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첫눈이 올까요? 라디오에서는 첫눈이 오면 얼마나 좋을까요?라며 하루종일~~
하지만, 외로운 총각은 눈이 오든 비가 오든, 올테면 오라 난 몰라라~~합니다.


회사일을 마치고 집에 오니,
하루 종일 (하우스)고추를 따고 오신 어머니가 집앞에 있는 밭에 가서,
콩을 베어왔습니다. 콩이 한 가득 마당에 널부려져 있습니다. 콩타작을 할려고 하면
입이 바삭바삭 말라서 대나무로 가벼이 내리쳐도 입이 벌여져야 합니다.
그래야 일이 힘들지 않지요.
그런데 그 따뜻하지도, 길지도 않은 해가 내일은 잠시 외출을 한다고 하니...


어머니는 걱정입니다.
내일 해가 뜨면 다시, 선체 밥을 먹고서 남의 집 고추를 따러 가야 하는데,
비가 온다니. 비가 오더라도 해가 지고나서 오길 바랍니다.
밥을 먹고, 안방에서 엄마랑 누워있던 내가
"엄마, 내일 비 안온단다. 위로는 눈이 오고, 경북에만 비가 온단다"
자막으로 처리되는 글자를 한 자 한 자 하나도 빼놓지 않고 불러주자,
졸린다면서 그 좋아하던 영남가요주부열창도 보시지않고
뒤돌아 누워있던 어머니가 몸을 돌리면서
"그체, 내가 아까 달 보니깐 비가 안올라카더라"
어머니는 간절한 바람을, 조용히 확신합니다.


내일 해가 뜨면 첫눈이든, 비든 혹은 맑은 날이 열리겠죠. 하지만 첫눈이 온다고
마냥 가슴 설레는 순간에, 고향에 계신 어머니아버지는
겨울준비에 조금더 분주해지십니다. 전화 한 통화는 어떨까요?



  













지난 일요일쯤인 듯합니다. 논두렁에 심은 콩을 걷는 늙은 농부를 보았습니다.
콩의 키만큼 내리앉은 허리는 삶은 표현하는 듯하였습니다.
 
 

옛날에는 나도 일요일이면 콩을 심어러가곤 했는데...
한 구멍에 세네개를 넣곤 한답니다. 하지만 구멍에 콩을 넣고는
꼭 흙으로 묻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까치가 다 주워먹는다고 합니다. 온종일 콩을 심고나면 일요일은 훌쩍...
아쉽다 아쉽다 하여도 모자라는 일요일...
이제는 아쉬움보다 어머니 생각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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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사회의적 2004-12-15 1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동... 좋은 곳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