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내려놓고자 합니다.... | 人生 2005/11/13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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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번 느끼지만 사람의 일은 항상 어렵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주관이 있습니다.

 그점은 제게도 소중하지만 권작가님께도 그것은 더 소중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서로 일면식도 없는 두사람의 생각과 주관은 가끔 서로를 이해시키지 못하고, 때로는 필요이상의 갈등과 충돌을 불러오기도 합니다..

 저는 이번일을 대하는 저와 권작가님의 입장도 그랬다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에 대해 처음부터 제가 견지했던 입장은 "사회적 인정" 이라는 것은 항상 그것에 부합하는 책임이 따른다는 것 이었습니다, 때문에 저는 이 문제를 처음부터 저작권의 문제로 생각하지 않았고, 다만 그것은 많은 독자들로부터 사랑받는 저명작가라는 위치에서, "규범적 판단" 이전에 행해져야 할 치열하고 엄격한 "자기검열"의 문제라고 여겼습니다.   

 그래서 제게는 제 개인에대한 권작가님의 사과여부는 처음부터 문제의 본질이 아니었던 것 입니다.

 그러나 권작가님께서는 저와는 달리 글을 쓰시는 분으로서의 관점이 계셨고, 또 그런 권작가님의 관점에서 볼 때는 글의 "원저자"인 저에 대한 양해가 가장 우선적인 것이라고 여기셨던 것 같습니다. 

때문에 이일에 대해서 권작가님께서는 "일차적으로는 권작가님과 저의 문제"로, 저는 "권작가님과 독자"간의 문제로 보면서 처음부터 입장이 갈라졌고, 이렇게 미묘한 두 관점의 차이가 서로가 원치않는 방향으로 에스컬레이트되어 결국 많은 분들께 걱정거리를 남겨드리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이번 주말에 권작가님과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대화에서 전업작가가 아닌 사람은 쉽게 짐작 할 수 없는 권작가님의 깊은 고뇌과 아울러 한사람의 자연인으로서의 인간적 고민의 일단을 경청 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제가 미봉책으로 여겼던 "4 판부터 책에 출처를 명기하겠다는 입장"을 권작가님께서는 왜 굳이 이 문제의 해법으로 여기셨는지를 충분히 이해했고, 아울러 그후에는 독자분들께도 적절한 해명을 하실 준비가 되어 있었음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아울러 권작가님도 "그것보다는 작가적 양식에 입각한 자기견책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저의 뜻에 대해서 충분한 공감과 이해를 표시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권작가님께서 지난 금요일에 밝히신 "유감표명"에 담긴 진정성을 이해하고, 이제 그것을 "소중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받아들이면서, 권작가님께서 어렵게 내미신 그 손을 늦게나마 기꺼이 마주 잡고자 합니다...

 곱고 아름다운 가을에..

 때아닌 폭풍우가 매섭게 휘몰아치고, 그로인해 많은 분들께 걱정을 끼쳐드린 것에 부끄러움이 앞서지만, 그래도 지금은 내려놓음으로서 평화를 얻을 수 있다는 "下心" 이라는 말의 의미가 제 마음속에 새삼 깊이 와닿습니다...

 p/s : 제가 이 문제를 여기서 이렇게 "내리는 것"은, 하나의 어이없는 해프닝처럼 그저 쉽게 "물러섬"이 아니라, 제 나름대로 "사건이 아닌 사람"에 대한 깊은 고려와 인간적 고뇌가 있었음을 이해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아울러 이 문제를 같이 고민하시는 저의 좋은 이웃과 너그러운 친구 분들께도 저와 같은 마음으로 거리에 쌓이는 낙엽처럼 이 문제를 이곳에다 그대로 소복히 내려놓아 주시기를 감히 청하고자 합니다...    

       그동안 이일로 인해 걱정을 끼쳐드린 많은 분들께 깊은 감사와 사과를 드립니다.......

 2005.11. 13  박경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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