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땐 이 와인 - 40가지, 상황별 추천, 와인 가이드
이재형 지음 / 코코넛 / 2008년 6월
평점 :
품절




일단 우리집에 있는 와인의 레이블을 확인해보았다.

 

1. 뉴질랜드 와인인 말보로 샤비농 블랑, 빈티지는 2006년(화이트 와인)... 화이트 와인은 마셔보아도 처음 맛본것인지 아닌지 조차 확인이 불가능하다. 죄다 비슷하게 느껴진다.

2. 프랑스 와인인 샤토 라 hourcade 보르도 수페이에르 2004...카뮤(레드 와인)...그나마 좋아하는 와인이어서 늘 비축해 놓는다. 요건 다른 와인보다 용량이 적어서 한 상자에 두병이 들어있다. 부담없는 용량때문에 좋아한다.

3. 캐나다 와인인 riesling 아이스와인 한정판 1998 Magnotta(화이트 와인)...요건 다른 와인보다 달콤하다. 디저트용 와인이다. 가을의 수확기 대신 일부러 영하의 기온에서 포도를 수확한다. 기후적인 특성때문에 캐나다와 독일이 주 생산지란다. 마셔보니 달콤해서 나같은 초보자에겐 딱이다.

 

이렇게 세가지이다.

 

남편과 나는 집에서는 술을 즐겨하지 않는다. 초대를 받으면 와인 한 병 가져가서 같이 마시는 정도이지 술잔 기울이며 집에서 둘이 마시는 경우는 없는 편이다. 그러나, 우리 부부의 선물은 대체로 와인아니면 양주...(그래서 아저씨들이 우리 가족의 방문을 환영한다는)이다. 와인에 대해 모르면서 선물하기도 뭐해서, '신의 물방울'이란 만화책도 읽어보았지만, 즐겨하지 않는 분야이어서 그런지 뜬구름만 잡게 된다. 용어가 어찌나 어려운지. 크뤼와 빈티지 정도만 건졌다.

 

한국적인 음식에는 어떤 와인이 어울릴까? 궁금했다. 신의 물방울에서처럼 도대체 어떤 미감을 가져야 와인 한모금에도 그렇게 그럴듯한 표현을 할 수 있는지...어떻게 그렇게 다양한 맛들을 잡아낼 수 있는지....그래서, 와인은 쉽게 다가서기 어렵다. 레이블을 적다보니, 이렇게 난해할 수가 없다. 용어도 어렵고, 영어도 아니고 불어를 읽기도 어려운 것을,  또 어느해의 포도가 최상품인지를 알아낼 재간도 없고 말이다.

 

책에서 저자는 저자만의 입맛으로 이럴 땐 이런 와인이 좋을 것 같다고 추천을 한다. 음, 삼겹살을 먹을 땐, 멧돼지 그림이 그려진 레이블과 인솔리오를 기억해두어야겠다.(한 번 시도해보고 싶다. 와인병에 멧돼지 그림이라니 재미있다.) 다른 경우는 뭐.....삼겹살에 소주도 없이 먹는 내가 다른 때에 마실일이 있을까? 비행기에서 주는 공짜 와인도 마다하는 내가 말이다.

 

난, 샴페인이 와인인 줄은 꿈에도 몰랐다. 얼마전 실수로 샴페인과 와인을 한 병씩 깨트린 적이 있다. 샴페인 좋아하는 남편이 비싼 샴페인을 깼다고 속상해한 적이 있다. 샴페인이 비싸면 설마 와인보다 비쌀까 생각한 적이 있다. 샴페인의 원재료는 복숭아인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닌 모양이었다.

 

책에서 소개한 와인도 와인이지만, 추천한 장소가 더 가보고 싶다. 역시 나는 술보다는 안주에 더 관심이 많은, 애주가의 공공의 적인 모양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벌레 선생님의 아주 특별한 도서관 1] 서평단 알림
책벌레 선생님의 아주 특별한 도서관 1 - 초등 고학년이 꼭 읽어야 할 40권의 책으로 배우는 책 읽는 방법 아주 특별한 도서관
임성미 글, 곽병철 그림 / 글담어린이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사랑하는 딸에게

 

어제는 엄마가 많이 아팠어. 하루종일 누워있었지. 너와 네동생은 잠자는 엄마옆에서 장난감을 갖고 놀기도 하고, 함께 책도 읽고, 동생에게 그림도 그려주더구나.

네가 엄마에게 '우체부 아저씨와 비밀편지'라는 책을 읽어주었어.

늘 엄마가 너에게 책을 읽어주었는데, 어느새 우리딸이 이렇게 커서 아픈 엄마에게 책을 읽어주는구나. 네 목소리가 어찌나 듣기 좋던지....네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으니, 드문드문 모르는 글자가 나오면 물어보기도 하면서 책을 읽어주던 네 모습을 보고 있자니 아픈 몸이 다 낫는 것 같았어.

 

오늘 엄마는 네가 크면 어떤 책들을 골라주어야 할까 생각하게 되었어. 엄마가 읽은 책은 책벌레 선생님이 골라주신 책이야. 어떤 책은 엄마가 아주 오래 전에 읽었고, 어떤 책은 읽어본 적이 없더구나. 너와 같이 읽고 싶어서 동그라미 쳐놓은 책도 있고, 엄마가 먼저 읽어보려고 미리 사 놓은 책도 있어. 

 

이런 책들을 읽고 세상에 대해서 고민하고, 책을 쓴 작가는 왜 이 책을 썼을까 생각해보는 네 모습을 상상해보게 되네. 초등학교 고학년의 네 모습은 어떨까? 지금처럼 사랑스런 모습이겠지?  그때쯤이면 엄마와 네가 읽는 책이 많이 같아지겠지? 그때쯤이면, 너와 책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게 되겠지? 상상만으로도 기분 좋다.

 

오늘은 네가 좋아하는 스케치북과 그림물감, 색종이와 붓을 사주었더니 넌 정말 너무너무 행복해하더구나. 너와 동생이 함께 손바닥에 잔뜩 물감을 묻히고는 손도장을 찍고, 데칼코마니도 만들고....엄마의 지금 이순간이 행복한건 너희들이 있기 때문이야.

 

책벌레 선생님이 추천해주신 책은 지금까지 네가 읽던 책들과는 참 달라. 네가 보는 그림책들은 밝고 따뜻한 이야기만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잖니? 네가 좋아하는 공주님들도 많이 나오고... 그렇지만, 세상은 그렇게 아름다운 것만은 아니라는 걸 너도 서서히 알아가게 될거야. 세상은 왕자님과 공주님만 등장하는 동화속이 아니라는 것을....

 

책벌레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시네.

초등하교 고학년이라면 재미있는 책만 읽으면 안 되고 자기에게 도움이 되는 책도 읽어야 한다고.

또 자기 자신을 사랑하도록 만드는 책을 읽어야 한다고. 누가 뭐래도 나는 세상에서 하나뿐인 귀한 존재이고, 나만의 개성을 살려 나가겠다는 의지를 심어주는 책을 읽어야 한다고.

그리고,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는 책과 세상일에 관심을 갖게 해주는 책을 읽어야 한다고.

 

어떻게 책을 읽는게 좋을까? 이건 엄마도 기억해두어야겠어.

여러가지 분야를 골고루 읽어야 한대. 천천히 읽으면서 지은이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귀를 기울여야겠지? 어려운 낱말이 나오면 꼭 사전을 찾아봐.  한 권의 책이라도 꼼꼼히 읽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책벌레 선생님이 귀뜸해주시네. 사실은 엄마도 잘 지키지 못하는 게 있구나. 지금부터라도 고치도록 노력해볼게.

 

책벌레 선생님이 초등학교 언니오빠들에게 이야기 하는 것처럼 책을 쓰셔서, 엄마도 너에게 말하는 것처럼 써보았어. 엄마처럼 책을 읽고 나서 생각을 정리하는 것도 책읽기의 좋은 방법이야. 엄마는 오늘 이 책 덕분에 너에게 편지를 쓰게 되었네.

 

언제가 너는 엄마가 쓴 독후감들을 읽어보겠지?

아마 엄마가 너에게 쓴 이 글도 보게 되겠지? 사랑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샤갈의 아라비안 나이트
리처드 F. 버턴 지음, 김원중.이명 옮김, 마르크 샤갈 그림 / 세미콜론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샤갈'의 아라비안 나이트라는 타이틀 때문에 단숨에 선택했다. 그림의 첫느낌은 몽환적이다. 그리고, 목차는 낯설다.

물론 네이버의 백과사전에 의하면 아라비안 나이트는 총 280여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으니 샤갈이 고른 줄거리가 낯선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아라비안나이틀 정식으로 읽어본 기억이 없다.  기억나는 이야기가 있다면, 만화영화로 접한 '신밧드의 모험',  '40인의 도적과 알리바바', '알라딘과 요술램프'정도이다. 샤갈은 또 어떤가? 김춘수 시인의 시제목 덕분에 너무나 친숙한 화가이다.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덕분에, 또 이전에 자주 가던 카페의 이름이 '샤갈의 눈 내리는 마을'이었다는 이유만으로 나에게 샤갈은 친숙한 이름이다.

 그러나, 거기까지이다. 책을 통해서 그가 비교적 요즘 시대의 화가란 것을 알았다. 다시 한 번 검색을 이용해서 샤갈의 그림들을 보았다. 샤갈의 그림은 어딘지 몽상적이기도, 몽환적이기도 한, 현실의 눈으로 보자면 한 쪽으로 벗어난 그런 그림이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샤갈도, 아라비안 나이트도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너무나 익숙한 이름이어서, 책이어서 나도 모르게 잘 알고 있다는 착각을 했다.

 

우리의 옛이야기들은 대체로 권선징악의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계모에게 구박받던 콩쥐가 나중엔 잘 된다던지, 다리를 다친 제비를 고쳐주었더니 제비가 박씨를 물고 와 보은을 했다던 착한 흥부이야기라든지...

 

샤갈이 판화로 표현한 그림과 이야기는 우리의 옛이야기와는 사뭇 다르다. 거기에는 딱히 권선징악이라고 결론짓기에는 애매한 구석이 있다. 일천일하고 하룻밤을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 이야기를 꾸려나가야 했던 화자 셰에라자드 왕비의 절박함과 그녀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샤리아르왕의 호기심과 궁금증을 유발해야 했던 이야기이니 권선징악의 단순구조로는 3년여의 긴 세월을 견뎌낼 수 없었을 것이다.

 

재미있는 일일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이야기는 'to be continued'이며, 한 번 이야기에 빠지면 다음이 궁금해서 뒷 페이지를 얼른 넘기게 된다.

 

이야기는 총 4편 "흑단마" "바다의 여인 줄나르와 아들 바드르 바심 왕" "어부 압둘라와 인어 압둘라" "카마르 알 자민과 보석상의 아내" 이다.

이야기 구조는 복잡하며, 이런 이야기가 그 옛날에 씌여졌단말이야? 라며 의구심을 품게 된다. 인간의 본성을 들여다 보는 듯한 이야기. 그리고, 우리와는 다른 문화의 이야기는 역시 다르구나 라고 느끼게 되는 가치관의 차이 등을 발견하게 된다.

예를 들자면, 한 번도 보지 못한 여인의 아름다움을 우연히 들었을 뿐인데도 사랑에 빠져 버린 바심왕이 그녀를 만나게 되는 부분이다. 그녀의 아름다움은 세상의 것이 아닌듯 황홀하지만, 그 아버지의 안하무인을 그대로 닮은 듯한 그녀가 바심왕을 사람에서 '새'로 만들어 버리고, 이로 인해 숱한 고초를 겪은 뒤 사람이 된 바심왕은 그녀를 부인으로 받아들인다는 부분은 역시 문화의 차이는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글 어디에도 그녀가 그에게 미안해하더라는 부분도 없고 그녀를 용서했다는 구절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도 당연하게 그들은 결혼을 하여 행복하게 살았더라는 구조는 아무래도 생소하다.

 

이래서, 다른 문화권의 문학을 접하는 즐거움이 있다. 나와는 다른 사고의 틀에서 살아가는 사람을 우리가 어디서 만날 수 있겠는가? 또한, 어부 압둘라와 인어 압둘라는 우리의 토끼와 거북이를 생각나게 한다. 아니 인어공주가 더 유사한가? 다른 듯 닮은 이야기, 닮은 듯 다른 이야기를 만났다. 아쉬운 점은 예나 지금이나 이쁘고 잘생기고 봐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젊음의 탄생 (반양장) - 대학 2.0 시대, 내 젊음 업그레이드 프로젝트
이어령 지음 / 생각의나무 / 200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완전 매료된 문장을 먼저 적어본다.

같은 방향으로 달려야 하는 좁은 골목에서는 오직 선두에 선 자만이 우승자가 됩니다. 잘해야 금은동 메달리스트만이 승리자의 시상대에 설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늘처럼 열린 공간에서는 모두가 각자 원하는 방향으로 날 수 있습니다. 360명이 360도의 다른 방향으로 달리면 360명 모두가 일등이 될 수 있지요. 그것이야말로 '넘버 원'이 아니라 '온리 원'의 독창성을 확증하는 경주입니다.<p.24>

얼마전 어느 일간신문에서 이어령교수님이 서울대 입학생에게 고한 기사의 내용을 인상깊게  읽었다. 스쳐지나가기 마련인 기사인데도 첫 문장부터 시선을 끌어당기는 힘이 대단했다. 두 장여의 신문기사 내용을 꼼꼼히 읽으면서 감탄했었다. 

나는 대학을 갓 입학한 스무살도 아니고, 사회에 첫 발을 내밀어야 하는 대학 졸업반도 아니다. 그렇다고 직장의 신입생도 아니다. 이제 곧 웬만해서는 세상사에 미혹되지 않는다는 불혹을 코앞에 둔 주부이자 아줌마이다. 고로 내가 이 책을 읽을 이유는 - 표면상으로 보자면 -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아마도 엄청난 후회를 했을 것이다.

올해 76세라는 이 분의 카리스마와 열정이 책 속 가득 뿜어져 나온다. 메모지와 볼펜을 책의 맨뒷페이지에 꽂아두며 책을 읽었다. 적어놓고 싶은 구절이 너무나 많았다. 가슴깊이 새기고 싶은 문장도 너무나 많았다.  

요즘의 젊은이들은 참 좋겠다. 이런 멋진 인생의 로드맵을 제시해주는 책을 만나니 말이다. 그리고, 아쉬웠다.  이 책을 읽는 지금의 내 나이가 스무살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인생을 살아온 노교수의 글은 살아서 꿈틀거리는 것 같다. 내가 살아보니 이렇더라며 꼬장꼬장하게 훈수하는 그런류의 글과는 차원이 다른 그 어떤 것. 이제 청년이 되는 이 땅의 젊은이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을 참 멋지게도, 감히 따라가지 못할 지식과 지혜로 가득찬 글들은 정말이지 찬사에 찬사의 글로 리뷰를 쓰고 싶은 심정뿐이다. 

나는 지금의 내 나이가 참 좋다. 예전엔 머뭇거리며 하지 못했던 감사의 말도, 이젠 진심으로 할 수 있을만큼 삶에 여유도 생겼다. 이전엔 세상을 비판적이고 날까롭게 보았던 시선도 많이 부드러워졌다. 감사할 일도 많아졌다. 그렇지만, 뭔가 안정적인 것에 자꾸만 안주하게 되더라는 것은 그만큼 젊음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책 속에서처럼 배부르고 등 따슨 것에 점점 익숙해져가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젊다는 것의 특권은 아마도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기회의 장이며 어떤 것도 이룬 것이 없다는 불완전함일 것이다. 불완전하다는 것, 깨지기 쉬울 만큼 여려서 감성적일 수도, 불같이 뜨거울 수도 있는 시기. 눈물 흘리는 모습도 밉지 않고, 그 눈물 쓰윽 닦고 다시 뛰는 모습은 더 아름다운 시기. 바로 청년의 모습이다. 돌아보면 그 시절은 그래서 아름답다. 순간처럼 짧기 때문에 그 시절이 더 그립고 아름다운지도 모르겠다. 그때는 왜 몰랐을까?  

도전하는 삶은 아름답다. 실패해도 아름답다. 이미 최선을 다했으므로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실패도 용서가 되는 유일한 시기가 젊음, 바로 그 때라는 것을 나는 이제 안다. 진작에 알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젊음은 로또 복권처럼 뽑는 것이 아닙니다. 젊음에서 방황이 용서되는 이유, 엎어져 무릎을 깨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기회와, 그 상처에서 더 신선한 새살이 돋아나는 행운 - 이 모든 것은 생명가라는 개미구멍의 기점을 잃지 않을 때에만 가능한 것입니다. 자, 이제 어지러운 곡선 사이에서 곧게 뻗은 직선을 다시 한번 눈여겨 보시기 바랍니다. 곡선이 직선으로 이어지는 마음의 지도와 같은 여러분의 대학은 방황이 용서되는 유일한 성역이며, 동시에 분명한 목표를 가르펴 주는 화살표입니다. <p.82>

교수님의 글을 읽으면서 방황했고, 좌절했던 내 20대를 생각한다. 그때 날 잡아주던 멘토가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과, 그렇게 실패하고 좌절했던 삶이 없었다면 나는 지금 어떤 모습이었을까도 생각해본다.  

백발 성성한 분도 이렇게 열정적이신데, - 사실 웬만한 젊은이보다 더 젊은이다우시다 - 훨씬 젊은 나는? 하며 자기반성을 하게 된다. 그리고, 신발끈 바싹 조여 매고 달려보아야겠다. 아직 난 죽지 않았어~ 하면서 말이다.
 

아, 다시 대학가고 싶다. 

 <주옥같은 문장들> 

여러분은 다양성과 개방성 그리고 자율성의 새로운 기류 위에 뜬 대학생들입니다. 이제 자유롭게 자신의 힘으로 날아야 할 때가 온 것이지요. 뜨는 것은 바깥의 힘에 의한 것이지만 나는 것은 자체 동력에 의한 것입니다. 그리고 나는 것은 바람 탓을 하지 않습니다. 이제부터는 부모 탓, 사회 탓, 정치 탓, 아무리 탓을 해도 통하지 않습니다. <p.25>

연필처럼 유연한 사고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고정관념을, 편견을, 그리고 일상성에 토대를 둔 도구적 사고를 지울 수 있는 하나의 지우개. 연필과 함께 붙어 있는 지우개. 이것이 앞으로 다가오는 젊은이들이 필요로 하게 될 새로운 사고의 틀일 것입니다.<p.154>

조금은 문법에서 어긋나고 철자가 맞지 않아도 상관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것이 나의 삶을 조금이라도 놀랍게 할 수 있는 것이라면 그만한 일탈은 젊음의 이름으로 용서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p.161> 

여러 짐들 가운데 유독 유리컵 아이콘에 X표를 칠한 'FRAGILE'의 빨간 꼬리표를 단 짐짝들이 있습니다. 그것이 이 지구호의 짐칸에 실린 인간의 모습인 것입니다. 다른 생물들은 큰 것이든 작은 것이든 다 제 나름대로 앞가림을 하고 살아갑니다. 그런데 유독 인간만이 의사가 업이는 생명을 부지하기 어려운 요주의 꼬리표가 달인 유리 그릇인 것입니다. <p.164>

과학적인 분석ㅇ르 통해 보면 뒝벌Bumble bee의 몸체는 절대로 날 수가 없는 구조라고 합니다. 퉁퉁한 몸집에 비해 날개가 너무 작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수탉은 어디로 보나 날 수 있는 조건을 모두 갖추었지만 실제로 날지는 못합니다. 뒝벌이 날아다니며 꿀벌을 따올 때 수탉은 벌레를 쪼아 먹으며 네발 달린 짐승처럼 걸어 다닐 뿐입니다.  대학의 젊은이들은 더 이상 닭이 아니라 뒝벌이어야 합니다. 리얼리즘과 실증주의에 머물지 말고 한걸음 더 나아가야만 역설적이게도 진정한 '삶의 리얼리티'를 획득할 수 있는 것입니다.<p.229>

 

러분 대학생들은 세계는 동과 서의 지역에 따라서 각기 다른 로컬문화가 있다는 것과 그것을 넘어선 지구 규모의 글로벌 문화가 있다는 사실을 서로 다른 별모양에서 확인하고 새롭게 인식하지는 것이지요. <p.23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퀴즈 지식사냥 - 과학.자연 - 1000가지 퀴즈로 만나는 아주 특별한 백과사전
클리브 기포드 외 지음, 박명옥 엮음 / 청림아이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신기하고 다양한 그림이 무궁무진하게 나오는 그림책.  6살인 누나와 4살인 동생 사이에 싸움이 났다. 서로 보겠다고 난리다. 누나는 유심히 그림을 보고 싶고, 동생은 뒷페이지의 그림을 확인하고 싶어서 실랑이가 벌어진다.

 

우리 아이들이 처음보는 그림들도 꽤 등장한다. 파리 같은 작은 곤충을 잡아먹는 낭상엽식물에 오래 시선이 머문다. 해양생물학자가 이상한 기구를 들고 바닷속을 헤엄치는 장면이나, 농부가 소에게서 우유를 짜내는 모습에선 여러가지 질문이 쏟아진다. 우리 아이들의 눈에 가장 이상했던 건 '라이카'. 우주에 최초로 간 '라이카'라는 개의 모습은 아무리 봐도 신기한 모양이다. 별들을 이으면 그림이 된다는 사실도 처음 안우리집 꼬맹이들은 독수리, 전갈, 말 등을 확인한다. 병원과 인체의 모습은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 모양이다.

 

얼마전 중국에서 일어난 지진의 모습이 신문에 실렸다. 집이 무너지고 사람들이 다치는 모습을 본다. '이런 게 지진이야.' 라는 내 말에 아이는 '왜 지진이 일어나는데?'라고 묻는다. '응, 왜냐하면 땅 속은 계란 노른자처럼 말랑말랑한 빨간 물이 있는데, 엄청 뜨겁대. 이게 부글부글 끓어 넘쳐서 땅 위로 올라오면....아니다. 이건 화산 폭발인데...그러니까, 그게 아니고... 그 빨간 물이 부글부글 끓으면, 땅과 빨간 물 사이에 있는 게 흔들려. 그러면 땅 위도 흔들려서, 집도 무너지고 도로도 없어지고, 길도, 산도 무너지는 거야.' 지진을 설명하는데 이렇게 진땀을 뺄 줄이야. 나의 대답이 맞는지 자신이 없다. 아직은 아이가 내 대답이 맞는지 틀리는지를 구별하지 못하는게 그나마 다행이다. 책에서 지진을 보고 아이는 신문 속의 사진을 기억해낸다.

 

나는 아무래도 책읽기에서 편식을 하는 편이다. 소설 읽기를 줄여도 내 독서량의 50%이상이다. 아이에게도 그림책을 많이 읽힌다. 그러다보니 소홀하게 되는 부분이 바로 자연이나 과학, 수학 같은 부분이다. 사줘도 아이들끼리 읽으라고 하는 편이다. 그런데,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책이 자연관찰시리즈 책이다. 아이들에겐 스토리보다 동물이야기, 바다속이야기, 식물이야기, 우리의 몸 이야기....같은 것이 더 흥미가 있는 모양이다.

 

이 책은 어느 한 분야를 깊이 있게 들어가는 책은 아니다. 세상의 궁금한 과학, 자연의 이야기를 얇고 넓게 보여준다. 아이들이 흥미를 끌 수 있는 모든 것이 나온다.

 

우리집 아이들은 아직 어려서 퀴즈를 하기에는 버거운 감이 있지만, 초등학생 아이가 있다면 온가족이 퀴즈를 내고 맞춘다면 보람차고 즐거운 한 때를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자, TV를 끄고 아버지가 아이에게 질문을 하자. 또는 아이가 엄마에게 질문을 하자. 상식도 쌓고, 아이와 부모가 가까워질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