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땅에 역사가 없다하랴.
오늘이 하늘이 열린날이라 하여, 일명 노는날이다. 하늘이 열림에 대해, 우리 민족 정체성을 알지 못하고, 단지 밖으로 단풍 구경을 가는 것이 좋은 일일까? 어릴 때, 과연 누구를 존경해야할까 고민한 적이 있다. 내가 아는 조선 가운데는 존경할 위인이 없는데 반해 나라밖에는 수없이 많더이다. 나는, 우린 민족에 사람이 없음에...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책을 접하고, 이야기를 듣고나서 조금씩 알았다. 우리 조선 중에도 훌륭하신 분들이 많다고. 우리 조선이 어떻게 살았는가에 대해서... 나는 점점 조선을 만날 수록 의문이 생겼다. 예전에는 이렇지 않았는데, 왜 지금은 남을 불신하고, 제로섬 게임에 빠져들까라고... 그건, 하나였다. 자신의 정체성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역사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역사를 똑바로 보는 공부를 하면서 부터 나는 우리 조선들이 어떻게 살았는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가를 알게되었다. 김산호씨는 그의 책에서 우리 조선, 동이족을 중국 사람이 이렇게 불렀다고 했다. (맨 아래 참조) |
들어가는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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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쥬신제국사
1960?년대 라이파이로 이름을 알린 만화가, 김산호씨가 만년에 동이족에 대한 열정으로 그린 서사극화체이다. 지은이는 한단고기와 규원사화를 많이 참고한 듯 하며, 그에 대한 따라가기를 충실히 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값진 것은 우리 역사에 대해 쉽게 접근하는 계기를 마련해 준 것이다. 서사극화체를 통해서, 국사 교사보다 더 쉽게, 재미나게 우리 상고사를 접근해 갈 수가 있으며, 민족적 자부심과 정체성을 가질 수가 있다. 하지만 높은 책값과 형편없는 국가의 도서관 정책으로 인해 이 책은 10년이 되기 전에 품절이거나 절판이 되어버린 상태. 아울러 높은 가격을 가계의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
책값을 깍든지, 도서관에 꽂아두던지 |
한단고기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누구보다 우리 상고사와 친일파에 대해 높은 열정을 보이신분. 얼마전에 뉴스를 듣고 놀란건, 그의 부친이 친일파였지만 숨기지 않았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학계는 이병도와 정인보의 갈래로 나누어진 듯 한데. 그렇다면 지은이는 아마 정인보의 계열(단순 이분법적인 도식의 한계는 있음) 그는 무엇보다 우리 상고사에 대한 열정을 토해냈으며, 그로 인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기에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다고 전해드립니다. |
아직도 나는 이 책이 좋다 |
잃어버린 역사를 찾아서
참,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제목?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는 패러디를 달고 있지만 내용은 무지 충실한 책, 일제가 얼마나 우리 역사를 왜곡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는지를 실감할 수 있는 책, 일제 시대 이전에 우리 집집마다 역사책이 한권씩은 전해내려오고 있었다 하니, 과연 우리 민족의 정체성과 단결성이 어디에서 나오는지는 짐작이 갈 듯. 하지만 일제의 역사책 수거.불살라 버리고 나서 이어진 민족 말살 정책, 한국 전쟁, 잘 살아보세라는 헤게모니는 민족적 정체성을 땅에 묻는 어이없는 일을 만들어 버렸다. 무엇보다 『잃어버린 역사를 찾아서』에는 이병도의 자리가 나오고, 규원사가가 수록되어 있어 좋다. 「규원사화」는 다소 도교적인 냄새가 나지만 건국신화도 담겨 있어 새겨 볼만!! |
보물같은 책. 정말 지은이 자료수집이 대단하다 |
단재 신채호
아와 비아의 투쟁으로 본 역사학자, 철저한 독립운동가 등으로 알려진 단재 신채호. 아직 상고사는 읽지 못했음. 다음에~~~... |
그의 소설, 『꿈하늘』만 읽어보았음. 지리산 삼성궁에 가서, 잘난체하다 혼난기억. 아~~ |
비류백제와 일본의 기원
방송에서 장보고를 중심으로 한 드라마를 반영한 적이 있는데, 이 책은 장보고가 활동한 무대가 남쪽 바다 청해진이 아닌 중국의 신라방이라는 곳으로 밝힌다. 그는 백제의 땅이 전라도가 아닌 중국에 있었다는 사실적 증거를 통해 학게를 뒤집어 놓았지만, 학계에서는 우리편이 아니다라고 나몰라라 함. 그의 전공은 농업. 『비류백제와 일본의 기원』을 통해 백제의 위치와 일본의 기원을 설명하고 있음. |
읽어야 하는데, 생각만 하고 있음....ㅜㅜ |
실크로드학
그의 책 소 걸음으로 천리를 간다를 통해 처음 만났음. 실크로드에 대한 무한한 관심과 아랍어 등을 구사하는 비범한 능력을 가진 인물. 당대에, 우리 나라에 이런 사람이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표해야 함. 그는 실크로드의 선이 중국에서 돌아가는 것이 아닌 우리나라까지라 금 긋기를 한다. 우리는 자의든 타의든 처음 배웠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데 반해, 그는 홀로 힘겨운 싸움을 통해 민족의 우수성과 수천년 전의 비단길을 복원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읽기에는 상당히 힘겨움. 학문서로 취급해야 할 듯. 그렇지만 서재에는 꼭 꽂아두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지는 책. |
학문서로써 접근. 내가 읽기에는 벅차다. 휴~~ |
동이족
설문(設文)에 보면, 대개 땅에 있는 사람들이 자못 순리의 성품이 있다 하나, 오직 동이는 큰 것을 다르니 대인이다. 이(夷)의 풍속이 인자하니, 인자한 자는 오래 살므로 군자가 죽지 않는 나라이다. 그 곳은 하늘도 크고 땅도 크며 사람 또한 크니, 크다(大)는 것도 사람의 형상을 본 뜻 것이다. |
『대쥬신제국사』 1권 참고 |
옛날에 못생긴 오리가 살고 있었다. 그는 같은 오리 속에서 구박 받으며 하루하루를 보내곤 했다. 하지만 아무도 그에게 너는 나중에 크면 하얀 새(白鳥)가 될꺼야라고 알려주지 않았다. 하지만 스스로 오리와는 다르다는 것을 알고 크게 날개짓을 했다.
그 누구도 우리 민족에 대해, '너희 나라는 깊은 역사와 인자함과 도덕성을 겸비한 나라이다.'이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우리 스스로 우리 역사에 대한 탐구와 공부, 자부심을 가지지 않고서는 오리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일제는 반세기 전에 분명 우리나라에서 물러갔다. 미국은 저 너머에 있다. 하지만 물리적 거리와 시간적 거리를 떠나, 그들은 아직도 우리의 정신을 흔드는 것이 아닌지 고민을 해 볼 지어다.
일제가 거둔 약 20만권의 서책, 미국이 무차별적으로 뿌리는 이미지와 상품성은 우리 민족에 대한 정체성을 잃게 하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단풍이 곱다고 밖으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하늘이 열렸다고 우리 역사를 한번 돌아보는 계기로 만드는 것도 좋으리라.
추신 : 개천절에 어디 나갈때 없으니, 온갖 생각이 다 드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