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곳에서 사랑을 배웠다 - 희망과 치유의 티베트.인도 순례기
정희재 지음 / 샘터사 / 2006년 1월
평점 :
절판


1.
낯설은 이름, 현학적인 제목. 책을 접하고도 그냥, 많이 팔리도록 그럴듯한 이름을 붙였겠지 생각했다. 그래서 손을 잡고 몇번이나 살포시 내려 놓았다. 그리고 그의 제목을 몇 번이고 되내이면서, '설마', '설마'라고 다가가기를 주저했다.

'사랑' 이 정체는 무엇이기에 지은이는 그곳에 이를 배웠다고 자신있게 ʼn?있나. 그곳이 남들이 가지 않은 곳도 아니고, 수 많은 사람들이 갔다와서 이야기를 들려준다. 사진을 보여준다. 사람 사는 곳이 뭐 별다른게 있겠나 싶기도 하고, 헬레나-호지라는 이가 말하지 않았던가. '라다크'는 너무 빨리 흡수되고 있다고. 설사 그가 본 것이 기이하다해도 과연 물질 앞에 자유로울 수가 있는가. 수 많은 이들이 손한번 내밀고 돈을 달라고 하지 않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은이의 여행은 특별하다. 나는 노작가의 관광버스를 타고 남의 풍물 시장을 돌 듯 하고 돌아와서는 전부 다 아는냥 떠드는 것 보다. 스스로를 낮추고 낮추고 그래서 땟국물이 흐르는 그들의 삶속으로 들어가는 이런 여행이 더 맛깔스럽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여행자 스스로 고통을 짊어져야 한다. 하지만 이게 고통이라고 인지하고서 발을 뺀다면, 여행은 끝이 난다.

2.
사는게 무엇인가? 여행이란 무엇인가? 낯설음과 같음은 무엇이 같고 다른가?

지은이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때론 우리 이웃 같아 마음 아프고, 우리 지난날 이야기라서 더 절실하고, 지구상에 이렇게 가슴 아픈체 살아가고 있다는 것에 슬프다. 하지만 내 슬픔은 감상이고 그들의 슬픔은 현실이다. 무어라 말 해야 하는가? 그건 하나. 그들을 이해하고 그와 내가 다르지 않음에 나누는 것 뿐. 하지만 내 마음은 급하나 내 몸이 느리니, 나는 알고서도 더 행하지 榜?죄를 쌓고 있다.

지은이는 젊어서 혹은 돈이 많아 낯선 곳을 동물원 구경하듯 다니지 않는다. 누군가 다가와 '초콜렛 초콜렛'하면 달라붙는 아이가 귀찮아 선심스듯 던져 주지 않는다. 그는 그들이 게으르거나 천성이 되먹지 않는다고 쉬이 말하지 않는다. 그는 내가 스쳐 지나간 아픔을 보고 보듬는 아름다운 눈과 손을 가지고 있다.

누가 누구를 구원하거나 도움을 받는 경우는 없다. 사람은 서로 품고 사는 것이다. 내 물질적 풍요를 나누면 상대방은 내게 정신적 여유로움을 건낸다. 사람은 물질적 소유에 의지해 살 수도 없고, 정신적 풍요로움에 의해서 살 수도 없다. 어느 노학자가 말했듯이 '새들은 두개의 날개로 난다'는 말은 사상이나 이념에 한정하는 말이 아닐 것이다.

3.
새삼스레 그곳이 그리워진다. 그리고 지은이를 닮고 싶다. 그의 행위가 무모하고 그의 발이 낯선곳을 쫓아다니고 별빛 속에 잠자더라도 그를 따라걷고 싶다. 그는 내게 수 많은 이야기를 들려 줄 듯 하고 그 이야기는 t.v화면으로는 다가오지 않는다. 그의 몸에 짙게 베여있기에. 오늘 밤 어디에 가면 그를 만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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