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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들의 진화론 애장판 - 시미즈 레이코 걸작선 6
시미즈 레이코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시미즈 레이코 베스트 시리즈를 꾸준히 사 모으고 있다.
소녀들의 취향을 제대로 맞춰주면서도 독특하고 깊이있는 자기 세계를 가지고 있는 이 작가의 작품을 좋아한다.
이번 이야기들 가운데 <월하미인>의 한 장면이 오래도록 남아있다.
아름다운 여배우의 보디가드로 일하게 된 로봇 엘레나는 시들어버리는 꽃 따위보다 조화가 좋다는 그녀 앞에서 중얼거린다.
"하지만, 아름다워. 피었다 시들어버리는 꽃이 춸씬 아름다워."
영원히 죽지 않는, 영원히 죽을 수 없는 엘레나의 그 선연한 눈빛이, 그 중얼거림이 내 가슴을 후벼판다.
그렇지, 삶이란 그래서 아름다운 것이지.
좌절이 있기에 도전이 아름다운 것이고, 실패가 있기에 용기가 아름다운 것이고, 늙어서 죽는 그날이 있기에 삶이 아름다운 것.
한 동안 답이 나오지 않는 고민들 때문에 우울했는데, 그 고민들이 바로 지금 내 삶을 빛나게 한다는것을 알겠다.
내 삶의 성숙과 깨달음이 아름다운 것은 바로 답 나오지 않는 사유들을 붙들고 아파하는 이 순간이 있기 때문이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