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인 이야기 6 - 팍스 로마나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6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199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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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책을 열심히(?) 읽고 있지만 서평에 관해서는 가타부타 말을 아끼는 편이 되었다. 글에 대한 집착이 만연하면서 글쓰기를 기피하는 것은 너무나 잘 적힌 서평을 읽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기 때문이며, 그로인해 내 글쓰기의 한계를 보는 듯해 오래도록 외면하곤 했다. 그런데 오늘 서재를 돌아다니다, 몇 자 적어본다.

충동적으로 글쓰기이고, 책을 통독 한 다음에 적는 글이 아님을 여기에 먼저 밝혀두는 바이다.

로마인 이야기.

카이사르에서 발목이 잡혀 읽고, 읽고 또 읽고, 진도는 나아가지 않고 지루한 여행에서 헤메이다, 징검다리 처럼 건너뛰기를 하여 아우쿠스투스 황제를 만나 다시 책 읽기를 시작하였다.그런데 이번에는 통치 전기 부분만 읽다가 목차를 다시 읽어버리고 책을 덮어버렸다.

시오노 나나미씨의 해박한 지식을 그저 경외감을 불러오지만 왠지 닫힌 듯한 글쓰기 -모든 결론이 나 있기 때문에 '이건 이렇다'는 식의 답이 아주 쉬이 나올 수가 있다. 이런 점에서 율리우스 카이사르에서 아우구스투스황제로 이어지는 이야기는 정답을 가지고 이야기를 적어간다는 느낌을 지을 수가 없다. 이런 점은 나의 선입관적 독단에 토대를 두고 있지만 나는 아우구스투스황제의 이야기를 통해 내 나라를 다시 생각해 본다.

우선 카이사르는 내외부적으로 로마를 안정시키고 토대를 마련하여 준다. 그리고 양자로 들어선 황제는 선정을 통해 '팍스로마나'를 건설하여 간다. 이는 지나한 시절에 읽은 [이산 출판사 책 참조] 청나라 시절을 다룬 강희제에서 옹정제로 이어지는 그네들의 역사와도 겹쳐져서 쉬이 정리가 되곤 했지만 내 나라의 역사에서는...

일본의 강점에서 벗어나 새로운 통일 국가를 새우려는 순간, 남한 부터 단독 정부를 세우겠다는 막말을 하는 이의 선례를 시작으로 하여, 분단, 전쟁, 쿠테타, 독재, 군부정부, 독점적 지위에 오른 대기업들의 이합집산은 자기 권위에 대한 탐욕만 있을 뿐 나라밖으로 뻗어가는 전략과 서민에 대한 복지나 안위는 없다. 이를 무너트리고 새로운 역사를 세우기 위해 '참여정부'가 들어서지만 그는 카이사르만큼 힘이 강하지 못했다.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다'라는 외침은 치하한 변명쯤으로 들리게 됨은 그의 전략적 힘이 약했음을 의미한다. 참여정부의 모든 기대치를 엎어버리고 과거로 복귀한 '소망정부'는 기득권의 이득과 자기 권력에 대한 무한한 축척을 기반으로 존재하고 있다. 어느 나라이든 독재는 자기의 이권이 우선이며, 서민과 나라는 뒷전이다. 이는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하고 내 주머니만 두둑하면 배부르다는 근시안적인 안목 때문이다.

카이사르에서 아우구스투스황제로 이어지는 이 이야기가 왠지 가슴 아픈 건, 내 나라가 겹쳐지기 때문이다. 역사서를 읽는다는 것은 역사적 연도와 사건에 대학 지식을 쌓는게 아니라 과거를 통해 오늘을 되짚어 보는 게 더 의의가 있다는 내 아집에서, 나는 로마인 아이기6 [팍스 로마나]를 이렇게 읽었다.

어쩜 카이사르의 이야기가 전쟁 영웅담이라면, 아우구스투스황제의 이야기는 새로운 나라를 새우는 역사적 이야기에 나는 책을 덮고도 수 없이 그와 다시 마주할지 모른다. 그리고 내 나라의 정치인들이 ‘국민’이나 ‘서민’이라는 말을 내세울 때에 나는, 황제를 불러서 조언을 구할 것이다.

책을 덮는 순간, 다시 책 읽기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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