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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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만을 사랑해야 하기에 사랑하는 행위를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희생과 헌신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는 사람이 희생하고 헌신한 것을 예찬할 수 있을까?

그러나, 우리는 안다. 그것 외에 길이 없기에 그것을 선택한 사람들 때문에 우리가 태어났고, 성장했고, 이렇게 살아가고 있음을.

그 지독한 아이러니를 정면으로 마주하게 하는 소설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소설을 읽고 감동과 눈물을 흘렸겠지만, 나는 세상 모든 자식에게 '엄마'라는 이름은 무한착취보증수표로 통하는 우리 사회의 오물통과 마주한 느낌이다. 그 오물통을 치울 생각을 않고 뚜껑만 덮어두고 쉬쉬하는 사람들이 흘리는 눈물은 좀 역겹다.  그리고 세상 모든 남편에게 '아내'라는 이름이 같은 의미를 가지는 것에는 절대로 동의할 수 없다.

세상의 모든 남편들이 아내를 등처먹지 않고, 세상의 모든 딸들이 더 이상 엄마를 갉아먹지 않고, 세상의 모든 아들들이 더 이상 어머니를 착취하지 않는 세상. 그런 세상이 유토피아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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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11-11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엄마는 아니지만,
세월이 흐르며 나의 에너지가 내 아이들에게 옮겨가는 거 같답니다.
그려러니 한답니다. 산딸나무님.


산딸나무 2008-11-12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너지가 옮겨간다...
부모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