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관 기소가와 5 - 완결
스즈키 아츠무 지음 / 세주문화 / 2003년 7월
평점 :
절판


기소가와는 부인의 의지를 이어받아, 성선설 성악설은 믿지 않는다. 다만 사람으로서 존재를 믿을 뿐이다. 이들은 사회라는 울타리를 만들어 그 속에서 같이 공존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관계에 들지 못하거나 자칫 외도를 하여,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리거나 우리가 말하는 나쁜 일을 겪게 되는 것이다.

  동네에 지장보살이라고 불릴 정도로 마음씩 고운 사람이 있다. 하지만 한날, 지나가던 청년이 쓰레기를 버리는 것을 보고는 울컥 하는 마음에 상처를 입히고 경찰에 잡힌다. 기소가와는 그와 이야기를 하면서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라는 근본 원인을 찾고 있다. 하지만 실마리는 풀리지 않는데, 동네 주민들의 탄원서가 들어오고, 더욱이 상처를 입은 피해자 마저 탄원서를 쓴다.

  기소가와는 지장보살이 불리는 다나카라는 사람이 부도덕한 행위 과민반응을 보이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몇 번의 사건이 사건이 더 일어났을것이라고 단정하고 조사를 하여, 해 마다 한 건 정도의 사건이 있음을 밝힌다. 그는 이 모든 사건이 다나카와 깊은 관계가 있지 않을까라며 가정하고, 심리학자에 자문을 구하자, 라틴어의 「가면」「사람」이라는 어원을 가진 "페르소나"가 특이하게 형성되었다고 한다. 심리학자는 과거를 잘 조사해보라 하며, 페르소나는 성장과정과 깊은 관계가 있다고 건내준다.

 

 

 

 

 

 

 

 

 

 

 

 

 

 

 

 

 

 

 

 

 

 

 

 

 

 

 
  지장보살이라 불리는 피고인은 외아들로서, 이혼한 재판장의 아버지 밑에서 홀로 키워진다. 그리고 덩치가 큰 편도 아니다. 재판관인 아버지는 한 곳에 정착을 하지 못하고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고, 일은 바쁘고, 어머니의 사랑은 느껴지지 않고...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새로운 또래 집단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그들이 원하는 무엇을 주어야 한다. 하지만 재판관인 아버지는 옳지 않은 일은 하지 말라고 한다-물론 재판관이기에 어느 정도의 보상심리가 있을 수도 있다. 새로운 집단에 대한 동경과 옳지 않은 일에 대한 이성적 판단. 한 평생 그를 괴롭히는 거리감이 된다.(3권)

  검찰관 기소가와는 읽어가다 보면,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죄를 지으면 감옥에 가는 것이 당연하고, 우리는 그 다음은 어떻게 되는 지를 알려고 하지 않는다. 감옥이라는 곳이 죄의 댓가이기도 하지만 더 낳은 모습으로 거듭나게 하는 곳임에도 틀림이 없다. 하지만 유유상종이라는 단어가 여기에서는 더욱 절실하게 연대성을 가져, 어제와 다른 오늘의 나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더 빠져나올 수 없는 늪을 걷는 듯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한다. 이런 면에서 기소가와는 감옥이라는 특정구역만이 죄의 댓가와 그 사람을 우리 속에 공종하게 만들 수 있는 공간이라고 믿지 않는다. 그는 결과론적으로 사건을 찾아가는 것이 아닌 동기론적으로 찾아가기에 어쩌면 검찰관이라기보다 심리관으로 보는 것이 일면 타당할 것이다. 심리검찰관(?)..^^

  그리고 그 사람을 이해하는 심리에는 성선설과 성악설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사람들은 중용을 가지고 사람들 속에 같이 어울려지내는 것이다. 하지만 한 쪽으로 잘못 들어서거나 기울지게 되면 범죄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러한 범죄의 동기 가능성은 주변 환경에 크게 좌우된다. 심리학자가 말하는- 어린아이가 t.v에 나와 영재라는 격려와 칭찬을 듣다가 성인이 된 뒤에 자기 삶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는 이렇게 말한다. 갖 태어난 어린아이는 생존하기 위해 모든 것을 습득(자기화)하는 경향이 짙습니다. 하지만 이런 아이에게 한 쪽 눈을 가리고 지식이나 부모가 원하는 것만 보여줄 경우 그 아이는 앞으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을 제대로 소화시키지 못하고, 성년이 된 다음에는 부적응자로 남을 수가 있다고..



 

 

 

 


  우리 사회가 위와 같은 부모의 모습인지 한번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어느 틀을 맞추어 두고 모든 사람들에게 이렇게 해라. 그렇지 않으면 너는 낙오자가 되거나 범죄자일 뿐이다라고 강요하는 것은 아닌지... 누구나 한 번의 실수는 할 수 있는 것이고, 우리는 혹은 우리사회는 얼마만큼의 포용력을 지니고 있는가는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어떠한 행위에 대해 결과만을 검증하는 것은 사람을 만나는 가는 것이 아닌, 그 사람의 행동에 집착하는 결과만을 안게 될 것이며, 서로를 멀리하게 될 뿐이다.

  검찰관 기소가와는 단편적인 사건을 풀어가는 주인공의 이야기이지만 그 곳에는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으며, 법정에서 벌어지는 결과론적 행위보다 조금더 인간적인 면이 담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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