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시작한 일을 1년도 안 되어서 그만 두었다. 

세상이 나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인지, 내가 세상을 밀쳐내는 것인지... 

내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도 많았다. 

마흔이 다 되어서, 이 나이가 되어서도 아직도 세상이 이해가 안 되다니... 

어떻게 타협하며 살아가야 할지 막막했다. 나를 어떻게 바꾸어야 할지... 

 

그러나, 나를 바꾸지 않기로 했다. 

세상과 싸워보겠다는 게 아니다.   

세상과 대화를 해보려 한다.  

세상을 억지로 이해하기 보다 나를 먼저 세상에 이해시켜 보기로 했다. 

단지 소수라는 까닭으로 나의 삶을 포기하라고 강요하는 세상에게, 

"너 따위는 꼴도 보기 싫어!"라고 돌아서서 다시 골방으로 틀어박혀 살아서는 안 될 것이기에, 

이미 그게 답이 아니란 걸 알았으니까 

나는 세상과 열심히 열심히 내가 가진 언어로 대화를 시도해보기로 했다. 

그래서 세상이 나를 이해하고 인정하면 정말 좋은 일이고, 

그게 아니어도 나를 이해하는 친구를 하나쯤 얻는다면 손해볼 것 없는 일일 터이니. 

그러나 이도 저도 안 되어도 세상과 대화를 시도해본 것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절망하기엔 나는 아직 너무도 살아갈 날이 많으니까, 

적어도 시도하는 과정에서는 희망을 갖고 살아갈 수 있으니까... 

 

세상과 대화를 위해 잠시, 아니면 아주 오래 이 서재를 닫습니다. 

가끔씩 들러서 대화를 나누어주던 좋은 분들께  

닫힌 서재에 대한 변명으로 올리는 글입니다. 

세상과 대화하는 일이 일단락 되면 다시 글 올리겠습니다. 

그럼...


댓글(2)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비로그인 2009-08-25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딸나무님..
잠시후, 곧 다시 뵙도록 해요.
기다립니다. 하하


진진 2009-09-05 0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잠시 서재를 닫는군요.
요즘 자주 떠올라서 보고싶어요.
전화해야지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