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술을 한잔 먹고 쓰려다가, 피곤한 몸 때문에 일찍 잠들어...
우리집 강아지가 집 밖을 나오지 않은 새벽에 글을 쓴다.
긴 잠을 자고도 이렇게 글을 쓰게 만드는 떨림은, 나를 이끄는 힘에 대해 동경이나 찬사는 없다. 다만 분노일뿐이다. 긴밤을 자고도, 새벽 아침에 일어나서도 나를 끌어들이는 무엇, 이 무엇에 조금 이야기를 길게 하려 합니다. 혹은 조금은 문법에 맞지 않을 수도 있고 두서 없을 수가 있으니... 바쁘신 분은 그냥 지나셔도 됩니다. 지금 부터 하려는 이야기는 내 꿈 혹은 우리의 꿈 먼저 실현시킨 선생(先生)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시 면적은 약 17km이지만 현재 사람이 거주하고 있는 곳은 구 시가를 포함한 제1기 매립지 12km로, 여기에 6만5천 명이 거주하고(17쪽)' 있으며, "마을이 젊다는 것, 고학력자가 많다는 도시형 주민이라는 것, 그들이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것, 그리고 마음에 교육.문화시설이 전혀 없다는 것. 모든 것이 도서관 육성에 알맞은 조건을 지니고(18쪽)"는 어느 어촌 마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들은 "4월 말부터 이동도서관 갱신계획, 이후 10개년 장서계획과 도서관업무 전개, 조직과 각계의 업무량, 인원요구, 작엽예정(29쪽)"을 세우고, "단순히 좋은 책을 공짜로 아이들에게 빌려주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 지역의 어머니와 보모, 초.중학교의 젊은 선생들이 아동서에 대해 무언가 문제가 생겼을 때에 도서관으로 가볍게 발을 돌려, "도서관 직원과 상담하면 해결된다"는 말이 오가는 도서관을 실현시키려고 하였다. 말하자만 우리야스 지역의 아동도서 센터 기능을 하고자 했던 것(33쪽)"을 구현하여, "우라야스 마을에서는 급속하게 도서관 어론이 형성되었다. 개관기념으로 나누어준 노란 손가방이 어딜 가나 눈에 띄었다. 어린이뿐만 아니라 주부, 노인, 학생 아가씨 모두가 그것을 들고 걸어다니고 있었다. 최연장자 의원이 노란 가방을 들고 의회장에 들어오는 것도 마주쳤다.(165쪽)"
우리는 인터넷의 발달로 인하여 일본과 경제적, 시간적 격차가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는 한 면을 강조한 것입니다. 내가 본 다른 면은 적어도 20년은 뒤쳐져 있습니다.
"『아아오베카 이야기』와 도쿄 디즈니랜드로 알려진 인구 약8만5천 명인 이 고장에 서번째 명물이 탄생했다고 말하고 있다.
우라야스 시립도서관의 도서구입비(연간)는 3년 연속 1억엔을 상회해 시민 1인당으로 환산하면 약 1,300엔이 된다.(1983년도). 1인당 도서 구입비가 네 자리 수를 넘는 것은 공공도서관이 시작된 이래 기록으로 전국 제1위, 1인당 대출권수도 처음으로 연간 10권 선을 넘어 단연 1위. 대출등록자는 이번 10월로 시민 전체의 반수를 넘고, 소중학교 학생으로는 89%에 이른다고 한다.(174쪽)"
이렇게 구축된 인프라와 이를 통한 사회적 시너지는 단순히 눈에 보이는 경제적 가치를 넘어설 것이다.
아이들이, 청소년들이 놀러갈 곳이 없다고 합니다. 서울이나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은 어느 정도의 문화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지만 지방은 가뭄에 콩 나듯이라는 표현조차 과담(-談)입니다. 이런 아이들에게 도서관을 놀이터라 만들어 줄 수는 없을까요? 놀이터라는 곳이 모래가 있어야 하고 철제로 된 기구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없습니다. 또한 도서관이 책 만 있어야 된다는 곳으로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도서관을 요즘 흔히 들어서는 지상복합센터로 만들면 안될까요? 저는 복합문화센터를 만들려고 마음만 먹고 있습니다. 어린이 책과 청소년들의 책이 있으며, 나무로 된 장난감이 있고 영화를 볼 수가 있고, 컴퓨터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림 그리기나 운동, 자기가 생각하는 모든 것을 할 수가 있습니다. 우선은 도서관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친근감을 가져다 주려고 합니다. 이렇게 형성된 친근함은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도 도서관에 대한 거리감이 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오래 전에, 내가 사는 곳에 대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중에 나를 분노하게 하는 것이 시립도서관이 아이들 손 만하다는 거!! 물론 시의 입장이 어떤지는 몰라도 내 꿈에 비하면 도서관은 너무 조그맣기에 나는 어설픈 감상에 젖어 분노하곤 합니다. 그리고 시청 옆으로 줄줄이 들어서는 음식점이며 유흥업소를 보고 분노합니다. 그래서 친구한테 이런 소리를 듣기도 합니다. "니가 생각하는 것처럼 시청 사람들이 뒷돈이나 받고, 혹은 일 끝나고 다 업소에 나가는거 아니다" 친구가 말하는 것을 공감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의 마음이나 근묵자흑(近墨者黑)이라 했으니, 나의 걱정도 기우(杞憂)만은 아니라고 생각을 합니다. 시청의 큰 강당 하나나 혹은 시청이 바라다 보이는 아주 가까운 곳에 커다라 도서관 하나를 짓었으면 하는 바람은 아직도 내겐 꿈입니다. 자라나는 아이들이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모습을 보며 시장은 미리벌의 앞날을 설계합니다. 그리고 공무원들은 아이들에게 도서관을 얼마나 아름답게 꾸미는가를 고민합니다. 물론 그들의 업무가 도서관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신경이 모자란다는 것은 압니다. 하지만 책이 전부인 제게, 도서관은 놀이터랍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꿈을 키워주는 곳.
여기까지 본론입니다. 아래는 덧붙임입니다. 참고하십시오.
내가 일본에 대해 부러운 면은, 도서관 하나에 10년 장기 계획을 세우고, 도서관을 "동네 아동도서 친절상담소"로 만들며, 그 거리는 걸어서 10분 이내에 있다는 점입니다. 서점에 나가보면 아이들의 책값이 얼마나 비싼 것인지 알것입니다. 오죽하면 어린이 책 대여점이 인기를 끄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이는 아주 기형적인 사회구조로 인항 엉터리로 밖에 보여지지가 않습니다. 솔직히 책 대여점은 부과적인 서비스인 것입니다. 어린이 도서관이 동네방네 마다 있으며, 문턱이 낮아 누구나 드나 들 수가 있습니다. 가진 것이 많다 적다, 키가 크다 작다는 기준으로 나누지는 않습니다. 누구나 들어와서 책을 읽곤합니다. 그러면서 아이는 다른 세상을 보며, 겸손과 꿈을 조금씩 키워갑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사회구조는 이러한 꿈을 그리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어린이 도서관이 어디에 있으며, 걸어서 과연 10분 거리인가라는 점은...ㅜㅜ 도서관은 사회적으로 엄청난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물리적 장소를 넘어습니다. 어릴 때의 습관이 평생을 좌지우지하며, 어릴 때 읽은 책 한권이 감동이 큰 갈림길 위에 놓는다고 할 때에, 경제적으로 부유한 사람들만이 더 많은 꿈과 낭만을 그릴 것입니다. 가진 것이 없어 책 한 권 사 보기 힘든 사람들은 이러한 세계조차 꿈꾸기가 힘듭니다. 그네들에게 하루하루가 먹고 살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힘겨움은 부모 세대에서 끊고 아이들에게 물려주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동네방네 도서관이 들어서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도서관은 단순히 서지 창고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도서관 사서들은 동네 병원 의사처럼, 아이들에게 독서지도를 하며 그들과 이야기를 주고 받습니다. 아이들이 어떤 책을 읽으며 어떤 사고를 한다는 것을 메모하며, 독서치료를 병행하는 것입니다. 아울러 그들이 꿈을 키워주도록 많은 이야기를 듣어 줍니다. 이렇게 조금씩 세상과 소통하는 아이는 자기가 보고듣은 것 그 금(線)을 넘어서 전혀 경험하지 못한 다른 세계를 꿈꾸기도 할 것입니다.
부모는 아이들이 어디에서 놀다가 사고를 당하지 않을까라는 고민에서 벗어날 수가 있으며, 아이들이 책을 읽는 모습에 감동을 받게 될 것입니다. 즉 도서관은 부모와 아이들의 꿈을 이어주는 징검다리가 되어주는 곳입니다. 또한 도서관에는 책만 놓아두는 것이 아니라, 지상복합센터로서 다양한 문화적 공간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책을 읽은 사람들은 기획력이 거미줄처럼 쫙 퍼집니다. 이러한 기획을 하나하나 풀어가는 것입니다. 그러면 소도시의 작은 공간에서도 문화적 삶과 혜택을 누리며, 낭만을 이야기 할 것입니다. 노동의 힘겨움도 잠시 잊곤 하겠죠.
인문사회과학 출판사나 어린이 출판사는 더 좋은 책만 만들어 낼 것입니다. 좋은 책을 만들어 내기만 하면, 어느 정도의 수요(도서관)가 있기이, 팔아 먹지 못하여 안만드는 것이 아니라 더 좋은 책은 어떤 것일까라는 기쁜 사명감에 사로잡힐 것입니다. 출판사를 통해 좋은 책이 알려지고 다시한번 도서관의 사서로 인해 걸러지고 최종적으로 어린이나 청소년 등 책읽는이로 인해 걸러진 좋은 책만이 손에 닿을 것이기에 부모들은 나쁜 책을 읽지 않을까라는 고민에서 벗어날 수가 있을 것입니다. 아울러 국가는 아이들이 책 읽는 모습을 보며 10년 장기 계획을 세우며 행복한 설계를 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이러한 벽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부유한 부모들은 좋다는 어린이 집에 보내며, 자기 아이들에게 읽혀 줄 책을 삽니다. 그리고 다양한 문화적 체험을 하여 아이들에게 꿈을 키워줍니다. 하루하루가 힘든 맞벌이 부모들은 어린이 집에 아이를 보내고, 간혹 책대여점이나 일요일에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려보곤 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같이 도서관을 간다는 것은 자기 몸이 힘든 상황에서,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부모는 무조건 공부만 열심히 하라고 합니다. 아이는 윗사람이 하는 것을 보고 배울 뿐인데... 너무 강요하기만 합니다. 누군가 경제적 자리를 매꿔줄 도우미가 필요한데 아무데도 없습니다. 지방의 소도시에서 문화적 체험을 한다는 것은 연례 행사로 한번 있는 지방축제에 나가는 것 뿐입니다. 이렇게 우리는 한 나라 두 개의 국민으로 나누어져 살고 있습니다.
간혹 엉뚱한 생각을 합니다. 높은 자리에 앉아 계신 분들이 어렸을 때 부터 책을 많이 읽은 분들이라면... 정말 책을 많이 읽은 분들이 하루하루 싸운다면 책을 던져버리거나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겠죠. 하지만 합리화를 합니다. 그네들은 책을 읽지 않고 교과서만 보았다고... 만약에 책을 많이 읽은 분들이 자리에 앉아 있다면, 그네들이 어렸을 때 맛 본 행복을 다시 물려주지 않았을까? 어릴 때 아름다운 추억이 없으니, 어린이에게 보여줄 것이 없다는 것이 제 생각이랍니다. 다음에는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이나 어린이 도서관을 짓겠다는 후보자를 찍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