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 - 프랑스 남자와 결혼하지 않고 살아가기
목수정 글, 희완 트호뫼흐 사진 / 레디앙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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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책이다. 지은이가 문화적 감수성과 정치적 감수성을 하나로 통합해서 생기발랄한 삶으로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 너무도 친숙해서 읽는 내내 즐거웠다.

나 또한 한국 사회에서 발랄한 좌파, 비혼주의자로 살아가고 있는 여성이다. 자신의 삶을 드러내어서 내 삶을 지지하고 격려해주는 지은이에게 한없이 감사하게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책이 내게 건넨 조언은 제도권 밖의 삶을 선택한 사람으로서 제도권 안의 삶을 비웃어도 된다는 것이었다. 내게, 우리에게 적어도 그만한 권리가 있음을 일깨웠다.

나는 제도권 안으로 들어가는 삶을 그토록 경멸하는 좌파 남성들이 결혼이란 제도에 대해서 한번도 제대로 사유해본 적이 없다는 걸 느낄 때마다 늘 커다란 절망에 부딪히곤 했다. 자신을 억압하는 제도에는 눈을 부라리면서 자기가 누군가를 억압하는 제도에는 무감각한 그들의 이중성을 경멸했다. 하지만 그 제도조차도 받아들이지 않으면 살아가기 힘든 여성들에게는 감히 목소리를 크게 내지 못하고, 단지 내 삶을 옹호하는 변명 정도에 그치곤 했다.




하지만,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싶다. 결혼한 사람들을 역차별하는 사회도 아닌데, 비혼과 자유로운 성과 사랑을 선택했다는 까닭만으로도 온갖 편견에 시달리며 살아가는 내가 왜 제도에 기생하며 살아가는 그들의 고통까지 먼저 이해해주어야 하나?



사회의 편견에 당하는 억압이 제도권 밖의 삶을 선택한 내 몫이듯, 사랑과 성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통해서 비굴하다고 비난받는 것은 제도권 안의 삶을 선택한 그들의 몫이다.

내가 무슨 대단한 구도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도 아니면서 왜 그들의 몫까지 떠안고 살아가려고 했을까?

좀더 원칙적으로, 좀더 까칠하게, 좀더 자유롭게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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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진 2008-10-12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완전 동감! 당신을 응원하며 당신께 응원을 받으며 살렵니다.^^

산딸나무 2008-10-12 1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그대 덕에 요즘 완전 신났어요.
내 삶에 성큼 걸어들어와서
나를 응원해주고, 지지해주는 그대에게
한없이 감사드려요.
그대와의 인연이 너무도 고마워요^^
 
생태도시 아바나의 탄생 농부가 세상을 바꾼다 귀농총서 13
요시다 타로 지음, 안철환 옮김 / 들녘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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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세계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인가? 위로부터의 욕망관리, 의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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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크 - 성과 과학의 의미심장한 짝짓기
메리 로취 지음, 권 루시안 옮김 / 파라북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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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다... 근데 재미있나? 확대경을 들이댄 성 이야기, 모두가 재미있기는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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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09-19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에서는, 성에 대한 솔직하거나 과학적인 교육 과정이 없으므로
천상 책을 보며 배워야겠지요?


산딸나무 2008-09-19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주위 사람들은 모두 저한테 배운답니다.
이론과 실천을 겸비한 강사거든요. ^^
 
천 개의 찬란한 태양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문학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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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그 이름만으로도 공감되는 진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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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바람 2009-01-05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 의리 .....그지옥속에서 ...그보다 쓴 인생이 또 있을까요.
 
즐거운 불편 - 소비사회를 넘어서기 위한 한 인간의 자발적 실천기록
후쿠오카 켄세이 지음, 김경인 옮김 / 달팽이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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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가 풍요를 안겨다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빠른 것이 여유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편리한 것이 즐거움을 보장해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더 많이 소비하면 할수록 빈곤해집니다. 
 더 빨리 이동할수록 삶은 늘 쫓기듯 바빠집니다. 
 편리한 생활에 길들여진 몸은 무엇에도 더 이상 즐겁지 않습니다. 

 대량소비와 속도전에 내몰리는 우리에게 진정한 즐거움과 행복은 오히려 스스로 선택한 불편에 있었습니다.

 자동차보다 더딘 자전거가, 일회용 생리대보다 귀찮은 면 생리대가, 화장지보다 불편한 손수건이 내 삶을 더 즐겁게 만듭니다.

 이 책은 환경주의자들에 대한 오해를 깔끔하게 씻어줍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환경운동은 불편한 것, 그렇지만 옳기 때문에 억지로 참고 하는 것.’이란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강요된 것도, 억지로 하는 것도 아닌, 해보면 참으로 즐거워서 할 수 밖에 없는 것. 그게 진정한 환경운동이라고요. 

 

 저자의 삶과 생각이 저를 마구 유혹합니다.

이토록 행복하고 즐거운 삶이 있다고... 그 유혹에 못 이기는 척 빠져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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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08-26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환경..?
자전거 타는 것.
휴대폰 없는 것.
저도 두 가지는 합니다. 하하


산딸나무 2008-08-26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사님, 오랜만이에요.
그동안 제가 너무 뜸했죠?
다시 뵈니 반가워요^^

Arch 2008-09-19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위엣것 다 하는걸요^^ 그럼 환경주의자인가? 저는 뭔가 버려지고, 그게 어떤식으로 처리될걸 생각하면 신경이 쓰여서, 원.

산딸나무 2008-09-19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경이 쓰인다...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에 그 마음이 가장 기본이겠지요.
기본에 충실하신 시니에님, 멋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