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런 눈을...."]
"열이 올라가는 모양을 다 같이 보고 똑같은 분위기에서 같은 시간에 함께 그렸는데도 같은 모양의 그림이 하나도 없다(95쪽)"
"생활 그림 그리기가 바로 자기 표현, 삶의 표현이 아닌가 생각한다. 진실한 삶 자체가 아름다움이르모 생활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릴 때는 멈추어 있는 자연을 (사실은 멈추어 있지 않지만) 그릴 때 보다 아이들의 개성이 휠씬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132쪽)"
나는 미처 생각하지도 못한 이야기들을 책을 통해 엿볼 때가 있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것은 나도 좋아하는 일이며, 좋아합니다. 하지만 그림을 그리고 나서 글을 적고 차곡히 모아서는 시간이 지난 다음에 펼쳐 보여주는 이는 없었습니다. 단순히 수업시간에 그림을 그린다, 산수나 체육 시간보다 좀 더 즐겁다는 의미 밖에는 없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 책을 보면서,지난 아쉬움을 달래며 다가올 시간에는 나도 따라해야지라는욕심을 키웁니다.
나는 내 이야기는 아니지만, 내 이야기인 듯 한 그림과 글을 보며 미소 짓습니다. 남들은 이런 나를 이상한 눈으로 보지만 아무렇지도 않으며, 마냥 행복에 빠져 듭니다. 침착하게 생기지 않은 듯한 데, 그의 눈에는 침착하게 생겼으며... (44쪽 ~48쪽) 철이 아닌 모든 것은 찝을 수 있어 편리하다(52쪽; 호츠키스)는 솔직한 표현, 어쩌면 내가 잊고 지낸 내 동심을 불러 일으킵니다.
바다에 가면 항상 파도가 밀려옵니다. 이 책을 펼칠 때면 항상 내 동심과 꿈이 밀려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덧붙임" 지은이는 생활 그림 그리기는 자기 표현이라 합니다. 또한 우리보다 몇 백 년 앞서 살은 맹자는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길러라 하였습니다. 하지만 마냥 도시로 떠난 자리에는 늙으신 노부부와 세상 물정 모르는 누렁이가 파리를 날리고 있는 곳에는, 여름날 온동네 떠나갈 듯 뛰어노는 아이들은 없습니다. 고층 빌딩과 아스팔트 위, 풀 한포기 나지 않는 그 삭막한 곳에서 과연 무엇을 보고, 어떤 모습을 가슴에 닿아, 어떻게 표현할까 걱정입니다. 잠시 도심을 벗어나 자연으로 스케치북과 4B 연필 한 자루 들고 마냥 떠나봄은 어떨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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