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하려 하여도 내 정신이 말짱하니 취할 수가 없구나..."]
언제부터인가 열화당이라는 이름만 보고도 책을 구하게 되었습니다. 열화당에 대한 집착은 언젠가 『까치』에 대한 집착과 같았습니다. 하지만 난 이제 『까치』의 책을 맹목적으로 추종을 하지 않습니다.
『열화당』의 도서가 상당히 좋다는 것을 알지만...
발레 이야기 하나, 이 책을 읽은지는 벌써 달포가 지났지만 리뷰를 올리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내가 발레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스바루』 때문입니다. 그 속 주인공인 스바루는 감옥 등을 오가며, 발레 전도사가 됩니다. 발레, 어쩌면 저렇게 취할 수가 있을까?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발레에 대해 빠질 만큼 사랑스러울 수가 있을까? 흔히들 사람들은 만화는 만화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이는 만화라는 것은 기존 사실을 바탕으로 한 사실주의가 아니라, 온갖 상상에서 억측으로 꾸며진 정말 공상+현실만화라고 생각합니다. 현실의 이야기를 하지만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모순 덩어리. 이런 덩어리로 보았다면 난, 발레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입니다. 아니 설령 모순 덩어리라 하더라도 스바루가 보여주는 발레는 나에게 호기심을 일게 했습니다. 그래서...
발레 이야기 둘, 『발레 이야기』라는 책은 인물에 너무 치중하지 않았나 생각을 합니다. 간혹 가다가 발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내가 보기에, "인물로 쓴 발레사"에 불과합니다. 인물에 대한 간략한 스켄들에서 역사적 자리매김이 이루어지다 보니, 낯선 이름이 나에게는 어렵고, 발레에 대해 빠지지는 않았습니다. 아마도 만화에 빠져서 아직 헤어나지 못해서일까요?
발레 이야기 셋, 인물로 쓰여졌다 하여 이야기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흘러 나옵니다. 나이가 일흔이 넘어도 발레를 멈출 수 없었던 마야 플리세츠카야, 강수진라는 한국 발레리나의 지독한 연습, 발레리나의 풍경을 담은 화가 드가 등등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 놓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사진이 많아 발레를 직접 보지 못한 내게 쉽게 접할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큼직한 활자는 읽기에 편안했습니다.

발레 이야기 넷, 책을 어떠한 기준에 나눈다는 것이 커다란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이야기를 담아 내는 성찰의 몫에서는... 많이 부족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합니다. 지은이의 시선이 이러이러한 접근을 해야지 하는데, 난 너는 왜 저러저러했니라면 두 사람의 시선은 당연히 빗나가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면에 내 시선이 많이 부딪혔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지만 하면서 아쉬움을 남깁니다. 조금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 주었더라면... 욕심이 과한 것인지, 지은이의 눈높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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