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엔진, 전쟁과 시장
김동춘 지음 / 창비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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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적인 해부는 내 몫..."]

미국의 엔진. 전쟁과 시장이라...
적어도 그랬다. 이미 '밀즈(c. w 밀즈)'를 통해 미국의 실체를 접근했다고 생각하는 내게, 지은이가 들려주는 전생과 시장이라는 단어는 밀즈의 후예가 아닐까라는 거미줄을 쳤다.

지은이는 이라크 침략 전쟁으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그리고 이라크 침략 전쟁의 우두머리인 미국 대통령이 부시와 그의 작패들인 무리들을...

"미군이 바그다드를 점령한 이후 미국의 의도를 가장 잘 보여주는 일련의 정책이 발표되었다. 2003년 5월 27일 럼스펠드는 "국영기업의 사유화를 장려하고 시장제도를 선호하는 인사로 구성된 체제를 수립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9월 19일 이라크점령군 통수권자인 브리며(Bremer)행정관은 '명령39조'를 통해 2백개에 달하는 이라크 국유기업을 사유화하며, 외국기업이 이에 대해 100% 소유권을 가질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후 미국은 2004년 1월 31일 처음으로 세개의 외국은행에 영업권을 내주었다. 과도통치위원회는 광산, 은행 등 모든 이라크산업체가 외국자본에 매각되면 외국자본은 이윤의 전부를 외국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미국언론은 이것을 새로운 '골드러시'라고 칭송하였고, 『이코노미스트』지는 새로운 '자본주의 드림'이라고 불렀다.(49쪽)"

전쟁이 행해진 다음에 벌어지는 일련의 사태를 가장 극명하게 들어낸 준 부분이 아니라 할 수가 없습니다. 미국의 경기가 어려우면 전쟁이 일어난다는 속설은 이미 증명되지 않은 사실입니다.

"오늘날 미국의 역사학자, 정치학자, 정책분석가들은 아주 편하게 이 모든 것을 미국의 실수라고만 말하고 있으며, 그들의 주장을 그대로 베끼는 미국 안팎의 주류 언론인이나 학자들은 그 주장을 온세계 사람들에게 전파하고 있다. (81쪽)"

우리에게 미국 민주주의는 무엇인가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진리와 현상의 본질에 대해 얼만 접근할 수 있는지 묻습니다. 북한에 대한 김정일의 독재는 코흘리개 아이들도 알지만 미국의 대통령의 세계 패권에 대한 헤게모니는 얼만간의 지식을 습득한 고학생이라도 쉽게 이해할 수가 있을까 의문입니다. 우리는 북한의 독재를 언론을 통해 보여진 이미지를 굳히지만 스스로에 대한 감찰을 하지 않기에, 굴뚝 청소부를 하고 나온 청소부처럼, 자기 얼굴을 보지 못하고 상대방의 얼굴만 보고 웃고 있습니다. 이미지의 허상이란게 무엇인가 생각해 보아야 할 듯 합니다.

"2000년 대선 당시 부시는 상대인 고어를 향해 '계급전쟁'을 선동하다고 공격했다. 하지만 『뉴욕타임즈』칼럼니스트 다우드(Maureen Dowd)는 부시를 '계급대통령'이라고 명명하면서 계급적 출신기반이 부시를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하였다. 그는 부자집 아들로 사립학교만 다니면서 세상에 자기 같은 사람들만 사는 것으로 알고 있는 부시가 어떻게 불평등의 바람직하지 않은 면을 교정하려고 노력할 수 있겠는가 하고 반문하고는, 부시는 자기가 속한 계급이 이길 수 있도록 자신의 적을 향해 계급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즉 부시행정부는 이라크하고만 전쟝을 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중산층과 가난한 자들과도 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213쪽)"

우리안의 파시즘이란 말을 어느 지은이가 썼습니다. 부시는 '계급 대통령'이라 비난을 합니다. 이는 나 아닌 다른이가 아닌 우리에게 스스로 물어야 합니다. 이는 단순한 계급적 층위로 나누기만 하는 것이 아닌 사회구조 속에 숨어 있는 지배계급의 헤게모니를 찾아내야 합니다. 사회에 대한 아무런 체험이 없이도 단 몇 글자 더 외워 판사가 되오 판단을 내리는 기계적 지식인과 상위 상위하면서, 서울의 중심에서 꼭대기에 올라 교육을 받고 정치에 입문한 그네들과 부시가 다르다는 것은, 없음이 다름일뿐입니다. 우리 안의 잣대를 어디에 두는가에 따라 부시는 악의 축이 될 수 있고, 우리의 면죄를 받을 수 있으며.... 혹은 부시마저 당연함으로 받아들일 수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에서 내 눈이 어디에 있는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은이의 눈은 나라대 나라로 보기 때문에 스스로에 대한 질문은, 이 책에서 살짝 비켜가고 있습니다.

전쟁 , 그 다음 혹은 그 이전에 벌어지는 군수 복합체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깊이 논하지 않고, 모범국가, 민주주의 최고의 실현국가, 나를 따르라 국가 등의 이미지를 업고 있는 미국이라는 나라는 언론에 의해 조작되었다. 즉 언론은 철저하게 자기검열을 하고 있으며(-정부와 언론과의 야합이 맺어져 있다. 혹은 언론은 알아서 기는 정책-자본주의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전략) 언론은 CNN이 걸프전 당시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뒤로 던져도 맞는다는 식의 보도를 통해 미국의 군사방위시스템이 110%끌어 올리고, 세계에 대해 선전포고를 부시 대신에 해 주었다. 그리고 지은이의 말을 빌리서, 이를 통해 다른 나라에 무기구입 압력을 넣는다는 식의 글쓰기입니다.(-하지만 패트이어트 미사일의 적중률은 무기구입이 끝난 뒤에, 신문에 자그마한 기사만 정정보도를 올렸다.)

즉, 지은이의 시선은 항상 한발짝 물러서 있다. IMF처럼, IMF의 구조조정의 실체에 대한 접근보다도, 구체적 실체없는 추상적 이미지 접근으로 머물러 서 있다. IMF의 구조적 실권자와 실체는 무엇이며, 근래의 진로 소주에 해나 매각에서 보여지듯이 수 백억의 차익을 그냥 날로 먹듯이 하는 다국적 기업에 대한 분명한 실체를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이는 『전쟁과 사회』에서 한국전쟁이 피해자에게 무엇이였냐는 접근 방식과 비슷하다고 보여집니다. 지은이의 글쓰기는 비판적인 목소리를 담고 있지만, 권력의 본질에 대한 구조적인 접근은 이루어지지 않음을 느낄 수가 있다. 리영희씨의 독한 글쓰기나 밀즈의 미 행정부에 대한 해부, 혹은 브레진스키의 넓은 시야 가운데 어느 것 하나 비교우위에 설 수 있는 것이 없다고 판단됩니다.

미국의 엔진이라고 불리는 전쟁과 시장, 즉 전쟁과 시장의 연관관계 그리고 이를 움직이는 실체와 그들의 헤게모니는 무엇인가에 대해, 앞으로 벌어질 지구촌의 양상은, 미국의 패권주의에 대한 대응 방안은 어떤 전략이 가능한가 등은 이 책이 너무 두꺼워서 인지 다 담지 못하고 있습니다. 소문난 잔치집에 먹을 것이 없다하더군요. 국맛이 싱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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