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으로 피기보다 새가 되어 날아가리 - 거상 김만덕
정창권 지음 / 푸른숲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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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급하다.
김만덕의 인물에 대한 차분한 성찰이라기보다 '이런 이도 있는데, 왜 우리는 여태 몰랐나?'라며 혀를 차며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직 가라앉지 않은 흥분된 글쓰기는 김만덕의 생애를 담아내지 못하고, 일화성 이야기만 몇 가지 건져 올린다. 어떻게 무엇을 하며 돈 벌었는가에 대한 답변만 보아도 충분히 알 수가 있다. 즉 삶의 가장 극적인(?) 순간이라 할 수 있는 장면만 대화체로 엮에 낸다. 묘사는 역사 속에 잠겼다.

"현재로서는 만덕의 독특한 장사 수완에 대해 정확히 알 길이 없다. 다만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시세에 따라 물가의 높낮이를 잘 짐작하여 사고팔기를 계속했다는 체제공의 기록과 또 갖가지 물건을 벌여놓고 짧은 시간 내에 사고 팔기를 거듭했던 당시 상인들의 장사법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유추해 볼 수 있을 뿐이다."

사실과 허구사이

지은이의 연출력은 단순하다. 그리고 기록이 없다는 변명으로 갈무리 한다. 즉 또하나의 장금이가 태어나기에는 힘겨워 보인다. 그의 장사수완은 알려지지 않았고 지은이의 장사수완은 바닥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여기에 장사 수완의 시시비비를 굳이 가리지 않는다.

손자는 병법에 이렇게 말했다.

지는 싸움은 전장에서 승리를 갈구하고, 이기는 싸움은 이겨놓고 싸운다. 즉슨 지은이에 그려진 김만덕의 상술은 지는 싸움으로 보여진다. 적어도 내 눈에는... 그리고 그의 자세는 겁모르고 날 뛰는 닭과 닮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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