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프로야구의 뒷골목, 암울한 인천
거꾸로 보는 프로야구 1편을 읽고...나머지는 어디에 있을까 궁금해서 인터넷을 뒤지고 뒤지다 끝내 찾아냈지요. 총4편으로 돼있더군요. 푸하저널이라는 사이트에 연재 되었던 것인데 그때(2년전) 여러 사이트에 복사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라네요.
다음은 푸하저널 사이트의 거꾸로 보는 프로야구 소개글입니다.
"모든 프로스포츠가 그러하지만 현재 한국 프로야구는 심각한 성적지상주의에 빠져있다.
이기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않는...
물론 선수협의회 탄압에도 수단과 방법은 가리지 않는다.
그러나 이기는 것보다 지는데 익숙한 선수들의 이름부터 만화에서 튀어나온듯한
프로야구팀이 있었으니 바로 삼미 슈퍼스타즈다. 꼴찌에게 갈채를...
지기위해 존재하는 것 같았던 팀 삼미슈퍼스타즈를 중심으로 한국프로야구를 회고해보자.
이 글은 많은 스포츠 게시판에도 옮겨져 큰 인기를 얻었다."
출처 : http://www.puha.co.kr/web/web2/s_ball2.html
거꾸로 보는 프로야구
제2편 - 화려한 프로야구의 뒷골목, 암울한 인천
박철순의 역투로 우승의 감격을 맛본 곰돌이 소년팬들이 알록달록 예쁜 야구모자, 앙증맞은 빨간 야구잠바를 입고 더할나위 없이 행복한 유년시절을 보내던 82년......
방망이를 거꾸로 잡고도 3할은 쳐낼듯이 투수들을 우롱하던 백인천에 열광하며 '게브랄티!!'를 외치던 청룡 소년 팬들이 야구라는 스포츠의 묘미를 한껏 느끼던 그때,,,
'청룡' 유일하게 영어를 사용하지 않은 야구팀이었다 어릴땐 라이언즈, 타이거즈가 이름이 멋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청룡'이 너무 이쁜 이름인 것 같다.
원년 최초의 바부 '이선희'를 탄생시켰지만, 역시 80년대의 팀으로 손색이 없는 '라이언즈' 소년팬들이 '우리에겐 우승뿐!!'을 외치던 바로 그때,,,
-참고- 이선희 - 아마 최고의 좌완 투수에서 원년 최초의 바부로 전락한 비운의 명투수. 프로야구사상 최고의 드라마틱 '홈런' 이었던 김유동의 그랜드슬램을 헌납한 비운의 주인공. 김유동은 그후 갈비집인가 물텀벙이집을 열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나, 이선희는 어떻게 되었는지... 제이~ 스치는 바람에~
이길때보다 질때가 많다고 부산의 자갈치 소년 야구팬들이 배부른 투정을 하고 있던 바로 그 순간에......
아따 거시기 머시냐 무등산 소년들이 김봉연-김성한-김준환의 홈런쇼에 열광하던 바로 같은 시각에 운명의 장난으로 6번에 1번을 간신히 이기던 컬트야구단,(후기리그에는 8번에 1번 이겼다....... 5승35패 -_-;) 삼미 슈퍼스타즈의 어린이 회원이 되었던 인천 소년들은 원더우먼 빤쓰를 연상시키는 야구 점퍼를 장롱속에 처박아 버린채 억센 팔자를 탓하며, 염세적인 소년시절을 보내게 된다.
82년, 삼미는 그후 17년이 걸려도 넘어서지 못한 아니 영원히 불가능할지도 모를 1할대 승률을 올리며 인천소년팬에게 지울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 삼미슈퍼스타즈 >
원년멤버 -
투 수 : 인호봉.김재현.감사용.오문현 포 수 : 최영환. (금광옥) 1 루수 : 조흥운. 김구길 2 루수 : 장정기. 이철성 3 루수 : 김무관. (장정기) 유격수 : 허운. 송경섭 좌익수 : 김호인. 박준영 중견수 : 양승관 우익수 : 김경남 지 명 : 금광옥 (선수 이름들도 하나같이 특이하다.)
전두환 대통령의 존나 멋진 강속구(?) 시구와 이종도의 드라마틱한 개막전 역전 만루홈런에 힘입어 대한민국 소년들은 프로야구에 완존히 매료되어버리고 만다. 이로인해 82년도에는 심각한 사회 문제가 대두되었다.
1. 어린이 취침시간의 급격한 변화
착한 어린이들은 9시에 잠자리에 들어주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뜨거운 열기속에 프로야구 야간경기가 실시됨에 따라 정확한 오리엔트 시계가 9시를 가리킴에도 아랑곳 없이 초등학생들이 귀가는 커녕, 야구장에서 그날의 스트레스를 그날에 풀고 있었다. 이로인해 어린이들의 정상적인 바이오리듬이 깨지고 학교생활 부적응이 심각할 지경에 이르렀다고 전해진다.
2. 어린이들의 사행심리 조장
야구경기 있는날이면 국민학생들은 승부결과에 대해 돈내기가 성행하여 심각할 지경에 이르렀다고 전해진다. 그래봐야 틀려도 안갚으면 고만.
3. 전국적 왕따현상
전국적으로 슈퍼스타즈 어린이회원들이 여타 어린이 회원들에게 개무시를 당하여 성장과정에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이들은 소년시절부터 동요보다는 조용필의 한오백년과 같은 성인가요를 즐겨부르는 등 심각한 조로현상을 보여주었다.
"아무렴~~그뤄취~~ 그러쿠우말구"
가슴을 시원하게 쓸어내려 주던 김유동의 한국시리즈 만루홈런, 물론 대구소년들의 염장을 질러버렸겠지. 이들과 함께 82년의 불후의 걸작 홈런으로 기억되는 이종도의 개막전 만루홈런 축포와 함께 프로야구는 진정 화려하게 개막했다.
슈퍼스타들의 첫출발도 순조로웠다. 첫경기에서 맞붙은 초호화진용의 삼성을 격파하고 만것이다. 끼야호~~
다만 그것이 82년에 슈퍼스타들이 라이온스에게 거둔 전체 승수의
딱 절반이었다. -_-++
슈퍼스타들한테 불의의.... 이런 제기랄~ 불의의 일격을 맞은 라이언즈는 곧 정신을 차리고 OB곰돌이와 선두다툼을 벌인다.
한국 프로야구의 꼭두새벽 82년 시즌의 라이벌은 곰돌이와 사자였다. 당시는 6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코리안시리즈라는 선물을 선사하기 위해 팀당 총80게임 가운데 40게임을 치르는 전기리그와 김용희를 위해 만들어놓은 올스타전 이후에 40게임을 치르는 후기리그로 구분했다.
그리고 양리그의 우승팀이 코리안시리즈를 벌였다.
프로야구 첫 챔피언을 위한 코리안시리즈에는 전기우승팀인 곰돌이들과 후기우승팀인 라이언즈가 진출했다. 전후기 통산승률에서는 OB가 1위였다.
삼성이 2위를 한 이유는 단 한가지, 슈퍼스타들에게 2패나 당했기 때문이었다....14승 2패 -_-; 이에 반해 OB는 16전 전승을 기록했다..... 이놈에 곰탱이들.

롯데의 간판타자 김용철이 쌕쌕 오렌지 주스 광고모델로 나올 때 명성으로 보나 뭘로 보나 자신이 봉봉 모델이 될걸로 언감생심 기대했던 김봉연의 홈런쇼에도 불구하고 해태는 얇은 선수층, 특히 투수진의 부족으로 말미암아 우승권과는 멀어진다.
다만 강호 롯데는 정신을 못차리고 알수없는 부진의 나락으로 떨어진다. 시즌전엔 삼....성하고 친하게 지낼줄 알았는데 시즌내내 삼....미하고 친하게 지낼줄은 아무도 생각을 못했다. 다만 김용희와 김용철.... 용용 부라더스의 방망이 쇼만이 관중들에게 즐거움을 주었다.
오비 곰탱이의 페넌트레이스를 이끌고 당시 최고의 마운드를 자랑하던 삼성 마운드와 홀로 맞짱뜨던 박철순이 전기리그에만 경악의 18승을 기록하는 동안 슈퍼스타들은 10승을 기록했다.
그들의 존재이유는 프로야구의 밑거름......
거름이라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확인 시켜준 후기리그였다. 아무도 부인하진 못하리라!! 그들로 인해 프로야구는 화려하게 꽃피었다는 사실을....
삼미는 후기리그에서 방어율 6.61을 기록하며, 그들의 경기를 찾은 야구팬들에게 방망이 쇼를 선사했다. 물론 방망이는 그들 것이 아니었지만. 각팀의 스타들이 홈런, 타점, 타격, 다승 부문의 상위를 차지했지만 평범한 스타와는 비교도 안되는 우리의 슈퍼스타들은 그까짓 개인기록은 우습게 알았는지 관심도 없었다.
다만 도루부문에서 80년대 최고의 발발이 김일권을 제치고 삼미의 조흥운이 도루1위를 기록했다. .......그럼머하나.....잔루인걸...
인천야구팬들은 좁은 지역주의를 넘어서 야구 자체를 즐기며 아무나 이기는 팀을 응원하기 시작했다. -_-;
어쨌거나 본인도 삼미를 제외한 다른 팀중에선 OB곰돌이가 라이언즈나 청룡보다 좋았다. 사실 삼미는 좋아했다기보다는 애증이 점철된 그냥 정때문에 같이 사는 부부같은 거였지만. 학다리 신경식의 포구나 유지훤(유지현이 아님)의 화려한
수비, 김광수의 귀여운 수비-_-; 김우열의 홈런쇼.
원년 최고의 해결사 양세종, 그리고 잊을 수 없는 박철순.

그리고 체형과는 어울리지 않던 교타자 윤동균. 그는 베어즈 선수란 당연히 곰돌이처럼 보여한다는 전통을 심었으며 이후 심정수-김동주로 이어지는 곰돌이 강타자 체형의 본이 되었다. 심지어는 용병도 곰으로 뽑았다. 우즈~
가을의 화려한 축제에 초대된 곰돌이와 사자 소년팬들. 초대되진 않았지만, 따라온 슈퍼스타즈 팬들의 환호속에 코리안 시리즈는 개막되었으며 시리즈 내내 버버버벅 거리던 김유동의 밤하늘을 가르던 만루홈런이 모든 소년들의 가슴속에 아로새겨지며 그렇게 82년 시즌이 끝났다.
슈퍼스타즈 소년들도 즐거웠다. 코리안 시리즈 내내. 비록 구경꾼이었지만 말이다.
전기리그 40게임중에 24게임 출장 18승을 올렸던 박철순은 후기리그의 혹사와 코리안시리즈의 무리한 등판으로 인해 우승의 영광은 누렸지만, 이와 함께 오랜 시간 악몽처럼 그를 괴롭히고 야구팬들을 애타게 했던 부상 또한 얻게 된다.
임당수에 다이빙한 청이처럼 우리들이 야구라는 멋진 세상에 눈뜨도록 혼신의 역투를 했던 소년시절의 영웅 박철순을 잊을 수 없다.
초창기 한국 프로야구사를 바꾸었을지도 모를 명투수는 그렇게 화려한 무대에서 내려와 자신과의 싸움을 십수년간 해야했다.
어린마음에 김영덕 감독을 디게 좋아했던 내 자신이 미워진다. 그땐 너무 어렸으니까......
작년 보스톤 감독이 김영덕이었다면 보스톤은 젤로 미운 양키즈를 누르고 월드시리즈에 올랐겠지...... 다만 페드로 마르티네즈의 선수생명과 맞바꾸고서... 말이야. 하지만 불사조는 이겨냈다........멋지게....다시 날아올랐다.
그는 불사조니까.
to be continued......
삼미 슈퍼스타즈 원년 어린이회원 푸하 기자 한재영
joendoe@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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