을 세우시나요, 아니면 전체적 구조를 먼저 생각하시나요?


헉슬리 
한 번에 한 장씩 작업해나갑니다. 하면서 방향을 잡아가지요. 처음 시작할 때는 어떤 식으로 나아갈지 아주 어렴풋하게밖에 알지 못합니다. 그저 대강의 아이디어밖에 없는 상태에서, 글을 써나가면서 발전시킵니다. 이런 경우가 몇 번 있었습니다. 많은 분량을 썼는데 도무지 마음에 들지 않아서 전부 다 지워버렸지요. 다음장을 시작하기 전에 앞의 한 장을 완성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는 다음 장에서 무슨 일이 생길지 완전히 확신할수 없지요. 아주 조금씩 생각나기 때문에 일관된 어떤 것으로 만들려면 아주 열심히 작업해야 합니다. - P22

어떤 작업이 다른 직업보다 창작에 좀 더 유리하다고 보십니까? 다시 말하면당신이 하는 일이나 만나는 사람들이 글쓰기에 영향을 미쳤나요?


헉슬리 
작가에게 이상적인 직업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거의 어떤 상황에서라도 글을 쓸 수 있거든요. 심지어는 완전히 고립된 상태에서도요, 발자크를 보세요. 채권자들을 피해서 파리의 비밀방에 숨어서 ‘인간희극‘을 써냈잖습니까? 아니면 코르크로 방음된 방에서 작업한 프루스트‘ 를 생각해보세요. (물론 방문객은 많았지만요. 가장 좋은 직업은 그저 이런저런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흥미 있는 일을 다양하게 경험하는 겁니다. 나이가 들어가니까 그 점에서불리해집니다. 점점 더 소규모의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는 경향이 있어요. - P28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헉슬리 
울프의 작품은 아주 색다릅니다. 굉장히 아름답지요. 안그렇습니까? 하지만 거기서는 너무나 기이한 느낌을 받습니다. 그녀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명확하게 보지만, 언제나 마치 유리판을 통해서 보는 듯합니다. 어떤 것도 직접 건드리지 않습니다. 그녀의 책은 직접적이지 않아요. 저를 아주 혼란스럽게 하지요. - P38

헨리 제임스는 어떻습니까? 아니면 토마스 만은요?


헉슬리 
제임스를 읽어보면 굉장히 냉정한 느낌입니다. 만은 좀 지루하고요. 만은 분명히 존경할 만한 소설가지요. 매년 여름이면 마리오와 마법사』에 묘사된 장소에 가곤 했습니다. 만의 작품에서는그곳의 느낌이 전혀 안 납니다. 저는 거길 아주 잘 알아요. 대리석산지인 카라라 산 아래쪽의 셸리‘가 익사한 바닷가이지요. 당시에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당연히 지금은 코니아일랜드 "처럼 유홍지가 되어버렸고 수백만의 사람들이 다녀갑니다. - P38

그렇다면 사회 분위기가 소설에 어떤 차이를 가져온다고 생각하시나요?


헉슬리 
글쎄요. ‘소설‘이란 무엇일까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소설‘이니 ‘작가‘니 하면서 마치 그들을 일반화할 수 있는 것처럼 말합니다. 그 집단에는 언제나 다양한 구성원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소설 역시 많은 다른 종Species 이 속해 있는 범주이지요. 어떤 종류의 소설에는 분명히 특정한 장소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앤서니 트롤럽은 자신이 글을 쓰던 장소를 벗어나서는 그와 같은 작품을 쓸수 없었을 것입니다. 바이런이나 셸리처럼 이탈리아로 갈 수 없었겠지요. 그에게는 영국 중산층의 삶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D. H. 로렌스를 보세요. 처음에 사람들은 그가 영국 중부지방 탄광 근처에 머물러야 한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하지만 그는 어디서든 글을 쓸수 있었지요. - P39

이 모든 책들에서는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반적인 개념을 구체적인 삶과 사건의 관점에서 논의했습니다. 어쩌면 모든 철학에 대해서 이런 형태로 써야 할 겁니다. 이렇게 쓰는 쪽이 훨씬 더 심오하고유익할 겁니다. 어려운 단어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서 추상적으로 쓰는 건 아주 쉬워요. 하지만 개념을 특정한 맥락의 관점과특정한 일련의 상황들 속에서 표현해야 하는 순간, 한계는 있더라도훨씬 더 멀리 아주 깊게 나아갈 수 있는 문이 열립니다. 이미 말씀드린 대로 소설뿐 아니라 역사와 전기는, 현재와 과거 삶의 초상을 제공하기 때문에 그 자체로 엄청나게 중요합니다.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철학적 개념, 종교적 개념, 사회적 개념을 표현하는 수단으로도매우 중요하지요. 세상에! 도스토옙스키는 소설을 쓰기 때문에 키르케고르보다 여섯 배는 더 심오하지요. 키르케고르를 보면 이 추상적인간Abstract Man 이 계속해서 떠드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콜리지도 마 - P47

찬가지고요 그건 대단한 개념들을 구체적인 형식 속에서 항상 살아있게 만드는 심오한 소설적 인간 Profound Fictional Man 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소설에서는 절대적인 것과 상대적인 것이 서로 화해합니다. 말하자면 특수함에서 일반적인 것이 표현되지요. 그리고 이점이 저에게는 흥미롭습니다. 삶과 예술 양쪽 모두에서 말입니다. - P48

레이먼드 프레이저 Raymond Fraser 

캐나다의 소설가이자 시인이다. 현재까지 검은 말 선술집」, 「심술궂은 남자, 또 다른 인생 등 열한 권의 소설과 세 권의 논픽션, 여섯 권의 시집을 냈다. 「바논 다리의음악가는 캐나다 최고의 책에 선정되었다.

조지 위키스 George Wickes 

「아마존 편지들, ‘파리의 미국인 등을 쓴 작가이자 번역가이다. 번역한 책으로 프레더릭 미스트랄의 회고록이 있다. - P48

주요 작품 연보


크롬 옐로, Crome Yellow, 1921『어릿광대의 춤 Antic Hay, 1923
하찮은 이야기』 Those Barren Leaves, 1925
『연애 대위법』 Point Counter Point, 1928
「멋진 신세계 Brave New World, 1932
『가자에서 눈이 멀어 Eyeless in Gaza, 1936
『여러 여름이 지난 후 백조가 죽는다 After Many a SummerDies the Swan, 1939『숨은 실세Grey Eminence: A Study in Religion and Politics, 1941『시간은 걸음을 멈추지 않으면 안 된다. Time Must Have aStop, 1944『영원의 철학』 The Perennial Philosophy, 1945
『원숭이와 본질』 Ape and Essence, 1948
『주제와 변주 Themes and Variations, 1950
『지각의 문』The Doors of Perception, 1954
루당의 악마들』 The Devils of Loudun, 1959『금지된 섬』 Island, 1962


올더스 헉슬리 
영국,1894. 7. 26.-1963. 11. 22.

현대 문명 발달을 비판적으로 바라본 멋진 신세계를 썼다. 우야한 문체와 위트, 신랄한 풍자가 두드러진 작품으로 유명하다. 소설가이자 비평가로 20세기 영미 문학에서 문학과 철학,
과학, 심리학의 문제를 포괄적이고 깊이 있게 다루었다.

영국 잉글랜드의 서리 주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교직에 있었고, 할아버지는 동물학자 T. H. 헉슬리이다. 외가로는 문예비평가인 매슈 아널드, 소설가 험프리 워드부인이 있다. 지적인 분위기 속에서 태어난 그는 이튼학교를 졸업하고 옥스퍼드 대학 영문학과를 수석 졸업한 후 언론계에서 오래도록 문예비평을 담당하면서 영국 상류층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를 담은 『크롬 옐로』를발표하였다. T. S. 엘리엇이 이 작품을 읽고 그에게 소설가의 길을 권했다. 과학 문명의 과도한 발전으로 인한 인간성 상실의 미래 사회 모습을 그린 「멋진 신세계의 저자이기도 하다. 말년에는 환각제의 영향을 받은 의식에 대해 탐구한 것으로도 유명하며, 다방면에걸친 백과사전적 지식으로 당대의 천재로 인정받았다.
20세기 관념소설의 대표작인 「연애 대위법으로 명성을 얻었고, 이후 「멋진 신세계는 물론 시간은 걸음을멈추지 않으면 안 된다」 「원숭이와 본질」, 「금지된 섬」등의 소설과 지각의 문』 등 다양한 에세이, 시, 평론을통해 20세기 작가 중 가장 넓고 독창적인 지적 스펙트럼을 선보였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아르헨티나, 1899. 8. 24.-1986. 6.14.

라틴아메리카의 ‘마술적 리얼리즘‘과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의거장으로 평가받는다. 독특한 ‘책에 대한 책 쓰기‘ 방식으로 철학적이며 형이상학적인 주제들이 녹아 있는 단편소설들을 많이다. 언어적인 예민함과 섬세함으로 정평이 나 있다.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났다. 어린시절부터 강한 문학적 언어적 재능을 드러냈다. 정규교육을 받는 대신 가정교사에게 배웠으며, 영국 출신인 할머니로 인해 영국 문화의 영향을 강하게 받으며 영어와 에스파냐어를 함께 익혔다.
1914년 부친의 눈 치료를 위해 스위스 제네바로 이주한 보르헤스는 프랑스 문학과 독일 문학을 섭렵하며 라틴어까지 깨치게 된다. 1921년 아르헨티나로 돌아온이후 1924년 전위주의 잡지를 창간했고, 아르헨티나문단에 에스파냐에서 일어난 시 개혁 운동인 울트라이스모를 소개한다. 그리고 울트라이스모와 향토적 정서가 결합된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열기 등 시집과 여러편의 에세이집을 펴냈다. 1938년 부친이 사망하고 가세가 기울면서 사서로 일하던 보르헤스는 사고로 머리에 부상을 입었는데 이후 거의 실명에 가까운 상태로 평생을 살게 되었다. 보르헤스는 이때부터 평생 한 번도 장편소설을 쓰지 않은 채 「픽션들」, 「알레프」 등 새로운 형식의 단편소설들을 써냈다.
그 밖의 저서로는 ‘불한당들의 세계사』, 『셰익스피어의기억』등의 소설집과 정면의 달』, 『영원한 장미」 등의시집 『심문』, 『영원의 역사』 등의 에세이집이 있다.

대개 당신 작품에 대해서, 그리고 관심을 표하신 영국 작가들에 대해서 질문드릴 겁니다.


보르헤스 
아하, 그렇군요. 죄송하지만 만약 젊은 동시대 작가들에 대해서 물어보신다면 아는 게 거의 없습니다. 지난 7년간은 고대영어와 고대 노르드어‘를 공부하려고 최선을 다했거든요. 결과적으로 그 언어들은 아르헨티나와 아르헨티나 작가들과는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나 매우 동떨어져 있지요. 안 그런가요? 하지만 핀스버그 단편이나 엘레지라든가 브루난버그의 전투에 대해서 이야기해야 한다면야. - P60

은유를 반복하는 것 말씀이시지요?


보르헤스 
은유를 반복하고 계속해서 사용하고 다시 또다시 이야기하지요. ‘흐린라드‘Hranrad라든가 ‘웰라드‘Waelrad 아니면 ‘바다‘를 ‘고래의 길‘이라고 한다든가 ‘배‘라는 말 대신에 ‘바다의 나무‘나 ‘바다의 종마‘라고 부르는 것들이요. 저도 결국에는 그것들, 그러니까 은유를 사용하는 걸 그만두었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그간 그 언어를공부했고 사랑에 빠졌습니다. 요즘에는 예닐곱 명 정도가 모여서 거의 매일 함께 공부합니다. 우리는 『베어울프의 중요 장면들과 핀스버그 단편』, 『십자가의 꿈』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앨프리드 대왕의 산문까지 갔습니다. 이제는 고대 노르드어를 배우기 시작했지요.
고대 노르드어는 고대영어와 친족관계가 있는 언어라서 어휘가 크게 다르지 않답니다. 고대영어는 저지대 독일어와 스칸디나비아어 중간쯤에 속하지요. - P61

서사문학에 늘 관심이 많으셨지요? 그렇지 않습니까?


보르헤스
언제나요 맞습니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들이 극장에서울지요 계속 그래왔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하지만 저는 슬픈 이아기나 가슴 아픈 이야기 때문에 울어본 적은 없어요. 그런데 요제프 폰 스턴버그의 갱영화를 처음 보고, 시카고 갱이 용감하게 죽어간다거나 뭔가 서사시적인 장면이 나오면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했던 기억이 납니다. 서정시나 엘레지보다는 서사시 쪽에 훨씬 마음이 움직여요. 언제나 그렇게 느꼈습니다. 어쩌면 글쎄요. 제가 군대와 관련 깊은 집안 출신이라서 그럴지도 모르지요. 할아버지인 프랜시스코 보르헤스 라피너 대령은 인디언과의 국경 전쟁에 참여했고혁명기에 돌아가셨지요. 증조할아버지인 수아레즈 대령은 에스파냐군에 대항한 마지막 대전투에서 페루 기병대를 이끄셨습니다. 다른종조부 한 명은 산마르틴의 군대 전위대를 지휘하셨고요. 그리고 제증조모는 후안 마누엘 데 로사스(아르헨티나의 군사 독재자)의 누이였습니다. 로사스를 당대의 페론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인척 관계를 그다지 자랑스럽게 여기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사실이 저를 아르헨티나의 역사와 연결해주고, 남자는 용감해야 한다는 생각과도 연결해주지요. 안 그렇습니까? - P62

무슨 말이냐면, 시간은 언제나 길에 비유되고 죽음은 잠에, 삶은 꿈에 비유되지요. 그리고 그런 것들이 문학에서 훌륭한 은유입니다. 그런 은유는 본질적인 어떤것에 상응되기 때문이지요. 새로운 은유를 만들어내면 아주 잠깐은놀라움을 줄 겁니다. 하지만 어떤 깊은 감정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할 겁니다. 하지만 삶을 꿈이라고 생각하는 건 하나의 생각, 어떤 진정한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고 모든 사람들이 그런 생각을 가질 겁니다. 안그렇습니까? 자주 그렇게 생각하지만 그토록 잘 표현된 적이 없는 은유이지요. 저는 그게 사람들에게 새로운 충격을 주는 일이나 전에 연결된 적이 없는 걸 새롭게 연결하는 것보다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그런 것은 진정한 연결이 아니니까요. 그런 식으로 연결된 은유는 전체적으로 보면 일종의 재주부리기에 불과합니다. - P70

단지 말로 부리는 재주인가요?


보르헤스 
말뿐인 거지요. 그런 걸 진짜 은유라고 부를 수도 없습니다. 진짜 은유는 양쪽의 항이 실제로 연결되어 있거든요. 그런데 한가지 예외가 있습니다. 고대 노르드어의 시에서 나온 기이하고 새롭고 아름다운 은유입니다. 고대 영시에서 전투는 ‘칼들의 놀이‘라든가 ‘창들의 만남‘이라고 표현되지요. 하지만 고대 노르드 시와 켈트시에서는 전투가 ‘사람들의 그물망‘이라고 불립니다. 기이하지요?
그물망에는 사람을 엮는 일종의 섬유조직 같은, 어떤 패턴이 존재합니다. 아마 중세 전투에서는 칼과 창이 양쪽에 늘어서면서 일종의그물망이 생겼겠지요. 그래서 새로운 은유가 생겨났던 거라고 생각합니다. - P70

그림 고른 책들에는 당신의 취향이 반영되어 있는 거군요?


보르헤스 
아, 그렇죠. 그렇습니다. 누군가 어떤 문학사 책에 대한 서평을 쓰라고 권할 경우 거기에 바보 같은 실수나 잘못된 내용이 있더라도 작가를 시인으로서는 매우 존경할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아니요 서평을 쓰고 싶지 않습니다. 부정적으로 평가해야 할 테니까요."라고 말합니다. 사람들에 대해서 공격하고 싶지 않습니다. 특히 요즘은 그렇게 느낍니다. 젊을 때는 달랐습니다. 공격하는 걸 좋아했어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게 별로 좋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되지요. 누군가에 대해 긍정적으로 쓰든 부정적으로 쓰든 그들을도와주거나 상처 입히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사람은 다른 이들이 그에 대해 떠드는 것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쓴 것에 의해서 도움을 받거나 성공하거나 파멸합니다. 그래서 그가 자기 자랑을 엄청나게 하거나 다른 이들이 그를 천재라고 부르더라도-흠, 결국에는 진실이 밝혀지지요. - P102

완전한 서사물Narrative을 쓰기에는 자신이 없어서 그렇게 하셨나요?


보르헤스 
아마 그랬을 겁니다. 그렇지요. 요즘에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깡패에 대한 단편소설 시리즈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진짜 단편소설이지요. 에세이 같은 면도, 심지어 시적인 면도 없습니다. 직설적으로 기술되고 어떤 점에서는 슬프고 끔찍하기까지 한 이야기들이고요. 항상 절제된 언어로 표현되지요. 깡패들 자신이 이야기를들려주는데 독자는 그들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분명 비극적 소설인데 화자들은 정작 그 비극을 느끼지 못합니다. 그저 이야기할 뿐이고, 독자는 표면에 나타난 것보다 훨씬 더 깊은 내용이 있다고 느끼게 됩니다. 등장인물의 감정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언급되지 않습니다. 그런 방식을 고대 북유럽 영웅담에서 배웠지요. 등장인물의생각을 그의 말이나 행동을 통해 알려야지 그의 머릿속으로 들어가서 말해주면 안 된다는 걸요. - P10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